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116화 (1,117/1,419)

EP.1116 1117. 경악하다.

'뭐지?...왜 헛구역질을..?'

방 안에 홀로 남은 선우는 의문 어린 표정을 지었다.

헛구역질을 하며 밖으러 뛰쳐나간 당서윤의 반응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서윤이에게는 이정도 역함은 별거 아닐텐데.'

갓난 아이때부터 지독하고 고약한 독초들과 독물들을 접하며 내성을 길렀을 당서윤이었다.

그런 그녀가 약재 좀 섞인 십전대보탕에 역함을 느끼고 토악질을 하다니?

어찌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있겠는가

'진짜 어디 아픈 거 아니야?'

괜스레 걱정이 되었다.

위중한 병에 걸린 건 아닐까하고 말이다.

그렇게 한창 당서윤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던 그 때였다.

끼이이이익

얼마지 않아 문이 열리고 창백한 안색을 띄고 있는 당서윤이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서윤....괜찮아?"

그 모습을 본 선우는 걱정 어린 시선으로 그녀를 마주보며 말을 이었다.

"......괜찮아.."

당서윤은 힘없이 답을 하였다.

"안 괜찮아 보이는데?"

얼굴을 창백하였고

동공을 흔들렸으며

목소리에는 힘이 완전히 빠져있었다.

그리 설득력있는 모습이 아닌 것이다.

".......정말 괜찮아.."

당서윤은 쥐어짜듯 간신히 말을 내뱉었다.

"그것보다 추태를 보였네...미안해...보기 흉했지?"

당서윤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추태라니..당치도 않아...그리고 미안해도 내가 더 미안하지..괜히 이상한 걸 가져와서.."

선우는 면목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인과 관계를 따진다면

이번 일의 원흉은 엄연히 자신이었다.

보양시켜준다고

십전대보탕을 가져온 게

시발점이 되어 그녀에게 토악질을 유도하였다.

사과할 사람은 다름아닌 자신인 것이다.

"아니야, 오히려 내가 더 미안하지..애써 가져온 보양식을 보자마자 토악질이나 하고..."

애써 가져온 보양식을 보자마자

토악질을 하였다.

그의 호의에 응해주지 못한 것이다.

어찌 미안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아니야, 내가 더 미안해..더 신경썼어야했는데..배려가 부족했어."

"아니야...이렇게 될 줄 몰랐잖아? 네 잘못 없어...오히려 내가.."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연신 사과하기 시작하였다.

면목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이다.

"이러다간 끝도 없겠어. 서윤."

"......네가 자꾸 미안하다고 하니까 그렇지."

당서윤은 타박하듯 말을 내뱉었다.

"그건 너도 마찬가지 잖아?"

선우는 어이없다는듯 말을 내뱉었다.

누가 누구를 나무란단 말인가

"그건..내가 더 잘못했으니까.."

"나도 마찬가진데?"

".......그냥 둘다 잘못 없는 걸로 하자."

"이제야 마음에 드는 말을 하네."

선우는 흡족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말을 내뱉었다.

"그보다 대체 어떻게 된거야? 약재가 들어가긴 했지만..네가 토악질할 정도로 고약하진 않았을텐데?"

곧이어 선우는 모르겠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그녀에게 물었다.

"나도 모르겠어.."

당서윤은 고개를 좌우로 살짝 내저으며 말을 이었다.

그녀 또한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수많은 독기를 품고 있는 자신이

고작 몇 몇 약재의 고약함에 토악질을 하다니 말이다.

"어디 아픈 거 아니야?"

선우는 걱정 어린 시선으로 그녀를 마주보며 말을 이었다.

"...설마."

당서윤은 말도 안된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인간 한계라고 불리우는

최상의 경지

화경에 다다른 그녀였다.

잔병치레 같은 걸 할 리 만무하였다.

"설마가 사람 잡는 거 몰라? 원래 방심하고 있을 때가 제일 위험한 법이야...내 말 들어."

선우는 차마 걱정을 거두지 못하였다.

자기 과신만큼

큰병을 키우는 사람들도 없는 법이었다.

괜찮을 거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다

큰병을 키우게 되는 것이다.

"일단 오늘은 이만 조퇴하고 당장 의각부터 가도록 하자. 정밀 진료를 받아야되니까."

진맥정도는 자신이나 당서윤 또한 가능한 일이었지만

좀더 정밀하고 정확한 진료를 위해선

의술을 전문적으로 수련한 당가 의원에게 맡기는 편이 나았다.

