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430
왕자님 생각은
나는커플 8기.
기존의 흥행 기록을 갈아 치우며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나는커플 갤러리〕
─여자들 입장에서는 이세계물 같은 거지
─애초에 나는커플이 여성향 프로그램임……
─아무리 남녀의 기준이 다르다고 해도
─이번 기수는 스펙 차이가 유독 심하네
.
.
.
그 말이 모든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다는 뜻은 아니다.
여성 시청자들과는 달리.
─이번 기수는 스펙 차이가 유독 심하네
여자들도 높은 건 맞지만
남자들이 환장해서 달려들 급인가 싶음
실제 커플까지 연결될 애들이 과연 있기나 할까?
└스펙 차이가 많이 나서 스펙 특집이었던 거임 ㅋㅋ
└있다고 해도 방송용이겠지
└수현이 하나 정도 본다
└아니 시발 남자들은 어디서 먼치킨만 섭외해와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반 커뮤니티에서는 불만이 쇄도할 만하다.
프로그램이 재미없어서가 아니다.
몰입도.
연애 프로그램을 보는 이유는 간접적으로 연애를 체험하기 위해서다.
─아무리 남녀의 기준이 다르다고 해도
한국 상위 1% 부자가 30억 자산가인데
20~30대의 결혼 적령기는 그 1/10도 안됨
기본적으로 나이와 재산은 비례하게 돼있으니까
남자들은 상위 0.1% 이상을 데려와 놓고
여자들은 상위 10% 수준을 데리고 옴
이게 밸런스가 맞는 매칭임?
이번 기수 뿐만 아니라 매기수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문제
└ㅇㅇ 차이 많이 낢
└이번 기수 여자 스펙 높긴 한데 0.1%는 절대 아니지
└이러는데 커플이 되겠냐고 ㅋㅋ
└제작진은 이게 밸런스가 맞다고 생각하나?
자신과 비슷한 여건, 비슷한 상황, 혹은 납득 가능한 전개를 원한다.
꿈과 같은 일이라면?
드라마를 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프로그램 취지에 어긋났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애초에 나는커플이 여성향 프로그램임……
타깃 시청자가 여성 25~49로 잡혀있음
방송사 오피셜
실제 시청자 비중도 여성 25~49가 가장 높음
그쪽을 신경 써서 만드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거지
└그래서 여초 눈치를 보는구나
└그럼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라는 문구는 빼야 하는 거 아님?
└아 꼬우면 많이 보라고 ㅋㅋㅋㅋㅋㅋㅋ
└결혼 관심 없다면서 연애 프로그램을 찾아보는 이유가 뭘까?
그것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니즈에 맞춰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이 방송국이다.
남녀 출연자의 스펙 불균형.
남자 시청자들에게는 몰입도를 해치는 요소일 수 있어도.
─여자들 입장에서는 이세계물 같은 거지
월200 받는 회사원이고
언제 잘릴지 모르는 프리랜서 음악가/모델/배우임
그런 내가 인기녀가 된다고?
수십, 수백억 자산가들이 들이댄다고?
남자들이 이세계 하렘물 보는 거랑 같은 느낌이라고 보면 됨
└코세계물이었누 ㅋㅋㅋㅋㅋㅋㅋㅋ
└야세계물은 참을 수 없지 ㅅㅂ 인정한다
└한 방에 이해됨
└안되겠다 지금 당장 전생현자가 이세계에서 감정 스킬로 성공해 하렘을 늘리다 보니 최강제국이 되어서 느긋하게 여생을 즐기는 건에 대하여 정주행 하러 간다
여성 시청자들에게는 직빵으로 먹힌다.
시청률과 관심도라는 통계가 증명하고 있다.
방송의 성향.
방송사의 수익 추구라고 생각하면 어찌저찌 이해가 가지만.
─내가 보기엔 찬욱이 문제임
가장 압도적으로 스펙 1티어인데
얘가 저자세로 여자한테 맞춰주니까
다른 남자 출연자들도 기를 못 펴는 거
└이거지
└이 새끼 물소짓 오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주 서윗하잖아~
└롤대남 새끼가 하는 꼬라지는 영포티야 아주
출연자로 한정하면 다를 수 있다.
찬욱은 나는커플 8기의 최대 이슈메이커다.
여성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는다.
남성 시청자들에게는 의아함을 자아낸다.
─여자는 와인이라는 말이 제일 웃김 ㅋㅋ
20대 존예+고스펙녀가
30대 되면 가치가 더 오른다는 거?
