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0화 〉 190 조금씩 스며드는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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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가에 들려오는 일정한 박자의 진동 소리, 단단하면서도 포근한 그 품에 자신도 모르게 파고들었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 움직이기 불편한 정도로 속박된 느낌이 들긴 했으나, 그게 오히려 안정감을 주었다.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에 자신도 모르게 그 품으로 더 파고들었다. 좀 더 밀착할수록 느껴지는 단단함과 코를 자극하는 달콤한 냄새.
눈살이 찌푸려 지는 게, 아침인 걸까. 정수아는 눈을 비비며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두꺼운 무언가에 막혀 도통 일어날 수 없었다.
그제야 이상함을 느끼고 눈을 떠 보니, 자기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시우의 품에 안겨 잠들어 있는 자기 모습이었다.
어제의 기억이 떠오르자 자신도 모르게 얼굴에 열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어제 어찌나 소리를 질렀는지 목이 따가웠다.
“목이.. 쉬었어...”
어제 김시우의 품에서 울부짖던 기억이 떠올라 자신도 모르게 김시우의 가슴에 고개를 파묻었다.
저 굵은 팔로 자신을 붙잡고 몸을 유린하는 김시우를 상대로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앙앙거리며 짐승처럼 우는 것뿐, 몇 시간을 그렇게 소리를 질렀으니 목이 쉬는 게 당연했다.
“따가워...”
어제의 기억을 떠올리자 갑자기 아래쪽에서도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좁디좁은 곳을, 그렇게 큰 거로 계속해서 휘저었으니, 아픈 것도 당연했다.
보통 때라면 자기 능력으로 회복하면 그만이지만, 힘을 다 써버려서 그런지 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쓰..쓸데없이 크기만 커서는…’
안 그래도 작은 체형인데, 거기에 그렇게 커다란 걸 무식하게 박아넣었으니 몸의 무의식 적으로 회복 능력으로 버틴 모양이다.
‘협박하는 쓰레기 주제에..’
아래쪽이 조금 쓰리긴 하지만 못 버틸 정도는 아니었다. 자신의 마력이 떨어진 걸 알고 멈춘 걸까?
남을 협박하는 놈 주제에 쓸데없이 다정하기는, 다정한 목소리로 속삭이며, 부드럽게 입맞춤하고 자신의 머리를 쓸어내린다.
그러면서 또 당연하다는 듯 자신의 안쪽에 사정했다. 자신이 화를 냈을 때는 책임진다고 했던가.
한치에 흔들림도 없이 마치 그게 당연하다는 듯 말하는 탓에 오히려 할 말을 잃을 정도였다. 그 정도 능력은 있다고, 자기 여자가 되라는 말도 안 되는 요구.
[ “불안하면 내 여자 해. 확실하게 책임져 줄 테니까.”]
[ “미..미친 새끼야 그게.. 말이..” ]
[ “혹시 잊었나 본데. 오늘 네 몸의 주인은 나야.” ]
[ “자..잠깐만.. 흐..흐아아앙!!!….아…아학!!!” ]
그 뒤로부터는 당연하다는 듯 계속해서 질내사정하기 시작했다. 진한 것도 진한 거지만, 그 양이 어찌나 많던지 자신의 뱃속이 가득 찰 정도였다.
솔직히 그 뒤로는 기억나지 않았다. 잠깐 정신을 잃은 것 같은데, 눈을 떠보니 김시우의 품에 안겨 잠든 모양이다.
자신을 강제로 범한 쓰레기의 품에 안겨 잠이 들다니, 정말로 최악이었다.
‘하아… 잘생기기는 했네…’
잡티 하나 없이 뽀얀피부, 이목구비는 완벽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고, 날카로운 눈매 탓인지 야성미가 강해 보였다.
쓰레기 같은 강간범일 뿐인데, 역겹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걸까. 왜 이딴 놈에게 안겨 있는데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까.
__삐비비빅!! 삐비비빅!!
그때 갑작스럽게 울리는 알람 소리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등교 준비를 하기 위해 맞춰둔 알림이 울린 모양이다.
“으음…”
소리를 들은 김시우가 뒤척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손을 뻗어 무언가를 찾더니 갑자기 자신을 꽉 붙잡고는 품에 안았다.
“꺄악!”
놀라 소리를 질렀으나, 김시우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허리에 팔을 감고는 엉덩이를 강하게 쥐었다. 구멍이 살짝 벌려지는 느낌에 놀라 밀어내려 했으나 힘의 차이 때문인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는 이어지는 진득한 입맞춤, 입을 닫고 작은 반항을 나타냈다.
