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93화 〉 694.연아! 그거 부수지마!
쾅 쾅 쾅
북궁연의 백옥수白鈺手가 언중기의 온몸을 쉴새없이 두드리기 시작하였다.
머리
가슴
복부
팔
할 것 없이 모든 부위를 가격한 것이다.
"크하하하하하하!"
언중기는 호쾌한 웃음을 터트리며 그녀의 공격에 맞서기 시작하였다.
그는 피하지 않았다.
모든 공격을 그저 신체의 단단함으로 그대로 맞선 것이다.
쾅 쾅 쾅
몸을 두드릴 때마다 쇳덩이를 두드리는 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크하하하하하하!"
더불어 언중기의 호쾌한 웃음소리 또한 더욱더 커져가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얼마나 대립이 심화되었을까
쾅
북궁연은 그대로 발을 차올려 언중기의 가슴팍을 찍어버렸다.
그리고 그의 가슴을 발판 삼아 몸을 뒤편으로 날렸다.
부웅
이내 그녀의 유려한 몸이 곡선을 그리며 뒤편으로 그대로 날아가버렸다.
그러자 북궁연과 언중기 간의 거리가 순식간에 벌어지게 되었다.
타탁
얼마 지나지 않아 북궁연은 부드럽게 바닥에 착지를 하였다.
"더럽게 단단하네."
성공적으로 거리를 벌린 북궁연은 질린 표정을 지은 채 입을 떼었다.
단단하기 그지없는 언중기의 내구도에 짜증이 치솟은 까닭이었다.
아무리 후려쳐도 생채기 하나 나지 않았다.
꽤나 진심을 담아 후려쳤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하하하하하하....강하구려! 빙궁주! 정말 강하구려!"
언중기는 재밌다는듯 웃음을 터트리며 감탄하였다.
온몸을 두드리는 북궁연의 타격에 경외감이 절로 들었기 때문이었다.
"좀 더 나를 즐겁게 해주시구려!"
콰쾅
언중기는 강하게 발을 굴렀다.
그리고 그 반발력을 이용하여 그대로 앞으로 튀어나갔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거리를 벌렸던 북궁연의 코앞까지 도달하게 되었다.
거체와 어울리지 않는 쾌속한 속도였다.
부웅 부웅 부웅 부웅
북궁연의 코앞까지 도달한 언중기는 그대로 돌덩이 같은 주먹을 휘두르고 또 휘둘렀다.
북궁연을 작살내버릴 기세로 말이다.
머리 목 어깨 가슴 복부 팔
온몸에 있는 모든 부위에 그의 주먹이 날아들었다.
북궁연은 빠르게 보법을 밟으며 그의 주먹 세례를 가뿐히 피하기 시작하였다.
부웅 부웅 부웅
이내 언중기의 쏘아보낸 주먹들이 허공을 쉴새없이 꿰뚫기 시작하였다.
"대단하구려! 정말 대단해!"
언중기는 주먹을 쉴새없이 내지르며 감탄을 하였다.
언가권의 정수를 가벼히 피해버리는 그녀의 반응속도에 경외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이 여자라면...전력을 다해도 된다.'
그리고 생각하였다.
눈앞에 있는 여자라면 자신의 모든 것을 보인다해도 받아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언중기는 내력을 극성으로 끌어모으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주먹을 더욱더 강하게 움켜쥐었다.
한계에 도달할 때까지 말이다.
하체에 힘을 주었다.
허리에 힘을 주었다.
어깨에 힘을 주었다.
그리고 휘둘렀다.
더욱더 강하게
더욱더 빠르게
더욱더 날카롭게
더욱더 무겁게
휘두르고 또 휘둘렀다.
저 강대하기 짝이 없는 여인에게 닿을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런 언중기의 바램이 통한 것일까
쾅
주먹을 휘두르고 처음으로 굉음이 터져나왔다.
그리고 언중기는 잔뜩 흥분한 채 미소를 흘렸다.
북궁연이 처음으로 손을 쓰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공격 할 때가 아닌 방어할 때 말이다.
드디어 닿은 것이다.
자신의 공격이 말이다.
부웅 부웅 부웅 부웅
흥분이 차오른 언중기는 흥겹게 주먹을 내지르기 시작하였다.
쾅 쾅 쾅 쾅
그리고 그의 주먹에 맞춰 굉음이 터져나오기 시작하였다.
전부 북궁연의 손과 부딪히는 소리였다.
"이제 피하는게 버겁나 보오?"
언중기는 재밌다는듯한 미소를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이제 회피가 아닌 방어를 하기 시작한 그녀의 모습에 어마어마한 쾌감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
언중기의 물음에도 불구하고 북궁연은 말 없이 방어를 이어가기 시작하였다.
주먹 한 발 한 발이 위협스럽기 짝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하하하하하하하!"
그녀가 말없이 방어에 급급하자 언중기는 웃음을 터트렸다.
이렇게 강대한 고수조차 자신에게 쩔쩔매는 광경을 보니 유쾌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기쁨이 차올랐다.
흥분이 차올랐다.
더불어 육체가 가열되기 시작하였다.
