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먹지 못했던 여사친들-93화 (93/295)

< 여름 여행 >

상대방 섹스 판타지 충족으로 보상이 추가되었습니다.

7. 이세연 섹스 판타지

: 애완동물로 코스프레 하고 섹스하는 판타지입니다. 코끼리, 뱀, 나무늘보 이런 거는 안 됩니다.

: 좋아하는 사람의 섹스 판타지를 만족시키는 게 섹스 판타지입니다. 당신이 좋아할수록 더 흥분합니다. 단!

그럴 줄 알았다. 이 어플 만든 놈이 어떤 놈인데, 당연히 단서조항이 있겠지.

단! 당신의 판타지를 이룬다고 추가 등록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노래방, 감옥, 화장실에서 하는 게 당신 판타지라고 해도, 섹스 판타지 만족이라는 대전제를 충족했기에 추가 등록은 없습니다.

젠장! 모바일 게임 개발자가 만든 게 확실하다! 내가 앞으로 현질 하나 보자. 그럼 내 섹스 판타지로 이세연과 할 경우 5 크리스탈만 적립되는 거구나.

그러고 보니 나는 섹스 판타지가 뭐지? 아버지는 말하셨지 인생을 즐겨라. 이때까지 상대방의 판타지를 충족시킨다고 내 판타지를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이타적이며, 희생적인 거룩한 삶이었다.

지지지직!

아! 왜요 호구신님!

- 지랄한다. 지 좋다고 해놓고서는.

인정. 그래도 저도 섹스 판타지가 있어요. 축구 유니폼 섹스 판타지는 이미 이뤘어도 다른 판타지가 있어요.

- 그럼 뭐? 구속? 강압? 야외? 송전탑?

송전탑이 왜 나와요? 당구장! 바로 당구장입니다.

- 진행해.

뭔 소리야? 혹시 요즘 다 보고 있는 거예요?

- ......

와. 이 인간. 혹시 이러려고 나를 살린 건가?

여전히 대답 없다. 뭐, 그 정도는 허락해줄게요.

"코..."

"으음..."

고개를 돌려서 침대를 봤다. 두 사람은 손을 꼭 잡고 어린아이처럼 잠들어 있다.

이불은 어느새 다시 허리까지 내려와 있다. 브래지어에 감싸인 두 사람의 C컵 가슴이 서로를 향해 눕혀져 있다.

꿀꺽.

정신 차리자. 오늘은 폭우가 만든 우연이다. 나는 잠을 자기 위해 바닥에 누웠다.

"그랬어? 두 번 반이야?"

"응... 너는 두 번 이구나."

"그렇지. 킥킥. 못 살겠다."

눈을 떴다. 난로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세연이와 진희의 뒷모습이 보인다. 둘 다 이미 옷을 다 입었다.

"너희들 벌써 일어났어?"

이세연이 죽일듯한 눈으로 나를 노려본다. 어제의 후폭풍인가? 화나 보인다.

"어제 선배가 침대 위에 올라와서 잠 못 잤잖아요!"

"내가?"

주위를 둘러보니 나는 지금 침대에 누워 있다. 역시, 마지막에 가슴을 보는 게 아니었다. 본능이 이끌었나 보다.

"어제 잠결에 올라 왔나 봐. 미안해."

이번에는 진희가 나를 노려본다.

"잠결에 올라왔다는 분이 우리 가슴 만졌어요?"

자퇴하자. 굳건아 형이 간다.

당황해서 아무 말도 못 하자 두 사람이 갑자기 웃는다.

"선배 거짓말인데~ 바보 아냐? 그걸 믿네."

"헤헤헤. 아침에 일어나서 우리가 선배 침대로 당긴 건데."

그래. 노랑머리와 검은머리는 키우는 게 아니다.

"사실 알고 있었거든. 너희 어떻게 나올지 본 거거든."

"헤헤헤. 우리도 선배가 민망해할까 봐 거짓말한 건데~ 어제 우리 둘 자는데 올라왔는데~"

"...진희야 진실이 뭐야?"

"변태 선배 양심에 들으세요. 비 그쳤어요. 우리 이제 나가요."

어느덧 빗소리가 멈췄다. 지금 시간은 오전 7시. 산장을 나가자 쨍쨍한 햇빛이 우리를 비춘다.

"선배 건너도 될까요?"

이세연이 불안한 얼굴로 계곡을 본다. 쏟아붓는 물과 빠져나가는 물은 확실히 다르다. 물 깊이는 무릎 정도 돼 보이지만, 그리 빠르지는 않다.

"너희 둘 다 내 손 잡아."

나는 두 사람의 손을 잡고 계곡을 건넜다.

