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먹지 못했던 여사친들-267화 (267/295)

< 출사 >

차분해진 현자의 마음으로 이혜리에게 옷을 건네고 탈의실을 나왔다.

조금 기다리자 혜리가 나왔는데, 붉은 속옷에 까만색 가디건을 걸치고 있었다.

내가 준 게 가디건 이었구나.

혜리는 나에게 가까이 오더니 브래지어를 정리하면서 입을 열었다.

"현찬아. 이 옷 어때?"

"괜찮네. 예뻐."

브래지어 아래쪽을 손가락으로 잡아서 끌어내린다.

"나한테 좀 작은 거 같지 않아?"

"사진이니깐 조금 작은 게 더 보기 좋을 거야."

"그래? 그 말도 맞네. 그런데 너 이런 촬영 많이 해봤어?"

"처음 해보는데. 왜?"

"아니, 조금 전에 탈의실에서 놀라던 애가 갑자기 차분해지니깐 신기해서."

훗. 나는 지금 현자거든.

네가 다 벗고 있어도 구구단을 13단까지 외울 수 있어.

"공과 사를 구별 못 하는 아마추어는 아니라서."

딸각.

그때 문이 열리면서 다희와 소라가 스튜디오로 들어왔다.

너희들 나 자는 동안 어디 갔다 왔었니?

"우리 마실 거 사 왔어요. 어? 혜리 언니 옷 벌써 갈아입었어요? 그런데 그냥 있으면 어떡해요!"

소라가 황급히 달려와 커다란 가운 같은 거로 혜리를 덮은 후, 나를 노려봤다.

뭐 인마. 나 혜리 봐도 안 서. 차라리 네가 입고 있는 게 더 나를 자극해.

"선배. 선배는 이번 촬영 동안은 밖에 계세요."

"알았다."

밖으로 나가려는데 혜리가 소라를 막아섰다.

"소라야 아니야. 여자 속옷은 남자인 현찬이가 봐야지 정확해. 현찬아 그냥 여기 있어."

"그것도 알았다. 유소라 사장님 어떻게 할까요?"

"아이씨. 선배 위험한데···. 응? 그런데 눈이 왜 그렇게 편해 보여요? 왜 평소랑 다르지?"

"촬영하면서 흥분할 정도로 바보는 아니거든. 혜리야 어때? 네가 보기에는 나 눈 돌아간 거처럼 보여?"

"전혀. 열 받을 정도로 차분해 보여."

혜리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몸매에 자신 없는 모델이 어딨겠어. 자기 정도의 여자가 속옷만 입었는데도 차분한 나를 보니 어이가 없겠지. 분통도 터지고. 일부러 더 아무렇지 않은 척 해야겠다.

나는 의자를 가지고 와서 카메라 옆에 앉았다.

"그럼 촬영 시작하자. 스튜디오 빌린 시간도 얼마 안 남았어. 빨리 끝내야 해."

소라는 내 옆에 앉고, 혜리는 조명 아래에 섰다.

그런데 다희는 뭐 하고 있지?

고개를 돌려서 다희를 봤는데, 너 왜 얼굴이 빨개져 있냐?

...

흥분했네···.

시불! 저놈의 노출증 좀 고쳐라! 제발!!!

아니면 내 앞에서 보여주던가!!!

촬영은 쉼 없이 이어졌다.

웬만한 건 무난 무난히 찍었는데, 딱 한 컷이 문제다.

레이스가 달린 속옷 사진인데, 뭔가 밋밋하다.

가슴이 드러나도록 포즈를 잡은 혜리도 나와 같은 생각인가 보다.

다희가 찍은 사진을 몇 번이나 와서 보더니, 고개를 갸웃거리기만 한다.

나는 그런 혜리 뒤에 섰는데, 하늘하늘한 망사 레이스 사이로 잘록한 허리와 커다란 엉덩이가 눈에 들어왔고, 그러자 갑자기 사진이 객관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사진 자체는 괜찮은데, 남는 여백이 너무 많은 거 같아. 혜리, 네 생각은 어때?"

"나도 같은 생각이야. 소라야. 괜찮은 소품 같은 거 없어?"

"잠시만요. 찾아볼게요."

소라는 구석구석을 찾았는데 마땅한 게 있을 리 있냐.

결국, 빈손으로 돌아왔고 우리는 침묵에 빠졌다.

뭐. 다들 알아서 하겠지. 아까 오전에 뜯은 쑥에서 흙이나 털어내자.

한쪽 귀퉁이에 짱박혀서 쑥을 정리하는데, 여자 세 명이 수군덕거리더니 갑자기 나를 바라봤다.

"다들 왜? 좋은 생각 떠올랐어?"

