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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 안으로 들어와버렸다-48화 (49/1,419)

〈 48화 〉 49.만류귀원신공萬流歸元神功을 얻을 궁리를 하다-2

독공이란 무엇인가

일반적인 독공의 경우 특유의 위험성과 비효율성 때문에 많은 이들에게 외면받아 왔다.

독공을 익히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독을 오랜 기간 동안 섭취하면서, 흡수와 배출 과정을 내성이 생길 때까지 지속해야 한다.

그리고 이 내성을 바탕으로 독력을 흡수하는데 독력이 어느정도 쌓이면, 그 독력을 바탕으로 내력으로 쌓는 과정을 거친다.

그렇게 수 년을 수련해야만 비로소 독력과 내력을 다룰 수 있는 힘을 갖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듯 내성을 키우는 과정자체가 워낙 고통스럽기 때문에,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죽거나 포기하는 이는 수두룩하였다.

그리고 수 년의 수련 끝에 독공을 완성한다하더라도 절정 고수정도 되면, 내력을 통해 내부에 침입한 독을 태워버릴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무인들에게 환영받는 종류의 기공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세인들 사이에서는 독공은 재능없는 자들의 무공이며, 결코 최상위 경지에는 도달할 수 없다는 의견이 팽배하였다.

독황(毒皇) 당태강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아주 오래 전 천축의 소뢰음사에는 아두콰라라는 무승이 있었다.

그는 무공에 대한 초월적인 재능과 깊은 야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정도가 지나쳐 스승이 었던 소뢰음사의 방장조차 걱정을 느낄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날 스승의 걱정은 현실이 되었다.

아두콰라가 스승을 죽이고, 소뢰음사를 장악한 것이다.

그가 소뢰음사를 장악한 이 후 천축무림에는 수 십 년 동안 피바람이 몰아쳤고, 아두콰라는 결국 천축무림을 통일하게 된다.

세인들은 그의 패륜적인 행보와 초월적인 무공에 두려움을 느끼고, 인간이 아닌 신으로 그를 경외하는 마음에 혈불이라 부르게 되었고, 그는 살아있는 신으로서 천축 무림 위에 군림하게 되었다.

천축 무림을 통일한 그였지만, 갈망이 채워지지 않았던 아두콰라는 중원무림에 눈을 돌리게 되었고 곧이어 수 천의 혈승들을 이끌고 중원을 침략하게 되었다.

중원 무림에 도착한 아두콰라는 제일 먼저 무림의 태산북두라 불리우는 소림사로 쳐들어가 소림방장의 머리통을 단숨에 깨부숴버렸다.

그 사실을 전해 듣게 된 세인들은 경악하였다.

소림이 무엇이란 말인가

말그대로 무림의 태산북두이자 정도 무림의 상징이 아니던가

정도 무림의 상징이 아두콰라의 손에 단숨에 무너져내비린 것이다.

이후 아두콰라는 소림을 필두로 화산, 종남, 점창 등으로 쳐들어가 장문인들을 전부 패죽여버렸다.

그 누구도 그를 막을 수가 없었고 아두콰라의 침략은 중원 무림세력의 반절 이상을 궤멸시키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모두가 절망에 빠져, 중원 무림의 멸망만을 기다리고 있던 그때

당태강이 나타났다.

그의 등장에 세인들은 코웃음을 쳤다.

독공과도 같은 저급한 무공으로 감히 살아있는 신이라 불리우는 혈승에게 도전한다니

혈승은 이미 무공이 하늘에 닿아 금강불괴와 만독불침을 이룩한 괴물이었다.

그런 그에게 독공으로 대항하다니 어불성설과도 같았다.

그는 혈불 휘하에 있는 혈승들조차 감당치 못할 것이 분명하였다.

하지만 당태강은 단 일 수에 수많은 혈승들을 한 줌의 독물로 만들어버리며, 세인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최소 절정경지 이상으로 구성되어있는 단일 세력 최고의 집단의 그의 한 수에 녹아내려 버린 것이다.

