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4화 (134/450)

"공구레이디도 떡상하는 거지! 막말로 공구레이디 없으면 빅사이즈 의류 어디서 구해."

미투 운동으로 얻게 된 작은 보람이다.

지금까지는 그것만으로도 만족했지만.

'돈도 벌 수 있는 거야? 정말로 미투가 세상을 바꾸고 있네.'

시위의 대표적인 구호.

미투 운동을 하면서 힘들었고 고됐던 순간들이 뇌리에 스치면서 가슴이 웅장해진다.

〔애비〕

「우리 딸 왜?」

−아빠 나 천만 원만

−나중에 갚을게

「천만 원은 많이 큰 돈인데 우리 딸 무슨 일일까?」

−그냥 주라고!

−나중에 갚는다고 하잖아!!

「알았어 ㅎㅎ 일 끝나고 보낼게」

'애비는 미투가 얼마나 큰일인지 모른다니까? 맨날 일만 하고.'

세상이 바뀐다면 그런 일도 사라질 것이다.

겨우 천만 원 가지고 인색할 필요도 없다.

"미투가 세상을 바꾼다악!"

"피해자의 눈물이 증거입니다악!!"

더 열성적으로 시위를 한다.

시위 참가자들을 중심으로 공구레이디는 무섭게 퍼지고 있다.

〔한국 주식 갤러리〕

─공구 이거 시총이 개좆이라 가지고 노는 거 같은데

─이대남 연전연패 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공구레이디 보력 뭐누 ㅅㅂ

─공구레이디 ^^ㅣ발련아 나도 대줘

 그렇게 주가가 급상승.

뉴스에서도 미투 얘기뿐이다.

투자자들의 평가 또한 점점 바뀐다.

─공구 이거 시총이 개좆이라 가지고 노는 거 같은데

진짜 이유도 없이 오르네

└언제는 이유 있이 올랐냐 좆밥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국장 원투데이 해?

└유일한 미투 수혜주인데 당연히 가는 거지

└입맛이 서구화되고 국민 비만율이 늘어날수록 공구레이디는 간다 풀매수

상승장에서는 낙관론이 팽배해진다.

개별주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일.

주가가 모든 것을 설명한다.

좋은 회사니까, 그럴 만하니까 오르겠지.

─공구레이디 여성가족부에서 밀고 있는 주식이라 못 떨궈

여자들이 많이 사서

여자들 손실 안 보게 하려고 여가부쪽에서 밀어주는 중이라 절대 못 떨굼

└바로 그거였누

└ㄹㅇ 여가부 예산이 1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농담 아니고 연기금에서도 죽자고 올리는 주식들도 있음

└진짜 그럴 거 같아서 소름인데

이유는 얼마든지 붙일 수 있다.

처음에는 회의적이었던 사람들도 생각이 달라진다.

돈이 되니까.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공구레이디는 연일 신고가를 돌파한다.

* * *

주식판은 미친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Girls can do anything!"

진짜로 미쳐버릴 때도 있다.

소라가 위풍당당하게 현관문을 박차고 들어온다.

"아주 당당한 여성이 되었구나."

"공구레이디에서 주문한 티셔츠에요. 어때요?"

입고 있는 티셔츠.

방금 말한 문구가 새겨져 있다.

여성의 인권에 크게 이바지하는 모양이다.

'주가가 올라서 아주 신났더라고.'

공구레이디 티셔츠까지 사서 입었다.

해당 회사를 알기 위해서는 물건을 구입해보는 것 만한 게 없다.

"빅사이즈 구하기 힘들었는데 이런 방법도 있네요."

"근데 허리가 헐렁한 거 아니야?"

"그렇게 보여요? 이렇게 당기면."

그런 소라에게 있어서 유용한 쇼핑몰일지도 모른다.

평소에도 불만이 많았다.

가슴이 답답하다.

늘어나서 못 입겠다.

프리 사이즈로 잘 구한 줄 알았는데.

'오우야.'

헐렁한 허리의 옷깃을 쭉 당긴다.

그러고 고무줄로 묶자 몸매 라인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선배 방금 시간 했죠?"

"니가 보여주니까."

"여성 인권 운동가의 한 사람으로서 두고 보지 못하겠는데요."

최근 이상한 단어들을 알게 되었다.

