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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310화 (311/1,419)

〈 310화 〉 311.네가 왜 만족하지 못했는지 알아?

"그대가 본녀의 순결을 가져가지 않았는가!"

능소화가 얼굴을 잔뜩 붉힌 채 언성을 높였다.

"............"

그리고 능소화의 말을 들은 선우는 입을 턱하고 벌렸다.

아니 이건 또 무슨 소리란 말인가

순결을 가져갔다니!?

목숨 부지하는 것도 장담치 못하는 상황에서 언제 그런 짓을 했다는 말인가

선우는 억울했다.

음심을 품긴했지만 결단코 실행에 옮긴 적이 없는 그였다.

음심마저 날려보내기위해 스스로 뺨까지 후려갈긴 그였다.

그런데 어찌 순결을 가져갔다는 망발을 한다는 말인가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이내 정신을 차린 선우가 능소화를 바라보며 언성을 높였다.

"시치미를 떼는 것인가!"

선우가 언성을 높이자 능소화 또한 지지않겠다는듯 언성을 높였다.

"그대가 본녀를 임신시키지 않았던가!"

"무슨 임신이야! 임신은!"

선우는 당황스러운 감정을 느꼈다.

임신이라니

이건 또 무슨 소리란 말인가

그 짧은 새 그런 거사를 치뤘을 리 없지 않은가

애초에 임신이라는 것을 어찌 하루만에 알 수 있다는 말인가

월경이 멈춘다던가

입덧이라던가

배가 불러온다는던가하는 전조 증상이 있어야만 알 수 있는 것이 임신이 아니던가

그런데 대체 무슨 근거로 자신의 애를 배었다고 말한단 말인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찌 그리도 모른 척을 한다는 말인가!"

선우의 말을 들은 능소화는 짐짓 화난 듯 언성을 높였다.

그녀는 지금 화가 무척 났다.

자신의 모든 것을 다 가져가놓고 어쩜 이리 뻔뻔하게 군다는 말인가

"모른 척이 아니라 진짜 모른다니까! 임신할만한 행동을 한적이 없다고!"

선우는 선우대로 답답함을 토로하였다.

그녀와 접촉은 가슴 한 번 주무른 것과 단전 위에 손을 올려놓은것 그리고 입맞추어 빙정을 건넨 것 밖에 없었다.

그런데 무슨 순결을 잃고 임신을 했다는 것인가

번뜩

"어?"

순간 선우의 머릿속에 무언가 번뜩이더니 일련의 대화들이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혹시 아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 줄 알아?]

[...........순결을 잃으면 되지 않는가.]

[순결을 어떻게 하면 잃을 수 있는데?]

[입맞춤이 아니던가! 사랑하는 남녀가 입을 맞대게 되면 순결을 잃고 임신을 하게 되지 않던가!]

[능소화야.]

[왜 그러는가?]

[성 교육 언제 배웠어?"]

[열살 때 배웠느니라.]

대화를 완전히 떠올린 선우는 멍하니 입을 벌렸다.

능소화가 어째서 저리 말하는지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모든 것이 완벽한 능소화였지만 그녀에게도 부족한 것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성에 관한 개념이었다.

워낙 재녀였던지라 열 살의 나이로 각종 학문들을 섭렵한 그녀였지만 성에 관한 교육만큼은 열살 수준에 맞게 받은 것이다.

그 후로는 폐관수련을 하였기에 따로 관련 지식을 얻을 기회가 없었고 후에도 평생을 처녀로 살아왔었기에 성에 관해 경험해볼 기회가 전혀 없던 것이었다.

그 결과 그녀는 스물 여덟이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성지식은 열살 수준에 머무르게 된 것이다.

선우는 뇌가 정지하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걸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할지 감조차 안잡혔기 때문이었다.

