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66화 〉 967. 쌔한 느낌
"흐흐흐흐.."
선우는 음흉한 표정을 지은 채 웃음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듣는 이로 하여금 절로 거부감이 절로 들게 만드는 악당같은 웃음을 말이다.
"왜 그렇게 음흉하게 웃어?"
당서윤은 고운 아미를 살짝 찌푸린 채 입을 떼었다.
"아주 좋은 일이 생겼거든."
선우는 진한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뭔진 모르겠지만......표정을 꼭 그렇게 해야되?"
"표정? 내 표정이 어때서?"
선우는 모르겠다는듯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뭔가 음흉한 계략을 꾸미는 악당같아."
당서윤은 느낀바를 신랄하게 표하였다.
악당이라는 말외엔 마땅한 표현이 없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악당이라니...그럴리가.."
선우는 고개를 저으며 부정하였다.
이래 봬도 무림과 황실을 구한 대영웅 칭호를 가지고 있는 자신이었다.
그런 자신이 악당같은 표정을 짓고 있을 리 만무하였다.
"동경이라도 보여줄까?"
당서윤은 품에서 작은 손거울 꺼내 선우를 비추기 시작하였다.
선우는 그 손거울에 얼굴을 비춰보았다.
과연 그녀말대로 악당같은 미소를 짓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조심하도록 할게."
이내 선우는 수긍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그녀의 가감없는 표현이 무척이나 정확하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그나저나 대체 무슨 일이야? 대체 얼마나 좋은 일이길래 그렇게 표정 관리까지 안되는건데?"
당서윤은 궁금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흡족해하는 선우의 모습을 보니 괜스레 궁금증이 차올랐기 때문이었다.
"1등급 노예들을 얻었거든."
"1등급 노예들?"
"저임금으로 당가를 위해 개같이 굴러줄 1등급 노예들을 말이야."
선우는 입가에 진한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모용가의 새싹들을 말하는 거야?.....그 아이들은 아직 어려서...1등급이라고 칭하기엔 무리가 있지 않아? 애초에 노예들도 아니고...."
"걔들말고 지금 당장 도움이 되어줄 즉시 전력감들 말이야."
"즉시 전력감들?"
당서윤은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모용가에 즉시 전력감이라고 칭할 만한 이들이 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설마...모용 부인을 말하는거야?"
그리고 이내 결론을 낼 수 있었다.
"이화영이랑 모용계까지 포함이야."
선우는 부드러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 사람들이 당가를 위해 일하겠대?"
"응, 그것도 종신으로 말이야."
".....종신으로?!"
당서윤은 놀란듯 눈을 동그랗게 뜨기 시작하였다.
종신이라고 하면
삶이 끝마칠 때
즉 평생을 의미하는 게 아니던가
어찌 그런 말도 안되는 조건을 성립시킬 수 있다는 말인가
"대체 무슨 짓을 한거야?"
당서윤은 의문 어린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선우가 대체 무슨 조화를 부린 것인지
의문이 든 까닭이었다.
"막상 미래 가치만 믿고 투자하려니까, 손해인 것 같아서 말이야.....조건을 몇 개 덧붙였을 뿐이야."
"그게 모용 부인을 비롯한 삼인의 종신 계약이라는 말이야?"
"그렇다고 할 수 있지."
선우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답을 하였다.
"모용 부인이...그런 걸 받아들였다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만들었지."
선우는 다시금 악당같은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악당."
당서윤은 질린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선우가 어떤 식으로 협박을 하였을 지
어느정도 예상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분명 재건이라는 막중한 사명을 가지고 있는
모용란을 쉴새없이 압박하여 종신계약을 성립시켰으리라.
"모용가 입장에선 악당처럼 느껴지긴 할거야."
선우는 그녀의 말을 부정치 않았다.
확실히 모용가 입장에선 악당이라고 칭해도
이상하지 않을 짓을 저질러버렸으니 말이다.
나름 뼈대있는 명문가를 재건을 핑계로 강제 인수합병하여 휘하에 넣어버렸다.
어찌 악당이라고 칭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래도 당가 입장에선 최고의 가주가 아니겠어?"
선우는 뿌듯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모용가 입장에선 악당이지만
당가 입장에선 최고의 가주였다.
모용가의 골수까지 쪽쪽 빨아먹어 당가의 이익을 극대화하였으니 말이다.
".........그건 또 그렇지."
선우의 말을 들은 당서윤은 이내 수긍을 하였다.
틀린 말이 아니었다.
