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순.
불타가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으려 할 때 그를 어떻게든 타락시키려고 했던 사악한 존재.
자신의 딸을 보내 색욕을 부추겨보기도 하고, 자신의 군대를 드러내 위협하기도 하였으며, 불타의 아내가 죽었다는 거짓말로 속이려 들기도 했다.
몽아는 지금 자신의 등 뒤에 달라붙어 허리를 놀리는 사내가 그 파순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자신을 불타와 비교하기에는 보름달 앞의 반딧불이라고 하기에도 부족했지만.
"엉덩이 더 내밀어..."
"하앙♥"
어느새 말꼬리가 짧아진 사내가 자신에게 명령하듯 말했지만, 허리를 붙들린채 힘차게 뒷구멍을 꿰뚫리는 여체는 저도 모르게 그 말에 따라 둔부를 뒤로 내밀었다.
그러자 뜨거운 양물이 그녀의 뱃속 더욱 깊이까지 찔러들어오는데, 본래 사내와 교접하는 구멍이 아닌 그 곳은 강한 이물감과 함께 불타는 것 같은 쾌감을 주었다.
들어가고, 나가고, 들어가고, 나가고.
여인을 타락시키는 사악한 육봉이 그녀의 심신을 뒤흔드는데, 몽아는 그저 무력하게 그것에 호응하며 게게 풀린 얼굴로 신음할 뿐이었다.
"지금까지 수작부리는 남자들... 전부 혼을 내줬다고 했었죠?"
"하윽♥ 그, 그랬는데...?"
지금껏 그녀를 희롱하려 들었던 자들은 모두 어중이떠중이였고, 한 수 이상을 받아낸 자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갑자기 그런 불쾌한 경험을 떠올리게 만드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어서 몽아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미리 말해두지만, 흐읏... 그런 자들은 백해무익... 하앙♥"
"내 걸 건드리려고 했다는 건 조금 불쾌하지만, 아무튼 그 사람들이 보는 눈은 있었네요."
사내의 손이 몽아의 배 위를 둥글게 움직이며 쓸어대자, 몽아는 저도 모르게 배에 힘을 꽉 주었다. 약간의 군살이 달려있는 그 곳을 사내가 만지는 것이 싫었던 것이다.
하지만 대체 무엇을 한 것인지 조금씩 배 쪽이 뜨거워지고, 사내는 몽아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남자라면 이렇게 야한 몸을 보고서 당연히 흥분하겠죠. 자기 씨를 잔뜩 뿌려서 아이를 품게 하고 싶을 거예요."
"아, 아이라니... 나, 나는..."
쪽
자신이 불자임을 내세우며 사내의 말을 부정하려던 몽아는 입술이 목덜미에 닿자 찌릿대는 느낌과 함께 말이 멈추었다.
그리고 사내는 더없이 유쾌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당신은 내 거야... 그 녀석들이 아니라, 내 거라고...!"
"그건 아니... 앗?!"
욕정이 그득하니 실린 목소리가 선언하는 것을 부정하려 했지만, 몽아는 사내의 몸에 밀려 엎드리는 자세로 바뀌었다.
여인보다 훨씬 무거운 사내의 몸이라고는 해도, 무림인인 그녀가 깔린 것쯤이야 아무렇지도 않았지만 사내가 몸을 일으키는 것이 어쩐지 불안했다.
항문에 꽂혀있던 남근이 뽑혀나가고, 꼭 조여오는 입구에 귀두가 걸린채 사내가 멈추는 순간 몽아는 그 불안감의 정체를 알았다.
"멈..."
"내 거라고, 했잖아!"
쑤우우욱♥
"아으윽..."
폭력적으로 내리찍힌 남근이, 후장을 단숨에 넓히면서 쑤셔박히자 몽아는 기절할 것만 같았다.
다른 곳을 칼로 찔린다고 해도 이 정도로 정신을 잃을 것 같은 충격은 아닐 것이었다.
지금까지가 여인을 조금씩 구슬려 타락시키려는 움직임이었다면, 이번의 한 번의 찌르기는 여인을 단숨에 찍어누르고 자신의 말에 반항하지 못하게 만드는 무자비한 일격이었다.
'안 돼, 이거, 이거 안 돼에...!'
팡팡팡팡
"아응♥ 자암, 깐... 안 돼...!"
"안 되긴 뭐가 안 돼!"
사내는 두 손을 몽아의 머리 양 옆에 받치고, 불덩이 같은 남근으로 체중까지 실어가며 그녀의 뒷구멍을 내리찍었다.
그의 단단한 아랫배가 부드럽고 통통한 둔부에 맞닿으면 몽아는 눈을 흡뜬채 동물 같은 신음소리를 냈다.
