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69화 〉절규의 숲 [변경된 하멜 제국 지도] (169/200)



〈 169화 〉절규의 숲 [변경된 하멜 제국 지도]

클로비스가 눈물을 흘리며 캐롤과 테프리를 더듬었다.

“흐으윽. 캐롤. 테프리.”

나는 클로비스에게 말했다.

“피에 섞인 유해물질을 제거하고 손상된 조직을 수복했다. 곧 있으면 깨어날 거야.”

클로비스가 나에게 고개를 숙이고 외쳤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으음. 하지만 유전자라는 것이 손상돼서 암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클로비스가 불안한 얼굴로 물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네 가족이 내 권속이 되거나 언데드가 되면 해결할 수 있지. 권속이 되려면 내가 네 가족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언데드라면  장인어른이 진조 뱀파이어라서  가족을 뱀파이어로 만들어줄 수 있다. 뱀파이어는반영구적으로 살고 피를마시는 것만 빼면 인간과 똑같다.”

“왜 저에게 이렇게 잘해주십니까?”

“네 아내의 천재성에 관심이 있다. 나는 인재를 좋아하거든. 나에게 충성을 바치겠느냐?”

클로비스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수 있었다.

클로비스가 무릎을 꿇었다.

“당신의 권속이든 뭐든 하겠습니다.”

나는 병사 한 명을 소비해서 클로비스를 내 권속으로 만들었다.

클로비스가 권속이 된 이후 아내와 아들을 사랑스럽게 쓰다듬었다.

“제가 가족을 설득해 보겠습니다. 설득이 어려우면 어둠의 신님의 영토로 가서 뱀파이어로 만들겠습니다.”

“잘 생각했다.”

“감사합니다.”

이후 캐롤과 테프리도 깨어난  살기 위해서 내 권속이 되었다.

탈카 시의 북과 남의 전투는 탈카 연구소에서 만든 대량살상무기 덕분에 북의 승리로 끝났다.

북쪽은 최소한의 피해로 남쪽을 점령할  있었다.

탈카 연구소에서는 전쟁 기여도에 따라 인사이동이 이루어졌다.

소피아는 여전히 탈카 연구소장으로 유지되었다.

소피아는 특유의 덜렁거림과 사교성으로 연구원들의 단합을 이뤄냈다.

이바나는 전투 골렘 연구실장, 마리는 방사능 연구실장이 되었다.

연구실장은 연구소장 바로 아래 직위이다.

마리는 방사능으로 투시하는 연구를 재개했다.

마리는  충고를 듣고 방사능 보호구를 입고 안전 수칙을 착실히 지키며 연구했다.

캐롤은 천재성을 인정받아서 후작에게 특별 사면을 받고 소형 골렘 연구실장이 되었다.

클로비스는 기자들 앞에서 자신의 죄를 뉘우치는 것으로 사면받았다.

지킬은 레하코바 연구소의 키메라 연구실장이 되었다.

실비에는 지킬이 한 몸에 두 개의 영혼이 있는  신기해서 연구하려고 다가가다가 친해졌다.

지킬은 실비에와 사귀게 되었다.

루카스 후작도 지킬의 천재성과 순수한 마음을 보고 받아들였다.

이제 용사 파티의 원래 임무였던 절규의 숲 토벌을 하러 떠날 때가 되었다.

용사 파티는 탈카 북쪽 성문을 나왔다.

여러 사람이 배웅하러 왔다.

박경철이 머리를 긁적이며 이바나에게 말했다.

“우리는 뭐 한 게 없네.”

이바나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아니야. 용사 파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많이 됐어. 용사 파티가 없었다면 병사들의 사기가 심각하게 낮아졌을 거야.”

“그렇다면 다행이고.”

용사 파티는 루카스 후작이 제공한 마차를 타고 호위병들의 호위를 받으며 절규의 숲으로 떠났다.

뒤에서 루카스 후작 가족, 탈카 연구소원, 기사들이 손을 흔들며 용사 파티를 배웅했다.

용사 파티가 떠난  루카스 후작은 탈경련 인사와 대기업 간부들을 탈카 연구소로 초대해서 뇌 기생 촉수에 감염시켰다.

루카스 후작의 측근들이 전쟁 후유증을 상담한다며 시민들을 방문해서 뇌 기생 촉수에 감염시켰다.

탈카 시 상층부가 어둠의 신의 부하가 되었고 교회 세력이 탈카 시에서 축출돼서 감염이 퍼지는  눈치채고 막을 자가 없었다.

탈카 시도 곧 어둠의 신의 부하만이 돌아다니는 도시가 될 것이었다.

루카스 후작은 남쪽 격리 구역에 있던 방사능 감염자들을 모두 땅에 묻어버렸다.