새빨갛게 말이다.
내구가 배가 되었다.
힘이 배가 되었다.
속도가 배가 되었다.
쾅 쾅 쾅 쾅
주르륵
주르르륵
맞대응을 하던 북궁연이 서서히 뒤편으로 밀리기 시작하였다.
언중기의 주먹에 담긴 힘을 견뎌내지 못하고 밀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얼마나 맞대응을 하였을까
콰콰쾅
이내 거력의 담긴 언중기의 우권과 북궁연의 손이 그대로 맞부딪혔다.
부우웅
그리고 북궁연은 그대로 날아가버렸다.
우권에 담긴 거력이 그녀의 신형을 밀어내버린 것이다.
북궁연의 신형이 그대로 공중에 체공되기 시작하였다.
'기회!'
그 모습을 본 언중기는 끝마무리를 할 기회라고 여겼다.
그리고 그 기회를 잡기 위해 곧바로 행동을 옮겼다.
거력이 담긴 양발로 땅을 굴렸다.
콰쾅
그다음 그 반발력으로 거체를 그대로 공중에 띄웠다.
쇄애애애애액
그 상태로 공중에 떠있는 북궁연에게 날아들었다.
그녀를 끝장내기 위해서 말이다.
언중기는 양손을 깍지꼈다.
그다음 양팔을 머리 위쪽으로 들어올렸다.
부우웅
'끝이다!'
그다음 그대로 북궁연을 내리쳐버렸다.
끝장을 내겠다는 각오로 말이다.
북궁연은 다급히 양팔을 교차하였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함이었다.
쾅
이내 언중기의 일격이 북궁연에게 작렬하였다.
"크윽!"
북궁연은 옅은 신음성을 내뱉었다.
상상이상의 충격이 온몸으로 전혀졌기 때문이었다.
콰콰콰쾅
그리고 그녀의 신형은 언중기가 휘두른 둔중한 일격에 의해 그대로 땅에 처박혀버렸다.
"크하하하하하하하하"
그 모습을 본 언중기는 커다란 웃음을 터트렸다.
승리를 확신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때 이변이 일어났다.
슈우우우우욱
갑자기 아래쪽에서 원뿔 모양의 얼음기둥이 그대로 솟구치기 시작한 것이다.
쾅
그리고 그 솟구친 얼음 기둥은 공중에 떠 있는 언중기의 가슴팍을 그대로 가격하였다.
"커억!"
얼음기둥에 가격당한 언중기는 헛기침을 토해내었다.
다행히 몸이 뚫리진 않았지만 상당한 충격이 전해진 까닭이었다.
이내 언중기의 거체가 그대로 뒤편으로 나가떨어졌다.
쿵
어느새 땅에 착지한 언중기는 얼음기둥을 가격당한 가슴팍을 매만지기 시작하였다.
얼얼함이 아직도 가시지 않은 까닭이었다.
'꽤 아프군.'
언중기는 슬쩍 시선을 앞쪽으로 돌렸다.
그러자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난 빙궁주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심장이 뚫어버릴 생각이었는데...."
자리에서 일어난 북궁연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얼음기둥이 심장을 꿰뚫어버리지 못했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느낀듯 하였다.
"......크흐흐흐....대단하오...빙궁주....설마 그 상황에서 반격을 할 줄이야."
언중기는 즐겁다는듯 웃음을 흘리며 감탄을 내뱉었다.
당하는 와중에서도 공격을 멈추지 않는 북궁연의 집요함에 감탄을 한듯 하였다.
"맞았으면 갚아줘야지."
북궁연은 새침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크하하하하하....빙궁주는 아주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구려."
언중기는 유쾌한듯 웃음을 터트렸다.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이 없는 여자였다.
"언중기라고 했나?"
북궁연은 유쾌하게 웃고 있는 언중기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그렇소."
"혹시 별호가 있나?"
"세인들은 본 가주를 권왕拳王이라고 부르더이."
"어울리네."
"과찬이오."
언중기는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말을 이었다.
강대하기 짝이 없는 강자가 자신을 인정해주니 우쭐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너는 강해."
북궁연은 언중기를 똑바로 바라보며 입을 떼었다.
"그러니까 제대로 하지 않으면 이길 수 없을 것 같아."
"지금까지는 제대로 안했다는 것처럼 들리는구려."
"죽이고 싶지 않았거든."
연우를 울린 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언중기가 죽일 정도로 밉거나 싫지는 않았다.
"그런데 아무래도 오만이었나봐. 최선을 다하지 않고 이길 수 있을 정도로 녹록치가 않네."
북궁연은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자존심이 상하는구려."
한 편 그녀의 말을 들은 언중기는 자존심이 상한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자신이 누구란 말인가
권 하나로 무림에서 우뚝 선 권왕拳王이 아니던가
그런데 어찌 그런 자신을 상대로 봐줄 생각을 한다는 말인가
수치였다.
치욕이었다.
"사과할게. 너는 강해."
쇄애애애애애애애액
북궁연은 기존과는 비교할 수도 조차 없는 한기와 냉기를 내뿜으며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죽지마."
