소설리스트

멸망한 세상의 수면술사-139화 (139/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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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촌

근처에 널린 게 모텔이라 씻을만한 곳을 찾는 건 어렵지 않다.

가장 깔끔해 보이고 새로 지은 듯한 모텔로 들어가니 1층에 친절하게 방 사진들이 안내되어있다.

새로 지었다고 해도 거의 5년 전이네. 이게 그 중고 같은 새 제품 그런 건가?

"와. 월풀 방이래! 여기 가자."

현주가 적극적으로 방을 고른다. 알아서 카운터 안에 들어가더니 카드키를 한 움큼 집어왔다.

"거기 마스터키 있을 거야. 그걸 가져와."

"마스터키? 아하."

금방 마스터키를 찾아낸 현주는 안쪽에서 뭔가를 발견한 듯 말했다.

"월풀 방은 3층. 가자. 3층으로!"

그리고 내 대답도 안 듣고 혼자 먼저 쪼르르 올라간다.

지혜 역시 아무 말은 안 했지만 그런 현주를 부지런히 따라 올라간다. 뭐지? 벌써 몸이 달아오른 거야?

3층으로 올라가니 지혜가 문을 열고 기다리고 있다.

방 안에 들어가니 특이한 방이 나왔다.

커다란 침대와 커다란 화장실. 약간…. 항마력이 달리면 안에 있기 힘든 인테리어.

씨발…. 이런 방에서 섹스가 된다고? 어휴. 나는 좀 그렇다.

어느새 옷을 벗고 욕조를 물로 청소하고 있는 현주.

"뭐가 그렇게 급해?"

"찝찝하니까! 빨리 씻고 싶어. 너도 빨리 배낭 벗어. 씻겨줄게."

지혜가 내 배낭을 받아서 내려놓고 내 옷을 벗긴다.

뭐야. 풀서비스 같은 거야?

딱히 거절할 필요는 없어서 그대로 있으니 지혜는 하나하나 내 옷을 다 벗기고는 자신도 옷을 벗는다.

가지런히 옷들을 모아놓은 지혜가 알몸의 나를 데리고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고, 현주가 작은 욕실 의자를 하나 가져와 내 앞에 놨다.

"앉아."

욕조에 물이 받아지는 동안 의자에 앉은 내 머리를 감겨주기 시작한 현주.

긴 손톱이 두피를 살살 긁어주자 기분이 좋다.

지혜는 질세라 타올에 보디샴푸를 뿌리고 거품을 내더니 내 몸에 비누칠해준다.

음…. 나름 괜찮네? 가만히 있어도 알아서 몸이 씻겨진다니.

내 하반신을 닦을 때 지혜의 손길이 대놓고 내 물건을 툭툭 건드는 게 느껴졌지만, 그냥 모른 척했다.

웃기는 여자들.

매혹에 걸리면 언제나 저렇게 발정이 나는 걸까? 아니면 발정이 날 만큼 매혹 건 사람을 좋아지게 되는 걸까?

"나도 해줘요."

"나도! 나도!"

지혜가 거품 타올을 내민다.

머리를 다 헹구고 일어선 나는 두 여자의 몸을 꼼꼼하게 비누칠해줬다.

목덜미부터 시작해서 어깨, 팔뚝, 손, 가슴, 배를 닦고 등을 밀어준다.

다시 아랫배와 엉덩이 허벅지와 종아리를 지나 발까지.

"왜 여긴 안 닦아줘?"

내 손을 잡아 자신의 음부로 가져가는 현주.

"여긴 비누 들어가면 안 되잖아."

"그래도 주변까지는 해줘야지."

별수 없다는 듯 원하는 대로 해줬다.

비누칠 당하면서 야릇한 표정을 짓는 현주. 지혜는 오히려 수줍어하는 표정이다.

샤워기를 들고 물을 뿌려주면서 현주의 보지 속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꼼꼼하게 헹궈줘야겠다. 여기는 아직 비누기가 있나 보네? 왜 이리 미끈거리지?"

"으응…."

그거 만졌다고 애액이 흘러나오는 현주. 샤워기로 물을 뿌리고 있는데도 보지가 미끈거린다.

손가락을 조금 굽혀서 살짝 긁어내듯 만져주자 움찔거리며 몸을 움츠린다.

