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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573화 (574/1,419)

〈 573화 〉 574. 천하제일인 이재원

부웅

이재원이 손을 한 번 휘저었다.

솨아아아아

"끄아아악!"

그러자 돌풍이 불더니 이내 일단의 무리가 바닥에 나동그라지기 시작하였다.

풍압을 이기지 못하고 날아가버린 것이다.

콰쾅

이내 그들은 그대로 땅에 처박혀버렸다.

"다음"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이재원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다음은 화산에서 온 매화진검梅花眞劍 이도재외 네 명이오!"

그의 말을 들은 허삼관이 목소리에 내력을 잔뜩 실은 후 쩌렁쩌렁하게 고함을 내질렀다.

저벅 저벅

그러자 매화꽃이 수놓아져있는 새하얀 무복을 입고 있는 일단의 무리가 등장하였다.

"매화검수!?"

"매화검수다!"

그러자 여기저기 탄성이 터져나오기 시작하였다.

매화검수라 불리우는 화산의 정예부대가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었다.

"무림말학이 맹주님을 뵙습니다."

무리 중 가장 선두에 있는 자가 포권을 취하더니 이내 정중히 인사를 건네었다.

"반갑네. 그대들을 보니 화산의 청취가 절로 여기까지 느껴지는구만."

이재원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이름 좀 날리는 새끼들이었다.

여기선 겸양 어린 몇 마디를 섞여주는 것이 무림 선배로서의 호방함을 보여주는 것이리라

"과찬이십니다."

이도재는 고개를 푹 숙이며 말을 이었다.

"그래, 검공劍工께서는 무탈하신가?"

이재원은 정파 후기지수 접대의 국룰인 장문인에 대한 안부를 물었다.

"장문인께서는 무탈히 잘지내고 계십니다. 안부를 전해달라고 하시더군요."

"하하하하.....그 친구도 참, 안부 같은 건 직접 전할 것이지. 전달만 하는구만. 게으른 심보는 여전해."

이재원은 너털 웃음을 터트리며 말을 이었다.

검공劍工은 과거 정마대전 당시 자신과 더불어 마교의 타격부대를 섬멸하였던 영웅 중 하나였다.

그간 교류가 없었다고는 하나 아는 체 하는 것 따위는 일도 아니었다.

"그 친구의 검을 이어받은 것인가?"

이재원은 반짝이는 눈빛으로 이도재를 바라보며 물었다.

"....부족한 몸이지만 검을 이어받게 되었습니다."

"하하하하....이거 기대되는구만.....그 친구의 검을 이어받았다니 말이야."

이재원은 유쾌하다는듯 웃음을 터트리며 입을 열었다.

"그럼 시간 끌것도 없이 곧바로 하세."

이재원은 진지한 눈빛으로 이도재를 바라보며 입을 열았다.

스르르릉

"그럼 사양치 않겠습니다."

이재원의 말을 들은 이도재는 호기롭게 검을 뽑아들었다.

그러자 시퍼런 검광이 반짝이는 검날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리고는 그대로 이재원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쇄애애애애액

이재원에게 향하는 이도재의 검끝이 쉴새없이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매화향?'

더불어 향긋한 매화향이 코끝에 맡아지기 시작하였다.

이재원을 알 수 있었다.

눈앞에 어린 노무새끼가 매화검수의 절기라고 불리우는 이십사수매화검법二十四手梅花劍法을 극성으로 익혔다는 사실을 말이다.

화르르르

이내 이도재의 검끝에는 수십 개의 검화劍花가 피어오르더니 그대로 이재원의 몸통을 향해 쇄도하기 시작하였다.

장관처럼 느껴지는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꽃냄새 존나 날리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이재원은 가벼이 손을 뻗었다.

덥석

그리고는 폭죽처럼 날아드는 이도재의 검을 맨손으로 잡아버렸다.

"아..아닛!?"

별안간 검을 잡힌 이도재는 당혹스러운듯한 표정을 지었다.

설마하니 이렇게 허무하게 이십사수매화검법二十四手梅花劍法이 파해될 줄은 예상치 못하였기 때문이었다.

으득 으득

이도재는 검을 빼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소용없었다.

이재원의 손에 붙잡힌 검은 마치 접착이 된 것처럼 도저히 빠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크윽!'

부웅

이내 이도재는 검을 붙잡고 있는 이재원을 향해 왼손을 뻗었다.

화산의 절기 중 하나인 낙영장법(落英掌法)을 내지른 것이다.

'새끼, 귀엽게 노네.'

이재원은 금나수를 이용하여 장을 뻗어오는 이도재의 손목을 그대로 잡아버렸다.

이내 이도재는 양손을 모두 붙잡힌 형국으로 변해버렸다.

저항하나 할 수 없는 모습으로 말이다.

'낄낄낄...배알 좀 꼴릴 것이다.'

수컷으로서 자존심이 상하는 것이 무엇일까?

그건 바로 저항조차 할 수 없는 압도적인 힘차이를 느꼈을 때였다.

