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23화 (123/450)

내가 알고 있던 역사 그대로다.

'11월부터 랠리가 시작해서 12월 중순이 고점이었지.'

원래부터 급상승을 하고 있었지만, 11월부터 더욱 가속화된다.

30도 정도였던 각도가 70도로 껑충.

사실 이는 개잡주 차트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우상향 하는 주식은 70도로 꺾였을 때 곧 정점에 다다른다.

"그래요?"

"응. 너도 주식을 많이 하다 보면 보게 될 거야."

"70도……, 주의해야겠네요."

탐욕과 욕망으로 주가가 펌핑된다.

차트는 100% 신뢰할 수 있는 지표는 아니지만.

'적어도 지뢰를 거를 때는 도움이 되지.'

물론 그것을 돌파할 수도 있다.

그 작은 가능성에 희망을 걸 이유가 없을 뿐.

수많은 자산 중 확률 높은데 베팅하는 것이 옳은 투자다.

수비 범위는 넓을수록 좋다.

"그럼 오빠도 코인 그만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아직은 괜찮아."

"?"

나는 고점을 알고 있다.

2만 달러 돌파를 실패하고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는 척 쌍봉을 찍고 내려온다.

아니, 완전히 추세가 꺾여서 떡락을 한다.

전형적인 하이먼 민스키 모델이라 외우기가 쉽다.

'그전까지는 꿀을 빨아야지.'

급등장이 무서운 건 언제 꺼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것을 안다면 돈을 캐는 노다지가 된다.

"오빠 근데."

"응?"

"오늘도 안 해요? 저 조금 서운하려고 하는데."

혜리와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빈 강의실에서 아찔한 데이트를 즐긴다.

쪼옥!

혜리의 자그마한 입술을 먹는다.

너무 작아서 혀만 넣어도 가득 찬다.

통통한 허벅지도 꼬집꼬집 한다.

그렇게 애만 태우고 넣어주진 않는다.

"피임약 먹으면 혜리도 힘들잖아."

"그치만……."

"주말에 존나 놀아줄 테니 그때까지 참아."

"참을게요♡"

착한 아이다.

정말로 참으려고 하는지 허벅지를 비비꼰다.

혜리한테는 미안하지만 예열용이다.

잔뜩 주물러 흥분한 다음에.

'2차로 소라 불러서 대딸 받으면 크~.'

흥분이 배가 된다.

소라의 손에 듬뿍 싸면 그 양에 놀라는 모습이 백미다.

즐거운 학교 생활.

코인도 잘되고 매일매일 재밌게 보내고 있지만.

"그러고 보니."

"응?"

"요즘 코인 동아리 부장도 소문이 안 좋더라고요. 오빠처럼."

"……."

남의 눈에는 안 좋게 보일 수 있는 것도 사실.

나는 적당히 스트레스만 풀고 있다.

'하지만 성공을 갑자기 해버린 사람은.'

조절이 안된다.

코인충들의 여러가지 패악질이 슬슬 드러날 참이다.

그리고 그것이 사람들의 투자 심리를 더 부추긴다.

한국에서 유독 코인붐이 일어난 이유.

"나는 안 들키잖아."

"그럼 더 악질 아니에요?"

"크흠! 아무튼 코인충 많아졌으니까 파프리카TV 주식이나 사."

"네♡"

그 최후는 비참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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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바뀐다.

"와! 오빠 차에요?"

"그럼 내 차지."

"비쌀 거 같은데……, 렌트 아니고요?"

"폼 안 나게 내가 그런 짓을 왜 해!"

도경은 쏘나타를 타고 다녔다.

부모님이 사준 소중한 첫 차였다.

삐익!

지금의 자신에게는 너무 초라하다.

'람'자로 시작하는 녀석을 새로 샀다.

"날개가 자동으로 열리는 거에요? 너무 멋있다……."

"하하, 벌써부터 놀라면 곤란한데."

"그래요?"

"승차감이 더 쥑여줘~."

람보르기니.

자신도 말로만 들어보던 녀석이다.

가격도 비싸서 상당히 고민을 했지만.

