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66화 〉 166화 (165/173)

〈 166화 〉 166화

* * *

찌걱­

그리고 그 야릇한 행위는 멈추지 않았다.

두 여자의 얼굴 앞에 내 가랑이를 벌리고 있다는걸 인지하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다. 그나저나 위아래로 들어오는 얄궂은 손장난에 이 정도로 녹아내릴줄은 몰랐다. 뇌가 흐물흐물해져서 정신을 잃게 된다. 야동에서나 일, 이차터널 동시에 개방되는 여자들을 봤었지, 남자가 이렇게 극진한 봉사를 당하는 경우는 드물다. 앞뒤로 당하면 이런 기분이구나. 섹스를 좋아하는 여자들은 양쪽 터널 개방에 환장할 것 같다.

짝짝거리며 달라붙는 성기의 표피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몸에 힘이 들어갔다. 그럴 때마다 불쑥 느껴지는 유영의 손가락. 뻑뻑하게 잡히는 촉감에 손가락이 턱하고 걸려서 모든 행동에 제약이 생긴다. 나도 그렇고 애무를 하는 두 여자들도 마찬가지. 심지어 발기된 성기는 약간 흐물텅해질 정도로 발기력이 줄어들기도 했다.

헤­­

연두는 내 특이한 반응에 신기해하며 흐물해진 내 성기를 입안에 넣고 쫍쫍 소리나게 빨았다.

“하으... 응...”

놀랍게도 이 소리를 내는건 나였다. 자발적으로 내는 소리가 아닌, 어쩔 수 없이 내는 소리였다. 신음을 내뱉는 동안 내 앞뒤는 깨끗하게 닦여졌다.

“후아... 뭔가 엄청 빡... 빡해... 여기에 넣는게 이런 느낌이구나.”

“크흣. 손가락으로 느낄 일은 없을테고. 사장님이 좋아하는걸로만 봐도 가버린다는건가.”

“으음. 비슷해요...”

연두는 다시금 재발기된 내 고추를 손딸을 해줬고 유영은 그 새초롬한 입술을 내 똥꼬바로 윗부분에 박더니 혀를 날름거리며 불알 밑둥을 싹싹 핥았다. 아주 맛있다는 듯이 핥는 유영 덕분에 나는 허벅지 뒷근육을 불태우며 엉덩이를 조였다.

“카학..! 정신 나가..!”

“사장님 많이 흥분하셨네요.”

지금 내가 흥분하지 않게 생겼냐고..! 이런 느낌 자체가 아예 처음이다.

빨빨거리면서 들락날락거리는 손가락과 그 앞을 막아 선 질척이는 혓바늘 탓에 나는 침까지 흘리면서 감탄하고 말았다.

“아흐아...”

똥꼬에서 사정이라도 할 것처럼 엉덩이에 크고 작은 경련을 반복한 후에 정액을 토정하고 말았다.

“꺄흐흫!”

마치 자기네들 오르가즘 느끼듯 좋아하는 두 여자. 내 엉덩이 앞에서 뭐가 그렇게 신나는지 모르겠다. 사정을 끝낸 후에도 여전히 쫀쫀한 똥구멍을 여지없이 괴롭히는 유영은 복수심에 가득찬 손가락질을 해댔다. 그간 내 고추가 얼마나 그녀의 근위를 괴롭혔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어때요, 사장님... 기분 좋았죠?”

“하아... 최고야...”

“푸흣! 최고래... 귀여워...”

“사장님 오랜만에 기분 좋아 보이네요.”

“근데 여기서 끝낼 생각? 그건 아니죠? 밤에 매장을 찾아왔으면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거지.”

“그만큼 우리가 보고 싶었다는 뜻이거든~”

이제 은근히 쿵짝이 잘 맞는 두 사람이었다.

이윽고 나는 누운 상태로 두 여자의 신랄한 오랄을 한 차례 더 받았다.