나를 범죄자라도 보는 듯한 경멸스러운 시선이 꽂힌다.

털썩!

그대로 내가 앉아있는 의자 위에 올라탄다.

엉덩이를 좌우로 흔들흔들 하더니 피식 웃는다.

"이 상황에도 꼬추가 반응해요?"

"그야 당연히 서지."

"한심하네요. 남자들 머릿속에는 성욕밖에 없다더니 진짜네♪"

엉덩이 한쪽으로 꼬추를 꾸깃꾸깃 밟는다.

어떻게 세워보려고 해도 크고 무거워서 불가능하다.

'소라에게 매도를 당하는 날이 올 줄이야.'

조금 다른 의미의 매도긴 하지만 흥분되는 건 마찬가지.

소라도 재미가 들린 듯 더 들이댄다.

"5살이나 어린 후배한테 욕 들으면서 발기하고."

"아!"

"싸고 싶어요? 안돼요."

"어떻게 해야 싸게 해줄 건데?"

사디스트 같은 표정을 짓는다.

조금 맞춰주자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한다.

'사디스트 언냐는 조금 예상 외지만.'

매도는 능숙하다.

그것이 소라에게 어울리는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우월한 여성에게 굴복하세요. 열등한 남성씨."

"아! 아아!"

"자, 자 굴복하고 편해지라구요. 이 열등남. 열등남♪"

이런 PC라면 괜찮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소라가 엉덩이살로 부비부비 한다.

묵직한 체중.

그리고 압력.

빳빳하게 섰음에도 눌려서 쌀 수가 없다.

쪼옥♡

항복의 의미로 두 손을 들자 키스를 해준다.

눈길도 순식간에 장난스럽고, 사랑스러워진다.

"라는 분위기가 있더라고요."

"그, 그래……."

"장난인 거 아시죠? 응?

"아♡"

또 엉덩이로 꾹꾹 눌러 비빈다.

빳빳하게 서 민감해진 그곳에 쾌감인지 통각인지 모를 것이 덮쳐온다.

'언냐 나 죽어.'

당당여성.

직접 해보았다고 한다.

뭐든 경험해보는 것보다 좋은 것은 없다.

"한국 주식 갤러리에서도 미친놈들은 많이 봤지만……."

"크흠!"

"거긴 자신들이 미쳤다는 사실을 모르는 점에서 더 위험한 것 같아요."

"그게 핵심이지."

커뮤니티는 작은 사회다.

현대인은 지인들과 나누는 시간보다 커뮤니티에서 지내는 시간이 더 많은 경우도 있다.

'안 좋은 커뮤니티를 오래 하면 사고 구조에도 영향이 가거든.'

특히 여초 커뮤니티.

본인들만의 망상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것을 지속하다 보면 망상과 현실을 구별하지 못하게 된다.

소라도 그것을 눈치챈 모양이다.

당당여성을 하는 유저들은 도저히 현실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같다.

"남친이 금수저에 10억씩 있다고 하고."

"흠."

"꼬추도 17cm가 넘는다고 하고."

"내 얘기하니?"

소라의 호흡이 가빠진다.

따뜻하고 습기진 숨결을 지근거리에서 내뿜고 있다.

'누가 봐도 발정한 거 같은데.'

본인은 아는지 모르겠다.

어느새 내려간 오른손이 나의 소중한 곳을 만지작거린다.

"이런 거 넣으면."

"아!"

"아플 거 알면서 그런 거죠? 나빴어. 이렇게, 이렇게 혼내줘야지."

아주 신이 났다.

바지춤에서 꺼내서 쓱쓱 문지른다.

내가 느끼는 얼굴을 보며 키스를 박는다.

쭈왑! 쭈왑♡

최근 며칠 안 봤더니 소라도 달아오른 모양이다.

완전히 착정을 하려는 움직임이다.

"열등 정자 쭉쭉 뽑아봐요. 땅바닥에 무의미하게 흩뿌리는 게 어울릴 것 같은데♪"

컨셉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장난인지 진심인지 모를 소라의 손길이 나를 자극시키고 있지만.

'슬슬 올 때가 되긴 했지.'

사정.

아니, 그 이상의 쾌감이다.

투자자에게 그만한 것을 줄 수 있는 건 단 하나 뿐이다.

─세력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더블 킬!

