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7화 〉 31장 - 귀환
마차 곁에는 당장 카엘라가 동행하면서 호위를 서고 있다.
그리고 머지않은 곳에 페르디난트와 에슐리도 있으며 세실리에 나타샤까지 있다.
모두가 전투 능력이 모자람이 없는 이들, 소리를 알아차리는 것도 무척 민감할 것이다.
“여기서 이래도 되는 거예요…?”
해서 율리아는 조금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그렇게 소곤거렸다.
자신과 클라우스가 단순히 군주와 신하 사이임이 아닌 건 이제 모두가 알고 있지만.
그래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과 그걸 모두의 눈과 귀에 보이고 들리게 하는 건 다른 일이다.
“왜요. 혹시 부끄러운가요? 그러면 관두고요. 당신이 싫다면 난 언제든….”
막 율리아의 상의를 걷어내던 클라우스가 손을 떼려고 하자 급히 그의 손을 붙잡는 마왕.
그리고는 잠시 갈등하는 빛을 보이다가 결국 침을 꼴깍, 삼키고는 입을 연다.
“싫은 건 아니고요. 그냥 뭐라고 해야 할까… 이, 이렇게 다른 이들이 가까운 곳에서 그런 걸 하려고 하니까 조금 낯설어서요.”
“때로는 새로운 자극이 좀 필요할 때도 있잖아요? 그리고 한창 마차가 달리고 있고 바깥의 소음도 있으니 율리아가 어떻게 신음만 잘 참아내면 문제가 없을 거예요.”
거기에 마력을 이용해서 방벽 하나만 둘러도 어지간한 소리는 거의 다 차단할 수 있다.
하지만 클라우스는 그 부분은 쏙 빼고 그냥 당신이 소리를 안 내면 된다, 식으로 말했다.
여태까지는 그냥 마음껏 내지르는 율리아를 봤다면 이번에는 바들바들 떨면서 입을 틀어막고 억지로 참아내는 율리아를 보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이었다.
“어, 어떻게 소리를 안 내요. 그건 불가능해….”
“할 수 있어요. 한 번 참아 봐요. 이게 또 심장이 두근거리는 맛이 있으니까.”
당장 마차 문 하나만 열어도 수십이 바로 곁에 있다.
그런 곳에서, 이런 상황에서 관계를 가지는 것만큼 또 짜릿한 게 어디 있을까.
매일 뻔한 곳에서 뻔한 관계만 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무리수를 두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출렁-.
상의를 마저 벗겨낸 후 한창 농익은 여인의 가슴을 가리던 속옷을 끌어내린다.
그러자 전보다도 더욱 풍만해진 가슴이 보기 좋게 출렁이며 눈앞에 흐드러져 내린다.
말 그대로 환상적인 풍경에 클라우스가 미소를 짓자 율리아가 얼굴을 붉히고 만다.
“이러다가 정말 들키면 큰일 나요.”
“들킨다는 건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지 않나요, 율리아? 이미 알 녀석들은 다 알고 있는데. 들키고 자시고 할 게 없잖아요.”
새하얀 살덩이 위에 피어난 분홍빛 꽃망울을 살짝 입에 머금어본다.
원래도 달달한 맛이 돌았는데 지금은 그 전보다도 훨씬 더 달콤해진 느낌이었다.
마치 과일이 최고로 맛난 때를 맞이한 것처럼, 여인으로서 가장 농익은 매력이 흐른다.
부드럽게 쪽쪽, 하고 유두를 빨아주자 얼마 가지 않아서 그 꽃망울이 단단해졌다.
혀로 조금 세게 건드려보아도 말캉한 느낌보다는 굳은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
그러자 클라우스는 미소를 짓고서는 그 단단한 돌기를 가볍게 깨물어주었다.
“흐악!”
“…바깥으로 소리가 들리면 난감하다고 하지 않았나요?”
“으읏… 그, 그러니까 왜 마차 안에서 이런 짓을… 돌아가서도 해도 되는데….”
“지금 당장 안 하면 나타샤에게로 가버릴 것 같아서?”
“클라우스!!”
당장 화가 잔뜩 난 목소리로 그렇게 외치는 율리아였다.
제 남자가 워낙 유능해서, 그리고 여기저기 여인들이 많아서.
그와 몸을 섞은 여인들이 자신만이 아니라는 사실은 확실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걸 알고 있는 것과 이렇게 그 남자가 직접 그 부분을 언급하는 건 완전히 다르다.
그냥 넘어갈 일이 있고, 절대 넘어갈 수 없는 일이 있는데 그 부분은 후자에 속했다.
“지금 그 말 뭐죠? 내가 있는데 당신의 그 욕정을 다른 여자에게 풀겠다는 거예요?”
“율리아가 부끄러워하는 것 같아서. 그러면 당장 나타샤가 가장 먼저 떠오르던데.”
“…그 말, 진심이에요?”
