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122화 (1,123/1,419)

"왕을 능멸한 역도여. 그 추악스러운 죗값을 톡톡히 치르도록 하라."

도지휘사, 백광은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검을 겨눈 채 읊조리듯 말을 잇기 시작하였다.

주르륵

주르륵

그리고 그 읊조림을 들은 우광의 이마에는 식은 땀이 비오듯 쉴새없이 흘러내리기 시작하였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혹스러움이 물밀듯 차오른 까닭이었다.

별안간 도지휘사라니

역도라니

죗값이라니

대체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진실로....도지휘사 어르신 인겁니까?"

"본관이 사칭이나 일삼는 무뢰배로 보이는가?"

백광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입을 떼었다.

"그..그런 뜻이 아닙니다. 어르신."

그러자 우광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다급히 손사래치기 시작하였다.

도지휘사라는 신분을 안 이상

그의 심기를 거슬러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아니긴, 딱봐도 못믿는 눈치이거늘."

백광은 코웃음을 치며 말을 이었다.

"네놈이 정녕 내 말을 믿었다면 그리 뻣뻣히 서있을 수 있었겠는가?"

털썩

백광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우광은 일말의 망설임도없이 곧바로 바닥에 무릎을 꿇어버렸다.

그리고 곧이어 이마를 바닥에 그대로 찧어버렸다.

바닥이 울릴 정도로 강하게 말이다.

"아이고, 큰 결례를 범하였습니다! 넓은 아량으로 부디 용서해주십시오! 도지휘사 어르신!"

그리고 간절한 어조로 용서를 구하기 시작하였다.

"참으로 간교한 놈이구나, 유리한대로 태세를 이리 바꿔버리는 걸보면 말이야."

"그저 잊었던 예의를 찾은 것 뿐이옵니다. 도지휘사 어르신."

"말은 청산유수로구나, 하긴 그리 간교하니, 혓놀림으로 황족을 능멸하려고 했겠지."

그 모습에 백광은 코웃음을 치며 말을 이었다.

우광의 간교한 모습에 무척이나 가소로우면서도 괘씸하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아이고! 어르신! 능멸이라뇨! 큰 오해이십니다! 어찌 저같은 무지렁이가 감히 황족을 능멸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그 말을 들은 우광은 억울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언성을 높이기 시작하였다.

듣는 이로 하여금 동정심이 절로 일어나는 비굴한 목소리로 말이다.

"노옴! 이리 증거가 뻔히 있거늘! 어찌 발뻄을 한다는 말이더냐!"

촤르륵

백광은 언성을 높이며 고함을 내질렀다.

그리고 전서 한장을 그대로 펼치기 시작하였다.

"그..그게 무슨?"

우광은 전혀 모르겠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모른 척하지말거라! 네놈이 상소를 올려 친왕 전하와 군왕 전하 사이를 이간질하려고 들지 않았더냐"

백광은 잔뜩 흥분한 눈빛으로 우광을 노려보며 고함을 내질렀다.

"이..이간질이라뇨!? 어찌 소인이 그런 극악무도한 짓을 벌인다는 말입니까? 어불성설! 말도 안되는 일이옵니다!"

우광은 당혹스럽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여기 빤히 면양 향우회의 인장이 찍혀있거늘! 어찌 이리도 뻔뻔히 발뺌을 하는가!"

백광은 전서 끄트머리에 찍혀있는 직인을 손가락으로 콕콕 찌르며 말을 이었다.

과연 그의 말대로 면양 향우회 총회장의 직인이 떡하니 찍혀있는 모습이 볼 수 있었다.

"잠시....그 전서를 제가 확인할 수 있겠습니까?"

그 말을 들은 우광은 짐짓 심각한 표정을 지은 채 그에게 되물었다.

"직접 확인해보거라!"

털썩

그 말을 들은 백광은 망설임없이 직인이 찍혀있는 전서를 그의 코앞에 그대로 던져버렸다.

덥석

우광은 바닥에 내팽겨쳐진 전서를 다급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심각하기 그지없는 표정을 지은 채 전서를 읽어내려가기 시작하였다.

".......면양 향우회 총회장의 직인이 맞습니다."

그리고 침중하기 그지없는 표정을 지은 채 천천히 입을 떼었다.

"흥, 이제야 인정하는가?"

그 말을 들은 백광은 콧방귀를 뀌며 말을 이었다.

뻔히 드러난 사실을 이제야 인정하는 모습이 꽤나 아니꼽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하지만 이 전서를 작성한 건 제가 아닙니다.. 도지휘사 어르신."

