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 ការភ្ញាក់ដឹងខ្លួន
환인은 잠시 조용한 미소로 연인들을 기쁨을 구경하다가 먼저 이실리테와 안느를 불렀다.
“둘은 이리 와서 내 쪽으로 머리를 내밀어봐라.”
=네.=
=응. 이렇게?=
갑작스러운 지시에도 의아해하지 않고 순순히 그의 앞에 무릎 꿇고 앉아 머리를 내미는 두 여자.
환인은 호박색과 은색의 정수리에 손을 얹고 신성을 부여했다.
원리는 신력을 그녀들이 견딜 수 있을 만큼만 나누어주는 느낌이다.
신력을 나누어주었다고 해서 이것을 계기로 그녀들이 아신에 오르는 일 같은 건 없다.
기본적으로 신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시련을 통해 자신의 신력을 각성하고 육신을 정화해야한다.
그녀들에게 나누어준 신력은 영적 신성의 하위신인 환인의 신력이지 이실리테와 안느의 신력이 아니기 때문.
이것이 그녀들의 힘을 증가시키거나 능력을 증폭하는 일도 없다. 그럼에도 신성을 부여하는 이유는…….
“방금 너희에게 한 것은 신성의 부여다. 내가 아닌 다른 아신이나 그에 준하는 존재의 신성 개입에 즉사하는 일을 막아주는 일종의 가호지.”
=하아……?=
=아…….=
머리부터 발끝까지 은은한 황금빛이 몸을 뒤덮었다가 사라지는 것에 여자들이 신기해했다.
이게 말로만 듣던 신님의 축복일까?
그러던 중 이실리테와 안느의 몸에 벌어진 현상에 다른 여자들이 눈을 크게 뜨며 소리를 질렀다.
=어어?!=
=앗! 이실리테 언니랑 안느 언니의 아우라가 사라졌어요……!=
그녀들의 몸을 뒤덮던 황금빛이 사라졌을 때, 백려강의 외침대로 검희와 정령 기사의 아우라 또한 사라졌다.
놀란 두 여자가 능력을 일으켰지만 능력은 그대로다. 이실리테는 다중 검기를 멀쩡히 소환해냈고 안느도 성술과 루모를 자유자재로 다룬다.
그 모습에 아영이 으음, 미간을 살짝 좁히며 의견을 내놓았다.
=아우라 무발현자 있잖아요. 신님의 축복을 받아서 아우라가 사라진다면, 아우라가 없는 게 인류적으로 우성인 걸까요? =
=잠깐, 그러고 보니까 팔라툼의 광상녀님도 아우라가 없으셨어…….=
안느의 회상에 여자들이 환인을 돌아보았지만 그건 환인도 알지 못했다.
지식의 신성을 얻었다면 알 수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녀들에게 신성을 부여해본 결과, 이건 확실하다.
“글쎄. 우성과 열성은 모르겠지만, 각 주도의 사도는 신의 챔피언 같은 존재가 맞을 거다.”
=…….=
=…….=
여자들은 세계의 진실을 엿본 것 같은 이루 표현 못할 기분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저 사도는 신의 챔피언, 용사 같은 인물이라는 단순한 사실일 뿐인데 어째서 이토록 가슴이 두근거리는 걸까.
환인은 이어서 환연과 백려강, 아영에게도 차례대로 신성을 주입해주었고 아영도 마찬가지로 7급 성술사의 아우라가 흔적도 없이 지워졌다.
세 여자는 한데 모여 감상을 말하며 살짝 웃음 짓는다.
=아우라가 없어지니까 뭔가 조금 어색한 느낌이네.=
=완전 감동이야. 내가 그 사도님들과 같아졌다니…….=
아우라가 사라진 자신의 팔과 다리를 보던 아영이 팔을 슥슥 쓸어내리면서 언니들에게 물었다.
=근데 언니들. 이거 영원히 아우라가 사라진 걸까요?=
=사도님들도 없으시니까 우리도 같지 않을까? 넌 아우라가 사라져서 아쉬워?=
=전혀요! 오히려 아우라가 사라져서 속이 편해요. 계속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아우라 때문에 차기 어금니로 활동하면서 얼마나 큰 불편을 겪었던가. 솔직히 지금 심정은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속이 시원하다.
=나도 아영이랑 같은 마음이야. 검희 아우라는 너무 눈에 띄어서 유리 언니한테 아우라 억제 마도구를 계속 빌릴까 생각했을 정도니까.=
=확실히 이실리테 언니 아우라는 수백 미터 밖에서도 눈에 확 띄죠.=
아름다운 것도 하루 이틀이다. 멀리서 눈길을 확 잡아끄는 아우라는 조용한 활동을 지향하는 환인 일행에 거추장스러울 뿐이었으니까.
「환인 네 생각은 어때? 저 상태가 계속 유지될 거라고 봐?」
“상관 없다. 아우라가 드러난다면 다시 신성을 부여해주면 그만인 일이지. 하지만 이전과 같은 상태로 돌아갈 것 같진 않군.”
그렇게 여자들이 기뻐하고 좋아하는 사이에 환인은 신안으로 그녀들을 차분히 살폈다.
