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화 〉3장 - 슬기로운 아카데미 생활
기껏 불러놓고 또 자존심 때문에 먼저 말을 못 하는 나타샤다.
아직은 저 자존심 내리기가 힘들 것이다.
열병 스킬이 유지되고 있다고 해도, 반드시 유혹을 해서 그 유명한 전쟁 영웅을 제 가문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고 해도 요정 여인 특유의 자존심은 여전하니까 말이다.
“….”
“….”
클라우스는 일부러 그녀가 내놓은 커피를 마시면서 한껏 여유를 부렸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초조해지는 쪽은 자신이 아니라 나타샤일 뿐이다.
사흘이 아니라 아예 이번 학기가 끝나기 전까지 시간을 주마, 그 때까지 날 흔들어 봐라.
그렇게 말하며 클라우스는 요정 여인의 자존심에 도발을 가했다.
그 말인 즉 그 시간 내에도 자신을 유혹하지 못 한다면 깨끗하게 접고 물러나라는 소리.
이미 클라우스에게 마족이 접근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나타샤에게는 그 시간이 결코 널널한 것이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다른 이들한테 알려야하나? 전쟁 영웅이, 그 클라우스가 마족들에게 귀의하려고 한다고?’
하지만 곧 나타샤는 세차게 고개를 내저어야만 했다.
그렇게 된다면 그를 유혹해서 벨라루스 가문으로 끌어들이려고 했던 자신도 노출되게 된다.
그 뿐인가? 인간 남자를 끌어들이겠다고 그 앞에서 나신으로 자위까지 했던 과거까지 전부 드러날 것이 뻔했다.
자신의 그런 일들이 전부 알려진다면 그 이후 불어 닥칠 역풍을 감내할 수 있겠는가?
나타샤는 거기에서 절대 아니라고 대답할 수 있었다.
“커피 대접만 하려고 부른 거라면 뭐, 나쁘지는 않군요.”
“아아.”
“잘 마셨습니다. 확실히 향과 맛이 아주 좋았어요, 나타샤 생도.”
클라우스는 그 말을 끝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옷을 여민 후에 나눌 이야기가 없다면 이만 돌아가 보겠다는 말을 꺼냈다.
나타샤는 그런 남자의 행동에 당황한 듯 잠시 허둥거리다가 잽싸게 상대의 손목을 잡았다.
“…여인이 이러고 있으면 못 이기는 척 들어와도 되잖아요?”
“미안하지만 여전히 내기 중이니까요. 당신이 나를 유혹해야 하는 거지 당신이 부탁을 해서 내가 들어주는 건 의미가 없다고 몇 번을 말합니까.”
“….”
“부끄럽다던가, 혹은 자존심이 상한다던가, 그런 말 할 거면 관두세요. 나를 노리던 여인들은 전부 그런 마음가짐 따위는 전부 버린 채 달려들었습니다. 내가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다는 소리겠죠. 그런 의미에서 당신이나 벨라루스에게는 내가 그렇게 필요가 없는 모양입니다.”
설마 그럴 리가, 벨라루스의 상황은 아주 잘 알고 있다.
단순히 이 세계를 만든 창조주라는 부분을 떠나서 대륙 전쟁을 온 몸으로 맞이한 그였기에 인간들만큼이나 요정이나 수인들 역시 사회가 격변하고 있음을 눈치 채고 있으니까.
아마도 대륙 전쟁의 여파로 가문의 힘이 많이 떨어진 상황.
거기에 얼마 전부터 단 한 번도 요정 측 대표를 배출하지 못 했기에 벨라루스의 상태는 나아지기는커녕 더 악화되고 있는 중이라 할 수 있었다.
‘대륙 전쟁에 그 많은 투자를 했음에도 이득을 본 게 전혀 없지. 마족들이 먼저 패배를 인정하기는 했으나 싸울 여력이 있는 쪽은 서부 연합이 아니라 그들 마족이었어. 승리자가 되었음에도 패배를 인정한 쪽에 그 어떤 보상도 청구할 수 없게 된 이유지.’
