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선진국 반열에 오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니까.
─스페이스 S9이 곧 출시됩니다!
폰 2년 이상 쓰신 분들은 필히!
아직 2년이 안되신 분들은 양심껏 매출에 기여하세요
오성전자 주주라면 반드시 사야 하는 거 아시죠?
└저는 가족들 폰도 전부 스페이스 맞춰줬습니다 ㅎㅎ
└딸아이가 철이 없어서 자꾸 사과폰 산다는데 걱정이에요
└대한민국 사람이면 양놈 폰을 써선 안되죠
└안드로이드도 양놈 OS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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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이 오성전자 제품을 애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성능도 훌륭하지만, 애국적인 의미도 있다.
그 성향이 주식을 살 때도 영향을 미친다.
오성전자라는 이름을 보면 왠지 사고 싶어지는 것이다.
─오성전자 망하면 대한민국도 망합니다
무려 염유안 선생님이 하신 말씀입니다
대한민국의 미래에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차근차근 모아가시면 언젠가 빛 봅니다~
└와 그러네요;;
└이 나라가 어떤 나라인데요~ 어떤 고난과 역경도 시간 지나면 가뿐히 극복하죠!
└대한민국이 일어난 과정을 생각하면 진짜 제가 다 감격스럽고 새마을 운동 노래부터 가슴 울리는 순간들이 뇌리에 스치면서 가슴이 웅장해집니다……
└근데 왜 오성전자는 내수 역차별하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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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심리를 애널리스트들이 부추긴다.
뽕이 차오르는 단어를 몇 마디 섞어주면 어르신들은 손쉽게 넘어온다.
손익좌가 일으킨 논란.
기성 세대에는 먹혀들지 않는다.
오히려 개인들의 매수세가 더 강해지고 있다.
〔한국 주식 갤러리〕
─오성전자 사면 안된다는 건 ㄹㅇ임
─오성전자 주가가 오를 수 없는 이유 정리.txt
─손익좌가 오성바이오로직스 미는 이유 알겠음
─십만전자 가는 거 아니었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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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젊은 세대는 달랐다.
무지성적인 믿음보다는 이성적인 근거를 원한다.
─오성전자 사면 안된다는 건 핵공감함
진짜 좋은 주식이면 지들도 샀겠지
오성일가 보유 지분이 5%밖에 안되는데
└ㄹㅇ임??
└근데 어떻게 경영권 유지하는 거냐
글쓴이− 계열사 간접 지분으로 ㅋㅋ
└K−지주회사 구조 좆같긴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익히 유명했다.
오성전자의 지배구조는 이상하다.
그 의심.
타들어갈 장작을 만나자 불이 번지는 건 시간 문제였다.
─오성전자 주가가 오를 수 없는 이유 정리.txt
1. 보험업법 개정
오성생명이 지분을 8% 넘게 들고 있는데
법 개정되면 이걸 3%만 남기고 다 팔아야 함
2. 상속세 문제
주식 하는 놈이면 알지?
상속세 적게 내려고 일부러 주가 찍어 누르는 거
3. 이전 정권에 뇌물 줌
현 정권에 완전히 찍혀버림
방송에서 손익좌가 했던 말인데 일리 있어 보여서 올림
└이걸 정리해주네 개추
└조선 회사는 아무리 좋아도 정부에 찍히면 좆됨 ㅋㅋㅋㅋㅋㅋㅋ
└CEO가 주가 부양 의지가 없다
└진짜 회사는 좋은데
무엇보다 손익좌.
오성전자의 하락을 맞춘 사람이다.
전업 투자자로서의 실력도 증명돼있다.
그런 그의 이야기에 귀가 기울어지는 것은 자연스럽다.
─손익좌가 오성바이오로직스 미는 이유 알겠음
계열사 지분율이 75%나 됨
오성생명 지분도 없어서 보험업법도 적용 ×
오성그룹 입장에서는 얘네 주가가 오르는 게 이득인 거임
└오 ㅅㅂ
└손익좌 작전주 존나 잘하는 이유가 있었누 ㅋㅋㅋㅋㅋㅋㅋㅋ
└한 번 사볼까?