혜리가 손을 뻗어 나를 가리켰고, 나는 무슨 의도인지 몰라서 눈을 살짝 찌푸렸다.

"... 혹시 내가 문제야?"

"현찬아. 네가 소품이 되어줘."

"갑자기 무슨 소리니?"

"네가 밑에 눕고 내가 위에 올라가는 거야. 우리 캘빈클라인 광고처럼 하자."

지금 내 팬티가 캘빈클라인 이긴 한데...

잠시만. 이거 나보고 또 일하라는 거잖아.

"야! 싫어! 내가 왜! 나는 할 만큼 했어!"

"뭐 했는데?"

"내가 오전에 얼마나 뛰어다녔는데!"

"나는 오전에 없었는데."

아. 넌 오전에 없었지.

혜리는 계속 나에게 같이 촬영하자고 매달렸다.

그렇게 안 봤는데, 의외로 고집이 세네. 작품에 대한 열정인가?

아씨. 귀찮은데.

못 들은 척 고개를 숙이고 쑥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자 내 앞에 발 네 개가 보였다.

유소라와 이혜리다.

"선배~ 한 번만 더 도와줘요~"

"현찬아~ 우리 같이 찍자~~"

두 사람은 내 팔을 잡고 끌고 갔다.

왼쪽 팔꿈치에서는 소라의 가슴이 오른쪽에서는 혜리의 가슴이 느껴지자 흥분과 현자가 스위치가 깜빡하듯이 반복된다.

아씨. 예상 못 한 부작용이네. 정신이 왔다 갔다 하니 어지러움까지 밀려온다.

"야! 야! 잠시만. 일단 놔봐. 알았어. 할게! 하면 되잖아."

"선배. 진짜 해주는 거죠?"

"그래 해줄 테니까 좀 놔! 어떻게 찍을 거야? 나 그냥 밑에 누워 있으면 돼?"

혜리가 씨익 웃더니 내 상의 끝을 잡았다.

"너 뭐하냐?"

"그냥 누워 있으면 약하잖아. 너도 옷 벗어."

"잠시만. 너 이거 감당할 수 있겠어?"

"무슨 감당?"

"갑자기 뱃살이 훌러덩 나오면 어떡하려고? 나한테 실망할걸?"

실망 좀 해라. 얘는 왜 이리 나한테 적극적이냐.

"아하하. 설마~ 아닐 거 같은데. 일단 벗어봐."

혜리는 내 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어머나. 이러지 마세요.

라고 하기에는 썩 기분이 나쁘지 않다.

나는 못 이기는 척 웃통을 벗었고, 내 상체는 모두에게 공개됐다.

아니지, 두 명은 이미 본 적이 있으니깐 혜리한테만 공개됐구나.

내 몸을 본 혜리는 화들짝 놀라면서 손으로 입을 막았다.

"와~ 현찬아. 너 몸 좋다. 모델한테도 뒤처지지 않겠어."

"만지지는 좀 말아줄래? 평소에도 나름 운동해서 그래."

"그냥 운동한 몸이 아닌데?"

"그만 감상하고. 위에만 벗으면 되지? 바지는 입는 게 더 나을 거야."

"에이. 바지도 벗어."

"혜리야. 눈 감아봐. 그리고 내가 바지를 입고 있는 거랑 벗고 있는 거를 번갈아 가면서 상상해봐. 아니, 왜 이런 말을 내가 하는 거야! 여튼 어느 게 더 괜찮아 봐야?"

혜리는 눈을 감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맞네. 바지까지 벗는 건 조금 과하네."

"그렇지? 바지 벗으면 네가 안 살고 내가 너무 주목받아서 별로야."

"너는 그런데 어떻게 침착해?"

"뭐가?"

"이런 촬영 많이 해봤어? 되게 냉정하게 딱 본다."

"나는 일할 때 감정 안 넣어. 항생 냉정한 시각에서 판단하려고 노력해."

멋있게 말했지만, 네가 여사친이 아니라서 그래.

플래티넘카드로 등록해야 하는지 골드카드로 등록해야 하는지도 헷갈리는데, 차분해질 수밖에 없지.

"자. 어서 빨리 찍고 마무리하자."

나는 조명이 비추는 곳에 누웠다.

혜리는 그런 나에게 다가오더니, 웃으면서 단번에 내 위에 누웠다.

하지만, 내가 무표정으로 있자 그 웃음은 곧 사라졌다.

여자들은 참 이상 하단 말야. 가만히 있으면 오히려 더 아쉬워하면서 달려들어.

찰칵. 찰칵.

우리 둘의 상황이 어찌 되었든 카메라 셔터 소리는 들려왔다.

몇 번의 소리 뒤에는 다희의 디렉션이 들려왔다.