입맞추면 임신한다고 생각하는 애한테 대체 무슨 말부터 꺼내야한다는 말인가

"입을 맞추지 않았는가! 그대가 본녀의 순결을 가져가는 것은 물론 임신까지 시키지 않았던가! 그런데 어찌 이리도 뻔뻔하게 발뺌을 한다는 말인가! "

선우의 말을 들은 능소화는 잔뜩 상기된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고함을 내질렀다.

능소화는 선우가 입맞췄던 순간을 선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비록 빙정을 먹이려는 행위였다고는 하나 거침없이 들어오는 그의 입술과 혓바닥 그리고 타액까지 전부 말이다.

입맞춤을 이어갈 때마다 가슴이 울렁거렸고 온 몸이 간질거렸다.

그리고 더할 나위 없는 엄청난 쾌감이 쏟아졌다.

비록 임신 경험이 있는 것은 아니였지만 그녀는 확신 할 수있었다.

자신이 선우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확신을 말이다.

그런데 어찌 그런 격렬한 행위를 이어갔음에도 임신이 아니라고 발뻄할 수 있다는 말인가

능소화가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입맞춤으로 임신이 될 리 없잖아!"

선우는 억울한듯 언성을 높였다.

선우 또한 선우 나름대로 억울함을 토로하였다.

입맞춤을 하였다고 임신이 될 리가 없지 않은가?

그런게 가능했다면 저출산이 왜 사회문제로 대두 되었겠는가?

"입맞춤이 아니라면 어떻게 임신을 한단 말인가!"

".....그...그..그러니까.."

능소화의 직설적인 물음에 선우는 말을 더듬거리기 시작하였다.

분명 입 맞추면 임신을 한다는 그녀의 상식은 잘못된 것이었다.

제대로 정정해줄 필요성이 있었다.

하지만 막상 대놓고 물어보니 뭐라고 답해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애초에 이 나이대 여자에게 성교육을 처음부터 알려주는 것이 가당키나 한단 말인가

선우는 골머리가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그것봐라! 말하지 못하지 않느냐!"

선우가 말을 더듬자 능소화는 화가난듯 언성을 높였다.

"할 말이 없어 궁색한 것이 분명하다!"

"무슨 말부터 해야할지 감이 안잡혀서 그래!"

"그렇겠지! 본녀의 말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야할테니까!"

"너 성교육을 잘못 받았다니까!"

"무엇이 잘못됬다는 것이냐!"

"입 맞춤한 것 가지고는 임신을 할리가 없잖아!"

"본녀는 재녀다! 열살 때 각종 학문을 섭렵하였고 스물 여덟의 나이에 현경에 다다른 재녀 중의 재녀란 말이다! 그런 본녀가 알고 있는 것이 틀릴 리 없다!"

"성교육은 누구한테 배웠는데!"

선우는 답답한 마음에 고함을 내질렀다.

대체 이런 잘못된 성교육을 누구한테 배웠다는 말인가

"어마마마다!"

"그게 제대로 된 교육일 리 없잖아!"

"지금 본녀를 낳아주신 어마마마를 능욕하는 것이더냐!"

선우의 말을 들은 능소화는 얼굴을 붉히며 입을 열었다.

"그런 말이 아니잖아!"

선우는 발끈하며 고함을 내질렀다.

"어마마마가 거짓말을 한다고 말하지 않았느냐!"

"백색 거짓말이라는 거지. 백색 거짓말!"

"그게 대체 무엇이더냐!"

"네 동심을 지켜주기위한 착한 거짓말 말이야."

"그럴 리 없다! 어마마마는 현숙하고 아름다우며 진실된 여인이시다. 그런 거짓말을 할 리없다!"

"애초에 열 살짜리 딸한테 제대로 된 성교육을 해줄 리가 없잖아!"

"어마마마는 나이로 사람을 차별하는 그런 분이 아니었다!"

"차별이 아니야 배려지!"

"거짓말 말거라! 그대는 분명 본녀를 책임지기 싫어 거짓말을 하는 것이 분명하다!"

"그건 또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야!"