"허락했잖아! 그러니까 내 거잖아!"
"그, 그건, 흐으윽♥"
스스로도 혼란스러운 와중에 사내가 밀어붙여 얼렁뚱땅 허락 비슷한 말을 해버렸을 뿐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농밀한 살의 향연을 벌이고 있는 두 사람이었다.
제법 쌀쌀한 날씨인데도, 이불은 진작에 옆으로 밀쳐버린채 알몸으로 뜨겁게 엉겨붙어있지 않은가.
"말해, 다른 놈들한테도 자지 넣게 해줄 거야?"
"그건, 흐윽, 아니지만..."
압도적인 삽입감에 약간 적응이 되자, 몽아는 딴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사내의 음성이 굉장히 필사적이고 절실하게 들린다는 것에 생각이 미친다거나, 하는 쪽으로.
"내 거라고 해, 내 거!"
그렇게 느끼고나니 사내가 억지를 쓰는 것이 조금 기분이 좋았다. 막무가내로 내비치는 소유욕은 차라리 상쾌하게까지 느껴졌다.
이것이 과연 그녀가 사내를 특별히 여기기 때문인지, 여전히 혼이 나갈 것 같은 압도적인 쾌락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둔중하게 파고든 남근이 도로 뽑혀나가며 장내를 귀두로 긁어내는 이 원초적 즐거움에 그녀가 아무런 영향도 받고 있지 않을리는 없었다.
"아응...♥ 이거, 이거... 흐아아앙♥"
몽아는 자신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그저 침상에 엎드려 바닥에 깔린 이불을 틀어쥔채 열락의 신음을 토해내며 둔부를 들썩이고 있을 뿐.
그녀를 타락시키려고 드는 굵직한 육봉은 쇠할 줄을 모르고 후장을 쑤셔박아대니 음란한 뒷구멍에서 치미는 쾌감에 휘둘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털썩
그 때, 두 팔로 스스로를 지탱한채 허리를 내리찍고 있던 사내가 그녀의 몸 위에 자신의 몸을 겹쳤다.
육중하고 탄탄한 육체가 열기를 뿜어내며 몽아의 살결에 맞닿고, 뜨거운 입김이 그녀의 귓가를 간질이는 사이 자유로워진 사내의 두 손은 이번에는 그녀의 젖가슴을 노렸다.
"흐아앗...♥"
쑤컹쑤컹쑤컹쑤컹♥
다시 허리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사내의 아랫배와 여인의 둔부가 찰싹대는 소리를 내면서 부딪히기 시작했다.
엎드려있어 납작하게 눌려있는 젖가슴을 투박한 손으로 꽉 붙들고, 체중이 실리지 않은 대신 끊임없는 허리놀림으로 남근에 익숙해져 활짝 열리는 후장을 유린하는 사내.
'미치겠어...'
젊은 시절 남편과도 경험해본 적이 없는, 마치 야생마처럼 날뛰는 젊은 정력에 몽아는 무력하게 헐떡거렸다.
"내 자지... 기분 좋죠?"
"..."
몽아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도저히 부정할 방법이 없었다.
그녀의 육체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남근을 받아들일 때마다 조금씩 타락해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자각하고 있음에도, 도저히 사내를 밀어내야한다는 의지가 일어나질 않았다.
'그 때부터였을까?'
설산에 갇혀 생명이 위험한 와중에도 끈적하게 달라붙어온 사내에게 기어코 범해진 순간, 타락의 씨앗은 이미 심어졌는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전, 어느 기녀를 안고 있던 날 밤의 교접을 보았을 때일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안아줄게요. 싫어요?"
"..."
"싫지 않으면, 내 거라고 해요."
사내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귓가를 울리고, 너덜거리는 이성은 간신히 그것을 거부해야하는 이유를 주워섬기고 있었지만 쾌락에 찌든 본능은 그러겠노라 외치고 싶어 안달이었다.
그러는 사이에도 사내는 혓바닥으로 몽아의 목덜미를 핥고, 입술을 맞추면서 그녀를 흔들었고, 몽아는 전신에서 치밀어오르는 쾌감을 이기지 못하고 얼굴을 이불에 묻었다.
'이거, 안 돼... 나... 아니야...'
몸 안쪽에서부터 그녀라는 존재가 고쳐써지는 것 같은 두려움이 더럭 치밀다가도, 그녀의 목구멍에서는 꿀처럼 달콤한 목소리가 새어나와 그것을 덮어버렸다.
둔부를 흠칫대며 사내를 받아들이는 여체는 더이상 제 몸뚱이라고 믿을 수도 없을만큼 음란하게 움직여 남근을 기쁘게 하고 있는데 어느 순간 사내의 허리놀림이 더욱 집요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찌봅찌봅찌봅찌봅♥
조여드는 살구멍을 집요하게 들락날락하는 소리가 난잡하게 울리고, 남근을 끊어낼듯 쪼옥 조여드는 항문에서 간질간질한 느낌이 서서히 그 절정에 가까워진지도 오래.