북궁연은 경고하듯 입을 떼었다.
화악
그리고 그 말을 들은 언중기는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기 시작하였다.
자신을 무시하는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끝장을 내주마!'
언중기는 호승심 서린 눈빛을 반짝거렸다.
이내 그의 몸에서 어마어마한 투기를 발산되기 시작하였다.
더불어 온몸이 새빨갛게 가열되기 시작하였다.
온 몸에 흐르는 힘줄이 눈에 보일 정도로 선명하게 튀어오르기 시작하였다.
안그래도 돌덩이 같던 근육들이 더욱더 우락부락하게 솟아오르기 시작하였다.
양쪽 눈에는 실핏줄이 터져 흰자가 새빨갛게 물들기 시작하였다.
기존과는 비교할 수도조차 없는 어마어마한 투기가 그의 거체를 감싸기 시작하였다.
"부디 죽지 마시게."
언중기는 돌덩이 같은 주먹을 말아쥐었다.
그다음 그대로 발을 굴렸다.
쾅
그리고 발을 굴렸을 때 생긴 반발력을 통해 거체를 앞으로 쏘아보냈다.
쇄애애애애액
그러자 거대하기 짝이 없는 언중기의 신체가 순식간에 북궁연의 코앞까지 도달하게 되었다.
부우우우웅
언중기는 돌덩이 같은 주먹을 그대로 내질러버렸다.
북궁연의 머리통을 가격할 요량이었다.
스르르륵
그 모습을 지켜보던 북궁연은 천천히 손바닥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언중기의 돌덩이같은 주먹을 감싸기 시작하였다.
'어리석군!'
그 모습을 본 언중기는 코웃음을 쳤다.
죽으려고 환장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현재 자신의 주먹에는 언가권의 모든 정수는 집약되어있는 상태였다.
그저 닿는 것만으로도 분쇄될 정도로 강맹한 기운이 담겨있는 것이다.
그런데 어찌 겁대가리도 없이 주먹을 감싸쥔다는 말인가
언중기는 생각하였다.
그녀가 죽으려고 작정을 하였다고 말이다.
그리고 예측하였다.
그녀의 고운 섬섬옥수가 그대로 터져나가는 상황을 말이다.
쩌저저적
'아...아니!?'
그때 이변이 일어났다.
갑자기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언중기의 돌덩이 같은 주먹이
언가권의 모든 정수가 담겨있는 주먹이
모든 것을 분쇄할 정도로 강맹한 기운이 담긴 주먹이
그대로 얼어붙기 시작한 것이다.
'이...이게 대체!?'
언중기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쩌저저적
그리고 이내 빙결은 주먹을 넘어 팔 전체에 퍼지기 시작하였다.
오른 팔 전체가 얼어붙은 것이다.
쩌저저저적
그리고 팔 전체를 얼린 빙결은 영역을 서서히 확장하더니 이내
온몸에 퍼지기 시작하였다.
가슴을 넘어 왼팔로
왼팔을 넘어 복부로
복부를 넘어 양 다리로
'안돼...안돼!!'
언중기는 비명성을 내질렀다.
한 번 빙결되기 시작하니 몸을 제대로 가눌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평생을 단련했던 주먹도
언제나 거체를 지탱해주었던 다리도
무엇하나 움직여주지 않았다.
가슴 깊은 곳에 절망감이 차오르기 시작하였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박탈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미안해."
그때 언중기의 귓가에 아름다운 미성이 울리기 시작하였다.
언중기는 눈동자를 힐끗 돌렸다.
그러자 아름답기 짝이 없는 여인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자신을 얼려버린 장본인
북해빙궁주 북궁연이었다.
"도저히 네 몸뚱이를 부술 수는 없겠더라고."
북궁연은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그래서 얼릴 수밖에 없었어. 이해해주길 바래. 이건 전부 네가 강한 탓이니까."
북궁연은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대...단..."
쩌저저저적
그리고 언중기는 그대로 얼어붙어버렸다.
경탄의 말조차 끝마치기 전에 말이다.
이내 연무장에는 언중기의 얼음동상이 그대로 자리잡게 되었다.
마치 장인이 한땀한땀 손수 만든 조각품같은 얼음동상이 말이다.
"넌 강한 무인이었다. 언중기. 기억하도록 하겠다."
북궁연은 얼어붙은 언중기를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떼었다.
그리고는 천천히 손을 들어올렸다.
무인으로서 언중기에게 명예로운 죽음을 선사해줄 심산이었다.
막 손을 휘두르려는 찰나였다.
"잠까아아아아아아아안!!!!!!!!"
그때 그녀의 귓가에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였다.
"응?"
북궁연은 목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하나밖에 없는 자신의 낭군을 말이다.
"선우!"
그녀는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선우를 반겼다.
언제봐도 멋진 낭군의 모습에 북풍한설 같은 차가운 표정이 그대로 풀려버린 것이다.
"연아! 그거 부수지마!"
선우는 북궁연을 바라보며 그대로 소리를 내질렀다.
그의 목소리에는 다급함이 가득 서려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