부하들의 죽음에 분기탱천한 아두콰라는 당태강에게 달려들었고, 천지가 요동을 치며 그 둘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당태강이 손을 휘저을 때마다 어마어마한 양의 독기들이 대지를 적셨고, 하늘을 뒤덮었고 아두콰라는 그 모든 독기들을 만독불침에 이른 신체만으로 받아내며, 당태강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사흘 밤낮의 격전 끝에 승리한 자는 당태강이었다.

아두콰라는 한 줌의 독물이 되어 사라져버렸고, 당태강은 당당히 중원 무림을 지킬 수 있게 된 것이다.

중원 무림을 구한 그는, 독황(毒皇)이라는 불리우며 천하제일인으로서 명성을 드날리게 되었다.

독공으로는 경지에 도달할 수 없다는 세인들의 인식이 바뀌게 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그리고 당태강이 익힌 만류귀원신공은 당가의 적통들만이 익힐 수 있는 비전무공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본디 만류귀원신공의 원류인 귀원공은 방계들이나 익히던 하급 심법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당태강에 의하여 만류귀원신공이라는 희대의 무공으로 바뀌게 된 것이었다.

만류귀원신공은 명칭에 감히 신공이라는 칭할 정도로, 그 위력은 실로 어마어마하였다.

만류귀원신공은 기존의 독공들과는 궤를 달리하는 엄청난 효율 자랑하였다.

기존의 독공들처럼 내성 따위를 쌓는 방식이 아니었다.

독기와 내력을 하나의 세계로 여기고, 하나로 합치시켜 조화를 이루어내는 것이 만류귀원신공의 무리였다.

때문에 내성을 쌓기위해 수 십년을 공들여야할 필요가 없어졌고, 독력을 따로 내력으로 변환시킬 필요도 없었다.

이미 독기와 내력이 하나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을 무엇하러 변환시킨단 말인가

만류귀원신공을 익힌 직계 혈족들은 더욱 강력해졌고, 이는 사천당문의 전력 강화를 이루어내었다.

세상에 다시없을 최고의 독공인 것이다.

그렇기에 선우는 더욱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선우는 침상에 누워 만류귀원신공이라 적힌 비급을 읽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시발, 못해먹겠네."

선우는 그대로 비급을 땅바닥에 집어던졌다.

당가의 장로들이나 원로들이 봤다면 뒷목을 부여잡을 행태였지만, 선우는 아무렇지 않은 듯 보였다.

선우는 짜증이 났다.

만류귀원신공의 비급을 구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직계에게만 개방되는 서고에서 반출 허가만 내려지면 얼마든지 빌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비급을 빌려서 방에 가져올 때만해도 아무런 걱정없던 그였지만, 막상 내용을 읽어보니 당최 알아먹기가 힘들었다.

그가 빌린 비급서에는 주석과 해석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세가에서는 비급을 작성시 무척이나 신중을 기하는데, 특히 비전 무공의 경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여 여러가지 암어와 은유적인 표현으로 비급서를 작성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는 만류귀원신공 또한 마찬가지였는데, 당문만의 암어와 은유적인 표현으로 작성되어 있는 비급은 기존의 무공서들과 궤를 달리하였다.

비급을 읽은 선우는 당혹함과 짜증이 치밀어올랐다.

껍데기만 당세기인 선우가 당문의 암어로 작성 된 만류귀원신공을 이해 할 수 있을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분을 참지 못했던 선우는 땅바닥에 비급을 던져버리고 말았다.

'어떡하냐'

그리고 고심에 잠겼다.

어떻게 해서든 만류귀원신공을 흉내내어야만 고독관에 입관할 수 있었다.

그것도 5성에 다다를 정도로 말이다,

모든 무공을 기운과 흐름을 따라할 수 있는 음양조화신공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리라 여겼다.

하지만 암어로 쓰여져있는 만류귀원신공에게 발목이 붙잡혀버렸다.

알지도 못하는 무공을 어떻게 흉내낸단말인가

대책이 필요했다.

'주석과 해석을 달아달라고 할까?'

이는 무리였다.

현재 만류귀원신공을 익힌 직계혈족 중 당세기의 편은 단 한명도 없었다.

기초부터 차근차근 주석과 해석을 달아줄 이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였다.

'아니면 만류귀원신공을 익힌 이를 습격해서 강제로 기의 흐름과 특징을 알아내봐?'

