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059 1060. 이건 맛뵈기예요.
또각 또각 또각
모용란은 다급히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한시라도 빨리 당가주의 처소에 닿기 위해서 말이다.
'설마 그런 일이 있었을 줄이야.'
전혀 알지 못하였다.
설마하니 딸이 그렇게 힘든 상황에
처해 있을 줄은 말이다.
'좀더 관심을 줬야했거늘.'
자책감이 들었다.
좀더 관심을 줬더라면
좀더 다정히 물었더라면
딸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할 필요는 없었을테니 말이다.
으드득
'당진설...이 요악스러운 년.'
모용란은 거칠게 이를 갈기 시작하였다.
사랑스러운 딸을 피폐하게 만든
원흉인 당진설에 대한 부아가 치밀어오른 까닭이었다.
신입이면 신입답게
윗사람에게 상명하복이나 할 것이지
어찌 핏줄을 믿고 제멋대로 행동을 한다는 말인가
'네 만행을 낱낱히 성토하리라'
그녀는 굳게 다짐하였다.
당진설의 만행을 그대로 까발리고 말겠다고
'당가주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듣기로는 큰 죄를 짓고
노동 교화형에 처해져
재경각에 신입으로 들어온 것이라고 들었다.
그런 그녀가
멋대로 구는 걸 알게된다면
당가주가 가만히 있을 리 만무하였다.
분명 큰 벌을 내리리라
'두고보자. 당진설.'
모용란의 눈빛이 차갑게 빛나기 시작하였다.
*********
스으윽
선우는 천천히 시선을 탁자 위에 올렸다.
그러자 고급스러운 묵빛의 검 한 자루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황실로부터 하사받은
모든 마검魔劍들의 종주이자
최악이자 최흉의 마검魔劍
흑야黑夜였다.
"흐음."
선우는 흑야를 빤히 바라보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고심 어린 표정을 지은 채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바라보았을까
"슬슬 나올 때가 된 것 같은데?"
곧이어 선우는 의심 어린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마치 누군가 들으라는듯이 말이다.
스으윽
덥석
이내 선우는 천천히 손을 뻗어
흑야의 검자루를 쥐었다.
스르릉
그다음 검집에서 흑야를 천천히 빼어들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칼날이 쓸리는 청명한 소리가 방 안 가득히 시원스럽게 울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곧이어 흑야의 새하얀 검신이 만천하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마검魔劍이라기보단 성검聖劍에
가까운 찬란한 모습이 말이다.
"슬슬 나올 때가 된 것 같은데....넌 어떻게 생각해?"
선우는 흑야를 노려보며 말을 내뱉었다.
무슨 말이라도 하라는듯이 말이다.
하지만 흑야는 그저 가만히 존재할 뿐
어떠한 반응도 내보이지 않았다.
"의심스러워...아주 의심스러워.."
선우는 그런 흑야를 이리저리 돌려보며 말을 이었다.
아직까지도 깨어나지 않은 흑야가
무척이나 의심스러웠기 때문이었다.
재앙의 불꽃이라고
불리우던 태양열궁의 궁주
염재炎災와 생사결을 나눈 지
벌써 넉달이 넘었다.
깨어나도 한참 전에
깨어났을 시간이 흐른 것이다.
'자는 척하고 있는 거 아니야?'
그렇기에 합리적인 의심이 들었다.
이 요망한 마검魔劍이
진즉 정신이 돌아왔음에도
모르쇠 일관하고 있는 게 아닐까하고 말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마검의 종주라는 녀석이
회복 시간을 이렇게 오래 가질 리 만무하지 않겠는가
'강제로 부러뜨리면 알아서 일어나려나?....어차피 자가수복 능력이 있으니까...완전히 아작나진 않을테고..'
선우는 극단적인 생각을 하기 시작하였다.
자가 수복 능력이 있으니
좀더 막다뤄도 된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그래, 일단 부러뜨리고 보자. 그래도 안일어나면..뭐..어쩔 수 없지.'
그렇게 한창 흑야를 부러뜨릴 결심을 하며 검신을 손에 쥐려던 그 때였다.
움찔
순간 그의 기감에 무언가
익숙한 기운이 감지되기 시작하였다.
스르르릉
선우는 빼어든 흑야를 재빨리 검집에 넣어버렸다.
우우우우우우웅
그리고 곧바로 축융공을 운용하기 시작하였다.
우두두둑
두두둑
두두둑
그러자 온몸의 골격과 피부가 이리저리
뒤틀리며 서서히 변모하기 시작하였다.
마치 신체를 재구성하는 것처럼 말이다.
우드드득
두드득 두드득
곧이어 방 안에는 뼈가 뒤틀리는
소리로 가득 메워지기 시작하였다.
**************
"후우....후우...후우.."
