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3화 〉13화 (13/173)



〈 13화 〉13화

“하, 할래?”

연분홍으로 칠한 손톱끝이 팬티에 갈고리처럼 걸렸다. 은밀하게 젖히는 판도라의 상자. 보슬보슬한 음모와 입술을 앙 다물고 있는 생식기가 그 모습을 온전히 드러낸 순간이었다.
다리를 벌리고 팬티를 제 손으로 건져내고 있는김서아라니. 꿈속에서도 이런 야한 장면은 본적이 없다. 이 정도면 야동에서도 재현할 수 없는 파릇파릇한 청춘 섹스의 서막이다. 여배우들의 농밀함과는 다른, 아마추어의 조심스러운 몸동작들이었다.
아랫도리가 불끈거리면서 껄떡거린다. 빳빳하게 뻗은 성기가 제 걸 저 안에 넣어달라고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김서아의 사타구니는 방금 오일을 닦아냈는데도 불구하고 흠뻑 젖어있었다. 아까 경련을 일으킬 때, 몇 번 가버린 모양이다. 나는 머릿속으로 야동에서나 보던 시오후키를 떠올렸다. 여자 보지에서도 물이 그렇게 잔뜩 나온다는 걸 처음 알게 된 순간이었지.
1초, 2초, 3초.
나는 그녀의 말을 듣고 한참동안 사타구니만 쳐다보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뭐, 뭐야.  대답이 없어... 나 민망해.”

사실은 흠뻑 젖은 사타구니보다도 더 꼴릿한 게 얼굴이었다.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려선 민망한 듯 손등으로 제 입을 가리고 있다. 자기 아랫도리가 완전히 노출됐다는 사실에 아찔해서 그만 눈까지 질끈 감았다. 그녀 딴에는 용기를 내서 한 소리일 거다.
나는 매마른 목소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

“야.”
“어?”
“너 지금 존나 꼴릿한  알아?”
“아앙... 그런 말 하지 말고.”

말은 그렇게 하면서 흐릿한 미소를 짓는다. ‘그러면 그렇지’라고 하는 듯한 승리자의 웃음.
나는 단숨에  얼굴에 찬물을 끼얹어줬다.

“근데 미안해서 어쩌냐?  너 안 좋아하는데.”
“..?”

나는 그녀의 엉덩이 밑에 깔린 수건을 쭉 뽑으면서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김서아는 얼빵한표정으로 벌려놨던 다리를 다시 오므렸다.

“누가 그러냐? 내가  좋아했다고?”
“...”
“어디서 이상한 소리를 들었나본데 나랑 섹스하는 이유가 그거라면 난 됐다. 또 그거 생색내면서 뭘 부탁할지 어떻게 아냐?”
“... 야... 너,  고자야? 내가 지금 이러고 있는데 그게 할 소리야?”

나는 예의 그 피식하는 웃음을 지어보였다.

“나랑 하고싶으면 애원해보던가.”
“... 어?”
“너가 하고싶으면 그렇다고 말해.  핑계 집어치우고.”