김시우의 혓바닥이 마치 입구를 열어 달라는 것처럼 입술을 두들겼으나, 어떻게든 입을 굳게 닫았다. 어제의 부탁은 끝났으니까.
__꽈악
“하읏!”
정신을 차려보니 김시우가 젖꼭지를 꼬집고 있었다. 부드럽게 움직이다 한 번씩 강하게 자극하는 김시우의 손길에 자신도 모르게 입을 열어 버렸다.
입구가 열리자 당연하다는 듯 들어오는 김시우의 혓바닥, 마치 제집이라도 되는 것 마냥 이곳저곳을 다니며 자신의 혀에 비비기 시작했다.
“흡.. 흐읏..흐….으….읍…추…추웁…웁…..춥…”
입을 닫지 못하게 하려는 지 계속해서 젖꼭지를 자극했다. 그와 동시에 혀와 혀가 얽히는 진득한 키스에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추웁…웁…으…읍…추….웁…춥…”
서로의 타액이 섞이는 야릇한 키스 속에서 김시우가 계속해서 밀어 넣는 타액을 받아먹을 뿐이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슬슬 숨쉬기가 힘들다고 생각한 순간, 김시우의 입술이 떨어졌다.
“아…”
“왜 아쉬워?”
“뭐..뭐라는 거야!! 이 미친 새끼가!!”
“나는 아쉬운데, 수업만 아니었으면…”
“…”
김시우는 말이 통하는 상대가 아니었다. 자신의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한 저 눈빛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입이 얼어붙었다.
“평상시에는 관심도 없었으면서…”
“뭐라고 했어?”
“아무 말도 안 했으니까 신경 쓰지 마!”
어서 이곳에서 나가야 했다. 서둘러서 나가려던 순간 손목을 끌어당기는 힘이 느껴졌다.
“너 그 꼴로 나가려고?”
그 말에 자기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태초의 상태, 거기에 몸 여기저기에 나 있는 붉은색 손자국, 다리 사이에는 정액과 애액이 섞인 액체가 말라붙어 있는 상태였다.
수치심에 서둘러서 이불로 몸을 가렸다.
“풉..”
그 모습을 보고 웃음을 터트리는 김시우, 고개를 돌려 보니 목욕 가운 사이로 어제 봤던 물건이 일자로 서 있었다.
“벼... 변태 새끼야!! 그거 안 치워!!”
“왜 그래 어제 다 봐놓고.”
말도 안 되는 크기에, 선명하게 드러나 있는 핏줄, 살아 있는 것처럼 꿈틀거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자꾸만 어제의 기억이 떠오르는 것 같았다.
“흠… 시간이 애매하네.”
김시우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욕실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너 그러고 있다가 지각할걸.”
“신경!! 콜록.. 콜록…!!”
목이 쉰 상태에서 계속 소리를 질렀더니 자신도 모르게 기침이 나왔다.
“자 마셔.”
아까 욕실에 있던 인간이 언제 자신 앞에 서 있는 걸까. 김시우는 무심한 표정으로 물을 건네주었다.
“상태는 괜찮아?”
병 주고 약 주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만든 당사자가 할 말은 아니지 않은가. 김시우를 노려보았으나 전혀 동요하지 않는 모습, 어차피 자신만 손해였다.
“수아야.”
“뭐.”
“아까도 말했지만, 그러고 있으면 지각할 거야. 나 생각보다 좀 오래 씻는 편이라서.”
김시우는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욕실로 들어갔다.
“아까부터 뭐라는 거야..”
김시우의 말을 곱씹던 중, 시간이 눈에 들어왔다. 남아 있는 시간과 자신의 몸 상태가 이제야 눈에 들어왔다.
“이..이…”
지금 상태에서는 당장 씻기 시작해도 시간이 아슬아슬한 상황, 그러나 호텔 방 안에 있는 욕실은 한 곳이었고, 거기에는 김시우가 있었다.
옆에 자신의 방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 이 꼴로 방을 나가 복도를 돌아다닌다?
‘그건 절대로 못 해!!’
밖에 나갔다가 다른 사람을 마주치면 어떻게 한단 말인가. 자신의 상황과는 상관없다는 듯 욕실 안에서는 물소리와 함께 여유로운 콧노래가 들렸다.