“네가 무슨 대답을 하느냐,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지겠지.”
왕과 신하로서는 율리아가 자신의 위에 있음을 인정한다.
그녀는 자신이 왕이라는 자각을 확실히 하고 있고, 그럴 만한 능력을 지녔다.
향후 서부와 동부를 아우르는 새로운 제국을 만들고 그 위에 군림할 것이다.
하지만 남자와 여자로서, 그 부분까지 율리아에게 우위를 넘겨주면 그 때부터는 감당 불가능한 집착과 독점욕이 번들거리게 된다.
때로는 자신의 출세를 위해서, 때로는 율리아의 조력자를 만들어두기 위해서.
또 때로는 단순하게 본인의 욕정 해결을 위해서 곁에 여인들을 두었다.
그리고 그렇게 둔 여인들이니만큼 결국 그녀들을 챙겨줄 수밖에 없다.
아주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육체적 관계에 이르기까지, 전부 다 말이다.
그걸 율리아가 막아버린다면, 제지한다면, 그리고 독점하려고 든다면.
자신을 이용해서 기껏 율리아의 신하들로 만들었던 이들이 이탈하게 된다.
아니, 차라리 그녀들이 먼저 이탈하면 그게 다행일 것이다.
다른 경우에서는 율리아가 그 여자들을 전부 제거하고 혼자서만 클라우스를 차지하려고 한 적도 있을 정도였다.
“….”
그렇기에 최소한 율리아를 제어할 수 있는 부분 하나는 만들어두어야 한다.
그리고 이왕 그런 부분을 만들 거라면 그녀 입장에서는 지고 들어갈 수밖에 없는 것으로.
해서 결국에는 왕과 신하임에도 단순한 신하가 아닌 ‘실세’ 로 있을 수 있도록.
율리아가 더 위에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어느 한 곳도 위에 있지 않음을 확실해 해두어야만 했다.
“좋아요. 그런 식으로 나온다면 어쩔 수 없겠네요. 왕으로서의 아량을 베푸는 수밖에.”
“아량이라니. 그게 정확히 어떤 아량일까요, 율리아?”
클라우스의 질문에 율리아는 갑자기 휙! 하고 앞에 있던 남자를 밀어낸다.
직후 하의와 속옷을 한꺼번에 훌러덩 벗어던지고는 늘씬하게 뻗은 다리를 뻗어서 한 쪽은 문 쪽에 걸치고, 다른 한쪽은 편하게 늘어놓았다.
새하얀 나신을 유감없이 드러내며, 여인의 은밀한 곳을 가감 없이 완전히 내보이며.
율리아는 홍조가 머무는 얼굴빛을 띤 채로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뭐하고 있어요, 클라우스. 핥아요.”
“지금 말인가요?”
“그럼 뭐 한숨 자고 할 건가요? 말해두겠는데 욕정이 일면 내게 풀면 되는 거예요. 내가 거부한다고 해서 다른 여자한테 갈 생각 따위 하지 마. 내가 가라고 하면, 내가 다른 여자를 품어도 된다고 허락하면 그럴 수 있는 거예요. 그 전까지는 어림도 없어.”
그렇게 말하며 율리아는 손을 뻗어서 제 음부를 활짝 벌렸다.
먹음직스러운 분홍빛 속살이 움찔거리며 음란한 냄새를 한껏 풍기고 있다.
얼른 이 보드라운 속살을 한껏 머금지 않고 뭐하냐고 질타하는 것 같다.
“괜찮겠어요? 내가 보기에 율리아 당신, 소리를 엄청 낼 것 같은데.”
“그동안은 당신 듣기 좋으라고 한 거니까 걱정 마요. 이번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참아줄 테니까 어디서든 나를 안으면 되는 거예요. 다른 여자를 안아야겠다는 그딴 소리 하지 말고.”
아무래도 자신과 막 관계를 가지려고 하다가 다른 여인을 언급하니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 클라우스는 일부러 그녀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부끄러워하는, 걱정하는 여인에게 ‘그럴 거면 다른 여자한테 갈게.’ 라는 말을 한 것이다.
그 말을 듣고도 가만히 참는다면 그건 절대 율리아라고 할 수 없었다.
어쩔 수 없네요, 라고 중얼거린 클라우스는 바로 여인의 음부로 확 들이닥쳤다.
다만 바로 그녀가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게 아니라 마치 감상이라도 하듯.
율리아 스스로가 벌려서 더욱 또렷하게 보이는 선홍색의 속살을 바라보고 있었다.
“뭐, 뭐하고 있어요. 얼른 핥으라고 했을 텐데요? 욕정이 인다더니 아직 참을 만 한가봐요?”
“글쎄요. 잘 모르겠네요.”
여태까지는 자신의 몸만 봐도 와락 달려들던 남자인데.
그의 앞에 제 은밀한 곳을 조금의 숨기는 곳도 없이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데.