트리플 킬!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이미 3배에 가까운 상승을 했지만 그마저도 전초전에 불과하다.

'근 한 달간 계속 흔들면서 물량을 받아 놨으니까.'

세력이 유통 물량의 대부분을 가지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5연상도 칠 수 있을 것이다.

이 순간만을 기다렸다.

대량의 수익 실현을 하면서 PC 운동을 하는 극단주의자들에게도 빅엿을 먹여준다.

"선배 빨리 찍 하고 싸봐요. 네? 네?"

"좀 닥쳐봐."

"히익!"

언냐는 좀 맞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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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이 번쩍한다.

온몸이 사시나무 떨리듯이 떨린다.

전신에 느껴지는 이상한 감각.

소라는 비슷한 상황을 경험한 적이 있다.

"오빠 지금 거래해야 하니까 가만히 있어."

"네."

"알겠지?"

"히익!"

엉덩이에 또 묵직한 타격이 느껴진다.

평소였다면 버럭 화부터 낼 상황이지만.

'뭐, 뭐지 이거? 기분이 왜 좋아?'

이상하게도 몸이 안 움직인다.

대신 하반신의 감각에 전신의 신경이 집중된다.

오싹하다.

이어서 아픔이라고 느껴졌던 것이 등줄기를 타고 몸 곳곳으로 퍼져 나간다.

"너 같은 언냐들 때문에 주가가 뒤룩뒤룩 찌잖아."

"히익!

"궁뎅이도 뒤룩뒤룩 쪄가지고."

"오곡!"

그것이 한 번 더.

손바닥 자국이 명확하게 느껴질 만큼 선명한 타격이다.

화를 내야 한다.

그만두라고 해야 한다.

하지만 몸이 명령을 안 듣는다.

'아, 아앙. 좀 더. 좀 더 해줘요…….'

오히려 원하고 있다.

가슴팍에 얼굴을 묻은 채 꼭 끌어안는다.

무심하게도 마우스 소리만이 드문드문 들려온다.

거래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평소에는 그렇게 성추행을 하면서 정작 자신이 원할 때는.

"존나 잘 오르네 진짜. 오늘 상 찍겠는데?"

"……."

"소라야? 소라야? 혹시 화났니……?"

이제서야 자신을 부른다.

온몸을 맞대고 있으면서 이렇게 무시할 수가 있다니.

'진짜 혼내주고 싶은데.'

가슴이 두근두근 댄다.

도저히 인정하기 싫다.

설마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싶지만.

"엉덩이 때려서 미안해."

"아!"

"자자, 이러면 안 아프지? 오빠 손은 약손. 이게 아닌가 아무튼 미안해."

민감해진 엉덩이를 쓰다듬는다.

선배의 손이 스칠 때마다 또다시 등줄기가 짜릿하다.

'기분 좋아. 왜?'

이것이 무엇인지.

과거에는 알지 못했다.

경황도 없었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몰랐다.

다시 한 번 당하자 알 것 같다.

여초 사이트를 둘러보며 성적인 지식도 쌓이게 되었다.

꿀꺽!

오르가즘.

겨우 엉덩이를 맞은 걸로 느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힘들 뿐이다.

"괘, 괜찮으니까."

"괜찮아?"

"얼마나 올랐는지나 보여줘요……."

또 한 가지가 있었다.

호흡을 고르고 자세를 바꿔 앉는다.

모니터가 앞의 차트가 보인다.

그와 동시에 배에 닿는 손길.

"완전 흑좆양봉이라니까?"

"흑좆?"

"그래, 여기까지 쑥 들어가는 거지."

이것도 당시에는 몰랐다.

그저 높은 곳을 꾹꾹 누르면 기분 좋았던 것만 기억난다.

'꼬추 얘기하는 거잖아 이 씹새끼가!'

자신의 배를 엄청나게 만지작거렸다.

그 탓에 이틀은 배가 땅겨서 고생했다.

"또 흑좆이다."

"아!"

"큰 게 좋아? 여기 만져주면 좋아?"

"좋아!"

그럼에도 허락한다.

선배가 두껍고 단단한 손가락으로 꾹꾹 누를 때마다 몸이 반응하고 있다.

'이거 완전 성희롱인데, 성추행인데……. 좋아.'

솔직한 감정.

압력을 받는 부분이 짜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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