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9화 (49/450)

어리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진짜 즐길 수 있는 타입이다.

꿀꺽! 꿀꺽!

와인을 마신다.

병째 따르지도 않고 그대로.

턱을 타고 다소 흘러내리지만 개의치 않는다.

털썩!

간신히 앉아있는 수현을 밀어 넘어뜨린다.

아주 약간 힘을 주는 것만으로도 침대에 엎어진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나를 똑바로 보고 있는 두 눈동자는 알고 있다.

거부하지 않는다.

꿀꺽!

미세하게 열려있다.

입술을 타고 입에서 입으로 와인이 전해진다.

식도를 타고 넘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자취방.

작은 소리도 두 배, 세 배로 증폭된다.

"하아……, 하아……."

입을 떼자 가쁜 숨을 몰아쉰다.

나를 바라보는 두 눈은 나의 대답을 기다리는 것 같다.

"요 며칠 수현이가 도와주니까 일이 많이 편하더라."

"그래서요."

"어때? 오빠랑 마리아주 한 번 엮어보는 게."

"작업 멘트 조금 구린데."

"……."

아닐 수도 있고.

냉정한 대답.

남자친구가 있으니만큼 어찌 보면 그것이 당연하다.

쮸릅쮸룹!

그런 이성이 나설 시간이 아니다.

어느새 다시 겹쳐진 입술은 서로의 타액을 거칠게 탐하고 있다.

와인이 섞인 침은 조금 시다.

어렸을 때 먹었던 맥주맛 사탕처럼 계속 빨고 싶다는 느낌이 든다.

"괜찮겠어?"

"여기까지 해놓고 뭘……."

"알았어."

"맘 변하기 전에 빨리요."

입고 있었던 청바지가 바닥에 나뒹군다.

속옷까지 가지런히 올려져 있다.

하반신이 휑해진 수현.

이 순간만큼은 소녀인 듯 두 팔로 얼굴을 가린다.

찌걱!

대보니 아주 적당하게 젖어있다.

따로 전희는 필요 없을 듯하다.

'남친분이 개발을 잘 해둔 건가?'

나도 당장 아랫도리가 터질 것 같다.

그대로 대고 쭉 밀어 넣는다.

아직 어려서 그런지.

충분히 젖었다고 생각하는 데도 저항감이 만만치 않다.

"아!"

하도 단단하게 섰다 보니 어떻게든 된다.

수현답지 않은 야한 신음 소리와 함께 입성한다.

따뜻하다.

아니, 조금 찝찝하다.

이 뜨끈한 감촉은 무언가 잘못됐다.

뒤늦게 확인한 접합부.

흐르고 있는 붉은 액체는 아까 흘린 와인은 아니어 보인다

'좆됐네…….'

신제품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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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아무리 신중을 기해도 실패가 나올 수밖에 없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는 속담이 있는데.'

주식 분야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유명한 수준을 넘어 레전설인 인간이 틀려.

그런 사건이 매주 1번씩은 일어난다.

100% 맞는 투자는 그 누구도 불가능하다.

가능한 확률을 높여나갈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봤을 때 제법 괜찮은 투자였는데.

"생리야?"

"……."

"생리인 걸로 칠게."

넣고 있던 물건을 뺀다.

주르륵 딸려 나오는 붉은색의 액체는 확실히 와인은 아니다.

'남친이 있다고 했지 야스 대주주라고는 한 적은 없긴 해.'

투자 대상에 대해 면밀한 조사하지 못한 걸지도 모른다.

종종 일어나는 사고다.

이런 거 저런 거 다 따지면 투자할 대상이 없다.

다소의 의구심은 덮어놓는다.

"그 날이면 하면 안되겠다. 음, 그러자."

"생리 아닌데."

"다음을 기약하는 걸로……."

"아니라고요."

매수할 때도 확신이 있었다.

그도 그럴게 워낙 푹 젖어있었다.

남자친구도 있다고 한다.

사전 조사가 도리어 확증 편향을 만들고 말았다.

"처음 맞아요."