끄응 소리를 내면서도 당당하게 발기를 완료시킨 나. 연두와 유영이 누구에게 먼저 넣고 싶냐고 묻길래 대답하지 않았다. 누가 나한테 박히고 싶냐가 중요하다는 식. 내가 곤란해하는걸 보자 두 여자 모두 즐겁게 웃었다.

한바탕 섹스를 끝내고 이제야 쉬는 시간. 연두에게는 질내로 한번, 유영에게는 항문에 한번 사정을 해줬다. 섹스는 항상 기분이 좋지만, 이렇게 쓰리피를 하니까 온몸이 수건처럼 쥐어 짜진 느낌이랄까. 근육들이 죄다 울부짖고 있었다. 성기도 뻐근한게 한바탕 전쟁이라도 치른 느낌이었다.

내 양쪽 가슴 위에 손을 얹은 여자들은 행복하다는 듯이 베시시 웃었다.

나는 이 상황이 아직 적응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사랑을 독차지하지 않고도 행복감을 느끼는 두 여자가 이해되지 않았다. 그저 나랑 섹스만 해도 괜찮다는 건가. 이유를 잘 모르겠다.

두 여자의 이마에는 여전히 찬란한 반점이 빛을 내고 있었다. 지금 당장 두 여자의 미래를 확인할 수 있는데 조금 기다리기로 했다. 아니, 어쩌면 나는 두 여자의 미래를 보는게 두려운 걸지도 모르겠다. 앞선 여자들의 미래를 봤을 때, 행복한 여자들의 어두운 그늘에서 불행한 모습들을 봤기 때문이다. 자칫 나를 만났기에 바뀐 미래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상반되는 미래다.

당연하게도 내 주변의 모든 불행을 막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좋겠지만... 불안하기 그지 없는 이 감정은 뭘까. 이 행복감이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질 꿈이라면... 참 안타까울 것 같았던 거다.

원래 갖은 게 많을수록 잃을 때의 아픔은 큰 법이다. 그래서 있을 때 잘하라는 말도 있는게 아니던가. 나는 양옆의 두 여자의 몸을 누구 하나 더 아낀다는 생각없이 정성스럽게 쓰다듬었다.

행복감에 젖어드는 두 여자. 나는 먼저 연두의 뺨에 키스를 해줬다. 그러자 연두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새삼스럽게...

“가, 갑자기..?”

“갑자기 사랑스러워서.”

“하읏. 원래 그런 말 잘 못하잖아요, 사장님. 갑자기 왜 이래.”

“흐흣. 너가 예뻐서 그런거야.”

“아킁... 뭔진 모르겠지만, 일단 기분 좋다.”

어라?

이 장면 어디선가 본적 있는 것 같다. 그때는 셋이서 섹스를 한게 아니었다. 침대 위에는 우리 둘이 있었고 방금 전처럼 서로에게 사랑을 속삭였었다.

문득 연두가 얘기해준 과거의 일부분이 조금은 기억이 났다. 연두는 아이돌이 되고 싶어했었다. 그런데 면접을 보러 온 사람이 옷을 벗으라고 했고 연두가 그걸 거부하자 어차피 절벽이어서 벗으나마나라고 말하며 꺼지라고 했다. 그때의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누구나 들으면 알법한 기획사였다는게 더 놀랄 일이었다. 연예계가 다 이 지랄이면 자신의 꿈도 산산이 무너지고 마는 것이니 연두에게는 지금까지의 인생이 무너져내리는 듯한 경험이었다고 했다.

그래서 그 뒤에 연두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그리 많지 않았다. 10년을 노래와 춤만 연습하면서 살아왔던 연두였기 때문이다.

“연두.”

“네?”

“연두는 지금 행복해?”

연두는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만 더 행복했으면 좋겠긴한데.”

“무슨 말이야?”

“조금만 더 자주 데이트 해줬으면 좋겠어요.”

맞다. 연두는 나와의 데이트를 좋아했다. 나 역시 여자와의 제대로 된 데이트가 처음이라 서툴렀는데 연두는 그런 서투른 나를 좋아해줬었다. 그때는 내가 잘 나갈 때도 아니었던 터라 나와의 연애 감정을 느꼈던 것도 놀랄만한 일이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여기서 만난 여자들은 다 그랬다.

