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98화 〉 999. 갱생의 첫걸음.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독방 안에 당진설의 처절한 비명성이 가득 메워지기 시작하였다.
작열독을 통해 전해온 끔찍한 고통이
전신을 휘감은 까닭이었다.
"아아아아악!!!!!! 그마아안! 그마아안! 독 빼! 독 빼라고!....이 개같은 자식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당진설은 발악하듯 고함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평소라면 결코 입에 담지 않았을
거친 언행을 내뱉으면서 말이다.
끔찍할 정도로 극심한 고통으로 인해
인내심이 완전히 바닥이 나버린 까닭이었다.
반 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당서윤의 작열독에
시달리며 독에 대한 내성을 키워왔던 그녀였다.
그렇기에 버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당가의 핏줄도 아닌
외인이 흉내낸 작열독따위
자신에게 어떠한 고통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짐작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런 짐작은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장선우의 작열독은
끔찍할 정도의 고통을 선사해주었다.
당서윤에 의해 주입되었던 작열독보다 몇 배는 지독하고 끔찍한 것이다.
그렇기에 비명을 내지르고
애원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제발 그만해달라고
이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말이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그는 자신의 애원따위는 무시한 채
그저 끊임없이 작열독을 주입할 뿐이었기 때문이었다.
"아아아아악!! 개같은 자식! 저주한다아아! 저주할 것이다아아!! 아아악!"
이내 당진설은 악에 받친 고함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애원 대신 저주를 내뱉기 시작하였다.
자신을 고통을 주는 장본인인 장선우에 대한 반발심이 극에 다다른 까닭이었다.
'이걸 버틴다고?'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선우는 꽤나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개량되어 기존보다 두배 이상의 고통을 주는 작열독을 아낌없이 주입하였다.
그런데도 당진설은 굴복은 커녕
오히려 언성을 높이고 저주 어린 독설을 내뱉었다.
화경 상경 수준이였던 주소양을
눈물, 콧물은 물론
오줌마저 지리게 만들었던
최악의 독을 버텨내고 있는 것이다.
고작 초절정 상경에 불과한 실력으로 말이다.
어찌 놀랍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내성때문인가?'
독공을 기반으로 무력을 쌓는 당가에선
어릴 때부터 하독과 해독을 반복하며 독에 대한 내성을 쌓기 마련이었다.
독에 대한 내성이 클 수록 조금 더욱더 위험한 강력한 극독을 독공에 접목시킬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직계 혈족의 경우엔
그 내성의 수준이 여타 방계와는 비교조차 불허할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높았다.
직계라는 신분에 부족치 않는
영재교육을 선행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선행된 영재교육이 당진설에게는
작열독을 견딜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준듯 싶었다.
그렇지 않고서 주소양마저 무너뜨렸던 작열독을
이렇게까지 버텨낼 리 만무하지 않겠는가
'두 배정도론 안되겠네.'
선우는 생각하였다.
두 배로 개량된 작열독으로 그녀를 무너뜨리기엔
어림도 없을 것이라고
그녀를 무너뜨리기 위해선
더욱더 강력한 힘이 필요하였다.
두배로 강대해진 작열독따윈
어린애 장난처럼 느껴질 강대한 독기가 말이다
스으으으으으윽
선우는 당진설에 몸에 주입한 작열독을 그대로 거둬들이기 시작하였다.
하나도 남김없이 전부 말이다.
그리고는 천천히 손을 떼어내었다.
"하아....하아...하아...하아...하아.."
한 편 주입되었던 작열독가 전부 빠져나오자 당진설은 격하게 숨을 몰아쉬기 시작하였다.
작열독으로 인해 곤란했던 호흡을 원래대로 회복하는듯 하였다.
'두배로 소용없다면..... 네 배....다섯 배...열 배로 지독한 작열독을 맛보게 해주마.'
손을 떼어낸 선우는 그런 그녀를 차갑기 그지없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당진설로부터 뽑아낸 작열독들을 몸속에서 빠르게 순환시키기 시작하였다.
그다음 몸속 전체에 퍼져있는 절독들을
그 순환되는 작열독과 혼합시키기 시작하였다.
