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1063화 (1,064/1,419)

EP.1063 1064. 광기

'어째서 저년이!!'

당진설의 눈빛에서 살의가 치밀어오르기 시작하였다.

존경하는 주인님의 처소로

멋대로 쳐들어가는 모용란의 행보에

살심이 절로 치솟은 까닭이었다.

어찌 저 개같은 년이

주인님의 처소로 걸음을 옮긴단 말인가

'설마 선약이라는 게....'

순간 의심이 들었다.

그녀가 언급했던 선약이라는 게

주인님과의 면담이 아닐까라는

합리적인 의심이 말이다

'그래....확실해...그렇지 않고서야 저 재수없는 계집이 주인님의 처소를 방문할 리 없을테니까.'

곧이어 합리적인 의심은

확신으로 변모하였다.

본디 모용란은 남의 시선을

광적으로 의식하는

여우같은 년이었다.

그런 그녀가 남편도 아닌 외간 남자의 처소에 들어간다?

선약이 있지 않고서야 불가능한 일인 것이다.

'저년이 왜 주인님과 만나지? 대체 왜? 무슨 용건으로? 무슨 생각으로?'

당진설은 맹렬히 머리를 굴리기 시작하였다.

모용란이 존경하는 주인님과 만날 만한

명분을 떠올리기 위해서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머리를 굴렸을까

'설..설마!?...저년이..주인님을!?'

순간 머릿속이 전류가 흐르듯

번뜩이더니 한 가지 가정이 스쳐지나가기 시작하였다.

상상만으로도 짜증이 절로 치솟는

가정이 말이다.

'아니야..그럴 리 없어..아무리 그래도....귀부인이라는 년이......외간 남자와...관계를 맺다니..그런 탕녀 같은 짓을 할 리가.'

이내 당진설은 고개를 좌우로 살짝 내저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말도 안되었기 때문이었다.

모용란이 누구란 말인가

비록 몰락했다고는 하지만

그 핏줄은

연왕의 후예라고 불리우는

모용가의 직계 혈족이었다.

웬만한 명문가 따윈

씹어먹을 정도의 자부심과 자존심으로

똘똘 뭉쳐져있는 재수없는 년인 것이다.

그런 모용란이

접대를 위해

외간 남자와 밤을 함께 보냈다니?

말도 안되는 일이었다.

'분명..말이 안되긴 하는데..'

하지만 의심이 쉽사리 가라앉혀지진 않았다.

짙은 화장과 농염하기 그지없는 분위기

그리고 묘하게 자신 넘치는 표정이

상당히 거슬렸기 때문이었다.

'안되겠어....확인해봐야겠어.'

저벅 저벅 저벅

당진설은 선우의 처소쪽으로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우우우우우웅

그다음 가벼이 내력을 운용한 뒤

청각을 극대화시키기 시작하였다.

그녀 나름의 지청술을 시전한 것이다.

사아아아아아

그러자 처소 내부의 소리가

귓속으로 무척이나 선명히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부인, 오늘도 찾아오셨구려.]

[제가 말씀드리지 않았나요?....딸아이의 처우만 개선시켜주신다면...열과 성을 다해 봉사를 하겠다고 말이에요. 오늘 딸아이에게 들었어요...재경각주께서...그 요악스러운 당진설을 크게 혼내었다고......가주의 입김이 있지 않고서야.. 그런 일이 가능할 리 없겠죠.]

[..저는 한 게 없습니다..그저 공정하게 행동하라는 말 한 마디만 하였을 뿐이오.]

[그 말 한마디면 충분해요...덕분에 딸아이의 맑은 미소를 오랜만에 볼 수 있었답니다.]

[......으으읏...부..부인..갑자기...아랫도리는 왜에..]

[...모든 성과에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주어져야하는 법이죠....]

[그...게..아랫도리를 붙잡는 것과 무슨 상관..]

