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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278화 (279/1,419)

〈 278화 〉 279.빙마氷魔의 핏줄을 만나다-2

그녀의 모습을 본 선우는 놀랐다.

그것도 어마어마하게 말이다.

능소화를 처음 본 날 선우는 생각하였다.

천하제일미는 능소화가 분명하다고 말이다.

세상에 다시 없을 독보적인 외모를 가지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 독보가 오늘 깨져버렸다.

그녀와 비견되는 여인을 보게 된 것이다.

눈처럼 하얗기 그지없는 머리와 새하얀 눈썹 그리고 큰 눈에 청명하기그지없는 푸른 눈동자, 신이 직접 조형한듯 보이는 오똑한 코와 갸름하면서도 조막만한 얼굴 그리고 화룡점정을 장식한 붉게 상기되어 있는 입술까지

또한 여자치고는 상당한 장신에 유달리 굴곡진 몸매가 그녀의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을 더욱더 찬란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녀는 인세를 초월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마치 고대 신화 속에 나오는 여신처럼 말이다.

꿀꺽

선우는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눈이 몽롱해졌다.

"으윽!"

그때 뒤통수에서 상당한 고통이 전해져오기 시작하였다.

"정신 좀 드는가? "

선우의 뒤통수를 가격한 검인이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무슨 내력을 담아서 때리십니까!"

선우는 발끈하며 소리쳤다.

경지에 올라 웬만한 공격따윈 간지러운 선우였다.

그런 그가 고통을 느낄 정도라면 분명 상당한 내력이 담겨있었으리라

"그쯤은 해야, 자네가 정신 차리지 않겠는가?"

"그냥 살짝만 건드렸어도 충분했을 겁니다."

"그러기엔 너무 홀려있던데?"

선우의 말에 검인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

검인의 말에 선우는 부끄러운듯 입을 다물었다.

그녀의 외견에 현혹되었다는 사실에 부끄러움이 몰려들었기 때문이었다.

"크크크큭 너무 신경쓰지 말게."

검인은 그런 선우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나조차 휘청일 정도의 미美였으니까 말일세."

"정말 입니까?"

선우는 놀란듯 되물었다.

검인이 누구란 말인가

이미 절대지경은 아득히 뛰어넘은 강자가 아니던가

그런 그가 휘청일 정도라니

"능 아씨와 비견될 여인이군. 내 평생 가장 아름다운 이는 능 아씨일줄 알았는데 말이야."

검인은 감탄하듯 말을 이었다.

선우는 그의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견이 없을 정도로 맞는 말이었기 때문이었다.

"물었을 텐데?"

그때 다시금 그녀의 옥구슬같은 옥음이 귓가를 자극하기 시작하였다.

"그들과 한패냐고 말이다."

그녀는 시리디시린 차가운 눈빛으로 선우와 검인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한 패는 아니지 않나?"

그녀의 물음에 검인이 선우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한 패가 아니긴 하지요."

검인의 물음에 선우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말을 이었다.

"아니! 대협 어찌 그런!"

"너무 매정한 말씀입니다!"

선우의 말이 끝나자 잠자코 듣고 있던 상인들이 너도나도 반발하기 시작하였다.

"이상하네."

그때 앞쪽에 있던 여인이 차가운 어조로 말을 이었다. .

"한패가 아니라면 어째서 성문을 베어버린거지?"

".........."

그녀의 물음에 선우는 입을 꾹 다물었다.

무슨 말을 꺼내야할지 감조차 안잡혔기 떄문이었다.

애초에 축객령을 들었음에도 강제로 밀고 들어온 그들이었다.

할 말이 있을 리 없었다.

그렇다고 사실대로 말했다간 전쟁을 하자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닌가

선우는 고심에 잠겼다.

이 상황을 타개할 최적의 상황을 찾기 위해서 말이다.

"문을 안 열어줘서 베었네."

하지만 그런 선우의 생각이 무색하게도 검인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말하였다.

검인의 말을 들은 선우는 경악하였다.

여기서 그런식으로 말하면 어쩌자는 것인가

"이유는 그게 전부야?"

검인의 말을 들은 그녀는 싸늘한 표정으로 다시금 물어왔다.

"그럼 어떤 이유가 있겠는가? 방해되니까 베었다. 이만큼 간단하면서 완벽한 이유가 어디있다는 말인가?"

검인은 악동같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답하였다.

"감당할 수 있겠어?"

"무슨 감당말인가?"

검인이 되물었다.

"당신이 저지른 짓말이야."

그녀는 싸늘한 눈빛으로 검인을 노려보며 말을 이었다.

"나는 분명 북해빙궁의 성문을 봉쇄했어. 북해를 좀 먹고 있던 쓰레기들의 도주를 막기 위해서 말이지."

안그래도 싸늘했던 그녀의 눈빛이 더더욱 싸늘해지기 시작였다.

"그런 이유인지는 몰랐구먼."

검인은 담담한 어조로 말을 받았다.

