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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885화 (886/1,419)

〈 885화 〉 886. 내 우물은 깊어, 세상 전체를 담을 수 있을 정도로 말이야.

"어째서 건곤대나이乾坤大挪移를 사용할 수 있는거지?"

구양진은 의혹어린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그는 확신할 수 있었다.

자신의 흐름을 제어했던 신비로운 공능의 정체가

마교의 호교 무공인 건곤대나이의 공능이라는 사실을

그렇기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었다

대체 천마와 무슨 관계이기에

오직 교주만이 전수받을 수 있다는 호교 무공을

저놈이 익히고 있다는 말인가

"아무 관계도 아닌데?"

선우는 태연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관계는 무슨 관계란 말인가

만난 적도 없는 놈인데

"거짓말 말거라! 네놈이 천마의 독문무공인 건곤대나이를 사용하는 걸 똑똑히 봤거늘! 어찌 시치미를 뗀다는 말인가!"

구양진은 언성을 높이며 고함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분명 건곤대나이었다.

불쾌하게 흐름을 잡아비트는 느낌은 마교의 호교 무공인 건곤대나이밖에 없을테니 말이다.

그런 무공을 익힌 주제에 천마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니?

이 무슨 말도 안되는 거짓말이란 말인가

"믿기 싫으면 말던가."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구태여 건곤대나이를 익힌 사정을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까닭이었다.

'........정체를 숨기는 것인가?........아니면 정말로 천마와 관련 없는 것인가?'

구양진은 모르겠다는듯한 표정을 지었다.

단순히 정체를 숨기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천마와 아무런 관련 없는 자인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그는 고심하고 또 고심하였다.

저자를 어떻게 대해야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천마와 관련없는 자라면 하던 대로 적대하고 죽이면 될 일이다.

하지만 천마와 관련있는 자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애초에 적이 아니니 오해를 풀고 싸움을 중단해야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고심하고 또 고심하였다.

가장 알맞은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 말이다.

그렇게 얼마나 고민하였을까

"어찌하여 정체를 숨기는 지는 알 수 없지만 난 네놈의 적이 아니다..오히려 아군이라고 할 수 있지."

구양진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내뱉었다.

그가 정체를 숨기고 있다고 상정을 한 것이다.

"아군이라고?"

선우는 모르겠다는듯한 표정으로 그에게 되물었다.

"그렇다, 애초에 본좌가 광서성으로 불바다로 만든 것 자체가 바로 천마의 의지니라, 그런데 어찌 아군이라고 할 수 없겠는가?"

"...........모든 게 천마의 의지라고?"

"그렇다, 모든 것은 전부 천마의 의지니라."

구양진은 고개를 주억거리며 말을 이었다.

"........광서성만 불태우라고 하던가?"

"내게 할당된 구역은 광서성 뿐이었다. 다른 지역에는 다른 놈들이 가있을 것이다."

선우의 물음에 구양진은 선뜻 답해주었다.

질문을 계속하는 걸 보니 오해가 풀려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돌겠구만."

선우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 흑야를 천천히 들어올리더니 그대로 구양진을 향해 겨누기 시작하였다.

"........무슨 짓이지?"

그 모습을 본 구양진은 의아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물음을 던졌다.

오해가 풀릴 수 있도록 친절한 설명을 덧붙이지 않았는가

그런데 대체 이게 무슨 짓이란 말인가

"무슨 짓이긴, 보는 그대로다."

선우는 짜증 어린 눈빛으로 그를 응시하며 입을 떼었다.

"내 말을 믿지 못하겠다는 건가? 아니면 이해를 하지 못한 건가?"

"아니, 믿어, 그리고 전부 이해했고, 요약하자면 천마새끼가 모든 일을 꾸민 원흉이고 다른 곳에서도 너 같은 개새끼들이 발정난듯 날뛰고 있다는 말 아니야?"

선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천마의 제자가 아니었던 것인가."

"일면식도 없어, 새끼야."