방사능을처리하는 방법은 땅에 묻는 것밖에 없기 때문이다.

탈카 시 남쪽 거리에 가득하던 방사능 벌레 시체의 처리도 문제였다.

지킬이개발한 문어처럼 생긴 1m 크기의 키메라가 도시 곳곳을 돌아다니며 바닥에 널린 방사능 벌레 시체와 방사능 가루를 먹어치웠다.

이 키메라는 충분히 먹으면 알아서 죽을 때까지 땅 깊숙한 곳으로 파고 들어갔다.

루카스 후작은 탈카 시를 직접 지원한 스토자냐 시 이외의 곳과 무역을 중단했다.

탈카 시와 스토자냐 시는 생산한 식량, 생필품, 가전 기기가 탈카 시와 스토자냐 시 외부로 나가지 못하게 했다.

비란 시를 포함한 여러 영지에서 항의했다.

루카스 후작이 대량살상무기를 쏘겠다고 협박하자 모두 항의만 하고 무력제재를 가하지는 못했다.

탈카 시 대기업의 만장일치로 탈카 시에 전투 골렘, 전투 키메라, 전쟁병기를 만드는 공장들이 들어섰다.

여기서 만드는 병기들은 탈카 시에 차곡차곡 보관되며 탈카 시의 전력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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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 파티는 마차에 탄 채 절규의 숲에 다가갔다.

나는 인간들이 기록한 절규의 숲 역사를 상기했다.

원래 거대한 숲이 있던 곳인데 대략 800년 전부터 강한 어둠의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이후 절규의 숲에서 다량의 언데드가 자연적으로 발생했다고 적혀있었다.

절규의 숲이란 이름이 붙은 이유는 밤만 되면 언데드의 절규가 끊이질 않기 때문이었다.

나 카일은 절규의 숲이 왜 생겼는지 짐작 가는 게 있었다.

천년도 훨씬 전에 내가 잠깐 공간 놀이에 빠진 적이 있었다.

말 그대로 아공간을 만들고 자르고 이어붙이는 놀이였다.

나는 절규의 숲 위치에서 공간 놀이를 하다가 실수로 내가 아끼는 가장 거대한 촉수 다리를 공간에 잘라 먹혔다.

내가 하도 공간을 꼬아놓아서  촉수 다리가 어딨는지 헷갈렸다.

어차피 촉수 다리는  자라니까 나는 포기하고 그 자리를떠났다.

이후 나는 공간 놀이를 하지않았다.

내가 잘라먹은 촉수 다리에는 어둠의 신성이 약간 들어있었다.

내 예상이 맞는다면 어떤 공간에 들어있는 촉수 다리의 어둠의 신성이 어둠의 기운을 뿜어내서 언데드가 대량으로 생기는 거다.

언데드가 생기면 어둠의 기운이 강해져서  강한 언데드가 생긴다.

이렇게 선순환 구조로 인해 절규의 숲은 언데드가 창궐하는 곳이 되었을 것이다.

어쩌면 강력한 언데드 한 명이 촉수 다리의어둠의 신성을 흡수해서 더 강력해졌을지도 모른다.

절규의 숲이 가까워지자 옛날 생각이 다시 났다.

‘아~ 들어가기 싫다. 이거 해결하려면 꼬인 아공간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그렇다고 아는척할 수도 없었다.

어느새 용사 파티는 절규의 숲 바로 앞에 도착했다.

지금은 낮이었다.

용사 파티는 마차에서 내렸다.

용사 파티는 탈카 연구소에서 최근에 개발한 아공간 반지를 끼고 있었다.

아공간 반지에 캠프, 침낭, 식기, 식량이 들어가 있었다.

호위대가 경례하고 마차와 함께 떠나자 용사 파티만 남았다.

박경철이 선언했다.

“모두 무장 단단히 하세요. 절규의  공략을 시작하겠습니다.”

용사 파티는 던전 공략 대열로 섰다.

앞은 박경철, 카일.

중앙은 길룩, 세리나, 니사, 아이보스.

후열은 안드레였다.

절규의 숲 외곽에는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길이 있어서 우리는 그 길을 따라갔다.

아이보스가 중얼거렸다.

“죽음의 냄새가 난다.”

길룩이 물었다.

“형님은 어떻게 아오?”

“드래곤은 감각이 예민하다.”

나도 절규의 숲에 만연한 죽음과 어둠의 기운이 느껴졌다.

“스으으읍”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운이다. 뭔가 자연으로 돌아간 기분이네.’

박경철이 멈춰서 신호했다.

“언데드가 있습니다. 대열 유지해서 싸웁니다.”

양쪽의 숲에서 스켈레톤, 좀비 수십 마리가 다가왔다.