"몰랐던 것은 중요치 않아, 당신은 나의 명을 어겼고 성문을 부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겠어?"

"글쎄?"

검인은 살짝 웃으며 되물었다.

"당신은 지금 내 권위에 도전하고 있는거야."

그녀는 농밀한 살기를 내뿜으며 말을 이었다.

"하하하하 재밌는 말을 하는구나. 도전이라니, 그런 것을 약자한테 하는 멍청이도 있는가?"

그녀의 농밀한 살기에 노출된 검인은 유쾌하다는듯이 웃음을 터트리며 입을 열었다.

"오만하네."

"감당할 수 있는 오만은 자신이라고 한다네."

검인은 눈을 반짝 빛내며 말을 이었다.

"부디 오만이 아닌 자신이길 빌게."

말을 마친 그녀는 천천히 기운을 끌어올렸다.

휘이이이이잉

그러자 갑자기 어마어마한 설풍이 다시금 그녀 주위에 몰려들기 시작하였다.

스르르릉

그리고 그 모습을 본 검인 또한 옆구리에 있는 검대에서 검을 뽑아들었다.

검을 뽑아 든 검인의 표정은 더할나위 없이 진지하였다.

"아니! 잠깐!"

선우는 검인과 여인을 말리기 위해 재빨리 소리쳤다.

하지만 선우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기운을 거둬들이긴 커녕 더더욱 폭출시키기 시작하였다.

'시발'

선우는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좋게 좋게 끝내고자 왔건만 싸움이 일어나니 짜증이 치밀어올랐기 때문이었다.

휘이이이이이잉

그때 갑자기 어미어마한 설풍이 그대로 그들을 덮쳐왔다.

선우는 재빨리 음양조화신공을 운용하였다.

그러자 이내 음양조화기가 일렁이더니 몸을 겹겹이 둘러싸기 시작하였다.

겹겹이 둘러싸인 음양조화기는 눈에 보일 정도로 선명해지기 시작하였고 이내 유형화 된 기운을 만들어내었다.

바로 호신강기護身罡氣를 말이다.

쏴아아아아

이내 어마어마한 설풍이 그들에게 엄습하였다.

딱 딱 딱 딱

온몸을 휘감는 시리도록 차가운 설풍에 선우는 이빨을 다닥거리며 부딪히기 시작하였다.

'시발'

선우는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호신강기를 둘렀음에도 설풍에 담겨있던 냉기가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아아아악!"

"으아아악!"

그때 갑자기 옆에서 금정상단 상인들의 비명성이 울려퍼지기 시작하였다.

당황한 선우는 옆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선우는 볼 수 있었다.

몸의 절반이 얼음으로 뒤덮여버린 상인들의 모습을 말이다.

"대..협 살려주십시오.."

"살려주세요.."

"저는 처자식이 있습니다요"

그들은 하나둘씩 선우를 바라보며 목숨을 구걸하였다.

선우는 복잡한 심경이 들었다.

금정상단이라면 면이 없는 사이도 아닌지라 못 구해줄 것도 없었지만

저들을 북해를 좀먹고 있는 쓰레기들이라고 칭했던 그녀의 말이 걸렸다.

전말도 모른 채 선뜻 구해주기에는 뭔가 손이 가지 않았다.

찜찜했기 때문이었다.

'일단 말리자.'

이내 선우는 고민을 마쳤다.

지금은 저들을 구해주는 것보다는 싸움을 말리는 것이 먼저였다.

선우는 고개를 돌려 앞을 바라보았다.

고개를 돌리니 치열하기 전투를 이어가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선우는 입을 턱하니 벌렸다.

함부로 낄 수 없을 정도로 수준 높은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여인은 거대한 설풍을 불러일으킨 후 그대로 검인에게 쏘아보냈다.

거대한 설풍이 그대로 검인을 덮쳐들어갔다.

하지만 검인은 그 거대하기 짝이 없는 설풍을 단 한 수만에 베어버렸다.

그리고 베어진 설풍은 그대로 흩어지더니 이내 다시금 그녀의 손에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그녀는 손에 모아진 설풍을 그대로 압축하였다.

그러자 멀리있는 자신조차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응축된 냉기가 그녀의 손에 머무르기 시작하였다.

그녀는 손에 머무른 냉기를 다시금 검인에게 쏘아보냈다.

검인은 쏘아보낸 냉기를 그대로 베어버렸으나 이내 검이 얼어붙어버리는 수모를 맛보게 되었다.

검이 얼어붙은 검인은 재빨리 검을 초진동시켜 얼음을 그대로 털어버렸다.

그러자 검에 붙어있던 얼음들이 순식간에 나가떨어졌다.

그리고 그대로 여인에게 달려들어 검을 휘둘렀다.

콰콰쾅

여인은 검인이 휘두른 검을 냉기를 두른 손을 들어 그대로 막아내었다.

그리고 검과 손이 부딪히며 거대한 굉음이 터져나왔다.

선우는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도저히 자신이 말릴 만한 규모가 아니었다.