"......꼭 지금 가야해?"

당서윤은 마뜩치 않은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응, 지금 가야해."

선우는 단호하게 말을 내뱉었다.

"아직...일이 이렇게 많이 남았는데?"

당서윤은 책상에 쌓여있는 서류뭉치를 가리키며 입을 떼었다.

조퇴하기엔 쌓인 업무가 많아도 너무 많았다.

만약 이대로 중간에 자리를 뜬다면

일처리가 상당히 곤란해지리라

"지금 일이 중요해? 네 상태가 안좋은데?"

선우는 골머리 아프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노골적으로 가기 싫어하는

당서윤의 모습에 골머리가 아파온 까닭이었다.

어찌 제 몸조차 건사하지 않는단 말인가

"별거 아니야, 그냥 피곤해서 일시적으로 상태가 안좋았을 뿐이야...지금은 멀쩡해...봐봐 토악질도 멈췄잖아?"

당서윤은 가슴을 쭉 편 채 말을 내뱉었다.

전혀 이상없다는듯이 말이다.

"멀쩡하다고?"

선우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되물었다.

"응, 한 번 게우고 나니까 멀쩡해졌어."

"그럼 십전대보탕 뚜껑을 열어도 괜찮겠네?"

".......물론이야."

당서윤은 확신 어린 표정을 지은 채 말을 내뱉었다.

이미 한 번 맡아 익숙해진 향이었다.

다시 맡는다고

토악질을 내뱉은 불상사는 벌이지지 않을 것이다.

"좋아."

덥석

선우는 고이 닫혀있는 십전대보탕의 뚜껑을 붙들었다.

쓰으윽

그리고 옆으로 살짝 밀어내 안쪽을 반쯤 드러내었다.

"우으으읍.."

그와동시에 당서윤의 입에서 헛구역질이 올라오기 시작하였다.

거무죽죽한 낯빛을 한 채로 말이다.

쓰으윽

그 모습을 본 선우는 다시금 뚜껑을 덮어버렸다.

"가자."

그리고 단호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

끄덕 끄덕

그 단호함에 당서윤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거릴 뿐이었다.

***********

"허어...흐으음.....흐으음.."

의각주 당암은 당서윤의 손목을 쥔 채 연신 침음성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심각하기 그지없는 표정을 지은 채 말이다.

그리고 당서윤과 선우는 그런 당암을 뚫어져라 쳐다보기 시작하였다.

그와 마찬가지로 심각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진맥을 이어갔을까

스르르륵

곧이어 당암이 쥐고 있던 당서윤의 손을 천천히 놓기 시작하였다.

진맥이 끝마쳤다는 신호였다.

"어떱니까?"

"어떤가요?"

선우와 당서윤은 당암을 바라보며 동시에 물었다.

"참...이걸....어떻게 말해야할 지.."

당암은 꽤나 난감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심각한 겁니까?"

"심각한 건가요?"

그러자 두 사람의 표정이 덩달아 심각해지기 시작하였다.

"심각한 건 아닙니다....오히려 보는 관점에 따라선 좋은 일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그럼 대체 뭐가 문제란 말인가요?"

당서윤은 모르겠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그게...혼인하지 않은 입장에선..마냥 좋다고 할 수도.."

"...혼인이요?"

당서윤은 벙진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별안간 혼인을 들먹이는 당암의 말에 당혹스러움이 차오른 까닭이었다.

자신의 증상과 혼인이 대체 무슨 관계란 말인가

"..아."

순간 당서윤의 머릿속에 하나의 가정이 스쳐지나가기 시작하였다.

"설마....설마...."

곧이어 당서윤은 떨리는 눈빛으로 당암을 응시하며 되물었다.

자신이 예상한 바가 맞느냐는듯이 말이다.

"....축하드립니다. 아가씨, 회임하셨습니다."

그 당암은 그 물음에 종지부를 찍어주었다.

".....제가...임신을요?"

당서윤은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눈을 동그랗게 뜨기 시작하였다.

전혀 예상치 못한 당암의 발언에 당혹스러움이 물밀듯 차올랐기 때문이었다.

임신이라니

저게 대체 무슨 소리란 말인가

"그렇습니다."

당암은 공손히 어투로 답을 하였다.

"............"

순간 당서윤은 입을 다문 채 침묵을 하였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무슨 반응을 보여야할 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기쁘다면 기쁘다고 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머릿속이 복잡하였다.