[가주께 대가를 드릴 심산이에요....딸아이의 편의를 봐주신 대가를 말이에요.]

[흐읏...으윽...모..모용..부인....갑자기..그리 강하게 잡으시면..]

[후훗...가주의 기둥은 언제나 힘이 넘치는 군요....가벼이 쥐었을 뿐인데..이리도 단단해지는 걸 보면 말입니다.]

[으읏...모.용..부인...으읏...너무..너무..빠릅니다.]

[하아....하아..그저..즐겨주세요오....제 손의 감촉을...아귀의 압력을....말이에요..]

[흐으읏.......!!]

[하아아아....대단해요오...이렇게...많은 양을 토해내다니....가주께선 독공뿐 아니라 정액 또한 천하제일이셨군요.]

[하아...전부...모용 부인 때문입니다..이리도..강하게 자극을 가하는데 어찌 싸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런가요?...이번에도 제 잘못인건가요?....그렇다면 어쩔 수 없네요.]

[모용..부인?...갑자기..혀를..왜..내미시는...으읍!...으읏...으읏..]

[할짝...할짝....제가..할짝..책임..지려구요.....할짝....싸게만든 책임을..말이에요.]

[흐으읏.....으읏....하아아..아아..]

[할짝 할짝 할짝 할짝 할짝 할짝]

으드드드득

순간 당진설은 어금니를 으드득 강하게 갈기 시작하였다.

두 남녀의 욕망으로 점칠된 야릇한 소리에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솟은 까닭이었다

'저..개같은 년이...감히..감히..주인님의..아랫도리를..탐해?...부인도 아닌 년이! 첩도 아닌 년이! 노예도 아닌 년이! 감히 감히! 감히!'

당진설의 눈빛을 벌겋게 충혈되었다.

모용란에 반발심이 극에 다다르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이제 모두 알겠구나...'

상황들과 하나둘씩 맞물려지기 시작하였다.

재경각주의 새삼스러운 심경 변화와

묘하게 이화영에 우호적인 태도

세상 눈치를 살피는

모용란의 갑작스러운 방문까지

모든 것들이 착착 맞물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네년은 접대를 했던거구나..모용란.'

그리고 결론을 낼 수 있었다.

저 음탕하기 그지없는 년이

주인님께 천박한 몸뚱아리를 바쳐

접대를 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더러운 년...어찌 명가의 후예라는 년이.....그런 더럽고 천박한 짓을..'

당진설은 연신 모용란을 씹어대기 시작하였다.

명가의 후예라는 년이

몸을 바쳐 접대하였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천박하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주인님만을 위한

천박한 암컷으로 타락한 자신과 달리

그녀는 엄연히 명가의 후예로서

기품과 품격을 지키고 있는 귀부인의 신분이었다.

그런 그녀가 외간 남자에게

몸을 바쳐 일신의 영달을 꾀하다니

어찌 천박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아아.....가주..여기..여기 보세요....가주의 것을 빨다보니까...아랫도리가 이렇게나 젖어들었어요....]

[과..과연...어마어마하게 젖어들었구려..]

[어떤가요?....하아...홍수가 난 것 같지 않나요?]

[꿀꺽...정녕 그리 보이오.....]

[.하아...그럼 어서....가주님의 우람한 댐으로...소녀의...홍수를...틀어막아주세요오...하아...이러다간.....온몸의 수분이 전부 아랫도리로 배출되고 말거예요..]

[그럼 안되지. 걱정마시오. 내 모용 부인의 홍수를 친히 막아드리리다.]

[하으으읏...하아앙...흐으읏...으으으윽..들어와요오오..하아윽..자궁까지..잔뜩 들어오고 있어요오오...하아앗...흐으응...어찌..어찌..이리도 거대한..것이이..흐읏..]

[모용...부인..하아...그대의 자궁은..무척이나 따스하구려...하아.....기분이 절로...안락해지는 것 같소.]