나는 순간적으로 김서아를 잡아먹을 듯 노려봤다. 성욕과 자존심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그녀는 뱀의 아가리 속에 들어온 생쥐나 다름 없었다. 쾌감이라는 맹독이 몸 안에 스며들어 내버려두면 알아서 애닳는 몸뚱아리, 즉 고깃덩어리가 되는 것이다.
말랑말랑한 살갗. 부드러운 속살. 애닳는 신음.
고등학생 때부터니까 10년. 나는 이 순간을 위해 10년을 기다려왔다. 애걸복걸하는 그녀의 얼굴을  자격은 충분하다고 봤다.
 친구들이랑 몰려다니면서 여자애들이랑도  섞고 그랬었다. 물론 나는 잘 나가는 애들 중에 꼽사리같은 부류였다. 누가 누구랑 사귄다거나 썸을 탄다는 얘기는 머나먼 세상의 이야기였다.
같이 몰려다니는 친구들 사이에서 김서아라는 여자아이는 화제거리였다. 그녀가 입은 옷, 그녀가 오늘 머리를 풀고 왔는지 똥머리로 묶고 왔는지가 가십의 화두였다. 비단 우리 뿐만이 아니다. 아마 남학생들 전부 한번쯤은 그녀를 마음 속에 품었을 거다.
그때, 김서아의 친구들과 우리쪽 애들이 같이 어울린 적이 있었는데 도도하게 앉아있던 김서아가 마침 뒤에  있던 내게 안마를 부탁했고 나는 기꺼운 마음으로 그녀의 어깨를 주물렀다. 그 당시 내가 얼마나 긴장했던지. 처음으로 알바면접을 보러 갔을 때보다도 더 떨어댔었다.
한번 주물러 주고나니 그때부터는 틈만 나면 내게 안마를 부탁했다. 나는 내심 어떤 보상을 기대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게 돌아오는  고맙다는 말 한마디조차 없었다. 마치 당연하다는 듯. 하인이 주인을 주무르는 것처럼 당연하다는 듯 안마를 해줬을 뿐이다. 전화번호라도 줬으면 모르겠다. 아마 그간의 보상을 받았다는 생각에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 들었겠지. 그러나 나는 수년 후, 동창회에서 그녀의 전화번호를 처음 알게 됐다. 그리고 이제와서  전화번호가 영업용이었다는걸 알았을 때의 허탈감이란.

김서아는 내 차가운 말투에 질렸는지 잠시 눈을 마주치다가 이불로 몸을 가렸다.

‘내가 너무 심하게 했나?’

하지만 되돌릴 생각은 추호도 없다.

‘심하긴 뭘 심해. 지가 나한테 그간 한 짓을 생각해야지.’

그 직후 나는 아무  없이 화장실로 향했다.
옷을 벗고 오일에 젖은 손을 씻었다. 아직까지 침대에 누워서 다리를 벌리던 김서아가 아른거린다. 아랫도리도 여전히 불끈 솟아있었다.
그렇게 손을 씻고 있는데 갑자기 벌컥 소리가 나며 화장실 문이 열렸다.

“준현아...”

나는아무 대답없이 그녀를 쳐다봤다.
김서아는 수건도  걸치고 있었고, 앙증맞던 피카츄 팬티도 벗은 채였다.
그녀는 내게 주는 선물이라도 되는 양. 고개를 떨군채 나체 상태로 화장실 안으로 들어왔다. 그러더니 무릎을 꿇고 주섬주섬 내 바지를 내렸다.
짧은 시간 내에 벌어진 일이다. 작정하고 화장실 문을 연게 분명했다.
처음에는 너무 놀라서 뭐라고 하려다가 빳빳해진 성기에 부드러운 손길이 닿는 순간, 그저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기만 했다.
처음에는 손으로 성기의 표피를 위아래로 쓸어내렸다. 눈은 온전히 내 얼굴을 올려다보고 있다. 내 반응을 살피는 모양이다. 나는 메마른 입술을 혀로 한 바퀴 돌려 적셨다.

“너 되게 크다...”

이 말을 시작으로 김서아의 입술이 그대로 벌어진  연분홍색 혀가 쑥 튀어나왔다. 그녀는  사탕맛을 보는 것처럼 혀끝을 귀두에 갖다대고 살살 핥아대기 시작했다.

“큿.”