└고래의 시점에서는 저게 맞는 것 같다
해볼 만한 도박이 아닐까?
설득되는 사람이 하나둘 늘어난다.
작은 커뮤니티 안에서의 이야기로 끝날 사안이 아니었다.
〔유튜브〕
「도박왕. 손익좌 2탄 오성전자 말고 오성바이로직스 사라는 데요……?」 − 조회수 55만회 · 3일 전
영상은 나날이 조회수가 올라가고 있다.
주선생에게 실망한 구독자들이 손익좌에게 몰려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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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야 3일 전 乃 275
CEO가 미는 주식을 사라
70억 개미는 뭐가 달라도 다르네요
주식을 보는 관점이 바뀌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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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동 3일 전 乃 211
주선생 말 믿고 1000만 원 꼻았어요 ㅠㅠ
손익좌님 믿고 오성바이오로직스 사도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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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몽이 3일 전 乃 180
애널들이 기업 가치 운운하는 게 함정이었네요
아무리 회사가 좋아도 안 오르는 데엔 이유가 있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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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교주님을 찾아서.
* * *
최근 떠들썩한 이야기.
소라도 모를 수가 없었다.
'이거 선배 맞지?'
모자를 푹 눌러 쓰고 있다.
하지만 그 아래만 봐도 알겠다.
입술.
지금까지 한두 번 빨아본 게 아니니까.
<오성전자는 가지고 있어봤자 피곤하기만 해요. 기관들 마음대로 움직이는 주식인데.>
그 이전에 말투가 빼박이다.
눈치를 못 채는 게 더 이상할 것이다.
'진작 말해주지.'
소라는 볼을 부풀린 채 유튜브 영상을 보고 있다.
벌써 세 번째.
남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성전자의 주주가 되어있는 상태다.
<좀 더 명확한 모멘텀을 가지고 있는 주식을 사거나, 아니면 차라리 지배구조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죠.>
<방금은 지배구조 때문에 못 올라간다고…….>
<그것 때문에 못 올라가는 주식이 있으면, 반대로 올라가는 주식도 있을 거 아니에요?>
<오오!>
이런 걸 알았다면 사지 않았을 것이다.
볼이 복어처럼 빵빵해질 만도 하다.
'100% 일부러 안 가르쳐준 걸 꺼야.'
물론 알고 있다.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자신이 바보.
하지만 자책을 하기에는 너무 깊은 내용이다.
모르는 게 당연하다.
무슨 작전주도 아니고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오성전자다.
'그런 것까지는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어.'
말해줬다면 자신도 판단을 재고했을 것이다.
원망 어린 생각도 들고, 스스로에 대한 책망도 들던 참에.
까톡!
핸드폰이 울린다.
불현듯 떠오른 예감.
아니나 다를까 적중했다.
'혹시 뒤늦게 생각 나서…….'
선배에게서 톡이 왔다.
먼저 선톡을 해오는 일은 웬만하면 없다.
특별한 용건이 있지 않고서야 말이다.
지금 할 말은 하나밖에 안 떠오른다.
꿀꺽!
오성바이로직스.
한 명의 투자자로서 궁금하다.
어째서 선배가 이 주식에 관심을 가졌는지.
자신한테는 가르쳐줄지도 모른다.
자존심을 굽히더라도 경청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선배 새끼〕
「야」
「오성전자 사」
「빨리」
'뭐 하는 새끼지?'
진짜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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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의 또라이 같은 소리.
무슨 뜻인지 물어봐도 대답해주지 않는다.
'그래도 이유 없이 사라는 소리를 할 사람은 아닌데.'
많은 고민을 했다.
낚시.
개소리.
씹새끼.
이 셋 중 하나일 가능성도 있지만.
---------------------------------------------+
매수금액│57,406,200원
평가손익│−3,341,040원
오성전자│1200주│−5.82%
+---------------------------------------------
일단 사기로 했다.
안 그래도 고민을 하던 참이었기 때문이다.