"혜리 언니. 몸 좀 더 숙일 수 있겠어요?"

"이렇게?"

혜리가 나를 향해 몸을 숙였고, 망사 레이스와 아래로 쳐진 가슴이 내 가슴 닿을락 말락 했다.

그래도 다희는 마음에 안 드나 보다.

"조금만 더요."

"여기서 더? 알았어."

혜리는 상체를 더 숙였고, 이제 브래지어가 내 가슴에 살짝 닿았다.

찍다 보니 어느새 막심 촬영이 된 거 같네.

그리고 다희야 너는 왜 얼굴이 붉어져 있니?

다희 얼굴을 봤는데, 흥분했는지 표정이 야릇하다.

찰칵. 찰칵. 찰칵.

사진 셔터 소리가 몇 번 더 들린 후.

"이제 끝났어요! 다들 수고했습니다."

다희의 활기찬 목소리로 촬영은 끝났다.

오늘 너무 열심히 일했어. 이제 집에 가자.

자리에서 일어나는데,

"꺄악."

혜리가 실수인 것처럼 내 위에 넘어졌다.

물컹.

혜리의 말캉한 가슴은 단단한 내 가슴 위에 엎어지면서 눌러졌는데,

좌압.

중요한 건 가슴이 아니다. 혜리는 은근슬쩍 손으로 내 막대기를 잡았다.

그리고 화들짝 놀라면서 단번에 몸을 일으켜 세웠다.

"아···. 현찬아. 미안."

"아니야. 괜찮아. 안 다쳤어?"

"응···."

혜리는 적잖아 놀란 표정이다.

우리는 민망한 상황을 빨리 벗어나기 위해서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난 후, 옷을 입었다.

앉아서 쉬고 있는데, 소라와 다희는 잠시 나갔고, 탈의실에서 단정한 옷으로 갈아입은 혜리가 나에게 걸어왔다.

"현찬아. 아까는 미안. 일부러 만진 거 아니야."

"괜찮아. 실수인 거 같았어."

"그런데 너 혹시 아픈 거 아니지?"

"사실 아파. 많이 아파."

"정말? 진짜야?"

"아니거든. 나는 원래 일할 때는 별 반응 없어.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공과 사를 구별 못 하는 거거든."

- 지랄한다. 공적인 일에 사적인 마음을 넣는 걸 제일 좋아하는 놈이.

안 서는 거 호구신님 작품이거든요. 아니면 규제 좀 풀어줘요. 그린벨트도 아니고 너무하시네.

그나저나 내 사연을 모르는 혜리는 얼마나 당혹스러울까?

고개를 숙여서 이혜리를 봤는데, 어라? 얼굴이 감동에 차 있다.

"너 진짜 대단한 거 같아. 나 이런 사람 처음이야!"

"... 아니, 대단한 건 아닌데···."

"어떤 사람은 촬영 중에 은근슬쩍 막 가슴이랑 엉덩이 터치하기도 하거든. 그러면 진짜 싫어. 내가 이일 왜 하냐 후회도 되고! 그런데 너는 촬영 내내 냉정하게 작품만 생각하다니!"

"이게 작품이라고 할거까지는 없기는 한데···."

"너 정말 대단해!"

연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 주는데, 나를 대하는 태도도 바뀐 거 같다.

촬영 전에는 그냥 친구였는데, 이제는 나를 인정하듯이 우러러본다.

안 서서 다행인 순간이다.

다음날, 오전 일찍 선미를 보러 병원에 갔다.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선미는 없고 어머님이 창밖을 보며 앉아 있었다.

"어머님. 저 왔습니다."

"현찬아. 왔어? 인제 그만 올라와. 피곤하겠다."

자주 병원 와서 그런지 이제 어머님도 나에게 말을 편안하게 하신다.

"아니에요. 다른 볼일도 있어서 겸사겸사 올라오는걸요. 여기 쑥떡 가지고 왔어요."

"웬 쑥떡이야?"

"얼마 전에 산에 갈 일이 있어서 쑥을 캤거든요. 한 번 만들어 봤어요."

내가 캔 쑥은 쥐꼬리만 해서 떡집에서 산 거지만, 이건 착한 거짓말로 하자.

나는 쑥떡을 어머님께 드렸고, 어머님은 기쁜 표정을 지으셨다.

"내가 쑥떡 좋아하는 거 어떻게 알았어? 너무 고마워."

"저희 엄마도 좋아하거든요. 어른들은 다 좋아하는 거 같아서 사 왔습니다. 요즘 밥맛 없으시죠? 그럴 때는 이런 간식거리가 오히려 좋을 거예요."

"후훗. 참 착하단 말야. 잘 먹을게."

