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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5화 〉 125화 (124/173)

〈 125화 〉 12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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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요는 검지와 엄지를 써서 어디서 주웠는지 모를 털 한 가닥을 들어올리면서 말했다.

“고추털! 고추털!”

“...”

나는 밥 먹다 말고 숟가락을 내려놓고 그레이스와 다니엘의 눈치를 살폈다. 대체 저게 왜 저기 있는거지? 변명의 여지없는 정확한 기장과 약간 꼬부라진 게 확실히 고추털이 맞았다. 그레이스는 금발이었고 털도 금색이다. 치요는 완전 장발인데 보지털이 저렇게 길게 났다고는 생각되지도 않는다. 그럼 뭐, 빼박 고추털이지.

옆에서 다니엘이 신문을 보다가 내게 말했다.

“신문 신청했어요.”

“누구 마음대로요?”

“그리고 준현 씨가 없는동안 그레이스에게 한국말을 잘 가르쳤답니다. 그레이스는 언어에 뛰어난 습득력이 있어서 금방 익혀요. 아마 방금 치요가 했던 말도 알아들었을 거예요.”

내가 그레이스를 쳐다보자 그녀는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괜찮으시면 치요 씨한테도 언어능력을 알려주고자 하는데 괜찮을까요?”

“아, 예! 그럼요. 좋죠. 어차피 집에 혼자 있으면 할 일도 없을텐데요.”

“그래요... 치요 씨!”

“응?”

“고추털은 남자의 성기를 비하하는 말이예요. 듣는 사람이 기분 나쁠 수도 있다는 얘기죠.”

“비... 비하?”

“네. 고추라는 말이 원래 남자 성기를 얕잡아보는 소리거든요.”

“아, 그럼 뭐라고?”

“요즘은 고추털 보다는 좆털이라는 말을 많이 쓰죠.”

“스, 스미마셍... 조, 조털?”

미치겠다.

이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있으면 정신이 나가버릴 것만 같다.

“저... 출근할게요.”

나는 그런 그들을 내버려둔 채 출근을 했다.

언어패치가 된다고 해도 정상적인 사람들이 될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요긴하게 써먹을 데가 있을 것 같기는 했다.

사업 아이템에서 항상 주요하게 생각되는 건 다양성이다.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 위한 변별력이라고나 할까. 당연히 치요 정도면 색다른 아이템일 거다. 거기에 저 똥꼬발랄한 매력을 보라. 걸핏하면 섹드립을 쳐대는 어린 꼬맹이가 저렇게 예뻐버리면 반칙이지.

그나저나 바로 다음달이면 성인이 되는데 저 무시무시한 성욕을 어떻게 할지 궁금하기도 했다.

‘야동배우라...’

내가 지금껏 봐왔던 야동들을 생각해보면 참 끔찍한 직업이 아닌가.

보는 사람이야 좋아서 본다지만, 배우들은 한 번 야동을 찍을 때, 몇 명씩이나 되는 남자 배우들과 섹스를 할텐데 데뷔 일수가 얼마나 되는지는 몰라도 꽤 많은 남자를 상대해봤을 거라고 생각했다.

나이는 어려도 이미 알건 다 안다는 소리. 어쩌면 지금 내가 치요의 장난에 놀아나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반면에 그레이스는 자신의 역할을 아주 잘 수행해내고 있었다. 밥이면 밥, 빨래면 빨래, 청소면 청소. 집안 일을 모두 도맡아서 했기에 그 어떤 불만도 없었다.

다니엘은 빨리 나가줬으면 하고... 하지만 물약만큼은 진품이다.

오늘 아침에도 그가 주는 약을 먹고 나왔는데 이토록 스테미너가 빵빵하니 섹스를 안 하면 오히려 손해가 되는 기분이다.

게다가 어젯밤 내내 양쪽에 예쁜 여자를 달고 자느라 성욕이 끓어넘치는 상황인데 누구 하나 붙잡고 풀어야 했다.

그래서 내가 찾은 사람은 다름아닌 한서연이었다.

출장을 빌미로 유부녀와 섹스.

이만큼 스릴있는 상황도 없었다. 다만, 남편에게 절대 걸리면 안 된다. 원래는 한서연을 우리 집에 불러서 섹스를 했지만, 이제는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에 그녀를 가까운 공영주차장으로 불러서 카섹스를 즐겼다.

한서연 역시 내 정액을 머금고 조금씩 더 예뻐져갔다.