당암의 말대로 혼전임신이라는 사실이 신경쓰이기도 하였고

육아휴직에 대한 고찰마저 스쳐지나가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한창 고심을 하고 있던 때였다.

와락

별안간 몸이 기울여지더니

따스한 체온이 전신에 전해지기 시작하였다.

".....?"

의아함을 느낀 당서윤은 천천히 시선을 위쪽으로 올렸다.

그러자 자신을 품에 안은 채

애정 가득한 시선으로 내려다보고 있는 선우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선우?...이게..무슨."

당서윤은 당황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기 시작하였다.

갑작스러운 그의 행동에 당혹스러움을 느낀 까닭이었다.

"우리 아기가 생겼어....우리 아기가..."

곧이어 선우는 감격 어린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잇기 시작하였다.

"고마워...정말..고마워 서윤..내 아이를 품어줘서.."

쓰담 쓰담 쓰담

그리고 애정 가득한 손길로 당서윤의 부드러운 머릿결을 쓰다듬으며 고마움을 표하였다.

자신의 아이를 품어준

사랑하는 여인을 향해서 말이다.

울컥

그리고 선우의 과하다 싶을 정도의 반응은 당서윤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누구보다 사랑하는 남자가

자신의 임신 사실에

감격에 젖은 표정을 지은 채 기뻐하고 있었다.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연신 기쁨을 표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대체 어떤 여자가 감동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찌 울컥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흐극...아니야..나야말로...흐윽...고마워.....내게..씨앗을 줘서...흐윽...정말..고마워.."

당서윤은 울먹거리며 되려 고마움을 표하기 시작하였다.

자신에게 씨앗을 준 사랑하는 남자를 향해서 말이다.

"기쁜 날 왜 울어...울지마, 서윤."

당서윤이 울먹이자 선우는 그녀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가벼이 닦아주며 말을 이었다.

"기뻐서..기뻐서 우는 거야..너무 기뻐서.."

당서윤은 울먹임을 멈추지 않았다.

이미 벅차오를대로 벅차오른 감정을 도저히 제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꼬오옥

선우는 그런 당서윤을 말없이 꼬옥 안아주었다.

토닥 토닥 토닥

그리고 부드러이 등을 토닥여주기 시작하였다.

그녀가 진정할 수 있도록

"사랑해...선우...."

당서윤은 그런 선우의 품에 안겨 연신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크나큰 감동을 느끼면서 말이다.

"나도 사랑해..서윤."

선우는 그런 그녀를 더욱더 소중히 안아주었다.

그녀가 울먹임을 멈출 때까지

흐뭇

한 편 그 모습을 본 의각주 당암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혼전임신인터라

이걸 어떤식으로 받아들일지 고민하고 있었건만

아무래도 일이 잘해결된듯 싶었다.

당사자들이 저렇게 서로 좋아하는 걸 보면 말이다.

'그럼 이제 정식으로 혼인을 하게 되는 건가?'

아마 그럴 것이다.

당가의 직계 혈족이자

가주 대리 신분으로 혼전임신을 했다는 소문이 난다면 당가의 위상이 말이 아니게 될테니

'.......군왕 전하와 혼인하게 된다면 당가는 더욱더 영광스러워지겠구나.'

이내 당암의 미소가 더욱더 진해지기 시작하였다.

그는 확신하였다.

당가의 미래는

광명을 비춘듯 찬란하기 그지없을 것이라고

'후후후후.'

곧이어 당암은

절로 흘러나오는 웃음을 감춘 채

천천히 밖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두 사람만의 시간을 위해서 말이다.

곧이어 방 안에는

선우와 당서윤 두 사람만이 남게 되었다.

*********

두 남녀는 그저 가만히 껴안고 있었다.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하기 그지없는 표정을 지은 채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다른 부인들한테도 말해야겠지?"

"응, 오늘 다같이 모이기로 하자. 분명 다들 축복해줄 거야."

"..그래..그럴거야.. 다들 그런 분들이니까."

당서윤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을 이었다.

임신 사실이 알려지면 모두 축복을 해줄 것이다.

질투를 하거나 시기를 하기엔

너무나 착하고 우아한 이들이였으니

"이름은 뭘로 정할까?"

"아직 딸인지 아들인지도 모르는데..벌써?"

"그럼 일단 두 개 다 지어놓자. 미리 대비해둬서 나쁠 건 없잖아?"

"후훗, 천천히 생각해도록 하자...급한 건 아니니까.."