‘이실리테는 율력이 21, 안느는 16, 환연은 3167…… 높은 이유는 릴라이스와 합체했기 때문인가. 백려강은 2에 아영은 3이군.’
백려강은 순수하게 미모로만 율력을 2나 쌓은 거겠지. 아영은 카락스의 차기 어금니로 유명하지만 정확한 이름과 외모가 알려지지 않아 낮은 것일테고.
차원방랑자인 김철수와 김영수는 0이고 시자한은 5, 그녀의 제자들도 0이다.
율력은 유명세……라고 분류하기에는 너무 폭이 좁은가.
확실한 것은 정령들도 율력을 가질 수 있으며 율력의 수치가 곧 강함인 것도 아니라는 것.
율력 다음으로 모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던 환인은 좀 전부터 대화에 전혀 끼지 못하고 한쪽에서 꼼질거리는 김철수와 김영수를 돌아보았다.
둘의 시선에 당황이 잔뜩 묻어나고 있었는데 환인은 그 이유를 이해했다.
같은 한국인이 니오네브레스에서 신이 되었다니. 한국에서 이런 말을 하면 사이비 교단에 가입했냐는 소릴 들을 것이다.
김철수와 김영수의 내심은 환인의 짐작대로였다.
환인이 아신위에 도달했으며 신언과 휘광을 쓸 수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건 현대인인 둘에게 그저 스테이터스의 일종처럼 느껴졌었다.
그랬는데 진짜 신이 되었다고?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이성적으로는 좀처럼 그가 신인 것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그런데 마냥 부정하기에는 뭔가, 누님들에게 가해진 변화가 너무 확연하다. 하지만 받아들이려니 현대인의 감각이 부정하고 있다.
거기서 오는 괴리감이 둘을 당황시키고 있었던 것.
“김철수. 김영수.”
“예엣!”
“예, 옙!”
두 사람은 환인의 부름에 절로 차려 자세를 하며 대답했다.
“너희에게는 신성을 부여해줄 수 없다. 이유를 알겠나.”
“……혀, 형님은 누님들하고 지구로 돌아가실 거니까요. 니오네브레스에서 계속 계신다면 상관없지만, 30일 뒤에는 지구로, 다른 차원으로 가버리실 텐데 그런 형님의 신성을 저희 둘이 받는 건…… 어떤 것일지 짐작이 안 가지만 확실한 건 말썽이 생길 거 같아요. 그것도 크고 아름다운 말썽이요.”
“그래. 아신은 규정상 신위에 오른 순간 하계에 머무르지 못한다. 그렇기에 아신의 신성 부여를 받은 사람은 평범하게 지상에는 있을 수 없어.”
신성을 느낄 수 있는 존재가 나타난다면 필연적으로 둘에게 꼬일 테니 그들의 꿈과 희망인 하렘에 치명적인 해악이 될 테지.
“한국에서 학교에 다녀본 너희들이라면 이해하겠지. 학교에서 이질적인 존재가 얼마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지 말이다.”
“옙. 관심이 꼭 좋은 것만 불러들이는 것도 아니죠. 이해했슴다.”
“어, 저는 머리가 나빠서 잘 모르겠지만요. 철수 저게 이해했으니까 저놈하고 딱 붙어있겠슴다!”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는 김철수와 그런 김철수를 보며 잘난 놈 곁에 얌전히 있으면 절반은 간다는 것을 실천하는 김영수.
환인은 두 사람에게 작게 웃음을 지어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출발하지. 30일이라는 타임 리미트가 걸렸으니 빨리 아드네빌라의 멱살을 잡아 정신 차리게 만들고 결명회를 치러 간다.”
=응!=
=옛!!=
* * * *
오르빈치에는 당연하게도 오대신의 교단 또한 존재한다.
지상의 교리와 믿음하고는 조금 결이 다르지만, 다섯 신의 권역과 연결되는 통로가 존재하는 영광의 홀이 있으니 종교가 존재하는 것도 당연한 이야기.
그랬기에 근 천년 만에 새로운 아신, 그것도 최단기간에 태어난 어린 하위신의 존재가 지상의 각 교단 총책임자, 그러니까 교황에게 전해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수순이었다.
종족 연합 국가 메리아놀의 주도 패시지의 땅신 교단 본단. 태초의 황결정.
니오네브레스 대륙 땅신 교단의 1부터 100까지 모든 것을 끌어가는 황결정 회의에서는 숨 막힐듯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교황을 포함해 두 명의 추기경과 십수 명의 대사제가 모인 짙은 황색 기조의 회당.
긴급히 열린 황결정 회의가 말해주듯 성직자들의 표정은 굳다 못해 딱딱하다.
땅신 교단의 다섯 추기경 중 한 명인 노년의 프라우드가 소식을 가져온 대주교를 보며 재차 물었다.
=그러니까 방금 전, 신계에 새로운 아신께서 태어났으며…… 그 아신은 신계에 속하지 않고 지상을 거닌……다는 겁니까?=
=그러합니다.=
=그리고 그 어린 하위신님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분이실 확률이 99%이고요?=
=예…….=
회당에 무거운 침묵이 깔렸다. 그 침묵을 견디지 못한 수석 최고위 대주교가 손을 들어 발언을 요청한다.