그녀는 내가 한소희를 어떻게 했는지 얘기를 듣고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 싸가지없는년. 옛날에는 나한테 아양 떨더니 요새 방송 나가면서 완전 나 무시했거든. 쯧쯔... 지금쯤 다른 남자 좆대가리로 만족할 수 없어서 아마 자기 찾고 있을 거야.”

“날 찾는다고요?”

“그렇지. 이 맛을 어떻게 잊어?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수 없어. 특히 한소희같은 년은 더 그렇지. 갖고 싶은건 다 가져야 성이 차는 년이니까. 근데 절대 응답해주지마. 알겠지? 알았다고 해.”

“... 알았어요.”

“후, 그래. 아참... 근데 자기 이번에 사업 시작하는데 인력 안 필요해?”

나는 눈썹을 치켜뜨고 곧장 대답했다.

“필요해요.”

“그치?”

지금 치요를 영입했다 치더라도 6명이 모자라는 상황이다.

신이설에게 얘기를 들었는데 2호점 오픈하자마자 대기 고객만 약 50명 정도되는데 그 인원을 감당하려면 한 사람당 적어도 5명씩은 마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오픈을 하면 대기인원만 등록을 하러 오겠는가. 당연히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올 것이다.

서아는 서아 나름대로 자기 팬들이 있기 때문에 몰려올 거고, 연두도 마찬가지. 박유영도 이제 막 신이설의 동력을 이용해서 얼굴을 비추고 SNS에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 또 찾아올 고객들이 엄청나게 많다.

비단 남자들뿐만이 아니다. 내가 뽑은 인원들은 전부 다 여자들의 워너비 얼굴과 몸매를 갖고 있기 때문에 각각의 매력을 좋아하는 여자들이 샵을 찾아올게 분명했다. 요즘은 SNS를 통해 정보를 얻는 시대다. 연예인은 아니지만, 오히려 더 접근성이 좋은 SNS스타들이 받는 관리를 자기도 받는다고 생각하면 득달같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렇게 추정되는 신규 가입자만 해도 어림잡아 200명 가량된다.

내가 어느정도 도와준다고 해도 요일별로 5명씩 잡아서 주에 25명씩 보더라도 10명으로 부족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오픈하게 되면 아마 바쁜 하루가 연속될 것이다.

그런데 한서연이 자기 이름 걸고 소개해주는 여자라면 더욱 믿음이 간다.

“너 대신 얘랑 섹스 안 할 자신있어?”

“... 네?”

아니, 시팔. 요즘은 왜 이렇게 섹스를 참아야하는 경우가 많이 생기는지 모르겠다.

“섹스 안 할 수 있냐고. 내가 뭐 남자 공유하려고 여자 소개 해줄거 같아?”

한서연은 진아영과는 다르게 뒤끝이 있는 스타일이다. 권위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이 주도하는 섹스를 좋아하는 편이기도 했다.

“일단 알겠습니다. 제 매니저한테 먼저 지원서를 넣으셔야 해요. 그게 절차거든요.”

“그래, 뭐. 나도 특혜를 주고 싶은 생각은 없어. 얘 완전 날라리거든.”

“네에? 날라리를 왜 저희 가게에...”

“아, 근데 좋은 쪽으로 날라리야. 원래 색기있는 애들이 인기 많잖아.”

“그래도 날라리는 좀... 그니까 날라리가 무슨 뜻인데요?”

“남자들 안 가리고 다 만나는 년? 원나잇은 기본이고 남자 둘이랑 하는것도 개의치 않는 년이지.”

“... 아무래도 안 될거 같은데요?”

“나보다 예뻐.”

“일단 한 번 볼까요?”

“그래. 그렇게 말할줄 알았지. 아무튼 그렇게만 알아둬. 얘랑 섹스하면 나랑은 끝이야.”

“... 알겠습니다.”

한서연이랑 끝이면 사실상 2호점 문 닫아야된다. 한서연이 우리쪽에 투자한 돈이 그만큼 많았던 거다.

이렇게 내 족쇄가 하나 더 늘어나나 싶었다.

그런데 진아영을 거쳐서 내 앞에 앉은 이 여자는 정말 팜므파탈 그 자체였다.