무슨 짓을 하든 결코 뛰어넘을 수 없다는 판단이 들었을 때

절망을 하고 박탈감을 느끼며 자존심이 상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 이도재는 어마어마하게 자존심이 상했을 것이다.

공격 한 번 제대로 내지르지 못한 채 전부 막혀버렸으니까 말이다.

수컷으로 패배한 것이다.

자신에게 말이다.

"어떤가 더 해볼텐가?"

그 모습을 본 이재원은 비웃음을 간신히 삼키고 태연한 표정을 지은 채 물었다.

".............졌습니다."

이도재는 고개를 떨구며 순순히 패배를 인정하였다.

무슨 짓을 하든 뛰어넘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충분히 멋진 검이었다. 과연 검공劍工의 진전을 이어받았다고 할만하구나."

이재원은 놀랍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감탄을 내뱉었다.

물론 실상은 전과 마찬가지로 되는대로 지껄이는 것이었지만 말이다.

검공이 사용하던 이십사수매화검법이 어땠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따먹은 계집의 면상을 쑤셔박아도 모자를 기억 속에 다 늙은 틀딱 새끼의 검법따위는 기억할 가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속내를 감춘 채 이재원은 겸양을 떨며 그를 칭찬하였다.

모든 것을 아는 것마냥 말이다.

이는 이재원 나름의 기만이었다.

평생 경지를 이루기 위해 노력만하며 살아왔을 멍청한 짱개새끼들을 향한 기만말이다.

짜릿하였다.

이런 기만질을 할 때마다.

그리고 말하고 싶었다.

자신은 네놈들과는 다르다고

노력따윈 단 한번도 해본 적 없다고 말이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맹주."

이재원의 감탄을 들은 이도재는 송구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감사를 표하였다.

"좀더 정진한다면 화산은 또다른 검공을 보게 될 것일세."

이재원은 다시금 겸양섞인 인사치레를 반복하였다.

뻔하디 뻔한 말이었지만 빼먹을 수는 없었다.

이 자리에 있는 후기지수 모두가 훗날 자신의 발바닥을 핥아줄 예비 노예였으니 말이다.

"감사합니다!"

이도재는 감격 어린 목소리로 그에게 인사를 건네었다.

천하제일인의 칭찬에 감정이 고양된듯 싶었다.

"자아, 그럼 이제 자네들 차례로군."

이재원은 이도재의 뒤편에 있는 지지자들을 향해 말을 이었다.

하나같이 매화가 수놓아져 있는 매화검수들이었다.

이재원은 만족스러운듯한 표정을 지었다.

천하제일인으로서의 위용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이내 이재원의 입가에는 진한 미소가 지어지기 시작하였다.

.

.

.

.

.

"다음은 천봉天鳳 이예설 외 네 명이오!"

허삼관은 내력이 가득 담겨 있는 목소리로 다음 후보자를 호명을 하였다.

'내 차례다.'

그 소리를 들은 선우는 생각하였다.

드디어 고대하고 고대한 자신의 차례가 왔다는 것을 말이다.

선우는 눈을 반짝였다.

*********

"다음은 천봉天鳳 이예설 외 네 명이오!"

저벅 저벅 저벅

허삼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일단의 무리들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이예설을 비롯한 그녀의 지지자들이었다.

웅성 웅성

그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안그래도 시끄러웠던 장내가 더욱더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하였다.

"저자가 장선우군."

'천하제일의 기재, 장선우."

"차기 천하제일인으로 불린다지?"

"무공이 얼마나 뛰어난지 보고 싶군."

바로 선우의 존재 때문이었다.

현재 선우는 무림에 화제의 중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위치에 서있었다.

특히 후기지수들 사이에서라면 더더욱 말이다.

그 기라성과 같은 용봉들을 단숨에 제압해버렸다는 명성이 위상을 드높인 까닭이었다.

이예설과 함께 그가 등장하니 장내가 소란스러워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조용! 조용하시오!"

장내가 소란스러워지자 허삼관은 인상을 찌푸리며 고함을 내질렀다.

지금이 어떤 때라는 말인가

신성한 후계 경합이 아니던가

그런데 어찌 이런 소란을 피운다는 말인가

허삼관이 언성을 높이자 웅성대던 장내가 점점 조용해지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힐끗거리며 선우에 대한 관심을 놓치 못하였다.

그의 대한 호기심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우는 뜻하지 않은 관심을 받으며 천천히 연무장 중앙으로 이동을 하였다.

그러자 이내 그의 시야에는 오연하게 서있는 이재원의 얼굴이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이재원'

그의 얼굴을 마주본 선우는 차가운 눈동자를 반짝였다.

그의 대한 적대감이 피어올랐기 때문이다.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한 번 보자고.'

그리고 생각하였다.

저 개자식과 얼마나 격차가 나있는지 확인을 해보자고 말이다.

'저 시발새끼가 관심을 다받잖아?'

한 편 이재원은 심기가 무척이나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에게 쏟아져야할 관심이 선우에게 쏟아지니 추한 질투심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짜증이 났다.

명성도

무공도

화제성도

모두 자신이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었다.