대체 내가 뭐가 좋아서?

“그래.”

나는 연두의 머리를 쓰다듬어줬고 이번에는 반대쪽의 유영을 봤다. 그녀는 뭔가 잔뜩 기대하는 눈으로 날 올려다봤고 그 모습이 세상 귀엽게 느껴졌다.

나는 연두와 마찬가지로 그녀의 뺨에 입을 맞춰줬다.

그러자 연두 때와 마찬가지로 그녀의 과거가 조금씩 떠올랐다.

유영은 피팅 모델이었다. 그런데 갑질 매니저를 만나서 참 좆같은 일을 겪었다. 결국 내가 그에게서 구해주긴 했지만... 그리고 또 몇 가지 장면들이 떠올랐다. 유영은 세상에서 나를 가장 의지하고 있었다. 그랬기에 나에게 호감을 느꼈고 나는 그녀가 나를 어느정도까지 생각하는지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유영은 생긴 것부터가 보호본능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에 나 역시 손쉽게 사랑에 빠졌다.

그래도 꼭 확인하고 싶어지는게 있었다.

두 여자 모두에게.

“너희들은 내 어디가 그렇게 좋은 거야?”

“엥?”

“뭐 그런 질문이 다 있어요?”

“섭섭하다... 섭섭해... 이걸 또 확인 받아야 하는건가요?”

내가 또 당황하자 두 여자는 또 깔깔거리며 웃었다.

“에잇... 또 장난이야?”

“하하..! 사장님 놀리는 재미에 사는줄 몰랐구나.”

“왜 좋아하냐뇨... 사장님... 잘생겼으니까 좋아하죠.”

“잘생겨? 내가?”

태어나서 처음 듣는 소리였다. 내 어디가 잘생겼다는 말이지? 정신을 차리고나서 몇 차례 거울을 보긴 봤다. 그런데 항상 거울을 볼때마다 내 뒤쪽에 예쁜 여자들한테 정신이 팔리긴 했었지... 그렇다고 내가 확 잘 생겨졌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던 거다. 운동을 했는지 몸은 확실히 좋아져 있었다. 근데 그게 다였다. 대체 내 어디가 그렇게 마음에 드는걸까?

내가 의문점을 남겨놓은 표정을 없앨 기미를 보이지 않자 연두가 손을 들어서 내 얼굴 위의 어느 지점을 가르켰다.

“눈.”

“눈?”

“눈이 엄청 길게 찢어졌어요.”

“아...”

욕인지 칭찬인지...

“난 그게 좋아. 그리고 게슴츠레하게 뜬 그 눈 사이로 보이는 해맑은 눈망울이 좋다고. 거짓말 하면 다 들통나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 할때는 또 얼마나 초롱초롱한데. 귀여워.”

“나는 사장님 입술이 좋아요. 크지도 작지도 않은데 오밀조밀한데다가 인중도 가늘고 예뻐요. 그리고 사장님은 너무 착해요. 나한테 너무너무 잘 해줬거든요.”

그렇지. 나는 유영에게 참 좋은 일을 해줬다.

그래... 완전히 생각났다. 나는 마사지사로서 유영의 병을 낫게 해줬다.

그녀는 성감을 느끼지 못했고 그 때문에 삶의 만족도는 현저하게 떨어져 있었다. 남자친구와도 그 때문에 헤어졌다고. 그런데 그런 자길 고쳐주고 만족시켜준게 나였다. 죽기 직전에 손을 내밀어준 사람이 바로 나였다는 얘기다.

하아...

나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 그럴수록 더 두 여자를 지켜야할 명분이 생긴다. 반드시 미래를 확인 해야겠다.

나는 두 여자의 이마에 차례로 내 이마를 가져갔다. 따스한 봄바람이 불어왔다. 하지만 그 감촉과는 상반되는 차원 너머의 세상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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