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163화 (1,164/1,419)

"하오문에 기록된 천마에 대한 정보를요!?"

하수련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되물었다.

"응, 있지?"

선우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있기야하지만..."

"그럼 잘됐네, 보기 쉽게 정리해서 가져다줘."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어떤 무공을 사용하는 지, 어떤 방식으로 싸우는 지, 어떤 성격을 지니고 있는지, 약점은 없는지 미리 알아두고 싶어서."

"..........천마를 대적할 심산인건가요?"

하수련은 짐짓 심각한 표정을 지은 채 물음을 던졌다.

"이미 적이였어. 새삼스럽게."

선우는 피식거리며 입을 떼었다.

새삼스럽지도 않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동안은 그렇게까지 신경쓰시지 않으셨잖아요?"

하수련은 의아한듯 그에게 되물었다.

그간 천마가 존재치도 않는 것처럼 행동하더니

별안간 그자를 신경쓴다니?

"그동안은 이래저래 처리할 일이 많았거든."

그간 여러모로 바쁜 삶을 보냈었다.

표독스러운 당진설을 조교하여 암퇘지로 만들었고

더나아가 그녀의 딸인 이현경조차 조련시켜버렸다.

모용란과 더불어 이화영을 조교시켜 모녀덮밥을 시전하기도 하였다.

칸을 죽여 강제로 종전을 시키도 하였고

운설로부터 선의선이라는 개념을 전수받아

현경 상경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하였으며

오직 초월자만이 쓸 수 있다는

신선의 술법.

축지를 전수받기까지 하였다.

옥령과 당서윤, 요랑을

셋을 동시에 합동 임신시키기도 하였고

요랑의 도움을 받아 운설을 꼬셔 자신만의 여인으로 만들기도 하였다.

출산하는 주현영의 곁을 지켜주었고

딸인 선영의 탯줄을 직접 끊고 안아주었다.

산달이 다가온 주소양 곁에 머물게 되었고

그녀가 자신의 여인임을 세상에 공표하게 되었다.

새외세력의 침공이후

꽤나 다사다난했던 시간을 보냈던 것이다.

"근데 이젠 처리해야할 일은 전부 끝나가니까. 나도 슬슬 내 할 일을 할 생각이야."

이제 자신에게 남은 건 자연검의 온전한 전수와 주소양의 출산뿐이었다.

그외엔 마음에 걸리는 일이 전혀 없는 것이다.

천마를 대적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수순이리라

".....주인님이 할 일이라는 게 천마와 대적하는 건가요?"

"응."

"...........너무 무모해요."

"왜 내가 질 것 같아?"

선우는 피식 웃으며 입을 떼었다.

"이기고 지고의 문제가 아니예요."

하수련은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럼 뭐가 문젠데?"

"천마는 죽지 않는 불사의 존재예요. 그런 자를 어떻게 대적할 수 있겠어요?"

천마는 불사의 존재였다.

불에 태워죽이고

목이 잘려죽이고

한줌의 핏물이 된다해도

몇 번이고 재생하여 살아나는 불사의 존재인 것이다.

그런 그를 한낱 인간이 어찌 대적할 수 있겠는가

어불성설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나라면 할 수 있어."

선우는 단호하게 말을 내뱉었다.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는 거죠?"

하수련은 이해할 수 없다는듯 그에게 되물었다.

수백년 무림역사동안

천마를 대적한 이는 많았다.

하지만 그 어떤 영웅도

그 어떤 무인도 그를 완전히 소멸시키진 못하였다.

그런데 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저리 말한다는 말인가

"난 대적자의 운명을 타고났거든."

음양마는 말하였다.

자신은 대적자의 운명을 타고났다고

그 말은 어쩌면 주인공 보정으로 떡칠된 이재원에게만 통용되는 말이 아닐지도 몰랐다.

순리에 벗어난 불가해의 존재

천마를 대적할 운명까지 지고 있다는 것을

뜻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인 것이다.

"오직 나만이 그놈을 완전히 소멸시킬수 있어."

선우는 올곧은 눈빛을 반짝이며 말을 이었다.

그의 눈빛에는 확신이 가득 서려있었다.

"............."

화아아아악.

그리고 그 눈빛을 마주한 하수련은 저도 모르게 얼굴을 붉혔다.

저 한없이 깊고 올곧은 눈빛을 마주하니

마음 깊은 곳에 내재되어있는 소녀스러운 방심이 지진이 난것처럼 뒤흔들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쿵 쿵 쿵 쿵

더불어 심장이 발짝하듯 쿵쾅거리기 시작하였다.

'나대지마..'

애써 진정시켜보려고 했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지상최악의 난적

천마조차 대적하고 말겠다는

호기스러움과

굽힘없는 올곧은 눈빛에

이미 마음을 완전히 빼앗긴 탓이었다.

"그러니까 협력 부탁할게. 수련."

"........그리 하도록 할게요."

하수련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입을 떼었다.

"고맙다."

선우는 입가에 부드러이 미소를 지었다.