결과적으로 땅도, 재물도, 하다못해 전쟁에서 잃은 병사들조차 제대로 채우지 못 한 벨라루스는 점점 추락하는 중이었다.
이대로 전쟁에 사활을 걸고서 나선 가문이 얻는 게 단 하나도 없게 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대단한 3개의 가문이라는 이름마저 사라질 수도 있음이었다.
바로 그 순간에 대륙 전쟁에서 영웅이라 불리던 이.
인간이라고 하나 자신들 요정은 물론이고 수인들, 심지어 마족조차 인정한 그 남자.
클라우스를 벨라루스로 데려오게 된다면 단번에 분위기를 바꿀 수도 있음이었다.
‘나한테 쏠려있는 사회적 명망이나 동경 어린 눈길, 고참병들의 기대를 벨라루스 쪽으로 흡수할 수 있다는 거니 얼마나 원하고 있겠어.’
그래서 요정들이 그렇게나 천히 여긴다는 인간에게, 그리고 남자에게 나타샤가 입술을 앙다물고 옷을 벗어던지고 제 가랑이를 벌리며 유혹을 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경쟁자는 더 늘어날 것이고 공을 세울 수 있는 기회는 역으로 점점 멀어진다.
기회가 있을 때 잡아야 한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어떤 치욕을 감내하더라도 저 남자를 손에 넣어야 한다!
‘바로 그 부분이 여전히 꺼지지 않은 열병에 땔감을 팍팍 넣어주고 있는 거다.’
여전히 나타샤의 마법 활용은 형편없기 그지없다.
율리아라면 희미하게나마 알아차렸을 열병 스킬조차 여전히 모르고 있는 중이다.
그냥 자기 자신이 꼴사납게 흥분했다고만 생각하며 자존심과 싸우고 있는 중일 것이다.
“….”
입술을 깨물고서 여전히 남자의 손목을 붙잡고 있던 나타샤.
그녀는 잠시동안 더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조금 전 샤워를 하고 나와서 그런지 여인의 몸에서 나는 향이 훨씬 더 진하게 느껴졌다.
물에 완전히 젖은 것은 아니나 여전히 물기를 머금은 머리칼은 매혹적이고 색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면서 바라보는 이로 하여금 인내심을 시험하게 하고 있었다.
“이제 어쩌려고요? 나타샤 생도?”
클라우스는 그리 말하면서 슬쩍 몸에서 힘을 뺐다.
이 다음 벌어질 일에 대해서 잘 알고 있기에 미리 그리 해준 것이었고 곧 나타샤는 결심을 내렸다는 듯 남자의 손목을 붙잡은 채 강하게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휘청-.
몸에서 힘을 빼두었기에 클라우스의 몸은 아주 쉽게 나타샤에게로 끌려갔다.
원래라면 이렇게 쉽게 끌려가는 것에 대해서 의문을 표할 수도 있으나 안타깝게도 지금의 나타샤는 그런 부분까지 알아차릴 정도로 여유로운 상황이 결코 아니었다.
풀썩-
남자가 침대 위에 앉게 되자 나타샤는 이제는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달려들었다.
그 자존심 강한 요정 여인이 마치 며칠을 굶은 색마처럼 입술을 탐하기 시작했다.
여전히 서툴기는 하나 혀까지 내밀어서 클라우스의 입술을 살살 핥으며 얼른 이 문을 열어달라고 보채기까지 한다.
“….”
알겠다는 뜻으로 입술에서도 힘을 빼주니 곧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따스한 여인의 숨결.
나타샤는 저도 모르게 허리를 흔들면서 키스 삼매경에 빠지게 되었다.
“하아, 하아….”
혀가 뒤엉키며 나는 소리, 가볍게 입술을 빠는 소리.
듣고만 있어도 절로 화끈해지는 그런 것들이 점점 진하게 들려온다.
그 소리들은 여인 특유의 살결에서 나는 향과 더불어서 남자의 본능을 자극했다.
그리고 그 본능은 자연스레 남자의 물건이 우람하게 변하도록 해주었다.