이 또한 무리였다.

만류귀원신공을 익힌 이라면 직계 혈족일 것이 뻔하였는데, 당가 한복판에서 누구를 함부로 습격한다는 말인가

만약 일이 잘못되어 죽기라도 한다면 발본색원당해 정체가 들통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방법이 없었다.

머리를 잔뜩 쥐어짜봤지만 도통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손 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독정을 영영 놓치게 되는 것이다.

그럴 순 없었다.

찾아야했다.

만류귀원신공의 흐름과 특성을 안전하게 파악할 만한 방법을 말이다.

무슨 짓을 하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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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는 만류귀원신공 비급을 들고 서고로 향하였다.

비전무공인 만류귀원신공의 경우 하루 1시진 동안만 반출이 가능하였기에 시간이 지나면 반납을 해야했다.

아무런 소득이 없던 선우는 빌려간지 반시진도 되지 않아 책을 반납하러 가게된 것이다.

서고를 지키고 있던 사서 당태는 그런 선우의 모습을 보고 한심하듯이 쳐다봤다.

처음 만류귀원신공을 빌려갈때만 해도 저 망나니가 무슨 바람이 불었나 싶었것만, 역시나 반시진도 되지 않아 반납하러 되돌아왔다.

'망나니새끼,쯔쯧'

그는 당세기가 무척이나 못마땅하였다.

방계혈족에 불과한 자신은 하급 무공이나 익히고 세가 서고나 지키는 신세이것만 저 분에 넘치는 놈은 널려있는 신공절학을 마다하고 헛짓거리를 하기 여념이 없었다.

만약 자신이었다면 대여시간을 꽉꽉 채우는 것은 물론, 완벽히 이해할 때까지 몇 번이고 서고를 방문하여 다시 빌려갔으리라

"이거 줘."

당태는 선우가 들고온 책을 들고 제목을 읽어보았다.

당문보

당문보는 당가의 계통과 혈연관계를 알기 쉽게 부계 중심으로 정리한 도표 형식의 책이다.

당가의 족보라고 말할 수 있었다.

"내일 오전 중으로 반납하면 됩니다."

그는 반출 서류 한 장을 작성한 후 선우의 손에 들려줬다.

책을 빌려갔다는 확인증이었다.

"알았네."

선우는 짧게 대답한 후 책을 들고 그대로 사라져버렸다.

당태는 그 행태를 이해 할 수가 없었다.

고독관의 개관이 코앞으로 다가왔것만 무슨 연유로 족보 따위를 뒤져보단 말인가

고독관에 대한 악명은 당태도 짧게나마 알고 있었다.

결코 운으로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만만한 곳이 아니었다.

만약 자신이라면 불안감을 없애기위해서라도 무공 수련에 더욱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을 것이다.

물도 식량도 없는 고독관에서 믿을 수 있는 것은 오직 무공 뿐이니까말이다.

하지만 당세기는 만류귀원신공을 반납하고 난 뒤 당문보라고 불리우는 책을 한 권 대여한 후 그대로 사라져버렸다.

무공서를 뒤적이는 것도 아니고 쓸데없는 족보를 들고 나간 것이다.

그는 당세기의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며 혀를 찼다.

저딴 놈이 직계의 피를 이었다니 망조가 들어도 단단히 든 것 분명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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촤르르르르

처소로 돌아온 선우는 당문보를 급히 펼쳐들었다.

찾아야했다.

어떻게해서든 찾아야했다.

촤르르르르

'아니 무슨 애새끼를 이렇게 많이 싸질러놨어?!'

방대한 양의 분량에 선우는 기겁하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유일하게 남아있는 희망이었으니 말이다.

촤르르르

'찾았다!'

그렇게 책을 훑던 선우는 마침내 찾을 수 있었다.

자신이 만류귀원신공을 익힐 수 있는 희망을 말이다.

*********

무림세가에서 여인의 위치는 그리 높다고 할 수 없다.

여자의 경우 신체적인 특성상 남자에 비해 연약하여 강도 높은 수련을 견디기 힘들었고, 한 달에 한 번 월경이라고 불리우는 치명적인 단점을 내포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같은 무공을 익힌다하더라도 남자보다 성취가 떨어지는 경우가 만연하였다.