가주란 본디 세가의 이익만을 위해 움직이는 존재였으니 말이다.
"근데 그런 조건을 이화영과 모용계가 받아들일까?"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걸?"
"어째서?"
"걔들도 머리가 있다면 다른 방도따윈 존재치 않다는 걸 잘알테니까."
세가에 대한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져있는 모용란조차 수용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었다.
이화영과 모용계 또한 수긍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모용가도 참으로 박복하네, 멸문도 서러운데 팔자에도 없는 종신계약으로 당가에 묶여버렸으니 말이야."
"뿌린대로 거두는 거지, 뭐"
선우는 대수롭지 않은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당가가 멸문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을 때
코빼기도 비추지 않고
제 잇속만 계산하였던 모용가였다.
이런 취급을 받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넌 참 이상한 인간이야, 선우."
그런 선우를 보며 당서윤이 천천히 입을 떼었다.
"뭐가?"
"어떨 때보면 잔정이 많은 것 같으면서도 이럴 때보면 냉철하기 그지없으니 말이야."
"상반된 매력이 넘친다는 의미지?"
선우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참나."
당서윤은 어이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실소를 흘렸다.
장난스러운 그의 반응이 꽤나 유쾌하게 느껴진 까닭이었다.
그렇게 그녀가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고 있을 때였다.
스르륵
선우의 팔이 마치 뱀처럼 스스럼이 뻗어지기 시작하였더니
휘리릭
당서윤의 가녀린 허리를 그대로 감싸버렸다.
"뭐 하는거야?"
허리를 감싼 감촉에 놀란 당서윤은 선우를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보상 수령."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보상...수령?"
"본디 인생사에는 상벌이 정확해야하지 않겠어? 공훈을 쌓으면 보상을 받고 죄를 지으면 벌을 받고 말이야."
"그 보상이...나라는 말이야?"
"그렇다고 볼 수 있지."
선우는 정욕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귓볼을 천천히 쓰다듬기 시작하였다.
애정이 듬뿍 담긴 손길로 말이다.
"후우...못 말려.."
당서윤은 고개를 살짝 내저었다.
이미 흥분할대로 흥분한 선우를 말릴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대신...오늘은..빨리...끝내야해....할 일이..쌓여있으니까.."
당서윤은 조건을 덧붙였다.
속전속결로 끝내주기로 말이다.
오늘도 어제처럼 하루종일 붙잡혀있다간
일이 산더미처럼 쌓이고 말게 뻔하였기 때문이었다.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마나님."
선우는 환한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리고 천천히 그녀의 몸 여기저기에 애정 어린 손길을 뻗기 시작하였다.
"하으윽...흐으윽.."
그러자 이내 집무실에는 당서윤의 옅은 신음성이 가득 채워지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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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돼요!"
"고모님, 어찌 그런 일을 상의도 없이!"
이화영과 모용계는 언성을 높이며 고함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불합리하기 그지없는 조건을 수용한 모용란에 대한 반발이 치솟은 까닭이었다.
종신 계약이라니
어찌 자신들의 인생이 내걸린 일을 멋대로 결정지을수 있다는 말인가
아무리 그녀가 모용가의 최고 책임자라고 해도 이건 불합당한 일이었다.
적어도 상의정도는 했어하는 것이다.
"어쩔 수 없었다.....모용가의 재건을 위해서는 말이야"
모용란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종신 계약은 너무합니다! 저는 모용가의 소가주란 말입니다!"
모용계는 납득할 수 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언성을 높였다.
자신이 누구란 말인가
모용가를 계승해야할 의무를 가지고 있는
소가주가 아닌가
그런 자신이 종신 계약에 묶인다니
어찌 이런 불합리한 일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인가
"맞아요! 모용가의 적통이 당가에 묶여버리다니! 납득할 수 없어요! 차라리 다른 곳으로 가도록 해요! 이런 대우를 받으면서까지 당가에 있어야할 이유를 모르겠어요!"
이화영 또한 맞장구치며 언성을 높였다.
납득할 수 없는 건 그녀 또한 마찬가지였기 때문이었다.
"후우우.."
모용란은 가벼운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가 갈 곳이 있다고 생각하느냐?"
그리고 차분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팽가라던가...제갈세가라던가....언가라던가...친분을 유지했던 곳이 몇 군데..."
"그들이 우리를 받아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모른 척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요...명문대파로서 그간...쌓아온 정이 있기도 하니.."
"틀렸다. 그들은 모른 척할 것이다."
모용란은 확고한 어조로 입을 떼었다.