우광은 심각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말도 안되는 소리!"

그 말을 들은 백광은 즉각적으로 언성을 높이며 반발을 하였다.

향우회 총회장의 직인이 찍혀있는 전서였다.

그런데 어찌 이렇게 발뻄을 한다는 말인가

"전 이런 전서를 작성한 기억이 없습니다."

"그럼 네놈의 직인은 어찌 설명한다는 말인가! 네놈이 아니면 대체 누가 총회장의 직인을 멋대로 찍을 수 있다는 말인가!"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본디 수장의 직인은

철저히 관리되고 보관되기 마련이었다

자칫 관리를 소홀히했다간

악용이 될 소지가 다분한 물건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찌 그리 귀하디 귀한 수장의 직인을

누가 멋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인가

".......단 한 사람....저 몰래 직인을 찍을 수 있는 이가 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우광은 침중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리고 은근슬쩍 몸을 일으키기 시작하였다.

"그게 누구지?"

"...그건......그건.."

우광은 괴롭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끝을 흐리기 시작하였다.

마치 말을 토해내는 게 괴롭다는듯이 말이다.

"어서 말하라! 네놈말고 누가 직인을 찍을 수 있지?"

그 모습에 답답함을 느낀 백광은 그를 독촉하기 시작하였다.

"그건...청년회장인 우석...바로 제 아들입니다."

그 독촉에 우광은 어쩔 수 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손가락으로 바닥을 나뒹굴고 있는 거한, 청년회장 우석을 가리키며 말을 내뱉었다.

"아..아버지!?"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우석은 화들짝 놀라며 눈을 화등잔만하게 키우기 시작하였다.

전혀 예상치 못한 아버지의 말에 혼미해지던 정신이 번쩍 든 까닭이었다.

직인을 찍어 전서를 날조한 이가

다름아닌 자신이라니

이게 대체 무슨 소리란 말인가

"이놈아...우석아..대체 무슨 짓을 벌인 것이더냐...아무리 수도 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해도 이런 상소를 작성하다니...어찌 그런 짓을 벌인것이더냐.."

우광은 슬픔 가득한 눈빛으로 우석을 내려다보며 말을 이었다.

"아..아버지...대체..그게.무슨.."

우석은 모르겠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태세전환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서신을 보낸 장본인은 아버지가 아니던가

그런데 어찌 모든 잘못이

자신때문이라는듯한 어투로 말을 내뱉는단 말인가

그렇게 한창 의문을 품던 때였다.

"우석아..사랑하는 내 아들 우석아."

우광이 자세를 낮추더니

그대로 바닥에 나뒹굴어져있는 우석을 껴안아들었다.

진한 애정을 담은 채 말이다.

"..아버지?"

"죗값은...목숨을 치르도록 하거라."

푸우욱

"네에? 그게 무스으윽...끄으윽.."

우석은 아비의 앞섶에 핏물로 붉게 적시기 시작하였다.

우광의 숨겨둔 비수가 심장을 그대로 꿰뚫어버린 까닭이었다.

'..꼬리 자르기.'

혼미해지는 가운데 우석은 깨달을 수 있었다.

아버지의 의도를

우광은 꼬리를 잘라

조직과 스스로 보신을 할 심산인 것이다.

모든 죄를 자신에게 뒤집어씌운 채로 말이다.

"쿨럭...아..아버지..크으윽.."

우석은 억울함 가득한 눈빛으로 아비를 바라보며 간신히 말을 이었다.

"죄인답게 조용히 가거라...그저 조용히 말이야....네 처와 자식은 이 아비가 끝까지 돌보겠다."

우광은 침중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아아.."

스르륵

그 말을 들은 우석은 침음성을 흘리며 서서히 눈을 감기 시작하였다.

불합리하기 그지없는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남아있을 처와 자식을 위해서 말이다.

푸우욱

이내 우석의 목이 끈떨어진 연처럼 그대로 떨궈지기 시작하였다.

아비의 손으로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지금 뭐하는 짓이더냐!"

그 광경을 지켜보던 백광은 언성을 높이며 고함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죄송합니다. 도지휘사 어르신....부정을 저질러 전하를 능멸한 청년회장을 도저히 가만히 내버려둘 수 없었습니다."

우광은 면목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찌 네놈의 혈육 죽인다는 말인가!"