더욱더 농후하고 지독하게 만들기 위해서 말이다.
우우우우우우웅
이내 선우의 주위에서는 어마어마한 독기가 일렁이기 시작하였다.
불순한 독기들을 전부 빼내고
오직 순수한 극독만을 정제하기 위한 작업을 이어간 것이다.
그렇게 얼마나 정제 작업을 이어갔을까
스으으윽
이내 선우의 손이 칠흑보다 어둡게 물들기 시작하였다
완성한 것이다.
정제한 당사자조차 얼마나 지독한 지
가늠할 수 없는 극독極毒을 말이다.
'죽을지도 모르겠는데...'
검게 물들여진 손을 본 선우는 생각하였다.
손 안 모여든 독기라면
단순히 내성을 뚫어내는데 그치지 않고
그녀를 죽일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체내에있는 모든 독기들이
오직 작열독을 더욱더 지독하게 만들기 위해
하나가 되었다.
어떤 위력을 품고 있을 지는
정제한 당사자인 선우조차 할수 없는 것이다.
'아니야, 잘버틸거야, 쟤가 얼마나 독한데.'
선우는 좋게 생각하기로 하였다.
중원에서 손꼽힐 정도의 내성을 가진 당진설이였다.
쉽사리 죽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 하독하자, 설마 죽기야하겠어?'
선우는 결정을 하였다.
이대로 극독을 주입하여
그녀에게 지옥불에 온몸이 불타는듯한 끔찍한 고통을 선사해주자고 말이다.
"당진설."
이내 결심을 마친 선우는 호흡을 고르고 있는 당진설을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
선우의 부름에 당진설은 고개를 들어올렸다.
그리고는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선우를 노려보았다
그녀의 눈빛 안에는 여전히 독기가 만연해있었다
"죽지마라."
선우는 그 독기 어린 눈동자를 마주하며 말을 끝마쳤다.
그리고는 칠흑보다 어둡게 물들여진 손을 뻗기 시작하였다.
당진설의 단전을 향해서 말이다.
들썩 들썩
"내 몸에 손대지 말거라! 이 더러운 놈!"
당진설은 손에 닿지 않기 위해
몸부림을 치며 발광하였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손목과 발목을 감싸고 있는
족쇄가 그녀를 옴짝달짝 못하도록 봉쇄하고 있는 까닭이었다.
꾸우우욱
이내 선우의 검게 물들여진 손이 당진설의 단전에 지그시 짓누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곧이어 그 칠흑보다 어두운 손을 타고 지독하기 그지없는 독기가 그녀의 전신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쾌속한 속도로 말이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부들 부들 부들 부들
그리고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당진설은 그전과는 비교조차 안될 정도로 격렬한 비명성을 내지르며 온몸을 쉴새없어 부들부들 떨기 시작하였다.
마치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말이다.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바락바락 악을 쓰던 때와는 확연히 다른 반응이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당진설은 눈을 뒤집어깐 채 흰자위를 내보인 채 고통 가득한 비명성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너무.....아파...너무..너무...아파아아아.....'
아팠다.
끔찍할 정도로 아팠다.
생살이 불타는 고통이라고 일컬어지는 작열통따위와는
비교도 안될 고통이었다.
너무 끔찍하게 고통스러워서 형용할 말조차 떠오르지 않을 정도였다.
'살려줘...아니...죽여줘...차라리..죽여줘어어..'
그녀는 속으로 애원하고 또 애원하였다.
제발 죽여달라고
차라리 자신의 목숨을 앗아감으로서 이 고통에서 해방시켜달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녀의 염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욱더 강대한 독기가 온몸을 쉴새없이 순환하며 고통을 주고 또 주기 시작하였다.
끔찍한 고통에 절여주겠다는듯이 말이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기절하고 싶지만 기절할 수도 없었다.
기절한 순간
고통으로 인해 다시금 순식간에 깨어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그저 맨정신으로 감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끔찍한 고통을 말이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악!!!!"
주르르륵
이내 당진설은 눈물과 침이 쉴새없이 흘러내리기 시작하였다.