[하아...가주의...기둥...하아..또한 강건하기 그지..없어요오..하아...너무..단단하고....거대해서...기분이..하아..너무..너무..좋아요오..]

[더욱더 기분 좋게 해드리겠소.]

[하으읏...가주...그렇게..하아앙...그렇게..강하게..으읏...찔러대면..소녀는...소녀는...하아아아아아앙!!]

곧이어 당진설은 청각을 극대화시켰던 지청술을

그대로 끊어버렸다.

들으면 들을 수록 마음 깊은 곳에

천불이 타올라 도저히 견뎌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저 자리는 내 자리이거늘!...내가..저렇게..핥고 빨고..박혔어야했거늘!'

천불이 치솟아오르기 시작하였다.

모용란이 하고 있는 모든 것들은

본디 자신의 역할이었다.

주인님의 우람하기 그지없는 철괴는

핥는 것도

빨아먹는 것도

두텁고 위대한 철괴에 자궁이 유린당하는 것도

전부 전부

주인님만의 충성스러운 육노예이자

암캐인 자신의 일인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역할을

모조리 빼앗겨버렸다.

저 천박하고 음탕한

계집에 의해서 말이다.

어찌 부아가 치밀어오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가만 안둘거야....가만 안둘거야......'

살심이 절로 치솟아오르는 게 느껴졌다.

암캐로서

자신의 역할을 빼앗아버린

저 개같은 계집에 대한 살심이 말이다.

***************

와장창

콰지직 콰지직

우드득 우드드득

"아아아아아아악! 개같은 녀어어어언!!"

처소로 돌아온 당진설은

방 안에 있는 집기구들을 거칠게 때려부수기 시작하였다.

마음 속에 차오른 천불과도 같은 분노가

전신을 완전히 지배해버린 까닭이었다.

"개같은 년! 이 개같은 년! 네가 감히! 주인님을 독차지해!?!!!"

쨍그랑

장식으로 놓아둔

백냥 짜리 도자기가 산산 조각나 바닥에 흩어졌다.

"주인님은! 오직 나만의 주인님이야! 그런데 네가! 네가! 부인도 노예도 첩도 아닌 네가!!!"

콰아아아앙

질 좋은 원목으로 만들어진

탁자가 박살나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나만의 주인님이야! 네년의 주인님이 아니라고!"

콰지지지직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바닥이 수십 개의 균열이 벌어지기 시작하였다.

"천박하고 더러운 년! 아랫도리로 정치를 하려고 들다니! 어찌 이리도 천박하고 더럽단 말인가! 명가의 후예로서 자각도 없는 개같은 년!"

우지끈

삼나무 원목으로 만들어진 고급진 침상이

반으로 꺾여지며 주저앉아버렸다.

"아아아아아아아악!!"

곧이어 당진설의 분노 어린 비명성이

방 안을 가득 메우기 시작하였다.

집기구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말이다.

.

.

.

.

그렇게 얼마나 비명성을 내질렀을까

"하아...하아...하아..하아..."

어느정도 분풀이를 끝마친 당진설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기 시작하였다.

미친듯이 차오른 분노로 인해

호흡을 하는 것조차

까맣게 잊어버린 것이다.

얼마나 호흡을 진정시켰을까

털썩

곧이어 당진설은 유일하게 멀쩡한

의자에 그대로 몸을 내맡겼다.

화풀이를 할만큼 했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어떻게 하지..어떻게 해야..그 개같은 암퇘지년을 배제시킬 수 있지?'

당진설은 고심하기 시작하였다.

천박하고 음탕한 모용란을 존경스러운 주인님으로부터 완전히 배제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말이다.

'독살시켜버릴까? 시체는 화골산으로 완전히 지워버리고...그럼 아무도 모르지 않을까?'

독살을 생각해보았다.

죽이는 것만큼 완벽한 배제 또한 존재치 않을테니 말이다.