우월한 기럭지와 볼륨감있는 가슴. 거기에 옷차림까지 공격적으로 확 파인 걸 입고와서 가슴골이 그대로 드러났고 각선미도 쭉쭉 뻗어내려왔다. 얼굴은 또 어떤가 화려하다 못해 바라보는 것만으로 빨려들어갈 것처럼 커다란 눈망울은 자꾸만 나를 따먹어달라고 말하는 듯, 섹시하게 느껴졌다.

괜히 한서연의 지인이 아니다. 뭐든 다 가지려고 하는 그 소유욕이 피부를 타고 자르르 흘러내렸다.

거만하게 다리까지 꼬고 나를 맞이한 여자의 이름은 이혜인이라고 했다. 나이는 서른둘. 나보다 세 살 연상이다.

“그래서.”

나는 잠시 그녀를 스캔하고 있다가 깜짝 놀라서 고개를 쳐들었다. 내가 가슴을 보고있다는걸 들켰으면 어쩌나 싶었다.

얼굴을 봤는데 저렇게 권위적일 수가 없다. 면접관인 나한테 주도권이 없다고 으름장을 놓는듯한 얼굴이었다.

“뽑을 거예요, 말거예요?”

“아... 크흠! 몇 가지 질문을 먼저 하겠습니다. 마사지는 해본적이 있으신가요?”

“없죠.”

이혜인은 대답 후에 곧바로 다리를 반대쪽으로 꼬았다. 그 순간, 아주 미세하지만 가랑이 사이가 벌어져서 팬티가 빨간색이라는 걸 확인했다.

나는 아찔해지는 걸 피하기 위해 잠깐 눈을 질끈 감았다가 풀었다.

“마사지 경력은 없으시고. 그럼 이 가게에서 자신이 어필할 수 있는 기술이나 능력,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이번 질문에는 이혜인이 씩 웃어보이기까지 했다.

그녀는 몸을 앞으로 숙여서 자기 가슴골을 적나라하게 다 드러나게 만들었다. 가슴이 출렁거리는 느낌이 고스란히 전달됐다.

“내 매력이 뭐냐고 묻는 거예요, 지금?”

“그런 매력으로는 어필할 수 없습니다.”

내가 딱 잘라 말하자 이혜인은 다시 몸을 뒤로 당겨서 앉았다.

“남자 고객이고 건장한 사람이면 내가 30분만에 꼬실 수 있어요. 무조건.”

“뭘 어떻게 하시길래요?”

“보면 알아요. 한 번 당해보실래요?”

“그럼 이렇게 하죠. 만약 내가 유혹에 안 당하면 이혜인 씨는 3달동안 우리 가게에서 마사지 배우면서 무보수로 일하세요.”

“그게 무슨?”

“대신 저도 30분 동안 이혜인 씨를 유혹해볼게요. 만약 안 넘어오면 이혜인 씨 월급을 다른 사람의 2배로 드리죠.”

“하. 푸하하! 말도 안돼. 사장님, 진짜 웃기네. 이봐요, 내가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남자들을 상대해봤는데 사장님처럼 평범한 사람한테 넘어갈거 같아요?”

“남자는 얼굴로만 매력을 보여주는게 아니죠.”

“푸하하하하! 그래요, 그래. 뭐, 자신 있으니까.”

“기준은 이렇게 정하죠. 마사지 배드에 눕고 마사지를 해요. 얘기도 해도 되요. 상대방이 요구하는 걸 들어주는 쪽이 넘어간 걸로 하죠.”

“들어주는 쪽이 넘어가는 거다? 좋아요. 뭐, 예컨대 자세를 바꾼다던지 내 어딜 만지라는 식이면 다 괜찮은 거죠?”

“그렇죠.”

“좋아요.”

“아, 근데 한 가지는 알고 계셔야할거 같아요.”

나는 손가락을 들어서 이 점은 꼭 짚고 넘어가야겠다고 말했다.

“뭔데요?”

“한서연 씨한테 얘기 들으셨죠? 저더러 이혜인 씨를 절대 성적으로 대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물론 저 역시 그럴 생각은 없지만, 그런 쪽으로 생각을 하고 계신거라면 저는 절대 할 생각이 없으니까 그렇게 알고 계세요.”

“뭐요?”

“제가 같이 자자는 요구는 안할테니까 걱정말라는 얘깁니다.”

“... 푸핫! 아, 진짜 오늘 많이 웃네. 와~ 정말 기대되요. 월급 2배로 받을 생각하니까 벌써부터 신나네요.”

아무래도 이혜인은 정말 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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