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4화 (134/250)

'하, 하던 도중에 기절했던 거야?'

실신한 것도 모자라 짧은 시간 동안의 기억을 잊어버릴 정도로 혹사 당했다는 의미였다.

순식간에 몰려오는 위기감.

"자, 잠깐만 이건 뭔가 이상.."

생존 본능이 팔을 움직여 여소천을 밀어내려고 했지만

-꽈악

"에이. 괜찮아요. 내일 눈은 무사히 뜨게 해준다니까요?"

"히, 히익.."

그런 내 반항을 손목을 잡아버리며 손쉽게 제압한 여소천이 내 팔을 침대 위로 짓눌렀다.

이미 여소천의 무릎 사이에 있는 다리는 물론이고 팔까지 제압 당한 이상 내가 반항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시, 싫어.. 이거 뭔가 이상하아앗?!"

겁에 질린 내 말은 듣지 않겠다는 듯이 여소천이 거칠게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흑, 으흑, 흐읏."

-철썩! 철썩!

여소천의 엉덩이가 내 골반을 거칠게 때릴 때마다 내 입에서는 미처 참지 못한 신음 소리가 튀어나왔고 이미 수차례 정액을 내뱉은 게 분명할 터인 내 자지는 주인의 사정도 모르고 계속해서 쾌락을 전달하고 있었다.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머리를 새하얗게 물들이고 있는 쾌락 속에서 간신히 형체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

이제 문자로 표현할 수도 없는 의문의 소리가 입 밖으로 흐느끼듯이 흘러나올 정도로 내 정신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 일념이 간신히 움직여 그나마 움직일 수 있는 허벅지를 들어 올려 여소천을 방해하려고 한 순간

-쩌억!

-뷰루룻! 뷰룻! 뷰루룻!

"악.. 아악..♥"

여소천이 크게 허리를 들어 내려 찍으며 내 하체를 다시 침대와 밀착 시켰다.

신비하고 어려 보이는 외모로는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박력 넘치는 모습.

-움찔.. 움찔..

"에윽.. 엑..♥"

그러나 나는 그 모습을 제대로 의식조차 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

과도한 쾌락에 의해 목은 절로 옆으로 돌아가 침대에 머리를 파묻고 있었고 손은 여소천에게 잡혀 짓눌리고 있었고 하체는 마지막 반항이 실패로 돌아간 것도 모자라 제대로 반격을 당한 탓에 정말 쓰러진 것처럼 가늘게 떨리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점은 이 나조차도 언제부터 이어진지 모를 섹스도 곧 끝날 길이 보인다는 것.

'조, 조금만.. 앞으로 조금만..'

결국 남자의 체력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고 내가 아무리 정력이 좋다고 해도 무한히 자지를 세우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내가 기억은 못하더라도 이미 몇 번이고 여소천의 질 내에 정액을 배출한 게 분명한 상황.

제 주인의 사정도 모르고 꼿꼿이 몸을 세우고 있던 자지도 계속된 혹사에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러니까 이 고문에 가까운 쾌락도 조금만 더 견디면 편해질 수 있..

-파지직!

"흐그으윽?!"

자지를 비롯한 여소천과 맞닿아있는 부분으로부터 이상한 감각이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왜 그래요? 좋아하잖아요? 기분 좋을텐데."

"바, 방금 그거 뭐였.."

"이거요?"

-파직!

"히갸악?!"

또다시 몸 전체로 이상한 감각이 퍼져나갔다.

따끔한 전류 같으면서도 고통은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쾌락처럼 느껴지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각.

순간 내가 너무 쾌락에 물든 나머지 감각이 이상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저도 잘은 모르겠는데 사실 우리의 몸이 느끼는 감각이라는 건 전기 신호와 연관이 있대요. 피부를 비롯한 감각 기관에서 자극을 받으면 그걸 전기 신호로 변환해서 뇌로 전달하게 되는 건데.. 그러니까 이걸 대충 잘 응용하면.."

-파직!

-뷰루룻!! 뷰룻! 뷰루룻!!

"♥♥♥♥--!!!!!"

순간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쾌락이 몰려왔었다.

지금까지 느꼈던 쾌락은 '따위'로 만들어버릴 정도로 어마어마한 쾌락.

어떠한 종류인지 조차 모를 순수한 쾌락 그 자체의 덩어리가 자지로부터 올라와 뇌를 강타했다.