당가주의 거처 앞에서 걸음을 멈춰선
모용란은 몇 번의 심호흡을 내쉬기 시작하였다.
거침없이 걸음을 옮긴 건 좋았지만
막상 들어가려니 망설임이 생긴 까닭이었다.
다시는 찾아올 일이 없을 것이라
호언장담한 이후
일부러 당가주를 요리조리 피해다니던
그녀였다.
그런데 별안간 이렇게 방문을 하게 되니
자연히 망설임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들어가야해....이건....딸을 위한 일이니까...민망해도 해야해....'
하지만 이내 모용란은 마음을 다잡았다.
다름 아닌 딸의 미래가 달린 일이었다.
약간의 민망함쯤은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 부끄럼은 잠시 뿐이야...하는 거야.'
이내 결심을 굳힌 모용란은 천천히 팔을 뻗었다.
똑 똑 똑 똑
그리고 가벼이 방문을 두드리기 시작하였다.
"들어오시지요."
그러자 방 안에서 차분히 가라앉은 목소리가 울리기 시작하였다.
덥석
허락이 떨어지자 모용란은 곧바로 문손잡이를 붙잡았다.
그리고 망설임없이 곧바로 열어젖히기 시작하였다.
끼이이이이익
그러자 경첩이 맞물리는 소리와 함께 서서히 문이 열렸다.
그리고 열린 문틈 사이로
한 남자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냉막한 인상을 가진
잘생긴 중년 남자.
당가 최고의 권력자.
독왕毒王
당진철이었다.
"반갑습니다. 모용 부인. 오랜만에 뵙는듯 하군요."
당진철, 정확히 말하면
축융공을 통해 당진철로 변모한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인사를 건네었다.
"오랜만에 뵈어요.. 그간 강녕하셨는지요."
모용란은 그런 선우를 바라보며 정중히 인사를 건에었다.
"저야 항상 잘지내고 있지요. 모용 부인께서도 강녕하셨는지요?"
"사정 봐주신 덕택에 무탈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무탈하시다니 그것 참 다행이군요."
선우는 무미건조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것보다 무슨 일이십니까? 평소에는 구태여 발걸음하지 않던 분이 말입니다."
선우는 곧바로 용건을 물어보았다.
다시는 안볼 것처럼
행동하던 그녀가
별안간 기별도 없이 찾아온 것에 대한
의아함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긴히 전해드릴 말이 있어, 이리 무례를 무릅쓰고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모용란은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가감없이 말씀해주십시오. 경청하도록 하겠습니다."
"가주의 누이인, 당진설의 만행에 관한 이야기예요."
".............."
순간 선우는 그대로 얼굴을 굳히기 시작하였다.
그녀가 당진설에 관한 화두를 꺼내들 줄은
예상치 못한 까닭이었다.
이화영을 잡기 위해
만들어놓은 거미줄에
어찌 모용란이 걸려든다는 말인가.
"아무래도 서서할 이야기는 아닌듯 하군요."
곧이어 선우는 착 가라앉은 어조로 말을 이었다.
"들어오시지요. 차 한 잔 내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모용란을 방 안쪽으로 안내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모용란은 선우의 권유를 거절치 않았다.
이야기가 길어질 것이란 것을
충분히 짐작한 까닭이었다.
저벅 저벅 저벅
곧이어 모용란이 선우의 방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끼이이이익
쿵
그와 동시에 열려있던 문이 완전히 닫혀버렸다.
방 안쪽에 두 남녀만을 남겨둔 채로 말이다.
***********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는 두 남녀 사이에는
어색한 침묵이 흐르기 시작하였다.
누구 하나 입을 여는 이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침묵이 흘렀을까
"용건을 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 모용 부인. 제 누이, 당진설이 대체 무슨 만행을 저질렀는지 말입니다."
곧이어 선우는 모용란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자리를 잡은 지
상당한 시간이 흘렀건만
다 식은 찻잔만 만지작거리고 있는
모용란의 모습을 더는 두고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러다간 밤이 되고 마리라.
"..........물으시니...있는 사실 그대로 한치의 과장도 없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일단 그녀는 재경각에 전입직후 제 딸의 부사수로 배정받게 되었습니다......그런데....거기서.."
선우의 물음에 모용란은
모용계로부터 전해들었던
모든 일련의 상황들을 소상히 설명하기 시작하였다.
재경각 내부에 있었던
당진설과 이화영의 마찰과 갈등
그리고 재경각주의 입장까지
전부 말이다.
그리고 선우는 그런 그녀의 설명을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경청하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얼마나 설명이 이어졌을까
"당진설은 지금 크나큰 만행을 저지르고 있어요. 당가의 적통이라는 핏줄을 믿고 재경각은 물론 당가의 체계까지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구요! 가주께서 직접 제재를 가해야 해요, 만약 그녀를 바로 잡지 않는다면 당가의 법도는 그대로 엉망이 되고 말거예요!"