잠자코 누워있던 수현이 일어난다.

침대에 앉은 채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연다.

오므린 다리.

그 안쪽이 애달픈 상태라는 것은 말해봐야 입만 아플 것이다.

"남친 있다는 거 구라였어?"

"그럴 리가."

"사이가 틀어졌다거나……."

"전혀요."

보통 귀한 것은 남자친구한테 준다.

공교롭게도 선약이 있었다고 한다.

"오는 토요일에 할 것 같은 느낌이거든요."

"사이가 좋나 보네."

"그럭저럭."

한창 좋을 시기다.

자유분방한 대학에 와서 오픈 마인드가 안되면 그게 더 이상할 일.

그렇게 재미있을 시기에 왜?

바로 그것이 문제였다고 한다.

"막상 하게 된다고 생각하니 고민도 되고."

"그럴 수 있지."

"그리고 솔직히……, 왜 하는지도 모르겠고."

남자친구를 사귄 이유.

딱히 사랑 같은 대단한 과정이 있는 건 아니었다.

그냥.

글자 그대로 그냥.

여자들 사이에서 남친은 일종의 스펙이기도 하다.

'품절녀다 뭐다 그런 거.'

그런 분위기에 등 떠밀어져서, 마침 고백도 받았다.

시험삼아 사귀어보았는데.

"좋은 사람이긴 한데."

"나는?"

"완전 시시껄렁한 남자죠."

"……."

생각했던 것처럼 즐겁지가 않다.

데이트도, 스킨십도 의무감에 하게 되었다.

무료한 나날.

자신보다 더 재미없는 일상을 보내던 소라에게 생긴 변화에 흥미가 일었다.

"뭐 확실히 주식만큼 재밌는 게 없긴 하지."

"아뇨."

"응?"

"오빠가 해서 재밌는 거 같아요."

단순한 도박 놀이.

그런 거라면 김이 샜을 것이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복잡하고 신묘한 면이 있다.

나에게 강의를 들은 그날 이후로 주식에 관심이 생겼다.

인생 처음으로 흥미를 쏟을 대상을 찾게 되었다.

'그걸 노리고 가르쳐준 거기도 한데.'

가르친 입장에서 나도 뿌듯하다.

주식은 일평생 관심을 가질 만한 가치가 차고 넘치는 분야니까.

"그래서 처음을 준 거야?"

"그것도 그런데."

"응?"

"오빠가 의외로 괜찮은 남자인 거 같아서."

젊은 청춘에게는 그런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와 닿지 않을 것이다.

당장의 감정.

눈길이 부드럽다.

술은 이미 다 깬 듯 또렷하게 내 눈동자를 마주 보고 있다.

쭈왑!

입술이 닿는다.

수현의 마음을 확인했다고 봐도 될 것이다.

남자친구와 잘되고 있다면 책임질 일도 없다.

마음이 놓인다.

"갈아타게?"

"그건 아니죠."

"……."

"뭔가 받아들이고 싶어졌어요."

숨결이 닿는 지근거리에서 달콤한 말을 속삭인다.

본인은 알지 모르겠지만.

쮸릅쮸룹!

대놓고 유혹하는 말이다.

두텁지 않은 작은 입술을 삼키듯 빤다.

그대로 눕혀 가슴에 손을 가져다 댄다.

아직 벗지 않은.

"왜? 여긴 안돼?"

"안되는 건 아닌데……."

"아닌데?"

"다리는 이쁘다는 말 자주 들어요."

그러고 보면 상의는 탈의하지 않았다.

이미 박기까지 했으니 노출이 아웃인 건 아닐 텐데.

'그럴 만하지.'

혜리만 해도 슴부심이 꽤 있는 편이다.

구체적으로는 D컵에 해당한다.

소라는 말할 것도 없다.

가슴이 걸어 다니고 있으니 콤플렉스가 생길 만하다.

"그러네."

"너무 만지면……."

"오빠가 급해서 그런데 일단 좀 써도 될까?

"아, 네."

하지만 여자는 가슴이 다가 아니다.