-뷰룻!! 뷰루룻! 뷰루루룻!!

"그륵.. 으윽..♥"

비고에서 여소천이 내 전립선에 전기 자극을 날렸을 때와 비슷하게 입에서 거품이 흘러나왔다.

대체 쾌락의 여파가 얼마나 강한지 자지가 망가진 분수처럼 정액을 내뱉고 있는 동안에도 온몸이 움찔 거리면서 쾌락을 분산하고 있었다.

그래도 이게 끝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이미 머리를 강타한 쾌락에 의해 눈은 스르륵 감기고 있었고

이 정도 공격을 받은 자지가 적어도 오늘 다시 몸을 세우지는 못할 테니 더 이상 고문을 당할 일은 없으리라.

완전히 쪼그라들어 고개를 숙인 자지라도 가지고 놀아야 만족을 하겠다면 막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그때의 나는 기절해있을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런 계산을 마친 뒤 나는 조용히 눈을 감으며 몰려오는 수마에 몸을 맡겼고

의식이 깊게 가라앉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의 장면은 믿기 힘든 것이었다.

-철썩! 철썩!

"아, 일어났어요?"

"이, 이게 무슨.."

아까와는 다른 체위로 요분질을 하고 있는 여소천.

나를 향해 드러내고 있는 그녀의 등 너머로 아까 본 것과 비슷한 미소가 보였다.

"

'몇 번째'

까지 기억하세요?"

급하게 고개를 돌려 바라본 창 밖으로는

새하얀 보름달이 내가 마지막으로 본 위치보다 더 높이 떠있었다.

"아학♥"

멈추지 않는다.

"아하악♥"

멈추지 않는다.

아무리 몸부림쳐도. 아무리 절정해도.

-뷰룻! 뷰룻!

이 쓸데없이 정력이 좋은 몸뚱이가 힘을 다 잃어갈때 쯤엔 어느새 다시 멀쩡한 상태로 돌아가서 정액을 내뿜고 있었다.

끊임없는 사정. 끝나지 않는 쾌락.

정신을 놓으려고 해도 그것 또한 잘 되지 않았다.

-뷰룻! 뷰루룻!

"으그윽♥"

숫자를 셀 정신이 없어서 세진 못했지만 이미 사정 횟수가 수십 번은 가볍게 넘었을 거라는 건 확실히 알 수 있었는데 이 정도로 짧은 시간에 계속 절정에 올랐으면 좀 익숙해질 만도 한데 그런 게 전혀 없었다.

마치 쾌락에 전혀 내성이 없는 동정이라도 되는 것처럼 매 절정마다 온몸이 격렬하게 절정을 받아들인다.

그런 절정이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으니 정신을 잃고 싶어도 잃을 수가 없고

실신할 틈도 주지 않고 지친다 싶으면 다시 되돌아가기 때문에 도저히 편해질 수 없었다.

"그, 그만.. 그마안..♥"

오히려 사정하면 할수록 그 쾌락의 강도가 더 커지면 커졌지 작아지진 않았다.

그렇게 또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후우. 잠깐 쉴까요? 이러다 진짜 중독될 것 같아서 무섭네요."

-찌걱..

끊임없이 이어진 쾌락의 지옥 속에서 간신히 한숨 돌릴 틈이 나왔을 때 본능적으로 다리를 빼내 몸을 웅크린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무릎을 모아서 들어올려 자지를 최대한 숨기고 아까부터 꼭 쥐고 있었던 이불을 끌어와 몸을 덮었다.

평범한 여관 치고 푹신한 감촉의 이불이 몸을 덮으며 주는 포근함에 지칠 대로 지쳤던 정신이 조금 치유되는 느낌이었다.

"...훌쩍."

"힘들었어요?"

"그걸 몰라서 물어요..?"

"그렇게 억울하다는 표정 짓지 마세요. 당신한테 유혹 당했던 다른 여인들은 지금의 당신보다 더 괴로워 했을 테니까."

여소천이 침대에 걸터앉아서 나를 내려다보는 모습을 보니 뭔가 손에 담배라도 하나 들려있었으면 꽤 취향 나쁜 그림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과도한 쾌락 때문인지 나도 모르게 흘러나온 눈물이 말라붙어 자국을 남기고 있었으니까 대충 여자한테 강간당한 남자 정도의 그림이 나오지 않을까.