"너도 이리와."

지혜도 마찬가지. 발정이 난 몸은 언제든지 내 자지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

미끈거리는 보지 속. 손가락이 들어가자 내 팔에 매달리듯 엉겨 붙는다.

물이 어느 정도 받아지자 여자들에게 장난치는 걸 멈추고 월풀 안으로 들어왔다.

바로 나를 따라 들어오는 두 여자. 바로 내 양쪽에 안긴다.

월풀이 워낙 커서 셋이 들어와도 여유가 있다.

오랜만에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자 피로가 싹 날아가는 게 느껴진다.

캬. 이 맛이지. 그래. 이렇게 뜨거운 물에 담그고 스킬 숙련을 올리는 거야. 그럼 알아서 피로가 회복되지 않을까?

개소리를 진지하게 머릿속에서 생각하며 양손으로 현주와 지혜의 가슴을 만졌다.

씨이발. 이게 극락이구나.

월풀에 여자 둘을 거느리고 이러고 있으니 호색한 바람둥이 백만장자가 된 기분이다.

뭐…. 그놈들 보단 조금 초라하긴 하지만.

어쨌든 난 살아있잖아? 살아있으면 이긴 거지.

아. 그놈들도 살아있으려나. 그럼 져준다. 씨발.

옆에 있는 여자들이 승희와 미나, 세아였으면 더 좋았을 텐데.

꼭 해보고 싶다. 그것만큼 행복한 일이 없겠지?

이 좇같은 인생의 가장 큰 목표는 살아남는 것이지만 그런 것들도 포기할 수는 없다.

육체의 만족뿐만이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만족하는 것.

내가 함께 있고 싶은 여자들과 추한 모습 보이기 전까지 살아가는 것.

물론 세 여자가 서로를 인정하게 하는 게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매혹 없이 그게 가능할까? 모르겠다. 철모르는 남자의 망상에서 끝날 확률이 높겠지.

여자들은 피규어가 아니다. 내가 이쁘게 모아놓는다고 다들 사이좋게 하하 호호 웃으며 살 수는 없을 거다.

아…. 그런건 나중에 생각하자. 지금 생각할 일은 아닌거 같다.

그렇게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데 현주의 손이 은근슬쩍 내 자지로 다가온다.

내가 쳐다보자 현주는 히죽거리며 웃는다.

어이가 없어서 피식거렸더니 그걸 허락의 의미로 생각했나 보다. 아예 대놓고 내 위로 올라타는 현주.

그걸 보더니 지혜는 아차 싶은 표정을 짓는다. 그러더니 질 수 없다는 듯 내게 키스를 하기 시작하는 지혜.

하. 미치겠네 진짜.

나는 될 대로 되란 식으로 그냥 가만히 있었다.

니들이 원하면 마음대로 쓰란 식으로.

이미 가슴까지 찬 월풀. 물 안에서 내 자지를 자신의 보지로 삼키는 현주.

이거…. 괜찮나? 애액이 다 쓸려나가서 아플 거 같은데.

현주도 그걸 느꼈는지 막상 집어넣어 놓고 그리 움직이지는 않았다.

그냥 넣고만 있어도 좋은 듯 눈을 감더니 내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만지게 한다.

꼭지를 만져주자 보지 속이 움찔거리며 내 자지를 꽉 조인다.

이게 좋은 거야? 나는 잘 모르겠는데….

물 안에서 하는 건 색다른 시도긴 했지만, 구조적으로 뭔가 좀 아닌 느낌이 든다.

지혜 역시 키스를 하며 내 다른 손을 자신의 보지로 가져간다.

손가락을 넣어 만져주자 몸을 움찔거린다. 키스하는 농밀함이 조금 더 깊어지는 기분.

한 5분을 그러고 있었을까? 나는 두 여자에게 말했다.

"그렇게 하고 싶으면 나가서 하지 않을래? 지금은 좀 그냥 뜨거운 물 안에 가만히 있고 싶은데."

현주와 지혜는 다시 내 품에 안겼다. 이제야 좀 평화가 찾아온 느낌.

아니지. 폭풍 전의 고요함이라고 해야 하나? 나가서 하자고 했으니 힘을 모으고 있는 모습 같은데.

