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1화 〉11화 (11/173)



〈 11화 〉11화

어둠을 뚫고 앞으로 나가자 인기척을 느낀 상대가 움찔하며 몸을 움직였다.

“야, 강준현!”

현관 앞의 센서등이 켜지자마자 나를 향해 버럭 화를 내는 존재는 다름아닌 김서아였다.

‘어우, 저 저승사자 같은 년. 결국 여기까지 찾아왔네.’

그녀는 내가 있는 쪽으로 빨빨거리며 걸어오더니 허리춤에 손을 얹고다짜고짜 따지기 시작했다.

“너 지금 나랑 장난하냐?”
“뭐가.”
“너 때문에 내가 팀장님한테 얼마나 욕을 쳐먹었는지 알아? 너가 계약서에 서명까지  해놓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보험사에서 가는 전화는   받았어? 그래서 내가 너한테 몇 번을 전화했는데 또 안 받고.”
“폰 잃어버렸어.”

니가 알던 내가 아니다.
내가 김서아의 옆을 차갑게 지나치자 뭔가 이상한 낌새를 차린 그녀가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그렇다고붙박이처럼 서 있지는 않았고 내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려하자 또다시 따라붙었다.

“너... 뭐야?”
“뭐가.”
“자꾸 뭐가뭐가 할래? 이상하잖아.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랑 너무 달라졌잖아, 사람이.”
“너야말로 내가 알던 고등학생 김서아랑 너무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은  하냐? 어쩐지 먼저 나오라고 하더라니. 동창 친구라고 엉덩이 살랑거리면서 보험 계약서를 내미는 게 인간이  짓인가 싶더라.”
“뭐, 뭐? 너 지금 말 다했어? 진짜 어이가 없네. 내가 어, 억지로 시켰냐?”
“그래. 내가 직접 싸인했다. 근데? 결국 생각 바뀌었으니까 확인전화  받았다고 생각하면 되잖아.”

말문이 막힌 김서아. 나는 인사도 하지 않고 현관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김서아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뒤를 따라 문 안으로 몸을 헤집고 들어왔다. 봉긋한 가슴이 문턱에 걸려서 출렁거렸다. 근데 그 모습조차 내게는 좆같아 보일 수밖에없었다.

“와, 너 진짜 찰거머리같은 년이다. 누가 보면 빌려준  받으러온 사람인줄 알겠어요.”

김서아는 집안으로 무단으로 침입한 후에, 자기가 뭔짓을 하고 있는지 깨달았는지 정신을 차리고 한발짝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 준현아. 내가 미안해. 그니까 우리 다시 예전처럼 지내자. 응? 나는 그냥 너한테 뭐 안 좋은 일이라도 있나해서 찾아온거지. 친구가 이렇게 앞에 찾아왔는데그냥 돌려보낼 거야?”

김서아는 한층 분노를 사그라트리면서 오히려 나를 달래려 들었다.애초에 지가 화를  이유가 전혀 없는데도 말이다.

“예전처럼 지내는게 뭔데?”
“응? 아이, 왜 그래. 우리 가끔 밥도 같이 먹고 카페도 가고 엊그제는 술도 먹고 그랬잖아. 내가 보험 얘기 괜히 꺼내서 실수한거 같으니까 다시 그때처럼 지내보자고.”

후.
저 말이 진심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미안하다는 사람 얼굴에 침을 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녀의 말이 맞다. 미안하다고 하는데 뭘 어쩌겠는가.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왔던 사이이기도 하고직접 여기까지 찾아왔는데 그냥 돌려보내긴 좀 그랬다.
하지만 단단히 못을 박고 가야했다.

“보험 얘기 안 할거라고?”
“으응.”
“보험에 비읍자라도 꺼내면 바로 아구창 갈겨버린다.”
“아, 무섭게 왜 그래. 알았어... 근데 너 요새 뭔 일 있었어? 폰도 잃어버리고 아직 새로 개통도 안 한거야?”
“번호 바뀌었어.”
“근데 왜... 아니다... 뭐하고 들어오는 길이야?”
“일.”
“무슨 일?”
“나 취직했어. 마사지샵에서 일해.”
“마사지샵? 너가 마사지하는 거야?”
“어.”
“아, 맞다. 너 학생 때도 안마 잘한다고 해서  어깨 주물러주고 그랬었잖아.”

그치. 그때를 생각하면 아주 치가 떨린다, 이년아. 마사지는 나한테 받고 다리는 딴 놈한테 벌려줬겠지.

“그럼 나 마사지해주면 안 돼? 나 오늘 경기도 쪽이랑 강변쪽 운전하면서 돌아다녔더니 찌뿌둥하고 컨디션도 진짜 안 좋네.”

나는 이 여우년이 또 뭔짓을 하려나 하고 머리부터 발끝을 한번 스캔했다. 영업하는 사람 아니랄까봐 위아래로 정장을 입었다. 예쁘면 뭐하나 내면이 끔찍할 정도로 쓰레기인데.
나는 고개를 저었다.