정신이 멍하니 이런 쓸데없는 생각이 다 들었다.

"..."

기껏 찾아온 휴식 시간에 굳이 다른 말을 할 여유는 없었다.

그냥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면서 심호흡을 할 뿐.

한참 당할 때는 신음 때문에 숨도 제대로 못 쉴 때가 많으니까 지금이 공기를 들이마실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대체 얼마나 당한 거지.'

후들 거리는 팔을 들어서 눈을 가리고 대체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혹사를 당한 것인지 계산하기 시작했다.

대충 내가 한번 사정 하는데 걸리는 시간이랑 내가 기억하는 사정 횟수를 계산하면..

"계속 돌아간 시간까지 계산해서 10시간 정도 지났어요."

"...제가 계산한 것보다 많은데요."

"그야 당신이 기절을 당신 생각보다 많이 했으니까요."

...계속 짧게 기절하고 깨어나고를 반복했다면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지난 10시간 동안 내가 한 거라곤 여소천의 밑에 깔린 뒤 여자처럼 앙앙대면서 정액을 내뱉은 것 뿐이니까.

-부들부들

상식을 벗어난 현실에 작게 몸이 떨렸지만 이미 걸려버린 이상 내가 벗어날 방법은 없었다.

그냥 살아있는 딜도마냥 똑바로 자지나 세우고 있는 게 지금의 내 역할 아닐까.

그래도 얌전히 내 역할만 수행하면 금방 현실로 돌려보내 줄 거라고 믿었다.

"...그러면 앞으로 얼마나 지나야 풀어주는데요?"

이미 10시간이나 했으니까.. 숫자가 깔끔하게 2시간 정도만 더..

"글쎄요. 굳이 풀어줘야 할까요?"

-흠칫

여소천의 말에 깜짝 놀라 눈을 가리고 있던 팔을 치웠다.

"그,그게 무슨 말이에요?"

"그냥 이대로 여기서 계속 지내자는 거죠. 당신도 즐겼잖아요? 눈물이고 콧물이고 다 흘리면서 얼굴이 완전 망가질 정도로 즐기신 모양이던데."

"무, 무서운 소리 하지 마요!"

이 여자가 지금 얼마나 무서운 소리를 하고 있는 건가.

이대로 여기서 쭉 살자고?

"잠도 잘 필요 없어. 밥도 먹을 필요 없어. 그냥 이 미녀랑 단순히 쾌락을 즐기기만 하면 되는 일생이에요? 남성으로서 거절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농담이죠?"

"농담처럼 보여요?"

여소천이 평소처럼 헤실거리면서 웃었다.

진실인지 거짓인지 파악하기 어려운 표정이었지만

"노, 농담이라도 그런 소리는 하지 마요. 저도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

"좋았잖아요?"

"에?"

여소천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면서 내게 다가왔다.

"사실 당신도 좋아서 미칠 것 같았잖아요?"

침대 위를 네 발로 걸으면서 점점 내게 다가오는 모습에 무릎을 더 끌어 모으고 이불로 몸을 가렸지만

-휘익!

"꺄악!"

"..비명 소리도 참."

순식간에 이불을 뺏긴 뒤에 다리를 꽉 닫으면서 자지를 최대한 방어했다.

여소천은 손쉽게 몸을 내어주지 않겠다는 굳센 의지를 드러내는 내 모습을 보더니

"푸흡!"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뭐, 뭐가 웃겨요!"

"아니.. 솔직히 남자가 그런 꼴을 하고 있는 건 모습이 좀.."

"읏.."

솔직히 내가 봐도 썩 좋다고 말하기 어려운 장면인 것은 명확했기에 반박할 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이 자세를 포기할 순 없었다.

그랬다간 바로 2차전에 돌입할게 분명했으니까.

"그러면 앙탈은 이제 그만 부리고 다시 시작하죠. 이제 10시간밖에 안 지났잖아요? 제가 당신의 유혹을 견딘 시간은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기니까 빨리 다리나 벌려요. 전 24시간은 채워야 만족할 것 같으니까."

"시, 싫어요!"

여소천이 내게 다가와 꽉 닫힌 내 허벅지 사이로 손을 밀어 넣더니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솔직히 본인도 즐기고 있죠?"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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