아니, 시발 말 같잖은 소리를 해야지 ㅋㅋㅋㅋㅋㅋ
└작가가 대본 짜줬겠지
└와인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여자는 잘 모르겠네……
└여초에서는 진짜 믿더라
└제발 오래오래 푹 묵혔으면 좋겠다
어째서?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감성이 아닌 이성의 영역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다.
본래의 모습을 알고 있다면 더더욱 말이다.
나는커플이 화제가 되고 있는 건.
〔한국 주식 갤러리〕
─나는커플 시발 PD 누구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자의 주식 흥국
─손익좌도 이미지 세탁할 때가 된 거지
─나는커플에 출연한 손익좌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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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커뮤니티도 예외가 아니다.
업계에서 워낙 인지도가 높기 때문이다.
─나는커플에 출연한 손익좌 근황
[나는커플 8기 명장면 모음.Youtube]
뷰지화 다 됨
└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뷰지야?
└주식 성공 3원칙 어디 갔냐고!
└진짜 알파메일이네
└캬악~ 퉤! 누군 소주 마시는데
손익좌.
주식을 하는 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다.
그만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장본인은 어마어마한 돈을 벌었다.
그 과정에서 변한 것은 계좌의 액수만이 아닐지도 모른다.
─손익좌도 이미지 세탁할 때가 된 거지
디시발 유명인들이 반드시 거쳐가는 코스
디시 손절하기
예외란 없다
└침착걸도 그러긴 했지
└침착걸은 도파한테 쌍욕 박았을 때가 전성기임
└니들도 뜨면 손절할 거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
└손절좌가 돼버렸누
실망 섞인 여론이 나올 만하다.
동시에 그럴 만하다는 분위기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수백억을 번 부자라면 가치관이 달라질 수 있다.
─김치볶음밥님께서 1,000원 후원!
소라님이 보기엔 손익좌 많이 바꼈음?
"글쎄요……, 그때나 지금이나 한결 같은 또라이인데."
−방송에서는 연기하는 거임?
−또라이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래도 한주갤 출신이라……
−설마 현실에서 컄ㅋㅋㅋ 뷰지야? 이러진 않을 거 아니야
충신지빡이님이 매니저가 되셨습니다!
소라로서도 느낄 수밖에 없다.
평소의 모습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입이 근질근질할 지경.
처음에는 확 폭로라도 저질러버릴까 했지만.
'뭔가 이상해.'
약간의 이미지 관리라면 그럴 수 있다.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다.
─깍두기볶음밥님께서 1,000원 후원!
소라랑은 친해서 그런 건가? ㅋㅋ
"안 친했을 때도 미ㅊ……, 아오 생각만 해도 빡치네."
시도 때도 없이 성희롱을 하는 것보단 낫다.
최소한 정상적으로 보인다.
그 정도의 변화라면 환영했을 것이다.
이렇게나 극단적인 줄 몰라서 문제지.
−손익좌가 대체 뭐라고 했길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한 사이면 그럴 수 있지
−사석에서는 장난 잘 치는 스타일?
−님 여자로 안 봐서 그럼
−ㅋ…… 난 알겠는데
−평소랑 많이 다른가
−질투심 느끼나 보네
−혹시 자기는 잘 안 대해주는데 여출들은 잘 대해줘서 화 나셨나요 ㅎ
방송에서 발언을 조심해야 할 수준이다.
나는커플을 보고 온 팬들이.
'니들 속고 있는 거라고.'
극성이다.
방송용 이미지에 완전히 반했다.
그래서 폭로하고 싶었던 것이기도 하다.
단기간의 장난이었다면, 이미지 세탁이었다면 그랬을지 모른다.
곰곰이 생각해볼수록 아니다.
이미지 따위에 목 맬 리가 없다.
더 큰 게 있다.
진정한 목적이 따로 있지 않은 이상.
《이 와인이 꼭 요리에 어울렸으면 좋겠네요.》
저렇게 소름 끼칠 정도로 밝은 미소를 짓고 있지 않을 테니까.
* * *
정주아.
89년생 30살인 그녀는 화려한 스펙을 자랑한다.
한국항공에서 스튜디어스로 근무한다.
퍼스트 클래스를 맡는 F1 직급이다.
'꽤 괜찮은 남자긴 하네.'
상류층들을 일상적으로 만난다.
개중에는 사업가나 재벌집 자제도 있다.
찬욱급에 해당하는 상위 0.01% 말이다.
교제를 해본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요리를 취미로 하는 수준은 아닌가 보네요."