“나 지금 퇴근하고 왔다고 하지 않았나? 마사지하고 온 사람한테 마사지를 시키냐?”

그러자 김서아가  팔을 잡고 안기듯 밀착해왔다. 그 때문에 젖가슴이 팔에 닿아 뭉개졌고 나는 대충 그 크기를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크다. 확실히 크다. 진아영과 견줘도 모자람 없을 듯하다.

“아앙. 왜 이래. 잠깐만 해달라는 건데. 응? 응? 일단 이러고 있지말고 일단 안으로 들어가자.”

와, 이 씨불년. 미친년인가 진짜. 엉겨붙으면 붙을수록 그 시꺼먼 속이 다 드러나 보인다.

‘아니, 근데 잠깐.’

나는 다시 한번 내게작정하고 앵긴 김서아의 머리부터 발끝을 스캔했다.
몸매 굿. 얼굴? 굿.
고등학생 때부터 김서아랑 자고싶어서 안달이 났던 남자애들이 몇이나 될까. 그리고 나 역시 그 중에 하나였다.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씰룩거렸다.

‘마사지를 해달라고?’

분명  입으로 한 소리였다. 아마 대충 스킨십   해주고 이번에도 마음 흔들어 놓은 다음에 눈물 한번 짜고 계약 얘기 꺼내겠지.
나는 못 이기는척 그녀와 침대 있는쪽으로 갔다. 김서아는 분위기를 환기하려는지 주변을 슥 훑어봤다.

“와- 나 남자 자취방 온거 처음이야. 혼자 사는 남자 멋있는거 같아.”
‘어디서 구라를... 나도 뺨을 존나 쎄게 한번 갈긴 다음에 마사지였다고 구라칠까?’

내가 대답이 없자 김서아는 그대로 털썩 침대에 주저앉았다.

“준현아~ 아직도 삐져있는 거야?미안해~ 진짜 다시는 안 그럴게.”
“알았어. 알았으니까.”
“오예~ 그럼 나 마사지 해주는 거다?”
“알겠어. 그럼 좀 씻고 와.”
“엥? 마사지하는데 씻어야 되?”
“당연하지. 너 운전 오래 했다면서. 땀도 흘렸을거 아냐. 나보고 지금 더럽게 그대로 마사지하라고?”
“아, 아. 쏘리쏘리. 그럼 바로 씻고 나올게.”

그녀는 자기 파우치에서 몇 가지 도구를 챙기더니 후다닥 화장실로 들어갔다.
나는 마사지 연습을 해보겠다며 허락받고 챙겨온 오일과 아로마젤을 꺼내서 마사지 할 준비를 끝냈다.
10분 정도 지난 후에 김서아는 손바닥 두 개를 합친 크기만한 돌핀팬츠를 입고 수건으로 가슴 부분을 가리면서 나왔다. 따뜻한 물로 거품을 내서 정성껏 씻었는지 좋은 냄새가 방안 가득 들어찼다.

“다 씻었어...”

수건으로 가린 가슴을 한껏 안으로 모아서 유혹하려는 모양이다. 쑥쓰러운 듯,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한 몸짓으로 아양을 떨면서. 이러면 내가 좋아서 환장할줄 알았지?
나는 그런 그녀를 그대로 지나쳐서 화장실로 향했다.

“나도 씻고 나온다.”
“뭐? 너는 왜?”
“장난하냐. 나 지금 일하고 왔다니까.”
“힝. 알았어. 자꾸 화내디마.”
‘혓바닥을 꺼내서 찢어벌라. 어디서 앙탈이야.’

나는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서 샤워기를 틀어놓고 문가에 귀를 가져다댔다. 그러자 역시나 방에서 궁시렁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 씨팔 진짜. 내가 왜 저 찐따새끼 때문에 이러고 있어야 되는거야. 아, 짜증나.”

이럴줄 알았다. 어쩐지 순순히샤워하고 나오더라니. 당장 문을 벌컥 열고 나가서 꺼지라고 하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억눌렀다.

“나 따먹으려고 수작 부리는거 아니야, 쟤? 이상한 짓하면 바로 신고 해버려야지.”

나는  말까지만 듣고 대충 씻은 다음, 챙겨서 들어온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갔다.

“빨리 씻고 나왔네?”

침대 이불 속에서 폰질을 하고 있다가 날 보더니 상체를 일으킨다. 여전히 가슴쪽은 수건으로 가리고 있는 채였다.

“근데 나  하나만 빌려주면 안 돼? 옷장에서 찾아봤는데 없어서...”
“어차피 마사지할 때 다 벗어야되니까 필요 없을거야.”

순간 김서아는 헉하는 소리를 냈다.
나는 그녀가 그러거나 말거나 이불을 치우고 침대시트에 수건을 몇장 깔았다.