쉬이이이이이
더불어 그녀의 아랫도리가 축축히 젖어들어가기 시작하였다.
끔찍한 고통이 그녀의 자제력을 없애버린 까닭이었다.
그녀는 무엇하나 참아낼 수 없었다.
눈물도
침도
오줌도
그저 그대로 흘려버릴 뿐이었다.
귀부인으로서 결코 일어나선 안될 추잡스럽고 수치스러운 모습이었지만
그녀에게 수치스러워할 여유따윈 존재치 않았다.
치솟은 극심하고 끔찍한 고통이 수치스러워할 여유마저 완전히 앗아갔기 때문이었다.
"아아아아아아아악!!!!!!!!!!"
수치심마저 느낄 수 없는 처량한 신세로 전락한 당진설은 비명을 내지르고 또 내질렀다.
이 끔찍한 고통이 끝나기를 고대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아..'
이내 당진설은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몸속에서 날뛰던 독기들이
서서히 빠져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더...더 빨리....더 빨리...빼내줘..제바아알..'
그 사실을 알아 챈 그녀는 속으로 빌고 또 빌었다.
조금만 더 빨리 작열독을 뺴내달라고
이 끔찍한 고통에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게 해달라고 말이다.
그런 그녀의 염원이 전해진 것일까
그녀의 전신에 흩어졌던 끔찍한 독기들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마치 처음부터 존재치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추우우욱.
그리고 독기가 완전히 사라진 순간
당진설은 그대로 추욱 늘어져버렸다.
끔찍한 독기에 시달리느라
체력이 완전히 고갈나버린 것이다.
"살아있어?"
선우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물음을 던졌다.
"................."
하지만 당진설은 대답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할 수 없었다.
입을 뻐끔거릴 힘조차 남아있지 않은 까닭이었다.
"뭐야, 죽은거야?"
짜악 짜악
선우는 손을 뻗어 그녀의 뺨을 가벼이 두드리기 시작하였다.
마치 정신차리라는듯이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당진설은 여전히 추욱 늘어진 채
미동조차 보이지 않았다.
모욕적인 손짓에 짜증이 치솟았지만
힘이 빠져버리니 대꾸조차 하기 싫은 까닭이었다.
"작열독을 다시 주입해야 입을 열려나....."
그 모습을 선우는 지나가는듯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아...아니다!...그럴...필요..없다!"
그러자 당진설이 곧바로 고개를 쳐든 채 곧바로 말을 내뱉었다.
다급함이 역력한 모습이었다.
"깨있었네? 난 또 기절한 줄 알았네."
선우는 안심했다는듯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미친새끼.....'
그 말을 들은 당진설은 치를 떨었다.
대체 어떤 미친놈이 기절한 사람을 깨우겠다고 고문용 독을 주입한다는 말인가
그녀는 생각하였다.
장선우가 미쳐도 단단히 미친 놈이라고 말이다.
"그나저나 많이 아팠나봐? 눈물, 콧물에 오줌까지 전부 질질 흘린 걸 보면 말이다."
그때 선우의 비웃음 가득한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파고들기 시작하였다.
화아아아악
그 말을 들은 당진설은 얼굴을 잔뜩 붉혔다.
참을 수 없는 수치심이 치솟은 까닭이었다.
눈물을 흘리는 건 이해할 수 있었다
여인에게 눈물이란 건
어찌보면 무기로 쓰일 수 있을 정도로 요긴한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콧물과 오줌은 도무지 용납할 수가 없었다.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추잡스럽고 더러운 것들을
그대로 흘려버리다니
어찌 수치스럽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귀부인이 아니라 오줌싸개였어."
선우는 조롱을 이어가기 시작하였다.
으드드득
그리고 그 조롱을 들은 당진설은 얼굴을 잔뜩 붉힌 채 이를 으드득하고 갈았다.
모욕감과 수치심이 치솟으며 그대로 온몸을 휘감아버렸기 때문이었다.
"불만 많은 표정인데? 불만 있어?"
그 모습을 본 선우는 얄미운 미소를 흘리며 물음을 던졌다.