"저와 향우회의 결백을 증명할 방법이 이 방법외엔 없다고 느낀 까닭입니다. 배신자를 직접 처단한다면 도지휘사 어르신께서도 저의 결백을 알아주시지 않겠습니까?"

"극단적이고 위험한 발상이다! 아무리 그렇다해도 관리 앞에서 사람을 죽이다니!"

"죗값은 달게 받도록 하겠습니다. 대신 소인의 결백과 진심만큼은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곧이어 우광은 땅바닥에 머리를 처박은 채 저자세로 빌기 시작하였다.

으득

그리고 그 모습을 본 백광은 이를 갈기 시작하였다.

모든 죄를 아들에게 뒤집어씌운 채

유유히 빠져나가려는 우광의 속내가 뻔히 보인 까닭이었다.

'설마 아들을 제 손으로 죽일 줄이야.'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다.

설마하니 꼬리를 저리 극단적으로 잘라버릴 줄은 말이다.

'죽은 자는 말이 없는 법.'

꼬리 자르기는 성공적이였다.

죽은 아들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 씌운다면

조직의 존속과

제 놈의 보신을 챙길 수 있게 될테니 말이다

'상상이상으로 잔학하고 위험한 놈이로다.'

백광은 알 수 있었다.

눈앞에 우광이 상상이상으로 잔인하고 흉악스러운 놈이라는 사실을

제 놈의 보신을 위해 혈육마저 이리 단칼에 끊어내는 것을 보면 말이다

'어떻게든 이놈까지 제대로 엮어야한다.'

만약 이번에 놓치게 된다면

언제고 사천에 해악이 될 놈이였다.

어떻게든 엮어내 제대로된 단죄를 내릴 필요성이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엮지?'

아들을 죽여

결백과 황실에 대한 충성을 증명한 우광이었다.

엮어낼 명분이 부족하였다.

억지로 구금하고

재판으로 들어간다해도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날 가능성이 농후하였다.

그렇기에 곤란할 수 밖에 없었다.

엮어낼 증거가 없으니 말이다

"흐으음.."

백광은 턱을 쓰다듬으며 고심을 하기 시작하였다.

'어디한 번 엮어보거라. 엮어지나.'

그 모습을 본 우광은 눈을 빛냈다.

혈육마저 제 손으로 끊어내며 완벽히 선을 그은 상태였다.

역모죄로 엮는 게 힘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강제로 구금한다해도...본 재판으로 가면 이쪽이 유리하다.'

본디 팔은 안으로 굽는 법.

재판까지 간다면

판관들은 광서성의 도지휘사가 아닌 면양 향우회의 편을 들어줄 것이다.

타 지역의 관리가 설치는 것을

달가워할 리 없을 테니

'물론 뿌려둔 돈도 한 몫할 것이고.'

더구나 지역 관리에게 상당한 돈을 뿌려둔 상황이었다.

그런 자신이 재판을 두려할 리 없었다.

그렇게 자신 어린 눈빛을 반짝이던 그때였다.

"소인이 한 말씀올려도 되겠습니까?"

야비하기 그지없는 음성이 방 안을 울리기 시작하였다.

그 음성에 백광과 우광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비굴한 표정을 짓고 있는 홍학철의 모습을

"네놈은 누구더냐?"

백광은 경계 어린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소인은 홍학철이라고 합니다. 면양 지역조합의 장을 맡고 있지요."

"향우회와 비슷한 조직인가보군. 그래, 내게 할 말이 무엇이더냐?"

백광은 차분한 음성으로 말을 이었다.

"한 가지 고발할 사안이 있어, 무례를 무릅쓰고 이렇게 목소리를 높이게 되었습니다."

"고발할 사안?"

"그렇습니다. 도지휘사 어르신."

"그게 무엇인가?"

"상소를 올린 장본인은 청년회장 우석이 아닙니다."

홍학철은 담담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호오오...그래?"

그 말을 들은 백광은 흥미롭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지금 무슨 소리하는 겐가!"

그때 잠자코 있던 우광이 즉각적으로 반발을 하며 고함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무슨 소리긴? 감춰진 진실을 말하고 있는 거지."

홍학철은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 감춰진 진실이 궁금하구나, 청년회장이 아니라면 대체 누가 상소를 올렸다는 말인가?"

"향우회장의 직인은 총회장인 우광만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겁이 워낙 많아 한시라도 직인을 몸에서 떼어내지 않은 까닭이지."

지역조합장, 홍학철은 싸늘한 눈빛을 반짝이며 말을 이었다.