'내가 번 돈이 얼만데 이 정도는 긁어줘야지.'

어중간한 아우디, BMW를 사기에는 큰 부자가 되었다.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만 20억 원.

근 몇 주 새에 2배 이상 불어난 것이다.

코인의 폭발적인 상승이 이를 가능케 했다.

부우웅~!

우렁찬 배기음과 함께 굴러간다.

조수석에 여자를 태웠을 때의 반응은.

"꺄아아~~!!"

"더 재밌게 해줄까?"

"어, 어떻게요?"

"스포츠카잖아. 뚜껑도 열 수 있거든~."

큰 돈 들인 보람을 느끼게 해준다.

열에 아홉은 드라이브 한 번에 반한다.

'3억 5천. 돈값 하네.'

사실 조금은 아까웠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목돈이라?

그보다는 시드로서 활용 가치다.

그 돈을 코인에 넣으면 더 불릴 수 있을 텐데.

〔코인 단톡방〕

「나 페라리 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페라리 차키 인증.jpg)」

「그 돈으로 코인을 샀으면」

「ㅄ임?」

「ㄴㄴ 차 담보로 시드 마련할 수 있는데……」

고민했던 내용이다.

코인을 하는 친구들 덕분에 간단히 해소할 수 있었다.

'이자가 조금 있긴 한데……, 그건 따서 채워 놓으면 되는 거니까.'

코인 단톡방이 있다.

일반 투자자가 아닌 자신처럼 10억 이상 번 능력자들.

여러가지 쏠쏠한 정보가 들어온다.

최근 가장 뜨겁게 오가는 화제는.

"명품 관심 있어?"

"명품이요? 없어서 못 입죠."

"험험! 오빠가 하나 사줄까?"

명품이다.

차 뿐만 아니라 옷, 시계 기타 등등.

'여자에 대해서도.'

여자를 꼬시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

바로 명품을 사주는 거란 사실 말이다.

『구세계백화점 강남점』

백화점에 도착한다.

차에서 내리자 주차장 행인들의 시선이 단번에 꽂힌다.

"와……."

"왜 그래?"

"사람들이 엄청 쳐다봐요. 람보르기니에서 내려서 그런가."

"지윤이가 예뻐서 그렇지."

"오빠도 참!"

그럴 수밖에 없다.

자신도 뚜벅이 시절에는 스포츠카를 동경했으니까.

'대체 얼마나 잘난 사람이 타고 있는지 궁금했지.'

그것이 자신이 되었다는 사실.

도경은 어깨에 잔뜩 힘을 주며 걸어간다.

지윤의 어깨에도 은근슬쩍 손을 올린다.

처음에는 이래도 되나 긴장을 했지만.

'이 정도는 괜찮잖아?'

의외로 여자도 싫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힘이 더 들어간다.

"오빠 저 이거 좋아하는데!"

"아 구찌?'

"좀 비쌀까요……"

"아니야. 지윤이가 사고 싶으면 사줄 수 있지."

쇼핑할 능력이 있으니 더더욱.

문외한인 도경도 구찌 정도는 들어본 바가 있다.

'지수한테도 사줬었지.'

구매한 적도 있다.

작은 가방 하나에 100만원이 넘어가는 터무니 없는 가격이다.

"오빠 어때요? 어울리는 거 같은데."

"그, 그런가?"

"저 이거 갖고 싶은데."

"알았어. 사줄게."

선물 받은 여자들이 좋아한다.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 가격이지만.

'람보르기니에 비하면 1/100도 안되니까.'

까짓것.

눈 딱 감고 사준다.

도경은 계산대에서 일시불로 카드를 긁는다.

지윤이 더 딱 달라붙어 온다.

팔에 가슴의 감촉이 느껴지는 아주 가까운 거리다.

"오빠 저 사고 싶은 옷 있는데."

"알았어. 딱 하나만 더."

"아싸!"

명품을 사줄수록 더 가까워진다.

몸은 물론 마음의 거리도 말이다.

'이 정도야 뭐.'

도경은 핸드폰을 두들긴다.