적당히 있다가 뜨거운 물에서 나오고 몸을 헹구고 화장실 밖으로 나와 몸을 닦으며 말했다.

"너네도 머리 감아라. 냄새나."

충격받은 듯한 두 여자. 서둘러 머리를 감는다.

나는 모텔 침대에 덮여있는 이불을 걷어서 치우고 그대로 누웠다.

밀폐되어있던 방안이라 먼지가 별로 없는 게 다행이야. 그래도 전혀 없는 건 아니네.

누워서 스킬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데 지혜가 먼저 나왔다.

솜씨 좋게 머리를 닦고 수건으로 틀어 올린다.

그러더니 내게 다가와 다짜고짜 내 가슴을 핥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하고 싶은 대로 놔뒀다. 남자는 꼭지를 핥는다고 흥분이 되질 않는다는 걸 모르나 봐.

그런 면에서는 역시 현주가 좀 더 능숙해 보였다.

역시 머리를 털고 수건으로 말아 올리더니 내게 다가와 바로 자지를 잡고 불알과 회음 쪽을 핥기 시작한다.

나도 모르게 자지에 힘이 불끈 들어간다. 와씨. 이건 뭐야. 장난 아니네.

지혜는 입을 헤벌리고 머릿속에 새기듯이 현주가 하는 것을 바라본다.

어느 정도 그렇게 핥고 빨던 현주는 결국 내 위에 올라탔다.

아까 못한 섹스를 계속하겠다는 굳은 의지.

그리고 그 이후로는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두 여자는 틈만 나면 내 입술과 몸을 핥고 빨며 자지를 가만두지 않았다.

쉬지 않고 내 손을 가져가 자신들의 몸에 비비는 두 여자.

솔직히 기분은 좋았다.

좋지. 당연히…. 나도 남잔데. 두 여자가 내게 달라붙어 별의별 짓을 다 하고 있는데 기분이 안 좋을 리는 없다.

하지만 쾌락이 느끼지는 만 만큼 불안감도 생긴다.

매혹은 안전 속도라는 게 없다. 급발진과 과속만 있는 아찔한 레이스랑 마찬가지다.

그 빠른 속도에 취하다간 아차 하는 순간에 바로 사고가 날 것 같다.

그리고 그 사고는 단순히 목덜미 잡으면서 내리는 수준이 아닐 거다. 반신불수나 사망이겠지.

그래서 불안한 거다. 이 관계는 정상이 아니야.

네 번이나 쥐어짜인 나는 아직도 만족을 못 하는 두 여자를 그만두게 하고 일어났다.

쾌감은 사라지고 찝찝함만 남았다. 그리고 그 찝찝함은 서서히 불쾌함으로 바뀐다.

이런 관계는 자제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어차피 죽을 여자들이다. 이런 식으로 대하는 것은 영 좋지 않아.

섹스하고 바로 죽이던가.

아니면 아예 하질 말든가.

내가 인상을 쓰고 있자 현주와 지혜는 영 불안해 보인다.

"옷 입어. 나가자."

시간은 거의 8시가 다 되어간다.

지금 나가면 백마촌 놈들이랑 마주치려나?

어차피 탐지가 있으니 그럴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조심하긴 해야겠지.

두 여자를 데리고 어제 숨어 있던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예상과는 다르게 백마촌 녀석들은 아직 아무도 없었다.

영업 참 느긋하게 하네. 하긴 늦게 연다고 누가 뭐라고 할 사람은 없지. 여자를 안으러 오는 쪽이 아쉬운 처지니까.

9시가 다 돼서야 백마촌의 일당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어제와 똑같은 구성. 날마다 저렇게 왔다 갔다 하는 거야? 얘들도 주말은 쉬려나?

먹고 살아야 하는데 주말이 있나? 글쎄. 잘 모르겠다.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하루였다.

다른 점은 오늘 백마촌의 손님 수는 0명이라는 거? 오는 놈들을 족족 잡아 죽이고 있으니까.

새벽 네 시가 돼서 백마촌 녀석들이 떠날 때까지 잡아 죽인 녀석들은 12명. 코인이 거의 10만 정도.

과연 이놈들이 이상함을 느끼는 건 언제쯤일까? 두고 봐야 알겠지?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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