"꺅! 선배!"

이세연이 넘어지면서 나에게 안긴다. 진희도 똑같다. 휘청일 때마다 나에게 몸을 맡긴다.

너희들 어제 이후로 부쩍 나에게 다가온 기분이 든다?

우리는 계곡을 건너 본채로 들어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임석훈과 엄성현이 거실에서 자고 있다. 갑자기 방문이 열리더니 이선미가 반가운 눈으로 나왔다.

"진희야! 세연아!"

"선미 언니!"

"선미 선배~"

세연이와 진희가 선미에게 달려가서 안기자, 선미도 두 사람을 꼭 앉아 준다.

"애들아! 어제 안 무서웠어?"

"흑흑...선미 언니 괜찮아요."

"으아앙. 선미 선배~"

두 사람은 계속 울고, 선미는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요즘 이선미는 부쩍 후배들은 동생처럼 대한다. 너도 많이 변했구나.

덥석.

뭔가가 내 발을 잡기에 고개를 숙이니, 임석훈이 바닥에 굴러다닌다.

너도 좀 변해라.

"아흐... 살아 돌아왔네.."

"죽은 거나 다름없어. 피곤해 죽겠다. 너희는 별일 없었어?"

"별일 없었어. 티비 보다가 네시에 잠들었어. 나 좀 일으켜 주라."

"내일 너 입대야."

"시바아아아아알!"

임석훈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것봐 잘 하잖아.

"이럴 때가 아니다! 다들 어서 준비해!"

"뭘? 이 아침에 뭘 준비해?"

"레프팅 가야지."

어제 그 폭우가 쏟아졌는데 레프팅 가자고?

"야 이! 미친놈아. 우리 이제 왔다. 네 친구는 어제 물에 휩쓸려 죽을 뻔했어."

"여기 이렇게 살아서 돌아왔잖아. 그럼 된 거지."

"...그래. 군대 가는 놈이 왕이지. 대신 오후에 가자."

"오후에는 일정 있어. 오전에 레프팅 가고 오후에 지리산 등반해야 해."

이선미는 손가락으로 머리를 돌리고, 이세연과 진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임석훈은 레프팅과 등반 둘 다 무조건할 기세다.

결론이 나지 않자 모두의 시선이 나에게 쏠린다. 별수 있나. 내가 결정 해야지.

"아침 먹고 쉬었다가 오후에 레프팅 가자. 지리산 등반 빼. 나중에 나에게 고마워할 거야."

훈련소 가기 전에 등반하는 건 전생에 우리가 했잖아. 이번에는 하지 말자.

리프팅을 위해 차를 타고 근처 강까지 왔다.

"야! 꼭 해야 해?"

이선미가 구명조끼를 입은 채, 불안한 표정으로 임석훈을 본다.

"응! 군대 가는 친구 부탁이야."

"아 진짜 미친놈. 어제 현찬이도 떠내려가고, 물에서 놀기 불안한데."

"괜찮아. 어차피 구명조끼 있잖아. 강사님 괜찮죠?"

"오히려 정말 좋은 기회 잡으신 거예요. 어제 비 내리고 오늘 맑으면 물살이 빨라서 더 재밌어요."

껄껄거리는 강사의 말, 틀린 말은 아니다. 죽지만 않는다면 비 내린 다음날 레프팅이 제일 재밌다.... 괜찮겠지.

나는 이선미에게 어깨동무했다.

"선미야 괜찮을 거야. 그리고 후배들 봐. 저렇게 신나 있잖아."

덤성, 진희, 세연은 자기들끼리 신나서 깔깔대고 있다. 셋 다 레프팅이 처음이란다. 이선미도 그 말을 듣고는 결국 타기로 했다.

"하... 그래. 괜찮겠지."

"혹시나 네가 물에 빠지면 내가 바로 구해줄게."

"너 수영할 줄 알아?"

"아니."

"잘됐네. 둘이 같이 저승에서 저녁 먹으면 되겠다. 에라 모르겠다. 가자!"

내 가슴을 한 데 툭 치고는 팔을 위로 쭉 펴는 이선미, 날씬한 등이 내 눈에 들어온다.

살 빠졌나? 더 가늘어진 거 같다.

"선미야. 너 살 빠졌어?"

"응? 어쭈. 민현찬. 너 뭘 뚫어지라 쳐다보는 거야?"

"아니. 허리가 너무 얇아진 거 같아서."

"그래? 아오. 집에 갔다 오면 살 빠져. 이제 한국음식 아니면 못 먹겠어. 어서 타자"

우리는 보트에 올라탔다. 여섯 명의 얼굴에는 흥분이 가득하다.