"나와요...!"
아니나다를까, 집요한 허리놀림은 그녀의 몸 안에 더욱 깊이까지 정액을 싸기 위함이었는지 숨가쁜 목소리로 사내가 곧 사정할 것임을 알려왔다.
평소에 조그맣게 꼬옥 닫혀있던 것과는 달리 활짝 열린 뒷구멍을 우람한 고기막대가 파고들자 몽아는 때아닌 갈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갈증은, 목이 아니라 아랫도리, 아니 그보다 더 깊은 곳에서 치밀고 있었다.
"안에 잔뜩 싸줄게요... 당신이 내 거라고, 누구도 부정할 수 없게 영역표시해줄게...!"
"아, 안 돼...!"
몽아가 부정한 것은 사내의 말이 아니었다. 뒷구멍을 열어젖히고 쑤셔박히는 우람한 물건, 그것이 본래 박혀야할 여인의 비부.
음부 안쪽에서 애처롭게 수컷을 찾는 암컷 자궁이, 씨앗을 요구하며 저릿대는 감각을 몽아는 부정하고 싶었던 것이다.
"싫으면, 밀어내요! 당신은 한 번도 그런 적 없잖아!"
"그게 아니라... 흐아앙♥"
허전함에 질척한 꿀을 흘리는 음부와는 달리, 젊은 정복자에게 그 영역을 기꺼이 내어주는 항문에서는 짜릿한 쾌감이 올라왔다.
그녀의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었던 사내는 몽아의 몸과 마음을 쾌락으로 녹이기 위해 마지막으로 통통한 둔부를 아낌없이 내리찍어댄 것이다.
"아, 아... 흐으으읏...♥"
"싼다, 전부 받아들여요...! 항문보지로 전부 받아들여...!"
몽아는 입을 헤벌레 벌린채 신음을 흘리며 오로지 아랫도리에만 신경이 집중된채 찔러오는 남근을 반사적으로 조일 뿐이었다. 아니, 그 이상의 것을 할 수 없었다.
팡팡팡팡♥
정말 한계였던 것이다.
오히려 생각대로 입을 놀릴 수 있었다면 사내의 것이 되겠노라고 말할지도 모르니, 다행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뱃속 깊은 곳에서 머리카락 끄트머리까지 쾌락으로 그득그득 채워진 여체는 마지막으로 쑤셔박히는 남근을 받아들이는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터질듯이 부풀어오른 남근이 뿌리까지 완벽하게 그녀의 후장에 틀어박힌 순간, 몽아는 등줄기에 소름이 돋는 감각과 함께 버티고 버티던 인내의 끈을 놓아버렸다.
뷰루루루루루룩
"흐아아아앙♥"
목청껏 내지르는 신음이 다른 누군가에게 들릴 걱정 같은 것은 손톱만큼도 하지 않았다. 여체가 충족되었음을, 수컷에게 정복된 암컷의 기쁨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그녀는 실로 음탕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었다.
아이가 생길 수 없는, 순수하게 쾌락만을 추구하여 벌어진 끈적한 결합의 끝에는 땀범벅이 되어 사방으로 음란한 냄새를 풀풀 풍기며 몸을 겹치고 있는 암수 한 쌍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하아..."
울컥대며 뒷구멍을 채우는 찐득한 정액이 몸 안에서 꿀렁대는 것을 느끼며, 몽아는 최고조에 달했던 흥분이 조금씩 가라앉는 것을 느끼며 숨을 골랐다.
이러나저러나 결국은 사내를 미워할 수 없게 된 몽아는 살짝 어깨를 돌려 그를 부드럽게 밀어내려고 했지만, 오히려 사내 쪽에서 먼저 손을 뻗어오며 그녀의 턱을 붙잡았다.
"자, 잠... 흐음...♥"
몽아는 뒤늦게 사내의 의도를 알았지만, 이미 입술이 맞닿고 교미하듯 뜨겁게 얽히는데는 도리가 없었다. 그저 혀를 마주 얽히며 서로의 타액을 교환할뿐.
그러는 와중에도 사내는 조금씩 그녀의 몸을 일으켰지만, 뒷구멍에 박힌 남근은 여전히 불끈불끈한 상태로 뽑혀나갈 줄을 몰랐다.
역시나, 또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 몽아는 결국 그의 손이 이끄는 것에 반항하지 못했다.
몽아를 단단히 타락시킬 작정인듯한 그녀의 파순의 허리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알면서도, 어디까지고 끌려내려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