갑자기 저런 뚱한 반응을 보이니 율리아로서는 당황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 다른 여자한테 갈까, 하던 부분을 떠올리니 더더욱 그런 감정이 심해진다.
혹시 이 남자가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질려버린 건 아닐까?
이제 아이도 가진 몸이 되었겠다, 확실하게 자신의 여자가 된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이제 다른 여인들도 하나씩 하나씩 자빠트려서는 죄다 아이를 배게 할 생각인가?
아니, 아니야. 클라우스가 색욕에 찌든 멍청이도 아니고 그러지는 않을 거다.
그런 식이라면 자신이 분노하여 무슨 짓을 벌일지도 모르는데 설마 그럴 수가.
하지만 내 몸에 조금이라도 질렸을 수 있는 가능성은 또 얼마든지 있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닿으니 저도 모르게 확 긴장이 되고 심장이 쿵쾅거린다.
‘만에 하나 이 남자가 나보다 다른 여자를 더 좋아하면 어떻게 하지?’
그년을 죽여야 하나? 아니면 따로 불러서 경고를 하거나 내쫓아야 할까?
이후 클라우스는? 그에게는 무슨 말을 하고 어떤 식으로 주의를 주어야….
톡-.
“핫!”
음순 근처에 갑자기 남자의 코끝이 닿자 율리아가 저도 모르게 탄식을 흘렸다.
그러는 사이 클라우스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는 게 마치 꽃의 향기를 맡는 것 같았다.
“무슨 생각하는지 다 보여요. 이상하게 표정 관리가 그럴 때는 참 안 되는 것 같아요.”
“…당신 때문이에요. 자꾸만 날 흔들잖아요. 기껏 결심해두면 흔들고, 거기서 마음을 굳히면 또 흔들고. 난 당신에게도, 다른 여인들에게도 나름 자비로운 마왕이 되고 싶은데. 당신이 그렇게 나와 버리면 내 안의 추악한 독점욕이 꿈틀거린다고요.”
“으음. 그렇군요. 그러면 그 추악한 감정들을 얼른 해치워야 모두가 안전하겠네요.”
다시 한 번 제 음부에 코를 대고서 향을 한껏 들이키는 남자다.
그 모습에 갑자기 확 부끄러워진 율리아가 저도 모르게 음부를 벌리고 있던 손을 떼는 찰나.
“하응!”
아찔한 감각이 하체에서부터 시작하여 등골을 타고, 머리끝까지 차오른다.
한 번 길고 진득하게, 여인의 보지를 핥는 말캉하고 축축한 혀.
그 감촉에 율리아는 소리를 내지 않겠다는 결심이 무색하게 바로 교성을 내지르고 말았다.
“아응! 응!”
“…소리 안 내겠다고 한 게 바로 조금 전 같은데.”
“아, 아아… 그, 그러네요. 혹시 바깥으로 들렸을까요?”
“아무래도 약간 그러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 그러면 큰일이잖아요! 다른 곳도 아니고 마차 안에서, 주변에 신하들과 병사들이 다 있는데 그런 짓을 했다고 하면 왕으로서의 위엄이….”
“확실히 왕으로서의 위엄과 체면에 큰 손상이 갈 것 같군요. 그러니까 얼른 다른 이야기를 해서 사실 중요한 업무에 대해 대화 중이었다는 느낌을 주면 되지 않을까 하는데요, 율리아.”
“중요한 업무요? 아흥!”
다시 한 번 보지를 훑고 지나가는 남자의 혀에 율리아가 파드득 몸을 떤다.
오늘은 그렇게 흥분하거나 애가 타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주변에 다른 이들이 가득하다는 긴장감과 함께 왠지 모르게 더욱 몸이 민감해진 것 같았다.
“네. 중요한 업무. 얼른 뭐라도 하나 생각해봐요. 그렇지 않으면 당장 마차 안에서의 소란에 붙일 핑계거리가 없잖아요? 얼른요, 율리아.”
밑에서는 애액을 줄줄 흘리면서, 남자에게 보지를 빨리면서.
위로는 멀쩡히 마왕으로서의 중요한 일들에 대해 논하는 모습이라.
이것도 이것 나름대로 꼴리는 것 중 하나지, 라고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클라우스는 연신 애액이 줄줄 새어나오는 율리아의 보지를 한껏 농락하고 있었다.
“흑! 흐읏! 그, 그러면… 차, 차후 마왕가의 후계자의… 하응! 배, 배우자를 정하는 것에 대한 부분을… 아윽! 가, 가장 많은 충성심을 보인 종족에게 우리 아이의 옆자리를… 아앙!!”
아직 아이는 낳지도 않았는데 벌써 예비 사위나 며느리를 생각하고 있다니.
클라우스는 속으로 웃음을 터트리면서 아무튼 대단한 마왕님이라고 중얼거려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