처음이다. 여자의 혀가 내 성기에 닿는 것은.
기분이 묘했다. 처음 진아영에게 아다를 뚫었을 때와 비슷하면서도 완전히 다른 감각. 이 아이러니한 쾌감이 내 온몸에 가득 메여 부자연스럽게 허리를 뒤틀었다. 부자연스러운  김서아도 마찬가지였다. 입으로 해본 경험이 많지는 않은지 어정쩡하게 귀두를 입안에 넣어 키스하듯 혀를 굴리다가 사악사악 기둥에서부터 뿌리 부분까지를 핥아줬다. 나는 뜨겁게 달아오른 허벅지에 손을 얹었다.
그 김서아가 지금 내 고추를 빨고 있다. 날 개좆호구로 봤던 김서아가!
뽈뽈거리며 겉을 핥기만 하다가 이내 귀두를 자기 입안에 집어넣고 기둥까지 삼킨다. 내 성기가 얼마나 큰건지 김서아의 입이 작은건지 절반 정도까지 밖에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황홀한 기분이 썰물처럼 밀려들어왔다.
이게 펠라구나.
야동에서 봤을 때와는 사뭇 다르다. 화장실 특유의 불편함. 친구 사이의 부적절함. 하지만 싫지는 않은 상황과 뜨겁게 달아오른 분위기. 두손을 어디에 둬야할지 모른채 방황했다. 그래도 나름 여유가 있는건 김서아였다. 고개를 앞뒤로 움직이면서 귀두부터 기둥까지를 정성스럽게 오럴했다. 가끔씩 이빨의 끝부분이 닿았고 입천장과 목구멍 부분에 적절하게 부딪치면서 성기에 넣었을 때와는 또 다른 입체적인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정말 나를 흥분하게 만드는 건, 커다란 눈망울로 나를 올려다보며 눈물을 찔끔 쏟고 있는 김서아의 얼굴이었다.
수치심으로 범벅이 된 얼굴은 새빨갛게 물들었다. 나는 그런 그녀의 머리부분을 손으로 잡았다. 머리카락 사이로 거친 다섯 개의 손가락을 쭉 밀어넣고 재차 오럴을 요구했다.
김서아는 꺽꺽 소리가  정도로 목구멍 안으로 내 고추를 밀어넣었다. 몇 번을 왕복운동하다가 참지 못하고 그걸 빼냈다. 입술 사이에서 고추를 빼내자 입안 가득 뭉쳐있던 침이 흘러내렸다.
애원하듯 날 올려다보며 여전히 손으로는 축축해진 고추를 감싸쥐고 있었다. 내가 어떤 요구를 하면 그대로 움직이려는 모양이다.
나는 잔뜩 달아올라서 주체할 수 없는 가슴을 억누르고 턱짓으로 벽을 가리켰다.

“벽 잡고 서.”
“여기서 하게?”
“어.”

김서아는 잠시 망설이다가 꿇고 있던 무릎을 폈다. 그리곤 내 말대로 벽을 보고 다리를 살짝 벌린채 섰다. 고개를 내쪽으로 돌려서 애원하듯 말했다.

“살살해줘...”

뇌가 흐물흐물거리는 느낌이다. 눈으로 그녀의 옆으로 돌아간 얼굴과 엉덩이를 왔다갔다 쳐다봤다. 앙증맞고 귀여운 엉덩이다. 보들보들한 피부에 골반이 넓지 않다. 나는 그녀에게 최대한 가까이 섰다.
가슴이 미친 듯이 벅차올랐다. 이전에는 진아영이 내걸 자기 안에 넣어줬지만, 이제는 다르다. 나는 고추의 밑둥을 잡고 총구를 겨냥하듯 조준했다. 차분하게 찾으면 찾을 수 있을 거다. 귀두 부분을 탐색기마냥 휘저으며 부드럽게 뭉개지는 살덩어리를 찾았다.

“흣!”

이미 민감해질 데로 민감해진 그녀의 허벅지안쪽은  귀두가 스치고 지나갈 때마다 격하게 떨어댔다.
나는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은채 그녀의 허벅지 사이에  빳빳한  집어넣었다. 구멍을 뚫고 들어가지 않고 축축해진 부분을 성기 윗부분으로 긁어대기 시작했다. 안에 넣은 것도 아닌데 야릇한 액체가 뒤섞여서 질꺽거렸다.

“흐응... 기분 좋아...”