하수련의 얼굴이 더욱더 붉어지기 시작하였다.

**********

[홍문 12년 스스로 신의 아들이라고 주장하는 이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처음엔 모두가 그를 손가락질하며 조롱하였고 황제가 무섭지 않느냐며 호통을 쳤다.

하지만 그가 신기神技를 내보이자 그런 반응은 완전히 달라지게 되었다.

그는 눈먼 장님을 눈 뜨게 만들었고 다리가 망가진 앉은 뱅이를 벌떡 일어나게 만들었으며

물고기 두 마리와 전병 다섯개를 광주리에 넣어 굶주린 백성 오천 명을 배불리 먹일 식량을 창조키도 하였다.

그야말로 수많은 기적을 행한 것이다.

자연스레 그는 수많은 민초들의 지지를 받게 되었고

많은 이들이 그를 천자天子라 부르며 찬양하고 신봉하기 시작하였고

종국에는 일월신교一月神教라는 불리우는 거대한 종교단체를 설립하게 되었다.

천자라 불리우는 이는 참된 죽음을 맞이한 이만이 풍요로운 내세를 누릴 수 있다는 내세來世 강조하였고

그 사상에 수많은 이들이 감복하여 너도나도 참된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 해달라고 빌고 또 빌었다.

그러자 그는 말하였다.

신교의 신앙을 전파하고 우민들을 교화시켜 자신을 숭상케 만들라고

그리한다면 풍요롭고 행복한 내세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 교리에 빠져든 민초들은 신교의 교리를 중원에 전파하게 되었고

신교는 그 세를 더욱더 확장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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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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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실은 그들은 불온한 사이비 종교 집단으로 지정하고 탄압을 하였고 그들은 목숨조차 도외시한 채 황실과 맞서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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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십만대산까지 물러난 그들은 그대로 똬리를 틀었고 이는 마교의 전신이 된다.

그리고 천자는 스스로 마중마, 천마라 칭하였고 마교의 교주로서 세상에 불리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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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태 7년 천마는 이천의 마인들을 이끌고 중원 무림을 침략하게 되었고 정파무림은 전력의 삼할이 그대로 쓸려나가는 피해를 입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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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제일검이라고 불리우는 검황 희각이 혈전끝에 그의 목을 베어 피의 진격을 막아서게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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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문 11년 목이 베어 묻혀있던 천마가 다시금 마인들을 이끌고 중원을 침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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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파무림은 오 할에 해당하는 전력이 그대로 쓸려가는 피해를 입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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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 마도제일인, 마도魔刀 공학과 혈전 끝에 전신이 불타 그대로 한줌의 재로 변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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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 4년 그는 다시금 멀쩡히 부활하여 중원무림을 침략하게 되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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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검仙劍 운류가 홀로 그를 막아서 완전히 재로 산화시켜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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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 1년 한줌의 재로 산화되었던 그가 다시금 모습을 드러내어 삼천 마인들을 이끌고 중원무림을 침략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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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옹의 제자이자 천하제일인 이재원이 그를 막아서 혈전끝에 한줌의 핏물로 만들어버렸다.]

가벼이 책자를 덮었다.

"진짜 질긴 새끼네."

그리고 질린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죽지도 않고 끊임없이 부활하는 천마의 질긴 생명력에 경이로우면서도 징그럽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토막을 내어 따로 묻어도

불태워 한줌의 재로 만들어도

호수에 처박아버려도

어찌 이리도 재깍재깍 부활해버린다는 말인가

'리스폰도 아니고.'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이정도면 질진 생명력이라면 바퀴벌레도 형님이라고 하며 모시며 사리라

'하지만 그래도 이로써 확실해졌어. 자연검이 아니면 천마를 죽일 수 없어.'

기록을 들춰보면 검기부터 시작해 검강, 검환, 심검까지 다양한 검들이 그를 무력화시켰지만

그것들 중 무엇하나 그를 온전히 소멸시킨 검은 없었다.

결국 온전한 소멸을 위해선 자연검을 사용해야한다는 소리였다.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체감되니까 난감하네.'

예설로부터 전수받은 자연검은 미완의 검이었다.

온전한 자연검이 아닌 반쪽짜리 자연검인 것이다.

의문이 들었다.

반쪽짜리 자연검으로 천마를 대적할 수 있을 지

더나아가 그를 완전히 소멸시킬 수 있을 지 말이다.

'......흑야로 힘을 극대화하면..가능하지 않을까?...아니야..단순히 증폭만 가지곤 자연검의 힘을 온전히 끌어낼 수 없어....그럼 어떻게 하지?......수련을 더해서 완성시켜야하나?.......운설조차 완성시키지 못한 걸 내가 할 수 있을까?'

수많은 의문들이 스쳐지나가며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기 시작하였다.

천마와 상대할 계획을 짜려니 여러모로 골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얼마나 골머리를 썩었을까

곧이어 선우는 책상에 머리를 그대로 처박아버렸다.

끊임없이 떠오르는 수많은 의문들로 인해 머릿속이 완전히 과부화되버린 것이다.