"이거 실수를 했군, 이것저것 전부 떠벌리고 말았으니 말이야."

구양진은 고개를 설레설레 내저으며 입을 떼었다.

아무래도 잘못 짚은듯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러게 남자가 묵직한 맛이 있어야지, 계집처럼 그렇게 가벼이 나불대면 쓰겠어?"

선우는 비아냥거리며 말을 이었다.

"뭐, 상관없다, 어차피 네놈이 알든 모르든 바뀌는 건 없을테니까."

구양진은 화룡도를 들어올렸다.

실수로 모든 것들을 떠벌렸지만 상관없었다.

어차피 저놈은 이곳에서 죽게될테니까 말이야.

"아니, 바뀐 게 많아, 네놈이 가볍게 나불 댄 몇 마디가 좋든 나쁘든, 중원의 운명을 크게 바꾸었으니까."

선우는 차분한 눈빛으로 그를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오만하구나, 네놈따위가 중원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정도의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구양진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를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당연하지, 난 천하제일인이니까."

선우는 확신 어린 눈동자로 그를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뭐라? 천하제일인? 크크큭..크하하하하! 오만하다 못해 광오하기까지 한 놈이구나!"

그 말을 들은 구양진은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하였다.

무척이나 유쾌하게 말이다.

천하제일인이라니

태산마저 단숨에 녹여버릴 수 있는 자신조차 감히 넘보지 못한 위대하기 그지없는 칭호였다.

천마라는 괴물에 막혀 감히 꿈조차 꾸지 못하였던

영광스러운 칭호였다.

그런 칭호를 저딴 애송이가 운운하다니

어찌 우습지 않을 수 있겠는가

"네놈은 천하제일인이라는 말에 담긴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모르는 듯하구나"

이내 구양진은 정색을 한 채 말을 이었다.

"알만큼 안다고 생각하는데?"

"아니, 네놈은 모른다, 그 말에 담긴 무게를 안다면 그렇게 함부로 내뱉지는 못하였을 것이다.......네놈은 그저 우물 속 개구리에 불과하다, 우물 안이 세상의 전부인 줄 알며 멋대로 지껄이는 멍청한 개구리 말이다"

"내 우물은 깊어, 세상 전체를 담을 수 있을 정도로 말이야."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렇다면 확인해봐야겠구나, 네놈의 우물이 얼마나 깊은지, 과연....세상 전체를 담아낼 수 있을 정도인지 말이야!"

부웅

구양진은 선우를 향해 화룡도를 휘둘렀다.

화아아아악

그러자 거대한 불길이 치솟더니 그대로 선우를 향해 덮쳐들어가기 시작하였다.

우우우우우웅

그 모습을 본 선우는 안력을 돋우었다.

그러자 불길이 쏘아지는 흐름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선우는 곧바로 건곤대나이를 운용하기 시작하였다.

.

흐름을 잡아 비틀었다.

그리고 방향을 완전히 반전시켜버렸다.

그러자 쏘아지던 불길이 그대로 되돌려지기 시작하였다.

불길을 쏘아보낸 장본인인 구양진을 향해서 말이다.

화아아아아악

이내 되돌려진 불꽃은 구양진을 그대로 덮쳐버렸다.

마치 온몸을 불살라버릴 기세로 말이다.

화르르륵

구양진의 온몸이 불길에 휩싸이기 시작하였다.

"불꽃을 되돌려봤자 소용없는 일이다! "

불길에 휩싸인 구양진은 언성을 높이며 고함을 내질렀다.

최고의 화공이라고 불리우는 태양열화신공을 극성으로 연마한 자신이었다.

자신이 피어올린 불꽃 따위에 상처 입을 리 없는 것이다.

화르르르륵

구양진은 화룡도를 다시금 치켜들었다.

그리고 도신 끝에 모든 열기와 화기를 집중시키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도신 끝에 거대한 구체 모양의 불덩어리가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부웅

"죽어라! 벌레같은 놈!"