물 타기.
단기 저점이라면 반등할 때 탈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꿀꺽!
저점이 아니라면?
물린 물량만 두 배로 많아진다.
'만약 장난이면 죽여버려야지.'
목을 그냥 졸라버릴 것이다.
그래야 속이라도 시원하게 풀릴 텐데.
"야! 오성전자 샀지?"
만나기로 약속한 장소.
선배가 여느 때처럼 10분 늦게 도착한다.
평소였다면 화부터 버럭 냈다.
지금은 그보다 급한 것이 있었다.
'사라는 소리가 맞았구나.'
한시름 놓는다.
놀리는 것이었다면 선배를 죽여버려야 했으니까.
"그야……, 사긴 했는데요."
"다행이네. 가자."
"네? 어딜요."
"어디긴 어디야. 오성전자 주주가 갈 곳은 하나밖에 없지."
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갑자기 자신의 손을 꽉 잡고 멋대로 차에 태운다.
'혹시 한강은 아니겠지.'
그런 생각이 떠올라 버린 자신이 싫다.
하지만 최근 장은 정말 지옥이다.
자신이 민감해있는 이유가 있다.
하락장은 사람의 신경을 갉아먹는다.
부우웅~!
선배가 끌고 온 아우디에 탄다.
처음에는 싱숭생숭하기만 하던 소라였지만.
'드라이브도 나쁘지 않네.'
점점 다른 생각이 인다.
주식에 물렸다고 방구석에서 한탄만 하다가 간만에 나온 것이다.
조금은 기분 전환이 된다.
그것도 비싼 외제차를 타고.
'승차감이 확실히 다르긴 하구나.'
자신이 산 아반떼도 만족하며 타고 있다.
하지만 아우디는 그 이상이다.
덜컹거려야 하는 굴곡 있는 도로.
그 충격을 차체가 편안하게 받아준다.
시트도 고급스럽다.
외제차가 왜 외제차인지 비교를 하니 알겠다.
"선배."
"왜."
"아니에요."
"오늘도 여전히 띨빵하구나."
선배도 무언가 다르게 보인다.
묵묵히 운전만 하니 조금은 멋있게 느껴진다.
'데이트 하는 것 같아서 부끄럽네.'
의식되는 것은 자신 뿐일까?
슬쩍 눈치를 봐도 운전대만 잡고 있다.
평소처럼 성추행을 하지 않는다.
소라의 가슴이 콩닥콩닥 뛴다.
끼익−!
잡생각을 하는 사이 도착한다.
그렇게 멀리 떨어진 장소는 아니었다.
"여긴……, 어디에요?"
"보면 몰라?"
"몰라요."
하지만 와본 장소는 아니다.
사방을 둘러싸고 있는 것은 빌딩의 숲.
하나하나가 초고층이다.
100% 유리로 된 외면은 눈이 부실 정도다.
대한민국이 넓다고 해도 이런 부티 나는 장소는 흔치 않다.
이곳이 대체 어디인지.
『OSUNG』
눈치채는 것은 어려울 수 없는 일이었다.
그도 그럴게 빌딩 외면에 큼지막하게 걸려있다.
"여기 혹시 오성타운이에요?"
"잘 아네 뭐."
"지식으로는 알고 있었어요."
애시당초 과정이 있었다.
선배가 오성전자를 사라고 해서 오게 된 거니까.
'오성그룹 사옥들이 모여있는 곳 맞지?
오성전자, 오성생명, 오성물산 등.
과거에는 더 많은 계열사들이 있었지만 이전하였다.
그래도 오성타운이라고 부른다.
이곳에 온 목적도 얼마 지나지 않아 알 수 있었다.
『제48기 오성전자 정기주주총회』
주주총회가 열린다는 푯말.
소라의 가슴이 아까와는 다른 이유로 두근거린다.
'설마!'
선배가 최근에 하는 일을 알고 있다.
방송에 나와서 오성전자에 강력한 비판을 가한다.
이에 호응하는 여론도 뜨겁다.
다음에 하게 될 일도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