".............."
물론 불만은 많았다.
하지만 그녀는 그 불만을 입 밖에 내뱉지 않았다.
속내를 그대로 토해냈다간 또다시 작열독에 시달릴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든 까닭이었다.
"되게 고분고분해졌네, 아까까진 저주를 그렇게 하더니?"
선우는 고분고분한 당진설을 바라보며 웃음을 흘렸다.
저주하며 반발하던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완벽히 태세 전환하며 고분고분한 상태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물론 완전히 굴복한 것처럼은 보이진 않지만 말이다.
'이정도면 첫걸음으로는 훌륭하네.'
선우는 히죽거리며 미소를 흘렸다.
이정도면 갱생 위한 첫걸음은 성공이었다.
극도의 공포감을 심어주어
반항기는 남아있되 고분고분할 수 밖에 없는
이율배반적인 상태로 만들어놨으니 말이다.
이제 이런 이율배반적인 상태에서
극도의 수치심을 유발하면 된다.
그녀가 평생 쌓아왔던 가치관을 뒤흔들어버릴 정도의 극도의 수치심을 말이다.
"지린 내가 진동하잖아? 어쩔 거야. 당진설은."
이내 선우는 코를 쥐어잡은 채 눈살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지린 내가 역겹다는듯이 말이다.
"........저를..씻게..해주세요오.."
당진설은 더듬거리며 부탁을 하였다.
제발 씻게해달라고 말이다.
"아니, 씻을 수 없어, 금옥의 죄수에겐 씻는 사치따윈 제공해줄 수 없으니."
선우는 고개를 좌우로 내저으며 말을 이었다.
"그럼...옷이라도..갈아입게라도..해주세요....이 상태론..도저히...도저히.."
당진설은 애원하기 시작하였다.
치마와 속옷이 축축하여 시시각각 불쾌감이 절로 치솟았다.
청결하기로 소문난 그녀로서는 도저히 버텨낼 수 없는 것이다.
옷을 갈아입고 싶었다.
당장에라도 옷을 갈아입고
축축하게 적셔진 것들을 전부 내버리고 싶은 것이다.
"옷을 갈아입고 싶다라...........좋아, 수용해주지."
선우는 짐짓 고민하는듯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허락을 하였다.
그리고 그 허락을 들은 당진설은 안도하였다.
다행히 이 수치스럽고 더러운 꼴에서는 벗어날 수 있는듯 하였다.
덥석
그때 허리춤쪽에서 잡는듯한 감촉이 느껴졌다.
화들짝 놀란 당진설은 재빨리 시선을 내렸다.
그러자 자신의 허리춤을 붙잡고 있는 선우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지...지금 뭐하는 짓인가요!"
당진설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언성을 높였다.
다짜고짜 이게 뭐하는 짓이란 말인가
"옷을 갈아입겠다고 하지 않았나? 그걸 도와줄 생각이다."
선우는 대수롭지 않은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혼..혼자할 수 있어요!!"
"어찌 죄수의 손발을 마음대로 풀 수 있겠어?"
"그럼 서윤이를.. 불러주세요!"
"미안하지만 서윤이는 고급 인력이라서 오줌싸개의 옷을 갈아입히는 일에는 적합하지 않아."
"그..럼하다못해 여자 간수라도!"
"아쉽게도 금옥에 간수 중엔 여자가 존재치 않아...완벽한 남초 직장이거든."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그럼...갈아입지 않겠어요....이...손을 놔주세요!"
당진설은 애원하였다.
이 손을 놔달라고
갈아입지 않겠다고 말이다.
"거절하지, 위생적으로 보나 심미적으로 보나 갈아입는 편이 훨씬 나으니까 말이야."
말을 마친 선우는 양손에 힘을 주어
그대로 내리기 시작하였다.
투투툭
스르르르륵
그러자 그녀의 허리띠가 트더지더니
치맛자락이 그대로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싫어어어어어!!!!!!!"
그 모습을 본 당진설은 비명성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작열독에 당했을 때 못지 않은 처절함이 느껴지는 비명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