그녀의 말을 들은 선우는 화들짝 놀라며 입을 열었다.

"남자들은 원래 순결을 취하기 전에는 하늘의 별은 물론 달까지 따줄 것처럼 달콤하기 그지없게 행동하다가 막상 순결을 취하고 나면 마치 잡은 물고기처럼 아무런 관심도 주지 않은 채 귀찮은 듯 대한다고 들었다! 그대도 결국 남자인 것인가!"

"아니, 대체 그런 말은 또 어디서 배운거야!?"

능소화의 말을 들은 선우는 깜짝 놀라 그녀에게 되물었다.

"설향이 가르쳐줬다!"

"너는 걔랑 놀지마!"

선우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누르며 말을 이었다.

순진한 애한테 대체 뭘 가르쳐놓은 것이란 말인가

"그것이 문제가 아니다! 어찌 본녀의 모든 것을 가져가놓고 그리도 모르쇠 일관하는 것인가? 그대에게 본녀는 하룻밤의 불놀이에 지나지 않은 것인가?"

"그런 게 아니라니까! 애초에 불놀이를 하지 않았다니까!"

"끝까지 발뻄이구나! 본녀는 그대의 애를 배었다!"

능소화는 매끈한 복부를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여기 그대의 아이가 있거늘 어찌 아비가 되기를 거부한다는 말인가!"

"입맞춤했다고 임신 안한다니까!""

"그럼 어떻게해야 임신을 한다는 말인가!"

"그..그러니까.정자가...난자에...착상...수정을 해야.."

"무슨 말인지 전혀 알아듣지 못하겠다!"

능소화는 모르겠다는듯 언성을 높였다.

"............"

그리고 그녀의 말을 들은 선우는 말없이 고민에 빠졌다.

이러다간 끝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후우'

선우는 속으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동심을 끝까지 지켜주고 싶었건만 아무래도 그건 좀 힘든듯 보였다.

여기서 제대로된 성교육을 하지 않는 이상 무리일듯 싶었기 때문이었다.

"소화야."

선우는 진지하기 그지없는 표정으로 능소화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말하거라."

능소화는 아직도 화가 풀리지 않은 것인지 뾰루퉁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정말 내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해?"

"모르겠다."

선우의 말을 들은 능소화는 고개를 도리질치며 입을 열었다.

"본녀는 평생토록 남녀 간의 입맞춤이 임신을 위한 행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대가 자꾸만 그것이 아니라고 잘못된 것이라고 하니 혼란스러운 감정이 들었다. 무엇이 맞고 무엇이 틀린 지 모르겠다."

능소화는 선우를 바라보며 솔직한 심정을 말하였다.

능소화가 비록 성에 대한 지식은 전무하였지만 바보는 아니었다.

선우가 저토록 격렬하게 부정을 하니 묘한 의심이 들었다.

과연 자기가 그동안 믿고 있던 바가 정말로 진실일지에 대해서 말이다.

그리고 혼란이 찾아왔다.

대체 어떤 것이 맞는 말인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찌보면 네 말도 틀린 것은 아니야. 입맞춤은 임신을 위한 행위가 될 수도 있으니까."

"그렇다면 무엇이 틀렸다는 것인가?"

능소화는 모르겠다는듯 선우에게 물었다.

"너무 많은 것들이 생략되어있어."

"모르겠다. 너무 어렵다."

"내가 하나하나 설명해줄게. 잘 들어봐."

선우는 능소화를 바라보며 부드러운 음색으로 말을 이었다.

"제일 먼저 입을 맞추었을 때 어떤 느낌이 들었어?"

"그...그런 것을 왜 묻는 것이더냐! 민망하다! 부끄럽다!"

선우의 민망한 물음에 능소화는 부끄러운듯 얼굴을 붉히며 입을 열었다.

"말해줘. 그래야지만 제대로 설명해줄 수 있어."

선우는 한없이 진지한 눈으로 능소화를 바라보고 말을 이었다.