어머님은 쑥떡을 조금씩 뜯으며 드셨고, 나는 물끄러미 바라봤다.

딸깍.

그때 뒤에서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선미가 걸어 들어 왔다.

"엄마. 두유 사 왔어. 이거라도 좀 먹어. 어? 현찬아 언제 왔어?"

"나 방금 왔어. 웬 두유야?"

"엄마가 하도 안 먹어서 내가 사 왔다."

"어머님 떡 드시고 계시는데?"

"응? 웬 떡이야?"

"내가 가지고 왔어. 어머님 맛있죠?"

"후훗. 맛있네. 입맛이 사는 거 같아. 선미야. 현찬이 좀 본받아라. 애가 얼마나 센스 있니?"

"딸내미가 사 온 거는 먹지도 않고 친구가 사 온 것만 먹네. 두유도 좀 먹어."

"그래. 알았다. 알았어."

어머님은 쑥떡에 두유까지 하나 다 드셨고, 나와 선미는 흐뭇하게 바라봤다.

다행이다. 잘 드셔야 해요.

식사를 다 하신 후 피곤하신지 주무셨고, 우리는 조용히 병원에 있는 공원으로 나왔다.

"어머니는 좀 어때?"

"밥을 안 먹어서 큰일이야. 그래도 네 덕분에 엄마 오래간만에 배부르게 드셨네. 고마워."

"항암 치료는 체력전이니 잘 챙겨드려."

"응. 너한테 많이 의지하네. 미안하고 고맙다."

"나중에 내가 힘들면 네가 도와주면 돼."

"사실, 이제 너한테 너무 미안해지는 중이야. 오늘도 다른 일 없는데 일부러 올라온 거야? 현찬아. 너무 무리하지 마."

"다른 일 없이 올라온 거 아니거든. 나 다희랑 소라랑 조금 있다가 서울 한 바퀴 돌아야 해."

"왜?"

"아. 말 안 해줬나? 우리 쇼핑몰 하고 있어."

나는 선미에게 쇼핑몰 한다고 사진 찍고 다닌 걸 이야기해줬다.

다 들은 선미는 환히 웃으며 상쾌한 5월의 초여름 바람을 맞았다.

"아하하. 진짜 대박이다. 다들 잘 지내네."

"그렇지 뭐. 오늘은 다희를 모델 삼아 같이 옷 보러 다니기로 했어."

"너도 참 바쁘게 산다. 병원도 오고 애들도 도와주고."

"할 일 없이 있는 거보다는 좋잖아."

"그렇긴 하지. 다음에 쇼핑몰 주소 나오면 말해줘. 나도 몇 벌 사줘야겠어."

"잘됐네. 거기 야한 옷 많은데."

"죽는다. 야한 옷은 무슨. 그거 말고 또 재미난 이야기는 없어?"

"또 재미난 이야기라면···. 진희 노래에 자신감을 찾았어."

"울트라스타 K 나가는 거? 그런데 자신감은 무슨 말이야?"

"응. 얼마 전에 세연이랑 진희랑 우리 집에 쳐들어왔는데 말이야."

이번에는 진희 이야기를 해줬고, 선미는 또 재밌는지 깔깔 웃었다.

많이 답답한가 보구나. 이런 이야기에도 신나다니. 한편으로는 안쓰럽기도 하다.

우리는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눴고, 한 시간 정도 지났을 때 항상 그랬듯이 선미가 내 팔을 잡고 병원 바깥쪽으로 끌고 갔다.

"또 쫓아내네. 또 쫓아내."

"너 약속 시각 거의 다 됐잖아. 이제 가봐야지. 애들 어디선가 너 기다리고 있는 거 아냐?."

"어떻게 알았어?"

"뻔하지 뭐. 내가 부담스러워서 할까 봐 소라랑 다희 안 데리고 왔겠지. 두 사람은 나와 별로 안 친하니깐. 오늘 정말 고마웠어. 이제 가봐."

"하여튼 눈치는 빨라서. 언제 한 번 안 내려와?"

"안 그래도 조만간 이모가 봐준다고 해서 한 번 내려가려고."

"그러자. 너 그거 알아?"

"뭐?"

나는 선미의 팔을 잡았다.

"너도 계속 살 빠지고 있어. 밥 좀 챙겨 먹어라. 이게 뭐냐 이게. 뼈밖에 없어."

"그렇네. 나도 밥맛이 없어서 그래."

"조만간 내려온다고 했지? 밥이나 먹자."

"응~ 알았어. 조심히 운전해."

나는 환히 웃는 선미에게 인사를 하고 나왔다.

어머님보다 네가 더 먼저 지치겠다.

이선미 몸보신 한번 시켜줘야겠다.

< 출사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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