땅색 법복 사이에서 황금의 노란 법복을 입은 교황이 손을 들자 대주교가 입을 열었다.
=중앙협의회를 향하여 제한 없는 교리 검증을 선포하여야 합니다.=
다짜고짜 튀어나온 극렬 발언에 좌중이 술렁인다.
교리 검증이란 대상이 교단에 악의를 품고 있다고 단정하고 그 사실을 입증할 때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것이다.
메리아놀 수천 년 역사상 교리 검증이 시행된 것은 고작 세 차례.
충격으로 술렁일만한 발언이다.
대주교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분께서 하위신이 되신 것으로 그분의 주장에 강한 진실성이 부여되었습니다. 즉시 협의회 상원의원들과 여덞 왕가의 왕족을 소환하여 거룩하신 신님의 이름 아래 결명회 및 차원방랑자 살인 및 불법 인체실험 사실을 취조하여 범죄 행각을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을 주장합니다.=
=틸트람 대주교님의 발언에 찬동합니다. 이번 사건은 본 교단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분은 자애신님의 하위신……. 늑장 대처하다간 자칫 영도와 크나큰 마찰과 분란을 빚게 됩니다. 더욱더 그분께서는 패시지로 오고 계시는 중이시지요. 그분의 진노와 역정이 주도에 쏟아질 수도 있는 일. 절대 가벼이 넘길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뒤로 나오는 발언은 대동소이했다.
위험하다.
정말 위험하다!
진짜로 위험하다!!
성제의 행보는 지금에 와서 낱낱이 밝혀지고 있었다.
처음 습격을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체블리프 근방의 행적은 불분명하지만, 그 외 프라버-알소프 분쟁 사건개입, 린덴의 바르둘 준동 사건, 알소프 소멸 사건, 흐라스린드 플뢰 인신매매 및 호족 자살 사건, 거인숲 미궁 암살 시도 사건, 팔라툼 미궁 역류 사건과 신의 눈 출현 사건에…….
하여튼 굵직굵직한 사건이란 사건은 전부 얽혀있으며 그의 성정이 마냥 온후한 것만은 아니란 게 헤뷜트 정령 공백지 사건과 암흑의 숲 이블팩션 마을 몰살 건, 콜라이도 연합 도시에서의 대규모 처형 사건 등에서 명확히 드러났다.
특히나 주동자 격인 남녀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끔찍한 처벌로 사형당했다는 소식에 이단 심문관과 교단 진실취조관들이 땅을 치며 자신의 역량을 의심했다지 않는가.
=한 마디로 그분께서 처음 니오네브레스에 발을 내딛으셨던 율캄에서 대륙 반대편인 패시지까지, 결명회를 치기 위해 오시고 계신다는 겁니다.=
=그분이 역정을 드러내시며 신성 개입을 패시지 중앙 공도에서 펼쳐지기라도 하면 수백만 패시지 시민이 일거에 신님의 정원으로 가게 됩니다. 그분이 패시지에 도착하시기 전에…….=
=잘못을 빌며 자비를 구하면 외면하지 않는 성품이신 것은 엘위드리스 사건에서도 알 수 있는 일이니 늦기 전에…….=
=침묵에 들어가신 여휘 님의 알현을 청하여서라도 상황을 전하는 것은…….=
탁—
황결정 회의의 분위기가 과열될 조짐에 교황의 주름진 손이 팔걸이를 가볍게 친다. 그와 동시에 침묵이 내려앉는 회당.
늙은 프라우드족의 걸걸한 목소리가 침묵에 휩싸인 회당을 울렸다.
=와이아리 추기경, 아기오시스 추기경.=
=예.=
=예.=
=그날부터 준비하여온 것을 실행에 옮길 때가 도래한 듯합니다. 즉시 시행에 옮기시기 바랍니다. 이것은 땅신 랑그드란 님의 이름 아래 진행되는 것일지니.=
=땅신님의 존함 아래.=
=땅신님의 존함 아래.=
흰머리에 완고한 바위 같은 프라우드 노인과 연녹색의 차분한 장발 플뢰 여성이 복창하며 자리에서 일어나자 황결정 회당의 웅장한 문이 덜컥 열리며 신전 성기사 세 명과 신관 전사 40명이 척척척- 일치하는 발자국 소리와 함께 입장했다.
대주교들은 흠칫하고 놀랐지만, 이윽고 이유를 알아차리고는 각자 신관 전사 두 명의 호위를 받으며 참회동으로 향했다.
이 일은 신속과 정확함이 생명이다.
결명회와 연결된 인물이 황결정 회의에도 들어와 있을 수 있으니 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 구금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몇 분 뒤.
땅신 교단의 전력全力이 땅신의 성화聖火를 피워올리며 패시지의 중심부로 진격, 주도의 생명이자 머리인 중앙성을 포위하였다.
그야말로 전격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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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내일부터는 본격적인 미궁 공략입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