거기다 데릴 사위를 들이는 것이 아니라면 결국 다른 집안으로 출가하여 외인이 되어버리니, 위치가 높을리 만무하였다.

그렇기에 무림 세가에서는 무공을 가르치기보단 사서삼경(四書三經)이나 금기서화(琴棋書畵)와 같은 교양적인 교육과 요리나 방중술과 같은 아녀자로서의 몸가짐을 주로 가르친 후 정략의 목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특히 남초적인 성향이 강했던 당문의 경우 그 정도가 무척이나 심했는데, 아녀자에게는 기본공조차 허락치 않았고, 만약 피치못하게 기본공이라도 익히게 되는 날엔 데릴사위를 맞이하거나 평생 홀로 살아야했다.

하지만 어딜 가든 예외는 있는 법

여인을 정략의 도구로만 바라보던 당문에는 그 규격을 깨버린 존재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현가주 당진철의 동생인 당서윤이었다.

독서시 당서윤

그녀는 당가 창립이래 최초로 만류귀원신공을 익히는 것을 허락 받은 유일한 여인이었다.

본래 그녀는 전대가주가 느지막히 낳은 막내딸로 날 때부터 사랑스러운 외모로 가문 어른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던 아이었다.

그녀는 여아답지않게 무공에 대한 열망이 가득 찼었는데, 아녀자에게 무공을 사사하지 않는 가문의 전통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에게 허락된 무공은 저잣거리에서 돈만 쥐어주면 구할 수 있는 삼재 심법정도였고, 이미 삼재심법에 통달한 그녀는 새로운 무공에 대한 갈망이 나날이 커져갔다.

결국 갈망을 견디지 못한 그녀는 한 가지 묘책을 내었다.

아직 어린 나이였지만, 아버지의 팔불출스러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녀였다.

그녀는 온갖 애교를 부리며 전대 가주를 찾아가 무공을 한자락 씩 배우기 시작하였다.

원래라면 아녀자에게 함부로 허락되는 것이 아니였지만 느지막히 얻은 딸의 사랑스러움에 홀린 전대 가주는 결국 당가의 기본공을 전수해주었다.

무공을 익힌다하더라도 어차피 데릴사위를 들이면 될 것이고 아녀자가 무공을 익혀봤자 얼마나 익히겠냐는 생각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전대 가주가 예상치 못한 변수를 간과하고 말았다.

그것은 바로 당서윤이 상상이상의 재능을 품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녀를 가르칠 때만해도 곧잘 배웠기에, 생각보다 재능이 있구나하고 지레 넘겼던 것들이 후폭풍이 되어 그를 괴롭히기 시작하였다.

기본공만 익힌 그녀의 무공이 당진철을 제외한 모든 형제 자매들을 뛰어넘어버린 것이다.

당연히 그녀가 기본공을 익혔다는 사실을 알게된 장로들과 원로들은 난리가 났고 전대가주는 쓴소리를 들을 수 밖에 없었다.

바로 멋대로 기본공을 전수해준 것에 대한 질책과 당서령의 처우에 대한 이야기였다.

전대 가주는 세가 회의를 통해 그녀에 대한 처우를 결정하였다.

먼저 당가의 무공을 익힌 그녀는 데릴 사위를 들이거나 평생 홀로 살아야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기본공이긴 하지만 엄연히 당가의 무공이었다.

그런 무공을 가지고 다른 곳에 시집을 보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그다음 무공에 대한 천부적인 재능을 인정하여 만류귀원신공의 입문을 허락한다 것이었다.

이는 어차피 데릴사위를 들이거나 홀로 살아야되는 그녀에 대한 배려로서 전대 가주의 강력한 주장에 의해 이뤄지게 되었다.

결국 누구보다 사랑스러웠던 그녀는 당가의 무공을 얻는 대신 사랑하는 이와 결혼할 권리를 잃게 된 셈이었다.

그 후 만류귀원신공에 정식으로 입문한 그녀는 30대 초반이라는 젊은 나이에 초절정 중경이라는 어마어마한 경지에 이르게 되었고, 차세대 당가를 이끌어갈 최고수로서 인정 받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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