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18 자라나는 의심의 싹 #4
“그 까마귀 마물이 그랬잖아요... 저희들은 타이라트에게 속고 있다구요...”
“그렇죠.”
“이젠 타이라트가 방법을 바꿔서, 사람들에게 접근해 악한 마음을 심어주는 것이 아닐지... 잠깐, 지혁 씨...! 지금 제가 이야기를 하고 있잖아요...! 그만햇...!”
아델이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투정을 부리며 내 가슴을 밀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손에 힘이 하나도 들어가 있지 않았다.
난 가운을 입은 상태였던 아델의 목과 쇄골 등에 여러 번 키스를 하며 그녀의 흥분감을 점점 고조시켰다.
“흐아아... 지혁 씨... 잠깐마안... 명령이에요... 하지 마세요...!”
“잘 안 들립니다.”
“거짓말...! 들리잖아요...! 지금 저희는 이럴 때가 아니라, 이번 사건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을 해야...”
“제가 알아본다고 했잖습니까. 절 못 믿으시는 건가요?”
“그, 그건 아니에요...”
“그럼 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그만하죠. 지금은 아이테르 충전이 더 중요합니다. 갑자기 마물이 나타나버리면 어떡해요? 실비아 씨의 아이테르 에너지도 다 떨어졌는데...”
능글맞게 핑계를 늘어놓은 나는 가운을 들춰 아델의 허벅지를 살살 쓰다듬었다.
새하얗기 그지없는 탄력적인 다리.
허벅지부터 발목까지 역삼각형으로 내려오는 라인이 무척 요염하다.
가운 위로 볼록하게 튀어나온 아델의 가슴 사이에 얼굴을 묻고 그대로 침대에 쓰러뜨리니, 그녀가 내 머리카락을 다소 강하게 쥔다.
“궤변... 이에요... 흥앗...♡”
뜨거운 숨결을 내 정수리에 불어넣는 아델.
그녀가 말을 잇는다.
“지혁 씨이... 불 꺼주세요...”
“그냥 켠 상태로 있을게요. 얼굴 보고 싶어요.”
“시러요... 창피해... 빨리 꺼요...”
난 말없이 침실 리모컨을 조작해 불을 최대로 낮췄다.
지척이 아니라면 서로의 얼굴을 알아보기도 힘들 정도로 감도가 낮아진 불빛.
상체를 올려 아델과 눈을 맞춘 내가 물었다.
“됐나요?”
“네에... 저... 지혁 씨...”
“예.”
“마사지 해주세요...”
뜻밖의 부탁이었다. 대담하기도 하고.
먼저 만져달라고 하다니... 눈물이 막 나려고 하네?
제주도에서 해주었던 애무가 마음에 들었던 것 같구나.
“무슨 마사지요? 오일? 아니면 그냥?”
“오일도 있어요...?”
“예. 가지고 왔습니다.”
“이, 일단은 그냥 마사지로...”
고개를 끄덕인 나는 아델의 옆으로 몸을 옮겼고, 정자세로 누웠다.
이후 아델의 팔을 잡아당겨 내 위에 올라타게 한 다음, 그녀의 허리춤에 감겨있는 가운 끈에 손을 올렸다.
“이거 풀게요.”
“안 돼요... 풀지 마요...”
말은 그렇게 해도 막으려 하지는 않고 있잖아.
은근히 여우같은 구석이 있다니까.
끈 한쪽을 잡은 나는 그걸 아래로 당겼다.
그러자 스르륵! 하는 미세한 소리와 함께 가운이 풀렸다.
“후아... 덥다아...”
귀여운 추임새를 넣는 아델을 향해 피식 웃어준 나는 가운의 섶을 양쪽으로 열었다.
골반 라인을 손으로 훑고 지나가니 팬티 끈의 보드라운 촉감이 느껴진다.
브라를 차지 않아서 가운 안은 알몸일 거라 생각했는데, 최후의 보루로 남긴 모양이다.
난 사선으로 툭 튀어나온 아델의 장골에 손가락을 올려 약한 힘으로 눌렀다.
“흐앗...!”
아델이 지렁이처럼 몸을 꿈틀거렸다.
나는 명치 부근에서 다소곳이 깍지를 낀 그녀의 손을 아래로 내렸다.
그리고는 그녀의 허리 전체를 양손으로 부드럽게 쓸면서 올라갔다.
“히익... 헤엑...”
웃음소리가 섞인 신음을 터뜨리는 아델.
내가 물었다.
“간지러워요?”
“네에...”
“여기는?”
검지손톱으로 9, 10번 갈비뼈 사이를 콕 찌르자,
“햐악!”
아델이 살쾡이마냥 하악질을 하더니 몸을 한 차례 튕긴다.
발끝은 세워져 하체가 들렸고, 팔은 바들바들 떨리는 상태.
난 그녀의 가슴 가장자리를 천천히 원을 그리면서 쓰다듬었다.