그런데 고작 지렁이와 참새나 다름없는 용봉들을 제압한 장선우가 자신만큼이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짜증이 나지 않을 리 만무하였다.

"천봉 이예설, 사랑하는 딸이자 자랑스러운 후계 후보가 왔구나."

이재원은 뿌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장선우에게 집중된 대중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서 였다.

"잘부탁드립니다. 맹주."

"걱정말거라. 내 최선을 다해 너의 역량을 시험토록하겠다."

이재원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그다음 자신의 피를 이어받은 딸을 바라보았다.

조막만한 얼굴 뚜렷한 이목구비

새하얀 피부

알맞게 부풀어오른 적당한 가슴

늘씬한 몸매

옆이 트인 치마를 입은 탓에 드러난 각선미까지

꿀꺽

이재원은 침이 절로 삼켜지는 것을 느꼈다.

딸이지만 매혹적인 그녀의 모습에 음심이 발동한 것이다.

'존나 맛있겠네.....시발.......딸만 아니었어도..'

이재원은 속으로 몇 번이고 아쉬워하였다.

차라리 딸이 박색이었다면 신경조차 쓰지 않았을텐데

어미를 닮아 이미 어릴때부터 누구보다 예쁘장한 외모를 가진 이예설이었다.

음심이 절로 동할 수밖에 없었다.

제 어미와 달리 자신의 이상형에 완벽히 부합하는 자태를 가지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진짜 기회 한 번 봐서 덮쳐볼까?'

이재원은 속으로 오만가지 상상을 하기 시작하였다.

딸을 덮친다는 것은 패륜적인 일이었지만 어차피 자신은 이미 쓰레기가 아니던가

어차피 쓰레기인거 근친상간도 괜찮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럼 검을 뽑도록 하겠습니다."

그때 상념을 깨는 이예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어서 오거라."

그 말에 상념에서 깨어난 이재원은 태연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이었다.

여유로운 절대자의 풍모가 드러나는 모습이었다.

스르르릉

이내 이예설이 검을 뽑아들었다.

그리고 천월명륜신공(天月明輪神功)을 극성으로 운용하였다.

그러자 그녀의 검 주위에 새하얀 빛무리가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응집되기 시작하였다.

초절정고수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검강劍罡이 발현된 것이다.

'호오.'

그 모습을 본 이재원은 속으로 감탄을 내뱉었다.

설마하니 딸래미가 초절정의 경지에 올랐을 줄은 전혀 예상치 못하였기 때문이었다.

'적어도 내 얼굴에 먹칠은 안하는구만.'

이내 이재원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적어도 천하제일인인 자신의 얼굴에 먹칠을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부웅

그런 상념을 하고 있는 사이 이예설의 검강이 이재원에게 작렬하였다.

부우웅

'하지만 딸아, 검강가지곤 애비를 어쩔 수 없단다.'

이재원은 또다시 가볍게 손을 휘저었다.

콰쾅

"크으으윽!"

그러자 굉음이 터지더니 이내 검강이 발현된 검이 그대로 튕겨져나갔다.

주르르륵

이예설의 신형은 사정없이 뒤편으로 밀려나게 되었다.

"쿨럭 쿨럭"

이내 뒤편으로 밀려난 이예설은 연거푸 피를 토내해기 시작하였다.

이재원과 격돌하며 상당한 내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더하겠느냐"

이재원은 권태로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 목소리는 걱정스럽다는듯이 들리기도 하였고

거만하게 들리기도 하였다.

으득

그 목소리를 들은 이예설은 이를 으득하고 갈았다.

"쿨럭 물론...이죠!"

그리고는 다시금 검을 치켜들었다.

그녀의 눈에는 호승심이 가득 차 있었다.

'쯔쯧 멍청하네.'

그 모습을 본 이재원은 속으로 혀를 찼다.

딸이기에 오히려 과한 힘을 썼다.

공정성을 일부러 티내기 위해서 말이다.

아마 분명 내장이 꼬이는 고통이 온몸에 수반되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저걸 참고 다시금 검을 치켜세우다니

자신의 딸이지만 모자라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힘들면 포기하면 되는 것을 뭣하러 저리 아득바득 군다는 말인가

'내 딸이 포기를 모르는 병신이구나.'

이재원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너무나 사랑해서 따먹고 싶은 딸이 자신의 스마트함을 이어받지 못한듯 싶었기 때문이다.

'이래서 짱개들이랑 유전자 합체를 하면 안된다니까. 사상이 미개해지잖아?"

이재원은 고개를 살며시 절레절레 저었다.

미개한 짱개의 수준이 보였기 때문이다.

"좋다! 그정도 기개는 있어야! 무인이라고 할 수 있지!"

이재원은 짐짓 만면에 미소를 지은 채 감탄을 터트렸다.

마치 그녀의 기개에 감탄한 척하면서 말이다.

누가봐도 호탕한 무림 명숙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쇄애애애애액

이내 이예설의 검강이 다시금 이재원에게 날아들기 시작하였다.

이재원은 날아드는 검강을 바라보며 고민하였다.

어떻게 좆발라야지 장내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을까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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