"명문가로서 그간 쌓아온 정? 그런 것 따윈 처음부터 존재치 않았다....세가는 그저 이익 집단일 뿐이다, 서로의 이익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세가 연합이라는 틀 안에 묶여있었을 뿐, 정따윈 나누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녀는 시리도록 차가운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그런.."
"당가가 멸문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을 때 우리는 무엇을 하였느냐?.. 황보세가의 가주가 죽고 봉문을 하였을 때 우리는 무엇을 하였느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명문가로서 쌓아온 정은 그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모용란은 차가운 눈빛을 반짝거리며 입을 떼었다
"모용가는 무엇 하나 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그들에게 무엇 하나 받지 못할 것이다. 아니 어쩌면 당가에서보다 더욱더 치욕스러운 꼴을 당할 지도 모른다. 그런 상황에서 대체 어딜 가자는 것이더냐?"
"............."
모용란의 물음에 이화영은 어떠한 반박도 하지 못하였다.
그녀의 말처럼 그 어떤 곳도 선뜻 도움을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어딜가든 치욕스럽고 서러울 수밖에 없다면 난 당가를 택할 것이다. 똑같이 서럽다해도 줄 수 있는 건 천지차이일터이니."
그녀는 확고한 눈빛으로 이화영을 바라보았다.
"..............."
그리고 이화영은 여전히 입을 다물었다.
암묵적인 동의를 한 것이다.
"그리고 계아, 네가 묻고 싶은 게 있다."
이화영이 말이없자 모용란은 고개를 돌려 모용계를 바라보았다.
"..물어보시지요.."
그녀의 기세에 압도된 모용계는 공손한 태도로 답을 하였다.
"넌 모용가의 재건이 네 대에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당연하지 않습니까!"
"무슨 수로?"
"모용가의 아이들을 고수로서 육성시키고.....요동으로 돌아가 잃어버린 사업체를 되찾는다면....."
모용계는 원론적인 말을 이어가기 시작하였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정석적이면서 뻔한 이야기들을 말이다.
"그럼 다시 물으마, 모용가의 아이들을 어떻게 고수로 육성시킬 생각이더냐?"
".....그거야....고모님과 저의 깨달음을 전하고 챙겨온 모용가의 비급들 위주로 가르침을 전한다면..."
"그렇다면 육성 환경은?"
".......환경이요?"
"무릇 어린 수련자들은 환경이 크나큰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제대로 된 육성 환경이 받춰주지 않는다면 폭발적인 성장시기를 놓치게 되지."
모용란은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러니 묻겠다, 너는 모용가의 아이들에게 수련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해줄 수 있느냐?"
".....그건...노력한다면..어떻게든.."
"매끼 육류가 포함된 균형잡힌 식단이 나와야하고 땀의 배출이 원활한 질좋은 수련복이 여러벌 있어야한다. 하루에도 수십 개는 부러질 목검이 부족함 없이 구비되어야하며 시기에 따라 걸맞는 영약을 준비해두야한다. "
"................"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안락한 보금자리가 있어야하며 수십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넓은 수련장이 있어야한다."
"............."
"다시 물으마, 너는 이런 환경을 아이들에게 제공해줄 수 있느냐?"
모용란의 눈빛이 차갑게 반짝이기 시작하였다.
"............."
그리고 그녀의 물음에 모용계는 입을 다물었다.
무엇하나 해줄 수 있는 게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환경조차 제공해주지 못하면서 대체 어떻게 모용가의 아이들을 고수로 만들겠다는 것이더냐?"
"..........."
"현실을 직시하거라, 계아야, 현재 우린 아이들에게 무엇하나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 모용가의 새싹들이 온전히 커갈 환경조차 구축해줄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어찌 허황된 꿈만 꾸는 것이더냐?"
모용란은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네 대에 모용가는 재건이 될 수 없다."
그리고 확고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그렇다면...재건을 포기하라는 말씀입니까?"
모용계는 떨리는 눈동자로 그녀를 응시하며 입을 떼었다.
"후대를 기약하자는 것이다."
모용란은 굳은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지금은 당장은 힘들겠지만.......우리의 노력이 쌓이고 쌓인다면.....후대에는 모용가가 재건이 될 수 있지 않겠느냐?"
"그 노력 중 하나가 저희들의 종신 계약이라는 말씀이십니까?"
"그렇다."
모용란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을 이었다.
"당가주는 모용가의 미래를 믿고 투자하는 걸 달가워하지 않았다......불확실한 변수가 많다는 게 그 이유였지.....그렇기에 어쩔 수 없었다.....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모용가의 재건은 수백년은 퇴보해버릴터이니."