"일단은 음식점도 하고 있으니까요."
"흐음……."
그녀는 2010년도 미스코리아 출신이다.
3위인 미에 선정됐다.
잘난 남자들.
애정을 표시해오는 이들.
백화점 명품 코너의 줄만큼 길게 늘어섰다.
'파인 다이닝에서 먹어본 기억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고급 레스토랑도 질릴 만큼 다녔다.
극소수의 상류층을 타깃으로 한 곳 말이다.
치이익……!
프라이팬에서 소고기가 익어간다.
드라이에이징을 거친 특별한 녀석이라고 한다.
숙성을 한 고기는 빛깔부터가 다르다.
아니, 향에서부터 차별점이 느껴진다.
"고기는 레스팅을 좀 오래 해야 될 것 같아요. 두꺼워서."
"괜찮아요. 원래 레스토랑에 가도 기다리니까."
"알아주셔서 다행이네요."
처음 본 여자라면?
서프라이즈가 될 것이다.
하지만 자신은 이미 경험해봤다.
'나름 준비는 해왔네.'
수백 번은 넘은 데이트 중 비슷한 코스가 있었다.
직접 요리를 해준 남자도.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으니까 에피타이저부터 먹을까요?"
"네."
"입맛에 맞으셨으면 좋겠네요 꼭."
집밥 정도가 아니다.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셰프가 자신만을 위해 솜씨를 발휘했다.
'도시락 싸주는 정성은 마음에 들었는데……, 집안이 좀 그래서.'
여러모로 조건이 안 맞아서 헤어졌다.
그렇게 수많은 남자들을 거절해온 건.
"토마토와 양파, 그리고 두껍게 썰은 베이컨입니다. 간단하게 설명을 드리자면……."
"미국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많이 나오죠."
"네, 보기에는 내추럴 해도 현지에서도 많이 먹는 근본 있는 조합입니다."
지금 이 순간을 위해서일지 모른다.
접시에 놓인 음식.
주아에게는 낯익은 것이었다.
'야채만 신선하면 꽤 괜찮은 에피타이저지.'
찬욱의 말대로 미국에서는 평범하게 먹는다.
특히 뉴욕 3대 스테이크라 불리는 피터 루거의 것이 맛있었다.
써걱!
그에 미치지는 못한다.
하지만 국내에서 이 정도의 맛을 재현하는 레스토랑은 손에 꼽을 수준일 것이다.
"맛있네요."
"다행이네요. 베이컨은 저희 회사에서의 실험작 중 하나거든요."
"레스토랑도 운영하신다고 하셨죠."
"잘 기억하시네요."
그 외의 부분.
투자로 불린 자산과 여러 레스토랑에서 들어오는 안정적인 수익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미식적으로도, 재산적으로도 마음에 든다.
외모도 못 봐줄 수준은 아니다.
타악!
와인을 좋아한다는 것도 나쁘지 않다.
주아는 와인 모임에도 주기적으로 참가한다.
"와인도 가지고 왔는데 어떠세요?"
"아직 이른 시간이긴 하지만 한두 잔 정도는 괜찮을 것 같아요."
상류층 남자를 만나기 가장 쉬운 장소.
의사, 변호사들이 발에 채이듯 굴러다닌다.
'나이는 좀……, 어리지. 그 정도는 타협할 수 있어.'
대부분 나이대가 많다는 것이 흠이다.
차라리 적은 편이 상대적으로 낫다고 할 수 있다.
꼴꼴꼴~
아름다운 기포.
와인잔을 채우고 있는 것은 샴페인이었다.
약간 붉은색을 띄고 있는.
"이 와인이 꼭 요리에 어울렸으면 좋겠네요."
와인을 어설프게 안다면 의아해 할지 모른다.
샴페인은 해산물이나 디저트류랑 먹는 것일 텐데.
'베이컨에 웬 샴페인인가 했더니……, 로제네.'
로제에 한해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적포도주에 쓰이는 품종으로 만드는 샴페인.
고기류에도 어울린다.
듣던 대로 와인에도 꽤 조예가 있다고 생각을 했지만.
"콜록! 콜록! 이게 뭐에요!?"
"혹시 입맛에 안 맞으시나요? 너무 독하다던가."
"누굴 바보로 알아요? 설마 로제 샴페인 맛도 모를까 봐!"
장밋빛 액체.
우아한 기포가 뽀글뽀글 올라오는 그 아름다운 샴페인은 부쇼네였다.
#부쇼네: 상한 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