매끈한 김서아의 다리를 마음껏 잡은채로 살삽입. 허벅지의 탄력이 양옆을 조여대고 위에는 넣어달라고 애원하는 민망한 소리와 함께 보들보들한 털을 스치고 지나간다.
김서아는 벽을 팔뚝으로 지탱하고 뜨겁게 달아오른 제 이마를 얹었다. 입술 사이로 쾌감에 젖어 녹아내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두 손을 휘감듯 뻗어서 백허그로 그녀의 가슴을 콱 움켜잡았다.

“꺄흥...”
“좋아?”
“어... 엄청.”

가슴의 촉감은 말도 못하게 좋았다. 그동안 잘도 꽁꽁 감싸고 있었겠다. 꼭지를 사정없이 문지르면서 허리를 멈추지 않았다.
내가 한참을 그렇게 속살을 부드럽게 짓이기고 있자 김서아가 허리를 비틀면서 내쪽을 바라봤다. 얼굴이  얼굴에 완전히 가까이 붙어서 뜨거운 입김이 코에 닿았다. 입안에 군침이 가득 고였는지 달달구리한 냄새가 났다. 그 입술은 금방이라도 내 입술을 덥칠 것처럼 가깝게 다가왔다.

“주, 준현아... 아... 이제 그만 넣어주면 안 돼?”
“지금 애원하는 거야?”
“으응... 제발... 제발 넣어줘.”
“혀 내밀어봐.”

날 원망하듯 새초롬하게 쳐다본 후에 턱을 치켜들고 혀를 내민다. 나는 그 혀를 집어삼키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면서 손가락을 김서아의 입에 쳐 넣어줬다. 이제는 자동이다. 수치심은 이미 쾌감으로 변질됐고 나에 대한 충성도를 보이기 위해 입에 넣은 손가락을  빨 듯 열심히 빨아댔다. 혀의 감촉이어마어마하게 부드럽게 감겨온다.
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 반대쪽 손으로 아랫기둥을 잡았다. 털이 있는 부분을 따라 귀두를 쭉 내려서 구멍 입구쪽에 걸쳤다.

“흐으응...”

내 손가락을 입에 문채 신음을 토한다.
즈륵-
이미 젖은 구멍은 내 부푼 성기를 곧장 받아줬다. 미끄럼틀을 타듯 안으로 진입하기 시작한 성기는 자기 위치를 찾은 것처럼 안으로 비집고 들어가 뿌리 끝까지 가서 박혔다.

“아..!”

입이 벌어지고 손가락을 놓쳤다. 나는  손가락을 그대로 밑으로 내려 허벅지 안쪽으로 집어넣어 젖은채로 성기를 눌렀다. 그곳에 똬리를 틀고 있던 마지막 핑크빛 반점이 톡하면서 터졌다.

“꺄흥!”

손을 올려서 내 어깨 위에걸치는 김서아. 연신 내 입술을 바라보며 눈짓으로 제발 키스해달라고 애원하고 있었다.

“흐응... 너무 잘해...”

그 말을 기점으로 들어가 박힌 고추를 꽉하고 조인다. 빼내서 다시 집어넣으려고 하는데 질의 내벽이 쫀쫀하게 휘감으면서 보내주지 않으려고 같이 딸려나왔다.

‘와, 감촉 뒤진다아아아.’

첫경험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디테일한 쾌감을 만끽하는 순간이었다.
섹스가 이렇게 기분 좋은 거였다니. 처음 했을  세상을 다 갖은줄 알았는데 두 번째만에 신세계를 경험하면 아직 못 경험해본 자극들은 얼마나 많을까.
찐고구마처럼 퍽퍽했던 내 삶에 윤활유가 뿌려지는 느낌이었다.
나는 천천히 고추를 뽑으면서 질내 촉감을 만끽했고 귀두 바로 전까지 뽑은 후에 강하게 안쪽을 후려치듯 쳐올렸다.

“아흥!”

김서아는 상체를 확 제끼면서 부드러운 손을 내 얼굴에 포갰다.

“싸고 싶으면 말해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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