“후으... 흐우으...”
벌써부터 상당히 거칠어진 아델의 호흡.
이 정도면 됐다고 생각한 나는 상체를 일으켰다.
힘없이 딸려올라간 아델의 허리를 잡아 내 품으로 당기고, 제주도에서 그녀의 아래를 만져주었을 때처럼 침대맡에 등을 기대고 부채꼴로 벌렸다.
그러자 아델이 자연스럽게 내 몸에서 엉덩이를 내리고는, 자신의 다리를 내 허벅지 안쪽에 붙였다.
순종적인 모습이 너무나도 보기 좋다.
나는 식은땀이 솔솔 나기 시작한 아델의 뒷목에 입술을 갖다 대고 쪽 빨아들였다.
“흐야아...!”
얕은 신음을 내뱉으며 목을 움츠리는 그녀.
입술을 떼어내고 자세히 확인해보니, 실비아에게 만들었던 자리와 똑같은 자리에 키스마크가 새겨졌다.
씨익 웃은 나는 한손으론 아델의 가슴을, 남은 한손으론 군살 하나 없는 배를 두드리면서 그녀를 칭찬해주었다.
“기특해요. 착해.”
“.....”
아델은 말없이 호흡을 고르기만 했다.
잔머리가 곳곳으로 튀어나온 뒷목에 코를 대고 숨을 훅 빨아들인 나는, 오른손을 천천히 내려 팬티 안으로 들이밀었다.
그렇게 중지 끄트머리가 아델의 도톰한 치구에 닿는 순간, 그녀가 양손으로 내 오른손목을 덥석 붙잡았다.
의미 없는 반항이었다. 힘도 별로 들어가 있지 않아서 아주 수월하게 비부를 건드릴 수 있었다.
나는 아델의 보지를 처음엔 아주 느릿하게, 시간이 지날수록 속도를 붙여가며 톡톡 두드리기 시작했다.
“후아...♡ 흐웃...!”
“좋아요?”
나긋한 물음에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는 것으로 답하는 아델.
너무 귀엽다. 깨물어주고 싶어.
아델에게 적당히 야릇한 기분을 느끼게끔 해주던 나는, 헤드보드에 기댔던 등을 쭉 미끄러지게 하여 누웠다.
그 뒤 아델을 내 옆으로 오도록 만들었다.
“....?”
아델이 고개를 갸웃하며 날 빤히 쳐다보았다.
눈빛이 마치 안 만지고 뭘 하느냐고 따지는 것 같다.
난 아델의 손을 잡고 불룩 튀어나온 팬티 위로 가져갔다.
그러자 아델의 몸이 완전히 굳어버렸다. 단단해진 자지의 감촉을 느껴 당황한 것이다.
그런 그녀를 향해, 내가 인자한 투로 말했다.
“만져볼래요?”
“.... 네에...?”
“궁금하지 않아요?”
아델은 막 성에 눈을 뜬 상태다.
자지의 생김새를 매체로만 접하거나, 아니면 아예 보지 못했을 텐데, 실물에 대한 호기심이 왕성할 터였다.
예상대로,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자 아델이 침을 꼴깍 삼켰다.
“마, 만져도 돼요...?”
“물론이에요.”
“.....”
자지에 대고만 있었던 아델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처음엔 손끝으로 내 사타구니를 누르던 그녀는, 이내 행동이 과감해졌다.
팬티에 눌린 자지를 쿡쿡 찔러보기 시작한 것이다.
“다, 단단해요... 인터넷에서 묘사한 설명보다... 앗...!”
황급히 입을 틀어막는 그녀.
인터넷으로 찾아봤어? 그 짓 좀 그만하라니까...
내가 아무 말도 없이 가만히 있자, 다시금 용기를 얻은 아델이 귀두와 기둥이 이어지는 움푹 파인 부분을 건드려보았다.
“헉!”
난 일부러 과장스럽게 몸을 움찔 떨었다.
이런 내 모습을 본 아델의 눈에 호선이 그려졌다.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찌르던 아델이 묻는다.
“지혁 씨... 기분 좋아요...?”
“아니요.”
“왜 거짓말해요...? 기분 좋잖아요...”
“별로 안 좋습니다.”
“팬티 벗겨 봐도 돼요...?”
당연하지. 속으로 쾌재를 부른 나는 냅다 하반신을 들어올렸다.
아델은 초조한 척하는 날 보고 입맛을 다셨다.
방 안이 너무나도 어두워 잘 보이지는 않지만, 입꼬리가 올라가있는 것만큼은 확실히 알아차릴 수 있었다.
내가 보여주는 행동에 뿌듯해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아델은 이내 내 골반에 손을 올리고, 팬티를 잡아당겨 허벅지까지 내렸다.
그와 동시에 잔뜩 발기된 자지가 흔들리고,
“아...!”