“... 뭐? 다 벗어야된다니그게 무슨 말이야?”
“우리 샵은 원래  벗고 해. 속옷만 입고 엉덩이나 가슴은 수건으로 가려.”
“아이, 그냥 간이식으로 해달라는 건데 뭘...”
“하기 싫으면 말던가. 나는 정식으로 아니면 안 해.”

나는 그녀의몸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계속해서 마사지 준비를 했다. 그녀는 심히 고민하는 듯했다. 저러고 있다간 앉은채로 밤을 지샐 수 있을 정도로 깊은 고민 속에 빠져들었다.

“야.”
“어, 어?”
“니가 일하는 그 보험설계, 너 그쪽 분야에 자부심 있어?”
“아, 당연하지!”
“나도 그래. 그러니까  아무리 대충 해달라고 해도 제대로 할거야. 나름대로 자부심 느끼면서 일하고 있으니까. 싫으면 당장 꺼져.”

내 말이 조금은 도움이 됐는지 그녀는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아, 알았어. 나는 마사지 받는게 처음이라 이런 상황이 익숙치 않아서그랬던거 뿐이야. 우, 우리는 치, 친구니까.  속옷 정도 본다고 무슨  일어나겠어?”
“그 말이 백번 맞아. 그니까 엎드려. 바지도 벗고.”
“으, 응... 그럼 벗는다.”

침대의 한쪽 면에 앉아서 부시럭거리는 소리를 내며 천천히 바지를 내렸다. 나는 엎드리기 전에 그녀를 한번 봤다. 당연히 티팬티일 리가 없다. 피카츄 모양이 그려진 귀엽게 생긴 삼각팬티.
역시나 다리 선은 가늘고 예뻤다. 나는 주로 AV를 고를  배와 다리에 군살이 있는지를 체크하는데, 김서아는 슬렌더그 자체로 굴곡없이 일직선으로 뻗어내리는 몸매를 갖고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몸매다. 뒤치기하면 각도가 예쁘게 잘나오는 몸매라고나 할까.

“다 했어.”

나는 침대에 엎드린 그녀의 목선부터 발끝까지를 슥 훑었다. 뷰가 참 좋다. 고등학교 동창 애들이 이 모습을 보면 눈이 돌아갈 거다. 천하의 김서아가 내 앞에서 빤쓰만 입고 엎드리고 있으니 말이다.

“그럼.”

나는 먼저 전자레인지에 돌려놓은 따뜻해진 수건을 그녀의 맨다리 위에 얹었다.

“시작한다.”

쭈욱 미끄러지듯 다리를 한번 씻어 내렸다. 탱글거리면서 허벅지살이 아주 살짝 출렁인다.
이제 그 위에 아로마젤을 듬뿍 바른 후에 양손으로 잡고 표면을 미끄러지듯 내려갔다. 젤이 덕지덕지 묻은 다리가 불빛을 받아 번들거렸다.
이거 참.
맛있어 보이는 다리로고.
대충 한쪽 다리에 젤을 다 바르고 그때부터 붉은점들을 쫓으며 없애기 시작했다.
끈적-
내 손이 지나갈때마다 야릇한 소리가 들렸고 역시나 몸이 편안해졌는지 김서아의 몸에서 힘이 쭉 빠져나가는게 느껴졌다.

“하... 아... 준현아, 너 진짜 잘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계속해서 집중했다. 온몸의 감각을 손 끝에 집중했다. 김서아의 다리를 만지는행위 자체가 대꼴 그 자체였다. 이제까지 여자의 몸을 제대로 만져본적이 없었는데 차라리 잘 됐다. 이왕 이렇게 된거 많이많이 만져서 익숙해져야했다.
결국 이년은 마루타 느낌인건데.마루타치곤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했다. 사타구니가 뻣뻣해질 무렵, 김서아의 한쪽 다리를 구석구석 다 문질렀다.
다시 따뜻한 수건으로반대쪽 다리를  차례 감싸고 젤을 짜서 미끄러지듯 다리를 감쌌다.

“하앙... 아...느낌... 너무 좋다...”

계속해서 반대쪽 다리를 미끌거리며 쪼물딱 대는데 김서아의 몸에서  다른 특이점이 발생했다. 나는 계속해서 그쪽을 응시했다.
이전의 미시녀에게서 봤던 점이다. 그녀의 푸른점 주변을 맴돌고 있던 점이 김서아의 몸에서 조금씩 생성되기 시작한 거다.
붉은색이 아니라 핑크빛이다.
내가 슬며시 손을 그쪽으로 뻗자 핑크빛의 반점이 물렁거리듯 내 손을 반겼다. 그리고 이내 내가 그걸 뿌리치듯 둥글게 문지르자 물풍선 터지듯이 빵하고 터지면서 김서아의 엉덩이가 쳐들렸다.

“으흣!”

나는 깜짝 놀라서 고개를 치켜들었고 팬티에 그려진 피카츄와 눈이 딱 마주쳤다. 김서아는 백만볼트 감전이라도 일어난 듯 엉덩이를 앙증맞게 떨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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