구양진은 형성된 화구火球를 선우를 향해 내던져버렸다.

화아아아아악

그러자 화구는 맹렬한 속도로 앞으로 쏘아지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을 본 선우는 안력을 돋우었다.

다시금 건곤대나이로 흐름을 비틀어버릴 요량이었다.

'흐름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내 선우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쏘아지는 화구火球에 흐름이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분명 의지를 담겨진 것이리라

'그렇다면 이쪽도 의지를 내보일 수밖에.'

선우는 의지를 집중시키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저 화구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고말겠다는 의지를 말이다.

솨아아아아아아

그러자 선우의 검신이 더할 나위 없이 새하얗게 빛나기 시작하였다.

지키는 검, 호검護劍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화아아아아악

이내 화구가 코앞까지 다가오게 되었고

선우는 망설임없이 검을 휘둘렀다.

스으으윽

그러자 이내 화구가 반으로 갈라지면서 완전히 소멸되어버렸다.

갈라진 순간 그대로 흩어져버린 것이다.

"....꽤나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군.."

그 모습을 본 구양진은 의외라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설마하니 의지가 담긴 자신의 화구를 저리도 쉽사리 베어낼 줄은 예상치 못하였기 때문이었다.

"네가 허접한거야. 새꺄."

선우는 비아냥거리며 입을 떼었다.

타타탁

그리고 곧바로 풍운보를 밟으며 앞으로 빛살처럼 쏘아지기 시작하였다.

불을 자유자재로 쏘아내는 그에게 거리를 내어줘선 안된다는 생각이 든 까닭이었다.

쇄애애애애액

이내 앞으로 쏘아져나간 선우는 그대로 검을 내질렀다

노리는 곳은 그의 목울대였다.

'빠르다.'

그 모습을 본 구양진은 재빨리 화룡도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그대로 도면으로 목울대를 보호하였다.

콰쾅

이내 흑야와 화룡도가 부딪히며 굉음이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주르르륵

더불어 구양진의 신형이 뒤편으로 쉴새없이 밀려나기 시작하였다.

선우가 끊임없이 힘을 주며 그를 뒤편으로 밀어내었기 때문이었다.

'.......이 새끼가..'

우득 우득

구양진은 도를 더욱더 강하게 움켜잡기 시작하였다.

"흐읍!"

그리고 그대로 위로 치켜들어버렸다.

부웅

그러자 쏘아지던 선우의 검이 그대로 위쪽으로 향하기 시작하였다.

그대로 튕겨버린 것이다.

그리고 검이 위쪽으로 튕겨지자 선우의 가슴이 텅 비기 시작하였다.

'기회!'

그 모습을 본 구양진은 재빨리 왼손에 화기와 열기를 가득 채우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왼손이 핏빛보다 붉은 적색으로 물들기 시작하였다.

태양열화신공의 절기인 극양열화장極陽熱火掌이었다.

'뒈져라!'

구양진은 망설임없이 손바닥을 뻗었다.

노리는 곳은 그의 심장이었다.

쇄애애애애액

'어딜!'

그 모습을 본 선우는 왼쪽 주먹에 내력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망설임없이 주먹을 내질렀다.

콰콰콰쾅

이내 장掌과 권拳이 맞부딪히더니 그대로 튕겨져나가버렸다.

장과 권이 부딪히며 발생된 충격파를 도저히 견뎌낼 수 없었던 까닭이었다.

부웅

선우는 주먹이 튕겨나간 동시에 검을 그대로 내리그어버렸다.

가슴이 비어있는 지금이야 말로 공격하기 가장 좋은 적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구양진도 마찬가지인듯 하였다.

그 또한 장이 튕겨져나간 동시에 곧바로 화룡도를 내리그어버렸기 때문이었다.

콰앙

이내 두 사람의 검과 도는 다시금 맞부딪히며 굉음성을 자아내기 시작하였다.

********

콰앙 콰앙 콰앙

두 사람 사이에서는 끊임없는 공방이 이어지기 시작하였다.