"그것도 그렇네..아직 열달이나 남았으니까."

선우는 부드러이 미소를 지은 채 입을 떼었다.

확실히 급한 일은 아니였다.

아직 열달이라는 유예 기간이 남아있으니

"그보다 육아휴직은 할거지?"

"...응...일단 최대한 업무적인 일과는 거리를 둘 생각이야....태교를 위해선 최대한 평온하게 있는 게 좋으니까."

당서윤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을 이었다.

"일하겠다고 억지 부릴 줄 알았는데..의외네?"

"....일은 미룰 수 있지만 태교는 열 달 밖에 못하잖아?"

당서윤은 부드러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정말 괜찮겠어?"

"괜찮아, 일부 실권을 금부인께 양도하면 알맞게 처리해주실 거야."

당서윤은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일찌기 육아휴직을 대비한 알맞은 계획을 세워둔 상태였다.

구태여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대단하네, 그 딱딱한 일벌레가...이렇게 융통성을 발휘할 줄이야."

"이제..엄마잖아....아이를 위해선..이정도 융통성은 발휘해야한다고 생각해.."

당서윤은 쑥쓰러운듯 얼굴을 붉히며 말을 이었다.

엄마라고 지칭하는 것 자체가 부끄럽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선우는 그런 당서윤은 애정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엄마라 자칭하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뭘 봐?"

당서윤은 뻘쭘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내뱉었다.

"예뻐서.."

".....알아."

당서윤은 짐짓 새침한 표정을 지은 채 답을 하였다.

하지만 얼굴 가득한 홍조를 감추지 못하였다.

"하하하핫."

그 모습이 귀여워

선우는 웃음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다.

예전과 다를 바없는 대답이건만

반응은 전혀 달랐다.

도도했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명백히 부끄러워하고 있는 것이다.

그 갭차이가 너무나 재밌고 귀여워

웃을 수밖에 없었다.

"웃지마..바보야."

당서윤은 심통 어린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하하하하..알았어..알았어."

선우는 손사래치며 터진 웃음을 진정시키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입가에 가득한 미소만큼은 지울 수 없었다

"후우..말을 말자."

당서윤은 절레 절레 고개를 내저었다.

신경쓰면 쓸수록 이쪽이 더 손해라는 느낌이 든 까닭이었다.

"그보다 언제쯤 떠날 생각이야?"

곧이어 당서윤은 자연스레 화제를 전환하여 그에게 물었다.

"떠나다니?"

"승선포정사가 데리러왔다며? 그럼 왕실로 떠나야하는 거 아니야?"

이미 당기로부터 승선포정사의 방문을 전해들은 그녀였다.

그가 선우를 데리러왔다는 목적까지 전부 말이다.

"말 나온 김에 언제쯤 갈건지 말해줘.....한달에 몇 번이나 당가로 올 수 있는 지도 전부 말이야."

그가 떠나는 건 슬픈 일이었지만

그를 막을 생각은 없었다.

왕으로서 직무에 최선을 다하는 낭군을

어찌 막을 수 있겠는가

그저 가끔씩 찾아주길 바라며

떠나보내는 수밖에

"안가도 돼."

선우는 태연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뭐!?"

순간 당서윤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대답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모습이었다.

"이게 일이 잘 해결돼서 안가는 방향으로 결정났거든."

"반년이나 왕실을 비웠잖아? 근데 안가도 된다고? 대체 어떻게 잘 해결되면 그렇게 되는 건데?"

당서윤은 이해할 수 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한 나라의 왕이 무려 반 년이라는 시간동안 왕실을 비웠다.

더이상 유예시켰다간

그를 군왕으로 임명해준

황제의 빈축을 살지도 모를 일인 것이다.

"수도를 옮겼어."

"...........어?"

"성도로 수도를 옮겼어. 그러니까 구태여 왕실로 안가도 돼. 이제부터 성도에 왕실이 생길테니까."

선우는 태연자약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당서윤의 눈은 화등잔만하게 커지기 시작하였다.

일을 벌여도 극단적으로 벌여버린

선우의 배포에 경악스러움이 차오른 까닭이었다.

마누라들이랑 헤어지기 싫다고

수도를 옮기버리다니

어찌 그런 짓이 가능하다는 말인가.

"이제 헤어질 걱정은 안해도 돼. 서윤."

선우는 칭찬을 바라는 아이같은 눈빛으로 그런 그녀를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그 말을 들은 당서윤의 동공이 쉴새없이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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