모든 게 우광의 계획이라는 걸 직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도지휘사 어르신, 저자의 말을 듣지 마십시오! 숨쉬듯 거짓을 일삼는 자입니다! 필시 저를 모함하려는 수작이 분명합니다!"

그 말을 들은 우광은 잔뜩 흥분한 얼굴로 고함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아들마저 제 스스로 끊어내 간신히 만들어낸 기회였다.

그런데 어찌 다된 밥에 재를 뿌려버린다는 말인가

흥분이 차오를 수밖에 없었다.

"증거가 있는가? 홍학철."

백광은 차분한 표정을 지은 채 홍학철에게 물었다.

"물론입니다. 도지휘사 어르신."

홍학철은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우광은 저와 함께 상소를 작성하였습니다. 각각 줄을 대고 있는 윗선에 상소를 보내 수도 천도를 막기 위함이였지요."

"오호."

"그렇기에 저 상소의 내용을 소상히 알고 있습니다."

홍학철은 우광의 앞에 놓여진 전서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그래? 그렇단 말이지?"

"그렇습니다. 뭣하면 지금 저 전서 속 내용을 그대로 읊을 수도 있습니다. 어르신."

홍학철은 차분히 가라앉은 눈빛을 반짝이며 말을 이었다.

"그렇다는데...어떻게 생각하는가? 우광."

그 말을 들은 백광은 시선을 돌려 우광을 내려다보며 물었다.

"저..저자가 제 아들과 짜고 벌인 일이옵니다! 저는 모르는 일이옵니다! 상소라니....저는 그런 것을 보낸 적이 없습니다!"

우광은 변명을 내뱉으며 홍학철의 말을 격렬히 부정하기 시작하였다.

어떻게든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 말이다.

"재판...재판을 열어주십시오! 제 결백을 증명하겠습니다!"

우광은 다급히 말을 내뱉었다.

재판까지만 가게된다면

어떻게든 상황을 모면할 수 있을것이라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미안하군, 내 재판을 기다릴 시간이 없어서 말이야."

백광은 싸늘한 눈빛을 반짝이며 말을 이었다.

명분이 생겼다.

구태여 재판을 열어줄 필요따윈 없는 것이다.

"결백은 내 직접 심문토록 하지."

"심문..이라뇨!? 지금 제게 위해를 가하겠다는 말입니까!?"

"뭐, 심문하는 과정이 다소 격할 수도 있다네. 유의하도록 하게나."

"말도 안됩니다! 어찌 광서성의 관리가 사천성의 백성을 핍박한다는 말입니까! 이건 월권입니다!"

"걱정말게, 내 군왕 전하께는 머리 숙여 직접 사과를 드릴 생각이니"

백광은 차가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그런 말도 안되는.."

그 차가운 미소를 마주한

우광은 삽시간 사색이 되기 시작하였다.

끝을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물밀듯 차오른 까닭이었다.

"여봐라! 개작두를 대령하라!"

그때 백광이 뒤편을 바라보며 고함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알겠습니다!!""

그러자 뒤편에 시립해있던 병사들이 일제히 답을 하였다.

그리고는 서녀명의 병사가 커다란 개작두 하나를 천천히 들고 오기 시작하였다.

보는 것만으로도 절로 압도가 되는

흉악스러운 개작두가 말이다.

"개...개작두는..어째서!?"

그 모습에 놀란 우광이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작두는 본디 죄수의 머리나 허리를 자르기 위해

마련된 끔찍한 사형도구가 아니던가

어찌 개작두를 들고 온다는 말인가

"걱정말거라, 네놈이 결백하다면 저 개작두가 움직일 일은 없을테니."

백광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하지만 만약 심문 후 네놈의 죄질이 판명난다면....역모의 죗값을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다."

곧이어 그의 눈빛이 살벌하게 빛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 눈빛을 마주한 우광은 온몸을 사시나무 떨듯 벌벌 떨기 시작하였다.

참을 수 없는 두려움이 물밀듯 차오른 까닭이었다.

"그럼 이제 심문을 시작하지."

이내 백광의 눈빛이 한층 더 싸늘해졌다.

그리고 서서히 우광을 향해 걸음을 떼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에 우광의 눈빛이 쉴새없이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두려움이 전신에 그대로 차오른 것이다.

"아아아악! 아아아악!! 아아아아악!!!!!"

얼마 지나지 않아 방 안에는 우광의 처절한 비명성이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 날

백광이 가져온 개작두에는

선명하기 그지없는 핏물이 잔뜩 묻어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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