모용란은 당진설을 처벌해야한다며
열변을 토해내기 시작하였다.
만약 그녀를 바로 잡지 않는다면
당가의 법도가 엉망이 될 것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말이다.
"흐으음.."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선우는 깊은 콧소리를 내기 시작하였다.
마치 무언가 고심하듯이 말이다.
모용란은 그런 선우를 기대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얌전히 기다렸다.
어서 자신이 원하는 답을 내뱉기를 말이다.
모용란은 자신 있었다.
자신의 요구는
너무나 정론이였기에
이성적인 당가주라면
충분히 받아들일 만한 요구라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더욱이 자신과 당진철은
배를 맞추며
육체적인 교류를 나눴던 사이가 아니던가
죄를 지었던 혈육보단
자신에게 무게추가 기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곤란하군요."
곧이어 선우는 난감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네에?"
그리고 예상과는 전혀 상반된 대답을 들은
모용란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곤란하다니?
대체 무엇이 곤란하다는 말인가
"재경각 내에선 오로지 재경각주만이 모든 권한을 쥐고 있습니다. 재경각 내에 벌어진 일이라면 그녀의 판단에 무조건적으로 따라야하는 것이지요. 제가 끼어들 수는 없습니다. 끼어들어서도 안되구요."
선수는 선을 딱 그어버렸다.
끼어들 수 없다는듯이 말이다.
"하지만 재경각주가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다면 가주께서 직접 바로 잡을 수도 있는 게 아닌가요?"
"만약 그렇다면 끼어들 여지가 있겠지만.......신입 각원인 당진설과 평각원인 이화영 소저 간의 갈등은 제가 끼어들만한 사안은 아닌듯 합니다."
"......끼어들 가치조차 없다는 건가요?"
"솔직히 말하자면 그렇습니다....제가 직접 나서서 제재할 정도로 중대한 상황은 아닌 것 같군요."
객관적으로 본다면
당진설의 반항과
이화영의 정신적 피해는
그리 큰일이 아니었다.
어느 조직이든
반골기질 넘치는 부사수와
그로 인해 스트레스 받는 사수는
넘치도록 존재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런 흔하디 흔한 일에
총괄 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당가의 가주가
나서는 것자체가 우습기 짝이 없는 일인 것이다.
"어떻게 그런 말씀을..."
모용란은 충격받은듯한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설마하니 당가주가 저런 식으로 말할 줄은 전혀 예상치 못하였기 때문이었다.
사랑스러운 딸이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이 상황이
나설 가치조자 없는 하찮기 그지없는 일이라니 말이다.
"죄송합니다. 심정은 이해하는 바이나 제가 할 수 있는 건 없을 듯 하군요."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슬며시 그녀의 반응을 살피기 시작하였다.
언떤 반응을 보일 지 궁금증이 차오른 까닭이었다.
".......재경각주께...말 몇 마디 해주는 것도 어려운 건가요?.....주의정도는 줄 수 있는 거잖아요?"
"제가 재경각에서 일어난 일에 언급하고 관여하는 것 자체가 재경각주의 권한을 침범하는 무례하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특히 이번 일처럼 재량에 맡겨질 일에 관여한다면 재경각주께서는 무례를 넘어 크나큰 모욕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어찌 제가 함부로 입을 놀릴 수 있겠습니까?"
".............."
모용란을 말을 잇지 못하였다.
정론이나 다름없는 그의 주장에
반박할 만한 말이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부탁은 다르게 본다면
체계를 흔들 수 있는 월권이나 다름없었다.
책임자가 따로있는 기관의
간섭을 요구를 한 것이니 말이다.
그런 상황에서 대체 무슨 반박을 할 수 있겠는가
그저 입을 다물 수밖에 없는 것이다.
".............."
".............."
곧이어 두 사람 사이에는 무거운 침묵이 자리잡기 시작하였다.
누구 하나 입을 열지 않은 까닭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흘렀을까
벌떡
모용란이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몸을 일으켜세웠다.
털썩
그리고는 곧바로 바닥에 무릎을 꿇어버렸다.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말이다.
"모용 부인?"
그 모습에 선우는 당혹스러운듯한 어투로 그녀를 불렀다.
이게 무슨 짓이냐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이다.
"부탁드려요...당가주....부디..부디....저를 도와주세요."
선우의 부름에 모용란은 간절하기 그지없는 목소리로 애원하기 시작하였다.
제발 자신을 도와달라고 말이다.
"딸이...딸이..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하고 있어요...언제나 활기가 넘쳤던 그 아이가...무기력하고 피폐한 모습으로 매일매일을 보내고 있어요...어미된 입장에서 딸의 그런 힘든 모습을 어찌 방관할 수 있겠어요...부탁드릴게요..제게 의지할 만한 사람은 당가주밖에 없어요."