자신이 애용하는 거래소를 보기 위함.

예상 밖의 지출에 구겨졌던 표정이 환하게 펴진다.

오히려 돈이 늘어났다.

"오빠 뭐 봐요?"

"코인."

"어떻게 됐는데요?"

"그야 당연히 벌고 있지~."

"역시 도경 오빠!"

자신이 데이트를 하는 사이에도 코인 시장은 굴러간다.

비트코인이 알아서 돈을 벌어다 준다.

'하긴 내가 버는 돈이 얼만데.'

고작 몇백만 원 정도의 쇼핑으로 기 죽을 이유가 없다.

돈은 쓴 만큼 더 벌면 그만.

도경은 최근의 화려한 나날을 즐기고 있다.

정말 꿈만 같은 세계에서 살게 되었다.

차가 바뀐다.

여자가 바뀐다.

자신의 인생이 바뀌어가고 있다.

"최근 그 녀석 같은 손님이 많아졌네."

"뭐가?"

"방금 그 커플 말이야 그 커플!"

"아~."

도경과 지윤이 떠나간 매장 안.

직원들이 손님의 뒷담을 까고 있다.

일상이다.

명품 매장 직원으로 근무하는 건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 나이에 어떻게.'

부자들이 오는 건 그럴 수 있다.

세상에 돈 많은 사람들도 있는 법이니까.

하지만 금수저.

자신보다 더 어린 애들이 돈을 펑펑 쓰는 걸 보면 배알이 꼴린다.

"남자쪽 그제도 왔던 애잖아."

"그래? 나 그때 휴일이라."

"완전 그 녀석 같긴 하네."

"그치~?"

심지어 이상한 애들도 보인다.

여자를 액세서리 취급하는 놈팽이들.

'뭐, 그 녀석 정도는 아닌 것 같지만.'

명품관 직원들이 전부 아는 VVIP 고객이 한 명 있다.

달마다 수천만 원씩 뿌리니 모를 수가 없다.

"걔는 차원이 다르게 쓰지."

"구찌는 오지도 않더라. 에르메스에서 몇 개씩 긁고."

"진짜?"

직원들에게 있어 VVIP는 고마운 존재다.

써주는 만큼 인센티브가 꽂힌다.

문제는 방법.

금수저인 건 그럴 수 있지만, 매번 데리고 오는 여자가 바뀐다.

"비슷한 애들이 은근히 있어 요즘."

"내 말이!"

"그런 쓰레기 같은 놈들이 대체 어디서 솟아나는 거야? 어서 오세요!"

겉으로는 욕을 한다.

속으로는 내심 바라고 있는 게 매장 직원들의 속마음.

'내가 더 스타일 좋고 예쁜데. 나는 왜 그런 남자가 안 오지?'

매일 부자를 상대하다 보면 바뀌게 된다.

자신의 마음속 기준이 높아져 간다.

어중간한 성공으로는 만족하지 못한다.

그런 그녀들의 귀에 들어온다.

"애들아, 애들아! 내가 오면서 들었거든?"

"언니 왜요?"

"무슨 일이에요?"

"아까 그 금수저 커플. 사실 금수저가 아니고……."

코인은 욕망을 먹고 큰다.

* * *

11월 말.

타닥, 탁!

코인은 급상승을 하고 있다.

불과 한 달 사이에 가격이 두 배 가까이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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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9,567.5달러 ▲200.9 (+2.09%)

[최근 한 달간 개떡상하고 있는 그래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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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실시간으로 말이다.

지금도 불과 1시간 사이에 2% 가까이 올랐다.

'진짜 글자 그대로 돈이 복사되는 거지.'

국장 개잡주에서나 볼만한 급상승.

현재 코인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은 비트코인이 이럴 정도이니 나머지 알트코인들은 말 다했다.

완전히 도박판이다.

─이더리움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리플을 도저히 막을 수 없습니다!

─라이트코인은 전설적입니다……!

이제 막 정보를 접한 킹반인들이 이것을 보면 아무리 이성적인 사람도 훼까닥하게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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