'어렵다...어려워..'

어려웠다.

그간 깊게 생각지 않은 벌을

지금에서야 받고 있는듯 하였다.

"하아아아아."

깊은 한숨이 절로 내뱉었다.

똑 똑 똑 똑

그때 누군가 방문을 두드리기 시작하였다.

"들어와."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끼이이익

그러자 경첩이 맞물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열린 문틈사이로 흑단같은 고운 머릿결이 유난히 아름다운 여인이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천검후 주소양의 딸이자

천봉이라고 불리우는 일등급 노예.

이예설의 등장이었다.

"무슨 일이야?"

선우는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드시고 하시라구. 간식 좀 갖고 왔어."

이예설은 예쁘게 방긋 웃으며 손위에 있는 쟁반을 들어올렸다.

"아, 고마워. 안그래도 달달한 게 땡겼는데."

선우는 감사를 표하였다.

좋은 타이밍이었다.

안그래도 골머리가 아픈 상황에

간식거리를 가지고 오다니 말이다.

"별말씀을요."

또각 또각 또각

이예설은 책상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타악 타악 타악

그리고 쟁반 위에 올려져있던 것들을

하나둘 책상으로 옮기기 시작하였다.

곧이어 책상 위에는

모락모락 연기가 나는 찻잔과 당과 몇개가 놓여졌다.

"이건 무슨 차지? 냄새가 익숙한데?"

선우는 의아한듯 입을 떼었다.

꽤나 익숙한 차향에 의문이 든 까닭이었다.

"포도아葡萄牙서 가져온 콩을 볶아 우려낸 차예요."

"포도아葡萄牙에서 가져온 콩?'

"네에, 향이 꽤 나쁘지 않더라구요."

이예설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입을 떼었다.

'커피!'

그 순간 선우는 깨달을 수 있었다.

눈앞에 놓여져있는 차의 정체가

빙의 전 입에 달고 살았던 커피였다는 사실을

흐르릅

선우는 한치의 망설임없이

커피를 들이키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알싸하면서 쓴맛이 입안 가득 퍼지기 시작하였다.

'아아아...커피..카페인..'

곧이어 황홀한 표정을 짓기 시작하였다

무림에 떨어진 후 처음 맛보는 카페인에 극상의 쾌감을 느낀 까닭이었다.

이건 커피가 맞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런 행복감이 느껴질 리 없지 않겠는가

"....저어..선우님?..괜찮으세요?"

선우가 헤벌쭉한 표정을 짓자 이예설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물음을 던졌다.

갑작스러운 표정 변화에 당황스러움을 느낀 까닭이었다.

"괜찮고 말고! 고마워! 고마워 예설!"

선우는 환하게 웃으며 그녀를 끌어안았다.

이런식으로 카페인을 섭취하게 될 줄이야.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그냥......특이한 씨앗을 가져온 것 뿐인데.."

이예설은 여전히 당황하였다.

그저 물건너온 걸 가져온 것뿐인데 이런 격한 반응이라니

"그거면 충분해. 칭찬받아 마땅해!"

하지만 선우 입장에선 너무나 당연한 반응이었다.

그녀 덕택에 극상의 쾌감을 맛볼 수 있었으니.

"..........헤헤헤헤헤."

예설은 맑게 웃으며 미소를 지었다.

그저 밀수업자로부터 입수한 밀수품 중 특이한 콩을 갖고 왔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격한 칭찬이라니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총애를 받게 되었어...이제 임신도 한 걸음 앞이야!'

그녀의 눈이 예쁘게 반짝이기 시작하였다.

어머니처럼 임신하는 일도 멀지 않았다고 느낀 까닭이었다.

"뭐 갖고 싶은 거라고 있어? 내가 다해줄게."

그때 귓가에 믿을 수 없는 말이 울리기 시작하였다.

갖고 싶은 것이라니?

그말인즉슨 소원이 아니던가?

"...갖고 싶은거요?!"

"응, 너무 고마워서 그래, 뭐든 말만해, 다 들어줄게."

선우는 다정히 말을 이었다.

그녀 덕택에 현대의 향기를 잠시나마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기쁨을 준 그녀가

어찌 고맙지 않을 수 있겠는가

"뭐든요?"

"응, 뭐든."

선우는 확정짓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정말 뭐든...뭐든 되는 거예요?"

"내가 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 들어줄게. 예설."

"그럼.........."

이예설은 한참을 뜸들이기 시작하였다.

지금 이 상황에서 말하는 게 맞는 지

고민이 된 까닭이었다.

".....씨앗을 주세요."

하지만 이내 결심을 굳힌 채 입을 떼었다.

"씨앗? 이거?"

선우는 커피를 들어올리며 되물었다.

"아니요...그 씨앗말구.."

이예설은 고개를 좌우로 내저으며 말을 이었다.

"그럼?"

"주인님의 아가 씨앗이요."

이예설은 정욕 어린 눈빛을 반짝이며 입을 떼었다.

"에?"

선우는 멍청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대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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