얼굴도, 비율도, 각선미도 중요하고.

'일단 박아보면 아는 거지.'

그것보다 더 좋은 확인 방법은 없다.

방금은 갑작스런 상황에 죽어버렸다.

다시 단단하다.

타액들로 미끌미끌해진 그곳에 비집어 넣는다.

"오빠 저……."

"아, 맞다! 콘돔 안 꼈지."

"그게 아니고."

"응?"

"억지일 수도 있는데 첫경험은 그냥 하고 싶었거든요."

로망이다.

그 이전에 사용감.

키보드도 덮개 따위 안 쓰는 주의다

'여러가지 머리가 복잡해지긴 하는데.'

회귀 전의 나.

잃을 게 많은 상황에서는, 짊어진 것이 많은 입장에서는 쉽사리 내릴 수 없는 결단이다.

그런 것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아니, 머리가 굴러갈 만큼 이성적이지 않다.

쑤욱!

원래의 나라면 상상도 못할 만큼 단단하게 섰다.

그것을 기분 좋게 비비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씨발!'

조그마한 혜리와 달리 확실히 여유 공간이 있다.

개발이 덜 됐을 뿐.

미개척지를 탐하는 것은 남자가 가진 생물학적 본능이다.

"아! 아!"

움직일 때마다 신음 소리가 들린다.

처음에는 아파하는 듯했지만 이내 야릇한 교성으로 변한다.

여자가 암컷이 되는 것도 생물학적 본능일지 모른다.

평소의 수현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녹아있다.

'가슴도 꽤 있구만.'

정신 없어 하는 사이에 상의를 벗긴다.

B컵 정도로 보이는 살덩이가 드러난다.

애처롭게 서있는 유두.

괴롭힐 맛이 나는 작은 그것에 입을 대고 흡착한다.

"오빠, 잠깐 가슴은……."

처음에는 버둥거리더니 이내 내 머리를 꼭 끌어안고 신음을 흘린다.

주기적으로 내는 안정된 신음.

느끼고 있다.

그와 비례해 안쪽도 움찔거린다.

질척해진 안쪽에 피스톤질을 시작한다.

'남친씨 미안 먼저 실례할게.'

하는 거야 밖에 할 수도 있지만 기왕지사.

까놓고 말해서 질싸는 참을 수가 없다.

"찬욱 오빠……."

본인도 알았을 것이다.

따듯한 액체를 흘러 넣고 있다.

꽤나 쌓였는지 한 번에 나오지 않는다.

나를 꼭 끌어안은 채 받아들이고 있다.

누구도 탐해본 적 없는 수현의 그곳에 나의 흔적을 남긴다.

'맛있었다. 만족했어.'

딱히 성욕에 휩싸인 게 아니다.

제대로 음미를 하며 구석구석 맛봤다.

슬렌더한 몸매는 떡감이 부족하긴 하지만, 그것을 메우고도 남을 만큼 몸매가 괜찮다.

얇은 허리는 그립감이 좋다.

자신 있다고 한 각선미도 골반부터 쭉 둥그스름하게 이어져 내려서 만질 맛이 난다.

"안에 했어요?"

"미안."

"미안할 건 없지만……, 따듯한 게 느껴져서요."

무엇보다 감도.

만졌을 때의 반응이 정직하다.

잘만 개발하면 끝내주게 야한 여자가 될 것 같다.

'이미 선객이 됐으니까 좀 더 써도 되겠지.'

뻑뻑했던 안쪽도 그럭저럭 풀렸다.

말랑말랑해진 물건을 쓱쓱 비비자 내벽의 돌기가 자극을 해댄다.

"오빠."

"응?"

"이런 말 조금 이상할 수 있는데……."

"또 뭔데?

"좀 더 격하게 해줄 수 있어요? 아픈 걸 원하는 건 아니고."

한쪽 팔로 얼굴을 가린 채 눈을 돌린다.

파트너에게 요구하는 것이 부끄러운 모양이다.

'가끔씩 있지.'

아니, 의외로 흔하다.

강간 페티쉬가 있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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