"그...그..그러니까."

그런 선우의 눈빛을 마주한 능소화는 말을 더듬으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

"일단...처음에는 부드러운 입술의 감촉이 생소하였다. 그리고 왠지 모를 부드러움에 부끄러움마저 올라왔다."

"그 다음은?"

"그...다음...혀가 들어왔을 땐 무척이나 놀랐다...죽은 줄 알았던 그대가 살아있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어찌 본녀가 놀라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놀라고 또 놀랐다."

능소화는 옥용을 능금처럼 붉히며 떠듬떠듬 말을 이었다.

"그런데 왜 입술을 떼려고 안한거야?"

"......기분이 너무 좋았다....혀가 처음으로 입술을 거쳐 입 안으로 들어왔을 때 내 내부를 감싸주는 느낌이 너무도 좋아.....입술을 뗄 생각조차 못하였다."

"그렇게 좋았어?"

선우는 짐짓 짓궂은 표정을 지으며 그녀에게 물었다.

"태어나 처음 느끼는 환희이었다....온몸에 마비가 오듯 저릿저릿하였고 눈은 몽롱하게 풀리기 시작하였다......처음이었다...그렇게 기분 좋은 것은 말이다."

능소화는 당시 상황이 생각났는지 눈을 조금씩 떨기 시작하였다.

흥분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는 것이리라

"온몸에 마비가 왔어?"

"....그렇다....마비가 오듯 여기저기가 저리고 쑤셨다."

"어느 한 곳이 유난히 저릿저릿하지 않았어?"

".............."

선우의 물음에 능소화는 말없이 입을 꾹 다물었다.

유난히 저렸던 부위가 있기는 하나 선뜻 말하기가 너무나 민망하였다.

"소화야. 사실대로 말해야 제대로 된 설명을 해줄 수 있어. 너도 이대로 찝찝하게 넘어가긴 그렇잖아?"

선우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타이르듯 그녀에게 말하였다.

"그...저...그....아랫도리가.."

선우의 말이 통한 것일까

능소화는 안 그래도 홍시같았던 얼굴을 더욱더 붉히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랫도리라면 어디?"

선우는 더욱더 집요하게 그녀에게 물었다.

"밑..에...그...오줌..싸는..곳..말이다."

능소화는 수치심에 눈을 질끈 감으며 말을 이었다.

"아랫도리가 어땠는데?"

".....저릿 저릿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그 기분이 싫었어?"

"싫지는 않았다.....그냥 이상했다."

능소화는 그때의 감각을 떠올리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어떻게 이상했는데?"

선우는 거듭 그녀에게 되물었다.

"그...그러니까..싫지는 않지만..무언가..만족되지 않는 그런 느낌이었다."

능소화는 느꼈던 점을 진솔하게 내뱉었다.

아랫도리가 저릿하는 느낌이 싫지는 않았다.

오히려 좋은 쪽에 가까웠을 것이다.

하지만 무언가 개운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쾌감과 불만족스러움이 공존하는 묘한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소화야 "

"..........왜 부르는 것이더냐?"

"네가 왜 만족하지 못했는지 알아?"

"모르겠다."

선우의 물음에 능소화는 고개를 도리질치며 입을 열었다.

"생략되서 그래."

"생략이라니?"

능소화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임신으로 가는 과정 중 일부가 누락되서 그렇다고."

"그..그런 것이더냐?"

"그래, 그래서 묘하게 기분이 좋은데 불만족스러운 감정이 들었던 거야."

선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확신에 찬듯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확..확실히 그대의 말도 일 리가 있는 것 같다. 이미 입맞춤으로 임신을 하기위한 시작을 하였는데 중간에 끊으니 본녀가 만족하지 못했던 것이구나!"

선우의 말에 능소화는 이해한다는듯이 입울 열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본녀가 만족할 수 있다는 것이냐?"

능소화는 궁금하다는듯 선우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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