"자 출발합니다. 하나~ 하나~"

강사의 호령에 맞춰서 노를 저었다. 조금씩 움직이는 보트는 강 중앙에 가자마자 물살을 타고 급격히 빨라졌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뒤집혔다.

망할.

나는 서둘러 손을 머리 위로 올려 보트를 잡고 몸을 올렸다. 차가운 계곡물이 온몸에 느껴진다.

다행히 구명조끼 입어서 몸이 물에 뜬다. 주위 상황을 확인하자.

일단 내 옆에, 엄성현과 진희가 뒤집어진 보트를 잡고 매달려 있다.

"현찬아!"

보트 반대편에서 임석훈 목소리가 들린다.

"야! 여기 진희 덤성이 있어. 선미랑 세연이 그쪽에 있어?"

"둘 다 안 보여!"

강사는? 보트를 잡고 허둥지둥 댄다. 초보인가? 젠장 서둘러야겠다.

전생에 회사에서 레프팅하다가 뒤집힌 적이 있어서 어떻게 해야 할 지 안다.

나는 손을 보트 아래로 뻗었다. 아니나 다를까 사람 한 명이 걸린다. 잡고 끌어내자 이선미가 나왔다.

"컥! 아푸! 하... 아하.."

"선미야 괜찮아?"

"하.. 현찬아."

"일단 보트 잡아!"

이선미는 살렸고, 다음은 세연이다. 보트 아래로 손을 뻗었지만, 사람이 없다.

"선배! 세연이 저기 있어요!"

진희가 손으로 아래를 가르친다. 그곳에는 노란 머리가 물살을 따라 빠르게 떠내려가고 있다.

나는 보트를 놓았다. 젠장 이럴 거면 긴급구조 119로 장르 바꿔! 호구신님! 나 수영 실력 빨리 구매해줘요!

- 후회할 건데.

100크리스탈이 중요해요? 빨리요.

- 구매 완료되었습니다. 이제 당신은

설명따위 신경 쓸 시간 없다. 나는 서둘러 수영해서 세연이에게 갔다. 빠른 계곡물이지만, 구명조끼를 입고 있어서 방향 전환 정도는 가능하다. 나는 노란 머리를 잡고 내 쪽으로 끌고 왔다.

"으아앙 선배~"

"어푸! 어흑! 세연아! 어럭! 일단 힘 빼!"

"으아아앙 선배!"

"코르륵!"

너 나 죽이려고 하는 거지? 왜 나를 누르면서 올라가니? 이러다가는 내가 죽겠다.

"이세연!"

나는 얼굴을 잡고 키스했다.

"읍."

이세연은 두 눈을 말똥히 뜨고 나를 보더니 차분해졌다. 차가운 계곡물이 우리를 감싸는데, 입에서는 따뜻한 혀가 느껴진다. 세연이는 내 혀를 감으면서 돌린다. 너 조금 진정되었구나.

"이제 괜찮아?"

"아.. 네.. 선배 괜찮아요."

"가만히 있어."

나는 세연이 뒤로 가서 목을 감았다.

"악! 선배! 누구 죽일 생각이에요?"

이상하네. 티비에서 보면 사람 구할 때 이렇게 해라던데. 아닌가 보다.

어쩔 수 없지. 손을 내려서 가슴 위에 올리고 뒤에서 안았다.

"세연아. 긴급 상황이니 그냥 가만히 있어."

"네... 이제 우리 어떻게 해요?"

"글쎄. 일단 보트가 내려 오지 않을까?"

"애들아!"

"햄!"

드디어 구조대가 왔구나.

목소리가 나온 곳을 보자 얼굴 두 개가 물 위에서 둥둥 떠내려온다.

임석훈과 덤성이다. 너희 왜 왔니?

"너희 왜 떠내려와?"

"보트 뒤집다가 놓쳤어. 강사가 조금 있으면 차 온다고 물가 쪽으로 빠져서 도로 위로 올라가래. 혹시나 너희 볼 수 있을 거 같아서 떠내려왔어. 역시 친구밖에 없지?"

...왜 이리 감동적이지?

"고맙다 이 새끼야. 세연아 몸에 힘 빼고 있어. 내가 끌고 갈게."

"네."

한 손으로 이세연 가슴을 잡고 내 몸에 밀착시킨 뒤, 다른 손으로 헤엄쳤다.

수영 실력을 크리스탈로 산 보람이 있다. 물을 거스르는 건 불가능해도 방향은 바꿀 수 있다. 우리 넷은 머지않아 물가에 도착했다.

피곤하다. 이제 그냥 고기 먹고 술 먹고 싶다.

- 디링. 스마트폰 없는 즉시 구매로 크리스탈 100개에 수수료 50개가 소진되었습니다.