누가 하나 병장기를 거두지 않은 채 쉴새없이 내지르고 베어내었기 때문이었다.

양보 따윈없었다.

그저 죽이겠다는 의지만을 가지고 있을 뿐

구양진이 의지가 담긴 불덩어리를 쏘아내면

선우는 심검으로 불덩어리를 베어버렸고

선우가 심검을 휘두르면

구양진은 화룡도에 의지를 둘러 방어를 하였다.

그야말로 박빙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피슉

선우의 어깨에서 피가 터져나왔다.

화룡도가 선우의 어깨를 훑고 지나가버린 까닭이었다.

피슉

선우의 옆구리가 핏물이 터져나왔다.

화룡도가 그의 옆구리를 스쳐지나간 까닭이었다.

피슉

선우의 팔에서 핏물이 터져나왔다.

쾌속하게 내질러진 구양진의 화룡도에 그대로 베여버린 까닭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선우의 몸에는 상처가 쌓여가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선우는 공방을 멈추지 않았다.

그저 죽일 기세로 끝까지 이어갈 뿐인 것이다.

그렇게 얼마나 상처를 쌓았을까

콰아아앙

이내 굉음이 터지고 선우의 신형이 뒤편으로 쭉 밀려나기 시작하였다.

괴랄하기 짝이 없는 도격을 견뎌내지 못하고 뒤편으로 밀려난 것이다.

"...........하아....하아...하아.하아...하아."

선우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기 시작하였다.

숨쉬는 것조차 잊은 채 공방을 이어간 까닭이었다.

그에 반해 구양진은 호흡에 한치의 흐트러짐조차 없는 모습이었다.

"......어째서지?"

구양진은 모르겠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하아...하아..뭐가..말이지?"

"이정도 실력을 갖추고 있으면서.....왜 처음엔 그저 방어만 한거지?"

그는 모르겠다는듯 선우에게 물었다.

그는 강하였다.

화룡도를 든 자신과 맞상대가 가능할 정도로 말이다.

그렇기에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째서 그런 그가 방어만했던 것인지 말이다.

심검이나 건곤대나이조차 쓰지 않은 채 말이다.

"하아......하아..시간이 필요했으니까."

선우는 숨을 몰아쉬며 간신히 답을 하였다.

"..시간이 필요했다?"

그는 모르겠다는듯 표정을 지었다.

시간이 필요했다니

그게 대체 무슨 소리란 말인가

'시간을 벌기위해서?......설마!?'

순간 구양진은 재빨리 고개를 돌려 뒤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저 멀리 굳게 닫혀있는 성문의 모습을 말이다

어디에도 피난민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설마 네놈....저들이 도망칠 시간을 벌기 위해 그런 짓을 한 것인가?"

"하아...하아......말려들게 하기 싫었거든."

선우는 대수롭지 않은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미친놈이군, 죽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안해본 것인가?"

"안해봤어."

선우는 담담한 어조로 말을 내뱉었다.

"네놈따위한테 내가 죽을 리 없잖아?"

선우는 피투성이가 된 얼굴로 진한 미소를 흘린 채 말을 이었다.

"곧 죽을 놈이 말은 잘하는구나."

구양진은 어이없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다죽어가는 놈이 무슨 소리를 한다는 말인가

"누가 죽을 지는 결과로 확인하자고, 아가리만 털지말고 말이야."

선우는 검을 치켜올리기 시작하였다.

별빛보다 반짝이는 눈빛으로 그를 응시한 채 말이다.

"오냐, 내 직접 결과로 보여주도록 하겠다!"

그 모습을 본 구양진은 다시금 선우에게 달려들기 시작하였다.

보여줄 생각이었다.

저 멍청한 놈에게 진정한 승자가 누구인지 말이다.

선우는 그런 구양진을 바라보며 검을 휘둘렀다.

콰쾅

이내 두 사람 사이에선 굉음성이 터져나오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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