그걸 본 아델이 놀란 감탄사를 터뜨렸다.
실제로 봐서 신기한 걸까? 아니면 크기에 놀란 걸까?
뭐가 됐든 저 순수한 반응을 보니 흥분된다.
아델은 자지에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대고, 마치 더러운 물건을 취급하듯 엄지와 검지로 귀두를 잡아 들어올린 다음 이곳저곳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왁싱을 깔끔하게 해서 자세히 보이고도 남을 거다.
“어, 엄청 이상해요... 여기 이 늘어진 부분은 음낭이지요? 건드려 봐도 돼요...?”
내 고환 근처를 살펴보던 아델의 물음이었다.
지금이 무슨 성교육 시간인줄 아나...
“잡고 쥐지만 마세요.”
“알겠어요...”
검지를 세운 아델은 고환 사이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약간 찌릿한 고통을 느낀 나는 상체를 살짝 일으키고 다리에 힘을 주었다.
성고문이라도 당하는 것 같은 기분. 얼이 빠질 지경이다.
아델은 이번엔 손톱으로 음낭의 표피를 아주 살살 긁었다.
그러자 간질간질한 쾌감이 파도처럼 밀려오면서, 내 몸이 의지에 반하여 꿈틀거렸다.
“아하...”
무언가 알아냈다는 듯 탄성을 터뜨린 아델.
그녀는 곧 엄지를 제외한 네 손가락으로 그곳을 간지럽히기 시작했다.
어떤 식으로 만져야 내가 쾌감을 느끼는지 학습한 것이다.
“지혁 씨... 기분 좋아요...?”
“예...”
“얼마나 좋지요...?”
입장이 역전된 줄 알고 당당하게 묻는 모습이 웃겨 미칠 것 같다.
일단은 받아주자. 아델의 반응을 더 보고 싶다.
“많이요...”
“징그럽게 생겼어요. 까끌까끌해...”
“아델, 이제 그만하고... 흡!”
나는 말을 하다 말고 숨을 훅 들이켰다.
아델이 다른 손으로 내 귀두 위쪽을 건드렸기 때문.
새끼손가락의 첫마디로 내 요도구 근처를 만져본 아델이 놀란 투로 물었다.
“이 미끌미끌한 건 무엇이지요?”
요도 끄트머리에 응어리져있는 쿠퍼액을 말함이었다.
이를 악 물고 쾌락을 참아내던 내가 대답했다.
“모릅니다.”
“알면서 모른다고 하시는군요. 또 거짓말을 하셨어요. 지혁 씨는 제게 실망감만 안겨주시네요...”
전혀 실망한 표정이 아니면서... 너야말로 거짓말을 하고 있잖아.
“죄송합니다.”
“제가 어떻게 하면 지혁 씨의 기분이 더 좋아질 수 있을까요...? 자세히 설명해보셔요.”
“그냥... 부드럽게 만져주시면 됩니다.”
“이렇게요...?”
주먹을 쥐고 새끼손가락만을 편 채로 귀두에 쿠퍼액을 펴바르기 시작하는 그녀.
압도적인 흥분감을 느낀 내가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렇게...”
“제가 이런 행위를 하다니... 수치스러워요...”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애무를 멈추지 않는다.
내 반응에 만족스러워하는 것이 틀림없다.
항상 수동적이었다가 리드하는 입장이 돼서 기분이 좋은가보다.
이런 식의 교육도 필요하긴 하지. 아델은 다양한 성경험을 해봐야 한다.
“저는 로사리오 님께 죄를 지었답니다. 그러니 지혁 씨는 저를 영원히 책임지셔야 해요. 그렇지요?”
자신감이 올라서 그런지 대담한 말을 하는구나.
당연히 그럴 거란다.
“무슨 죄를 지으셨... 허억!”
아델이 귀두를 살짝 꼬집었다.
내 입에서 그녀가 원하지 않는 말이 나오려고 해서 그런 모양.
“그렇지요?”
재차 물어오며 대답을 촉구하는 아델은 너무나도 요염했다.
실비아에게나 어울릴 법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제법 어울린다.
여신도들을 강압적으로 물들여 묘상으로 만들어버리는 타락한 성녀의 모습이 얼핏 보이는 것도 같다.
“그렇습니다. 영원히 책임질게요.”
“맹세해요?”
“예. 맹세합니다.”
“좋아요.”
환한 미소를 지은 아델이 손을 떼어냈다.
확 날아간 쾌감에 아쉬워하던 나는, 어느새 침대 구석으로 가서 몸을 배배 꼬고 있는 아델을 바라보았다.
방금 자신이 보여주었던 태도가 부끄럽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한 모양이다.
한 차례 숨을 내뱉은 나는 협탁 서랍을 열어 미리 준비해두었던 오일을 꺼내 그녀를 불렀다.
“이리 오세요.”
그걸 본 아델의 눈이 기대감으로 번들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