망할. 여행 끝나면 크리스탈 확인해 봐야겠다.

숙소로 돌아가는 차 안에 한 명 빼고 모두 자고 있다.

내 옆에 앉은 세연이만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졸음과 사투를 벌인다.

"세연아 졸리면 자도 괜찮아."

"네? 괜찮아요. 그때는 무서웠는데, 나오니 재밌네요."

"꿈꿨어? 잠 오냐고 물어본 거야. 그래도 아까 선배가 바로 보트 놓고 달려드는 거 봤지? 멋있지 않았어?"

"으아~~ 멋있기는 했는데... 목은 왜 졸랐어요? 죽이러 온 줄 알았어요."

"야. 너도 내 머리 눌러서 물에 빠지게 했거든요."

"아. 그랬나? 그때 없앴어야 했는데. 아씨!"

"...됐다."

"킥킥. 삐졌나 봐. 선배 삐졌죠?"

이세연은 뭐가 재밌는지 나를 보며 킥킥거린다.

그 모습이 어이없어서 고개를 슬쩍 돌렸는데, 옷이 너무 짧다.

돌핀 패츠 정도 길이의 면 반바지와, 얇은 가디건 아래로 민소매 티를 입고 있다. 물티슈를 꺼낸다고 몸을 슬쩍 숙이는 순간 가슴골이 보이고, 상체를 들면 짧은 반바지 아래로 하얀 허벅지가 보인다.

"와... 선배 이제 대놓고 봐요? 어서 앞에 보고 운전해요."

"어? 어... 알았다. 너도 한숨 자."

"괜찮아요. 조수석 앉은 사람은 자면 안 되잖아요."

"처음으로 기특하네."

"저는 매너는 있어요."

그래도 이런 모습 보면 착하단 말야. 한 5분 정도 달렸나?

"..."

이세연도 잠들었다.

숙소로 돌아온 우리는 바로 바비큐 파티를 열었다.

술을 먹다 보니 어느덧 12시다. 어제는 폭풍우에 오늘은 레프팅 전복까지 겪어서 다들 피곤한가 보다. 술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모두 잠들었다. 뭐 게다가 내일 7시에 일어나서 논산 가야 하니, 일찍 자는 게 맞다.

자기 전에 담배를 하나 피우러 나왔는데, 뒤에서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선배."

"응? 아. 세연아 안 잤어?"

"잤다가 문여는 소리에 깼어요. 좀 조용히 다녀요."

하여튼 싸가지는. 아이덴티티 확실하네.

짧은 반바지에 달라붙는 하얀 티를 입은 이세연은 내 옆에 섰다.

"뭐해? 어서 들어가서 자."

"저 차에 좀 같이 가줘요."

"차에? 왜?"

"아까 올 때 화장품 가방 놔두고 왔어요. 차키 선배가 가지고 있죠?"

"응. 자 차키. 갔다 와. 악!"

"진짜 매너 없어. 같이 가요."

"같이 가주려고 했어. 발 좀 그만 밟아라."

우리는 차로 같이 걸었다. 한여름의 숲 냄새가 우리 둘을 감싼다.

몇 걸음 걷지 않아 차에 도착했다. 운전석에 앉아서 실내등을 켜주고 에어컨을 틀었다. 세연이는 조수석에 타더니 여기저기를 뒤진다.

"없어?"

"아씨... 왜 안 보이지?"

"내가 뒷좌석 찾아볼게."

뒷좌석에도 화장품 가방은 안 보인다.

찰칵.

이세연은 앞에 없는지 뒷좌석으로 왔다. 한동안 차를 샅샅이 뒤지던 우리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자, 포기하고 뒷좌석에 앉아 에어컨 바람만 쐬었다.

"짜증 나. 레프팅 장에 놔두고 왔나 봐."

"지금 갔다 올까?"

"술 마시고요?"

"그냥 한 말이야."

"아오! 얄미워!"

내 팔을 세게 꼬집는 이세연.

"아파!"

그 팔을 잡고 못 하게 막는 나.

세연이 팔을 잡고 옆으로 벌리는 순간 가슴골이 내 눈에 들어왔다. 세연이는 내 시선을 보더니, 인상을 쓴다.

"선배. 낮에 운전할 때 계속 내 가슴이랑 허벅지 봤죠?"

"어? 아닌데?"

"참나. 거짓말. 내가 자는 척하면서 선배 계속 봤거든요. 차에서는 왜 그리 훔쳐봐요? 혹시 차에 로망 있어요?"

"어."

"예?"

이세연과 눈이 마주쳤다.

미안.. 방금 로망이 생긴 거 같아.

< 여름 여행 > 끝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