“…당신도 내심 흥분하고 있잖아요. 이러면 유혹 당한 거나 다름없지 않나요?”
“음식을 앞에 두고 침 좀 흘린다고 해서 걸신들렸다고 하나요? 그건 그냥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입니다, 나타샤 생도. 그런 부분으로 말도 안 되는 고집을 부릴 생각이라면 접어두세요. 내가 말하는 유혹이 무엇인지, 내가 어떤 방식으로 굴복해야 패배가 인정되는지 잘 알고 있을 거라 믿습니다.”
남자가 더는 참지 못 하고, 이성을 유지하지 못 하고 달려들게 만드는 것.
그래서 제 품에서 그 남자를 마음껏 가지고 놀면서 목줄 없는 충실한 개로 바꾸는 것.
그 정도는 되어야 따를 마음이 생기지 않겠느냐는 말이었다.
“진짜 한 번을 안 져주네요. 혹시 당신의 몸값을 높이기 위한 작전이라면 충분하다고 해둘게요. 이미 당신은 충분히 저와 우리 가문을 애태우게 하고 있어요.”
“그건 마족들도 마찬가지라고 해두죠.”
“…정말 그들한테 붙겠다는 건가요? 당신들의 수하들을 죽이던 그 마족들에게?”
“내 수하들을 가장 많이 죽인 건 병이었고, 그 다음은 그 잘난 국왕과 귀족들이었습니다. 그자들이 내 지휘권을 빼앗고 나를 다른 곳으로 보낸 사이 내 후임자라는 놈이 거하게 말아먹어서 간신히 모아두었던 남부군이 거의 궤멸되었기도 했죠.”
그러니까 마족들에게 간다고 해서 문제될 건 없다는 소리였다.
나타샤는 그런 클라우스의 대답에 ‘마족들이 당신에게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을 수도 있는데요?’ 라는 말로 슬쩍 위협을 해보려고도 하다가 관두기로 했다.
최소한 그들은 인간들처럼 그를 내칠 것 같지는 않았으니까, 또한 나타샤 본인도 클라우스가 얼마나 처참한 대우를 받다가 끝내 군부에서 떠나게 되었는지 이제는 알고 있으니까.
‘…그래도 마족은 절대 안 돼. 이 남자는 못 해도 서부에 남아야 하는 인간이다. 그가 동부로 넘어가게 되면 정세가 어떻게 급변할지 아무도 몰라.’
나타샤는 흐트러지려 하던 결심을 다지기 위해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는 슬쩍 클라우스의 어깨 위에 손을 얹고는 상체에 힘을 주었다.
위에 올라탄 형국의 여인이 앞으로 몸을 기울이며 힘까지 주니 클라우스라고 해도 버틸 수 있을 리가 만무, 결국 그는 침대 위로 눕게 되는 형국이 되었다.
“클라우스 교수님 말이 맞아요. 당신에게 들러붙었던 그 여인들만큼 나도 적극적으로 나아가야겠죠. 그래야 그 자신만만한 교수님의 모습에 조금이라도 균열이 가게 할 수 있을 테니까.”
“기대되네요.”
클라우스의 도발 아닌 도발에 나타샤는 잠시 심호흡을 하고는 천천히 몸을 내렸다.
그러자 거의 다 풀어진 상의 너머, 풍만한 가슴이 클라우스의 얼굴 위에 딱 내려앉게 되었다.
코를 찌르는 여인의 달콤한 냄새가 순간적으로 이성을 마비시킨다.
원래부터 요정 여인하면 요물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위험한 자들인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 발정이 나서는 이렇게 들이대니 더더욱 위험한 수준이 되어버렸다.
자칫 잘못하면 멍청하게 이번 회차를 망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클라우스는 마음을 다잡았다.
욕망에 솔직하게 움직이되 그것에 함몰되지만 않으면 된다.
스윽, 스윽-.
일부러 자신의 가슴을 남자의 얼굴에 문지르기 시작하는 나타샤.
덕분에 그렇지 않아도 헐렁헐렁하던 셔츠의 단추가 하나 둘씩 풀어지고 곧 마지막 단추마저 풀어지며 그 안에 꽉 들어차있던 나타샤의 희고 커다란 가슴이 눈앞에 펼쳐졌다.