자연재해나 다름없는 여자와 그런 자연 재해를 베어버리는 남자의 싸움을 자신이 어찌 말린다는 말인가

선우는 골머리가 아파왔다.

수색을 진행하려면 북해빙궁의 협조를 얻어야만 하였다.

그런데 이대로 가다간 협조는 커녕 빙궁과 전면전이 벌어질 판이다.

말려야했다.

하지만 방도가 없다.

반선半仙에 이른 괴물들의 싸움을 어떻게 말린다는 말인가

선우는 허탈함이 들었다.

죽을 똥 살 똥하며 겨우겨우 화경 상경의 경지에 도달했건만 아직도 자신은 한없이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절정에 불과했던 과거에 비하면 말도 안 될 정도로 어마어마한 성취였지만 저들 앞에서는 한 없이 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무슨 놈의 현경이 저리도 많다는 말인가

분명 무협지 안으로 진입했을 때만해도 이재원 밖에 없었는데 말이다.

콰콰쾅

그때 앞쪽에서 다시금 커다란 폭음이 터져나왔다.

아마 두 괴물들이 다시금 충돌한 듯 싶었다.

폭음을 들은 선우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이내 고개를 좌우로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금은 신세나 한탄할 때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선우는 생각해보았다.

저들을 막아설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말이다.

일단 내력으로 찍어누르는 것은 무리였다.

이미 저들은 내력조차 초월한 괴물들이었다.

내력으로 저들을 찍어누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렇다고 무작정 뛰어들 수도 없었다.

자신이 끼어든다고 공격을 멈출 것이라는 보장조차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모험따위는 하고 싶지는 않았다.

힘도 안되고 기술도 안되었다.

그렇다고 감정에 따라 가변하는 인정에 호소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결국 하나 밖에 없었다.

선우의 발걸음이 그들을 향하였다.

저벅 저벅

선우은 그대로 발을 뗀 뒤 그들을 향해 걸어들어갔다.

저벅 저벅

사실 이런 수까지 쓰고 싶지는 않았다.

저벅 저벅

애초에 누군가 알아보게된다면 곤란하기 짝이 없는 무공이었으니 말이다.

저벅 저벅

하지만 다행히도 이곳에는 문제를 삼을만한 이들이 없었다.

저벅 저벅

검인이나 눈앞의 여인이나 정파가 아니었기에 딱히 문제를 삼지는 않을 것이다.

이내 선우의 신형이 점점 그들과 가까워지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신형이 코앞까지 도달하자 어마어마한 설풍이 선우를 덮쳐들기 시작하였다.

순간 선우는 몸속에 있는 모든 감각을 극대화시켰다.

시각, 청각,촉각, 후각은 물론 미각까지 전부 말이다.

그리고 오감이 모두 극대화되자 숨어있던 마지막 감각이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두근

선우는 느낄 수 있었다.

본능적으로 억누르고 있던 감각이 깨어났다는 사실을 말이다.

선우는 느낄 수 있었다.

바람과 함께 스며든 차갑기 그지없는 내력의 흐름이 말이다.

어마어마한 힘을 가지고 있는 바람이었지만 그것을 비트는 것에는 큰 내력이 필요치 않았다.

그저 그녀가 썼던 내력의 절반정도면 충분하였다.

선우는 덮쳐드는 설풍의 방향을 그대로 바꾸어버렸다.

그러자 정면에 덮쳐오던 설풍이 그대로 방향을 틀더니 자신이 날아오던 곳으로 되돌아가기 시작하였다.

휘이이이이이이잉

거대한 설풍은 검인과 여인을 그대로 덮쳐들었다.

검인은 재빨리 검을 휘둘러 설풍을 베어버렸고 여인은 몰려드는 설풍을 다시금 회수하여 손안에 모아버렸다.

"두분 다 진정 하시지요."

선우는 올곧은 눈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두 사람의 눈에는 불신의 감정이 그대로 묻어나 있었다.

특히 검인의 눈에는 불신을 넘어 경악에 가까운 감정이 담겨 있었다.

마치 믿을 수 없는 것을 본 사람의 눈처럼 말이다.

".........어떻게 된 것인가."

검인은 떨리는 눈으로 선우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무엇을 말입니까?"

"어떻게 건곤대나이를 익히고 있냐는 말일세"

검인은 선우의 시치미에 한없이 진지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평소 느긋하기만 했던 모습과는 전혀 상반된 모습이었다.

"기회가 닿았습니다."

"너무 대충 말하는구먼."

검인은 납득안된다는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음양마와 어떤 관계인 것인가?"

검인은 진지한 얼굴로 선우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

검인의 말에 선우는 입을 꾹 다물었다.

설마 음양마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지는 상상도 조차 못하였기 때문이었다.

"스승입니다."

선우는 검인의 물음에 짤막이 답하였다.

"허어"

그리고 선우의 대답을 들은 검인은 헛웃음을 내뱉었다.

설마하니 선우가 음양마의 제자일 줄은 상상도 못하였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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