모용란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을 내뱉었다.
".......사정은 딱하나...방금 전 말씀드렸다시피....전 간섭을.."
선우는 난감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공식적으로 처벌을 원하는 게 아니에요..귀뜸이라도..재경각주에게 조그만 귀뜸이라도 해주세요.......저는 그거면 충분해요."
"곤란합니다. 부인."
"곤란한 부탁이라는 거 잘 알고 있어요.....재경각 내에 일어난 일로 귀뜸하는 것 자체가 재경각주에게 크나큰 무례하는 사실 또한 잘 알고 있어요...하지만 무례일지라도...전 부탁을 할 수 밖에 없어요....이러다간 제 소중한 딸이...영영 예전과 같은 웃음을 찾지 못하게 될 거예요."
모용란은 간절하였다.
소중한 딸에 대한 모성이
그대로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뭐든...제가 뭐든 할게요...부디...부디..저를...제 딸을..도와주세요오......부탁드립니다."
꾸우우욱
이내 무릎을 꿇었던 그녀가
머리까지 땅에 박기 시작하였다.
완벽한 저자세를 취한 것이다.
누구보다 자존심강한
명문가의 귀부인께서 말이다.
".............."
그 모습을 본 선우는 말없이 그녀를 응시하였다.
'이걸 들어줘? 아니면 좀더 튕겨볼까?'
속으로 내적 갈등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성의를 봐서 수락해야하는 지
아니면 좀더 튕겨 반응을 봐야하는 지에 대해서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고민하였을까
".....죄송합니다."
곧이어 선우는 고개를 옆으로 휙 돌린 채 입을 떼었다.
면목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로 말이다.
좀더 튕기기로 마음 먹은 것이다.
"안돼요....당가주...안돼요오..."
엉금 엉금
그리고 그 거절을 들은 모용란은 선우를 향해 엉금엉금 기어가기 시작하였다.
덥석
그다음 선우의 바짓가랑이를 붙든 채 매달리기 시작하였다.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는듯이 말이다.
"..............죄송합니다. 부인과 제가 각별하다고는 하나 차마 월권을 행사할 수는 없습니다."
선우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단호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꽈아악 꽈아악
"제발...제발요오오.."
그 단호한 태도에 모용란은 바짓가랑이를 더욱더 강하게 움켜쥐기 시작하였다.
절대 납득할 수 없다는듯이 말이다.
"놓으십시오, 부인, 이렇게 매달린다해도 소용없습니다."
선우는 이리저리 움직이며 그녀를 떼어내려고 하였다.
"그럴 수 없어요...허락해주실 때까지..놓을 수 없어요.."
하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몸을 뒤척일 수록
그녀가 더욱더 끈덕지게 달라붙은 까닭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실랑이를 벌였을까
쫘아아아아아악
이내 이변이 일어나버렸다.
모용란이 붙들고 있던 선우의 바지가 그대로
찢어져버린 것이다.
'.....허어.'
선우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설마하니 바지를 찢어버릴 줄은
전혀 예상치 못한 까닭이었다.
".........놓으시지요. 부인. 이제 충분한듯 싶습니다."
곧이어 선우는 찢어진 바짓단을 붙들고 있는 모용란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이제 그만하라는듯이 말이다.
".......아니요...충분치 않아요."
모용란은 고개를 좌우로 내저었다.
쑤우우욱
그리고는 곧바로 팔을 뻗어
찢어진 바짓속으로 손을 집어넣어버렸다.
덥석
그리고는 탄탄한 허벅지를 가벼이 쓸어올린 뒤
가랑이 사이에 드러난
두터운 기둥을 그대로 붙잡아버렸다.
순식간에 말이다.
"이...이게 무슨 짓입니까? 부인!?"
순간 선우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되물었다.
별안간 이게 무슨 짓이냐고 말이다.
"가주께 제 성의를 보여드릴 심산이에요."
"성의요?"
"네에, 성의요, 제가 아까 모든 들어드리겠다고 한 말 기억하시나요?"
"....분명 그런 말을 하시긴 하셨지만.."
선우는 떨떠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꽈아아악
그러자 모용란은 선우의 고기 기둥을 강하게 움켜잡기 시작하였다.
"흐읏.."
그러자 선우의 입에서 옅은 신음성이 흘러나왔다.
손압에 의한 자극이 꽤나 야릇하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이건 그 맛뵈기 예요."
말을 마친 모용란은 그 고운 입술을 천천히 벌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는 선우의 커다랗기 그지없는 고기기둥을
한입 크게 베어문 뒤
입 안 가득 단숨에 채워넣어버렸다.
"하아아...."
그러자 곧이어 선우의 옅은 신음성이
방 안을 울리기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