'아니야....그 여우같은 년이 순순히 당할 리 없어.....어떻게든 눈치채고 복수할지도 몰라...그리고 만약 주인님께 들키기라도 하는 날엔..'

곧바로 기각을 하였다.

모용란은 자신과 동급의 고수였다.

그런 그녀가

쉽사리 독살당할 리 만무하였다.

설령 독살에 성공하였다고 해도

그 사실이 들통나는 날엔

존경하는 주인님이 자신을 가만히 놔둘 리 만무하였다.

'모용란따윈 비교도 안될 정도로 천박하고 음탕하게 주인님을 유혹해볼까?......화장을 더욱더 짙게하고 젖과 허벅지를 더욱더 과감하게 드러내며 유혹하는 거야...주인님만을 위한 구멍이 준비되어있다며..어서 박아달라며..애원하는 거야!'

천박함과 음탕함이라면

이쪽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암컷 타락 이후

신체 전반이 거대한 성감대로 변모해버렸고

성정은 음란하기 그지없게 바뀌었다.

뿐만 아니라 임신에 최적화된

음탕한 육체는

수컷이라면 쑤셔박고 싶은 충동마저 들게 만들었다.

마음만 먹고 유혹한다면

모용란에게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는 것이다.

'아니야.........동등해서..어쩌자는 거야....그년보다 뛰어난 걸..가져야해!'

당진설은 천박한 유혹 계획을 기각하였다.

분명 지진 않을 것이다.

자신 또한 천박함과 음탕함

그리고 적극적인 색욕이 넘쳐흐르는 암퇘지였으니

하지만 압도할 수는 있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인정하기 싫지만

모용란과 자신은 여러모로 동등한 조건을 갖추고 있으니 말이다.

고귀함과 품격이 느껴지는 우월한 미모

이곳저곳 만질 곳이 많은

임신에 최적화된 몸매.

교접에 적극적인 자세까지 전부 말이다.

'부족해...부족하다고!...더...더 앞설 수 있는 걸...완전히 압도할 수 있는 걸 찾아야해.'

뒤지지 않을 자신만으로는 부족하였다.

그녀보다 무조건적으로 뛰어나야하는 것이다.

그녀는 고심하고 또 고심하였다.

모용란 보다 뛰어난 걸 찾기 위해

그녀와 구별되는 특출난 걸 찾기 위해서 말이다.

'제기랄.'

하지만 좀처럼 떠올려지지 않았다.

자신을 비롯한 이재원의 부인들을 모두

과거 천하제일미라고 불리우던 주소양

바로 밑에 위치한

천하제이미를 다투던 이들이었다.

외모적인 격차가 있을 리 만무하였고

풍만함마저 눈에 띄는 차이가 없었다.

출산 후 모두가 동등하게 임신에 최적화된 모습으로

변모해버린 까닭이었다.

'어떻게하면...대체..나는 어떻게하면.'

당진설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고심하고 고심하였다.

자신만의 주인님을

그 요악스러운 계집으로부터 떼어내기 위해

자신만이 줄 수 있는 무언가를 찾기 위해

그렇게 얼마나 고심을 하였을까

똑 똑 똑 똑

갑자기 누군가 문을 두드리기 시작하였다.

"..무슨 일..있으신가요?.....무언가 부숴지는 소리가..들려서."

그리고 곧이어 익숙한 목소리가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네에? 어머니..무슨 말씀이라도..해보세요...괜찮으신거 맞나요?"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딸.

이현경의 목소리였다.

'...아.'

그 목소리를 인지한 순간

당진설은 온몸이 짜릿해지기 시작하였다.

찾았기 때문이었다.

모용란과 차별화할 수 있는 전략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무기

바로 사랑스러운 딸, 이현경을 말이다.

"어미는 괜찮단다. 우리 딸...그보다 잠시 들어오지 않으련? 어미가 긴히 할 말이 있단다."

당진설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섬뜩하리만큼 광기로 가득 차있는

환한 미소를 말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