"....하지만...그 조건이..너무나..가혹합니다...."
"가혹하지 않다."
모용란은 고개를 저으며 부정을 하였다.
"고작 우리의 희생으로 모용가는 재건의 기틀을 마련할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그런데 어찌 가혹하다고 할 수 있겠느냐?"
모용란은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
그리고 그 말에 모용계는 반박조차 하지 못하였다.
개개인으로서는 비극에 가까울 정도로 가혹한 조건이었지만
세가의 입장에서보면 이득도 이런 이득이 없었다.
수 백년의 퇴보를 고작 삼 인의 희생으로 막아내었으니 말이다.
"우리 개개인에게는 비극이겠지만 세가 입장에선 더할나위 없는 홍복이다. 고작 삼 인의 희생으로 모용가의 전력을 안전히 키울 수 있는 최적 환경을 제공받게되었으니 말이다."
그녀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러니 모두 이해해주었으면 한다......오직 모용가를 위해서 말이다."
모용란은 착잡한 표정으로 입을 떼었다.
그녀 또한 딸과 조카의 희생이 마뜩치 않은 건 마찬가지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희생을 강요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모용가에게 다른 방도가 없으니 말이다.
"..............."
"..............."
모용계와 이화영은 말없이 침묵을 하였다.
두 사람 모두 머릿속이 혼잡하기 그지없었기 때문이었다.
모용란은 그저 가만히 기다려주었다.
그들의 머리가 어느정도 정리가 되기를
'만약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다면...조용히 보내주자.'
그리고 생각하였다.
그들의 의사 또한 존중을 해주겠다고
만약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다면
지체없이 보내주겠다고 말이다.
그렇게 마음을 굳게 다잡은 그때였다.
".......하겠습니다."
이내 모용계가 천천히 입을 떼었다.
"오라버니!"
그리고 이화영이 발작한듯 언성을 높였다.
종신 계약을 받아들인 모용계의 결정에 당혹스러움이 차오른 까닭이었다.
"쥐뿔도 없는 주제에 자존심만 내세우며 허황된 것을 꿈꾼듯합니다.....깨달음을 주셔서 감사합니다...고모님.."
모용계는 감사를 표하였다.
어리숙한 자신을 일깨워준 모용란을 향해서 말이다.
"후대를 기약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습니다.....뿌리가 오랫동안 뻗어나가 자리를 잡게된다면...더욱더 굳건한 모용가가 될테니까요."
모용계의 눈빛에는 확고한 결의가 반짝이기 시작하였다.
"............저도...하겠어요..."
그리고 그 눈빛을 언뜻 본 이화영 또한 말을 내뱉었다.
"여기서 빠지면 저만 나쁜 년이잖아요...정말..다들...너무해요."
그녀는 입술을 삐죽거리며 말을 내뱉었다.
모두의 희생을 무시한 채 저 혼자 도망가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었다.
".......모두들 고맙구나"
모용란은 감격한 표정을 지었다.
두 사람의 속 깊은 결정에 감동이 차오른 까닭이었다.
"고마워하실 필요 없습니다...소가주로서 당연한 결정니까요."
"저도 마찬가지예요, 엄마 딸로서 당연한 결정을 한 것 뿐이에요."
두 사람은 부드러이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리고 그 미소를 마주한 모용란의 입가에는 마찬가지로 부드러운 미소가 지어지기 시작하였다.
이내 방 안에는 훈훈한 공기가 감돌기 시작하였다.
혈육 간의 진한 정이 공기마저 따스하게 만든 까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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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렇고....저희는 어떤 업무를 맡게되는 건가요?"
이화영은 궁금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어떤 업무를 맡게되는 지 궁금증이 차오른 까닭이었다.
"이 어미는 아직 배정업무가 없단다, 하지만 너희들은 재경각에서 근무시킨다고 하더구나."
"재경각에요?"
이화영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물었다.
재경각이라고 하면 당가의 회계업무를 책임지는 중요 기관이 아니던가
그런 곳에 어찌 외인인 자신과 모용계를 넣는단 말인가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건 아니겠지?'
이화영은 안색을 살짝 굳혔다.
괜스레 불안감이 차오른 까닭이었다.
오싹
그때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알 수 없는 오한이 등골을 훑고 지나간 것이다.
'........뭔가...쌔한데..'
이내 이화영의 안색이 더욱더 딱딱하게 굳어지기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