“해주세요.”
“해달라고요?”
“막 빨고, 핥아달라고요. 이런 말 하기 정말 부끄러운데, 기분 좋을 거 같아요. 해보고 싶어요. 교수님도 하고 싶어 하시는 것 같고. 그렇죠?”
“글쎄요. 난 잘 모르겠는데요?”
“그러지 말고 얼른요. 참지 말고 원하는 대로 해주세요. 얼른요.”
속삭이듯 귓가에 중얼거리며 제 가슴을 클라우스의 얼굴에 연신 부비는 나타샤,
특히 가슴 끝에 맺힌 분홍색 꽃망울을 그의 콧등에 대고서는 살살 돌리는데 일부러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본능적으로 가장 기분 좋은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인지 ‘아으흥!’ 하고 신음까지 흘리면서 그걸 즐기고 있는 중이었다.
여전히 부끄럽다고 앙앙대기는 하나 그 부분은 많이 희석되었을 것이다.
당장 제 가슴을 핥아달라는 말부터가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소리이며 그녀도 모르는 사이 점점 조교가 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나타샤 본인은 그저 클라우스를 유혹하기 위해 자신이 노력하는 것뿐이라고 아주 단단히 오해를 하고 있을 테지만 말이다.
“….”
잠시 제 앞의 커다란 달을 마주하고 있던 클라우스는 슬쩍 혀를 내밀었다.
그리고는 제 콧등 위에서 외롭게 놀고 있는 그 꽃망울을 가볍게 건드려보았다.
“하긍!”
곧 나탸사의 입에서 달콤한 신음이 터져 나왔다.
아닌 척 하고 있지만 이미 그녀도 단단히 흥분한 상태.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열병 스킬하며 거기에 더해서 그녀도 모르는 사이 하나씩 발견되었던 그 성감대로 인해 그 당시의 쾌감을 한 번 더 느껴보고 싶다는 본능이 일은 것이었다.
“흐으응, 으응…. 조, 좋아. 더, 더 핥아주세요. 거기 좋아….”
좋을 수밖에. 이 여자는 유륜을 중심으로 원을 그려주듯 살살 핥아주는 걸 가장 좋아했다.
그것만으로도 가버리게 한 적도 있을 정도로 이 요정은 지금의 것을 아주 좋아했다.
여전히 본인은 모르지만 곧 빠른 시일 내에 알게 될 것이다.
사악, 할짝-.
계속해서 남자의 혀가 여인의 젖꼭지를 살살 건드리면서 간을 본다.
거기에 애가 탄 나타샤가 일부러 몸을 숙이면서, 그리고 더 진하게 움직이면서 더 큰 자극을 원했으나 클라우스는 그 이상 혀를 움직여주지 않았다.
결국 애가 탄 여인이 왜 그러냐는 듯 남자를 쳐다보니 그제야 입을 여는 클라우스였다.
“가슴 말고.”
“네?”
“다른 곳도 해줄 수 있는데.”
“다른 곳이라뇨?”
나타샤의 가슴은 충분히 별미라고 할 수 있다.
지금도 저 젖통을 계속 핥고 빨아주며 젖꼭지로 가버리는 모습을 보고 싶다.
하지만 그전에 일단 자존심이라던가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을 더 무뎌지게 만들 필요가 있다.
“으앗?!”
클라우스는 자기 위에 올라탄 나타샤의 몸을 살짝 들고서는 그녀의 가슴에서 벗어났다.
그리고는 미처 여인이 저항할 틈도 없이 그녀를 침대로 눕히고는 종아리 양쪽을 붙잡아서 들어올렸다.
덕분에 나타샤는 어깨로 제 체중을 지탱하게 되면서 하반신이 활짝 벌어지게 되었다.
“아, 아아?! 자, 잠시만! 거, 거기 안 돼…!”
항상 그러더라. 여기는 안 된다고.
클라우스는 미소를 지으면서 그 안 된다는 곳으로 얼굴을 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