‘…’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 그래 이미 몸을 섞은 사이인데, 한번이 두 번이 된다고 달라질 게 있을까. 어차피 사진을 다 지우기 전까지는 김시우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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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정수아와 나란히 지각할 뻔했다. 정말 아슬아슬하게 세이프 했다고 해야 할까. 아까 먼저 달려갔던 정수아는 자리에 앉아 엎드려 있었다.
‘확실히 회복 능력이 좋긴 하는가 보네.’
나는 솔직히 정수아가 걸어 다니지도 못할 거라 생각했는데, 회복 능력 때문인지 달리는 것도 그렇게 힘들어 보이지 않았다.
솔직히 나도 맞춤형 구멍에 기분이 좋아서 좀 오버한 경향이 있긴 하지만, 정수아의 마력이 희미해졌을 때는 알아서 멈췄다.
‘호감도 시스템’
[ 이름 : 정수아 ]
[ 호감도 : 71 ]
그래도 어제 최선을 다해 안아준 보람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뒤늦게 강주원이 말을 거는 모습이 보이긴 했지만, 미묘하게 반응이 차갑다 해야 하나.
‘정작 본인은 모르고 있는 것 같지만.’
솔직한 정수아의 몸은 점점 변해가고 있었지만, 정작 본인은 인정하려 하지 않는 느낌이라 해야 할까. 나중에는 본인 스스로 안겨 왔을 정도였다.
뭐 솔직히 방법이 과격한 건 알고 있다. 좀 괘씸하긴 하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벌을 받은 것 같기도 하고, 다은이의 소꿉친구를 심하게 대할 생각은 없었다.
‘뭐 생각보다는 더 귀엽기도 하고.’
본인의 몸이 누구의 것인지 몸에 확실하게 새겨준 것 같으니 좀 더 여유를 가져도 될 것 같긴 하지만, 역시 길들이는 게 즐겁다고 해야 할까.
‘조금만 더 괴롭혀 볼까.’
남들의 눈에는 심하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계속 호감도가 상승하는 걸 보면 본인도 그리 싫지는 않을 거다. 단지 본인이 인정하지 못하고 있을 뿐.
나는 그걸 인정하게 만들면 되는 거다.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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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잖아.”
“미안 오는 길에 차가 막혀서.”
본인이 만나자고 해놓고서는 이렇게 늦게 오다니. 벌써 기분이 가라앉은 것 같다.
“수아야 혹시 화났어?”
“화 안 났어..”
“미안, 진짜로 일찍 오려고 했는데…”
“안녕하세요? 혹시…”
갑자기 제삼자가 우리 사이에 난입했다.
‘또 여자네…’
보통 번호를 물어보는 건 남자들이 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잘생긴 외모 때문인지 여자 쪽에서 적극적으로 오는 경우가 많았다.
“하하... 죄송합니다~”
“그래도 알려주시면 안 될까요~? 오빠아~~”
여자 쪽에서 자기 가슴을 어필하며 강주원에게 매달렸다. 그러면서 날 보고 웃는 게 마치 가슴이 작다고 비웃는 것처럼 보였다.
‘가슴만 큰 년이...’
그러고 보면 김시우도 이렇게 다가오는 여자들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나를 품에 안고는 확실하게 거절했는데, 강주원의 경우는 애매한 태도로 거절하는 탓에 여자 쪽에서 계속해서 매달려왔다.
그러자 강주원도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여자에게 번호를 알려주고 있었다.
‘지금 내 앞에서 뭐 하는 거야?’
“오빠 그러면 나중에 연락할게요~”
“하하…”
여자가 멀어지자 그제야 강주원이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어차피 차단할 거야. 안 그러면 계속 달라붙어서 말이야.”
“그래.”
“수아야 화난 거 아니지?”
“화 안 났어.”
“정말 차단할 거야. 내 스타일도 아니고.”
그럼 본인 스타일이면 어떻게 할 건데.
그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참기로 했다. 그냥 넘어가야지. 본인이 남에게 뭐라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니까.
그렇게 찝찝한 상태로 다음 장소로 가려던 순간, 커다란 마력 파동을 느낄 수 있었다.
“어.. 이거 설마...”
“게이트.”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게이트가 생겨났고, 곧장 붕괴하였다.
__꺄아아악!!!!
__웨에에에에에에엥!!!
멀리서도 보일 정도로 거대한 몬스터가, 시내 한복판에 떨어졌다. 게이트가 생김과 동시에 대형 몬스터가 넘어온 기적과도 같은 상황. 이대로 가면 얼마나 피해가 커질지 예상도 가지 않았다.
‘사람들을 구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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