스켈레톤이 괴성을 지르고 좀비가 발을 질질 끌며 달려들었다.

“키에에에에!”

“으어어어~ 으어어~”

세리나와 니사가 각각 어둠과 빛의 창을 사방으로 날리자 스켈레톤과 좀비가 부서지고 터졌다.

몇몇 언데드가 창을 피해서 대열에 다가왔다.

앞에서 스켈레톤 3마리가 창을 뻗어왔다.

나는 세계수 방패로 힘차게창날을 밀었다.

째쟁 뿌드득

 힘과 세계수 방패의 단단함 때문에 오히려 스켈레톤의 창과 팔이 부서져 나갔다.

박경철이 검을 횡으로 그었다.

지이잉

공간검이 날아가며 스켈레톤과 좀비의 상체와 하체가 분리돼서 쓰러졌다.

정도 언데드는 용사 파티엔 껌이었다.

모든 언데드가 쓰러지자 박경철이선언했다.

“공략을 재개합니다.”

우리는 하멜고에서 캠프장으로 쓰는 곳에 도착했다.

캠프장에는 숙소 건물과 창고가 있었다.

저녁 시간이 돼서 하늘이 어둑해졌다.

안드레가 박경철에게 말했다.

“밤에는 강한 언데드가 나오니까 오늘은 여기서 쉬자. 숙소 건물에는 성물이 있어서 언데드가 잘 오지 않아.”

박경철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은숙소 건물에서 쉬겠습니다.”

용사 파티는 숙소 건물로 들어갔다.

한동안 사람이 없어서 거미줄이 처져 있었지만, 밖에서 자는 것보다는 나았다.

세리나가 몸을 떨며 박경철에게 파고들었다.

“경철아~ 으스스해.”

“내가 있으면 안전해.”

우리는 식당에서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각자 방에 들어갔다.

숙소 멀리서 정말로 절규하는 듯한 비명이 들려왔지만, 용사 파티는 모두 강심장이라서 무시했다.

나는 니사랑 같은 방을 썼다.

방에 거미줄이 처져 있어서 니사가 나에게 파고들었다.

“여보~ 거미줄  치워줘~”

나는 마법으로 열기를 내서 거미줄을 모두 태워버렸다.

비록 망치 전사를 연기하지만 나는 마법을 쓸 수 있다.

나는 바닥에 매트리스를 깔고 니사와 누웠다.

나는 니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었다.

“지구라는 곳이 궁금하지 않아?”

“응! 궁금해!”

“그럼  환상 마법으로  번 가볼래?”

“여보 기억을 내가보는데 괜찮아?”

“괜찮아.”

니사가  머리를 양손으로 만졌다.

우리 둘은 어느새 지구의 내 원룸 방에 있었다.

화장실과 부엌 일체형 거실이 있는 원룸이었다.

부엌 옆에 침대도 있었다.

니사가 내 방을 돌아보았다.

“헤에~ 여보가 이런 곳에서 산 거야?”

“이땐 힘들었지. 하루하루 막노동해서 원룸비랑 생활비로 썼으니까.”

니사가 침대 옆의 책장에 다가갔다.

“여보는 책도 많이 읽었구나.”

“잠깐! 그 책은!”

니사가 책 한 권을 빼서 펼쳤다.

일본어로 적힌 흑백 만화책인데 촉수가 여자를 강간하는 그림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니사가 충격받았다.

니사가 또 다른 책을 꺼냈는데 누드 화보였다.

“여보는 그때도 지금이랑 다르지 않았구나….”

“미안.”

“사과할 일이 아니야. 그게 여보의 개성이니까.”

“이제는 저런 책 안 봐. 니사가 있으니까.”

“히힛~ 알겠어~”

나는 니사랑 내 원룸방에서 나갔다.

원룸 옆에는 도로가 있어서 차가 지나다녔다.

니사가 신기한 눈으로 차들을 바라봤다.

“신기해~ 지구는 마도 공학이 매우 발달한 곳이구나!”

“마도 공학은 아니야. 엘리아 대륙과는 달리 과학이라는 게 발달했어.”

주변에는 다른 원룸, 마트, 식당, 카페 등이 있었다.

모두 내 기억을 바탕으로 생긴 거라서 흐릿한 곳도 있었다.

나는 니사를 편의점으로 이끌었다.

“여긴 편의점이라는 곳이야. 생필품이랑 간단한 식품을 팔아. 나는 지구에 있을 때 이곳에서 식사를 해결했어.”

“흐응~ 그렇구나. 여보가 먹을 거 골라줘.”

“환상인데 먹을  있는 거야?”

“실제로 먹는 건 아니지만 여보의 기억으로 맛을 구현할  있어.”

나는 제육 삼각김밥과 컵라면을 가지고 무의식적으로 편의점 점원에게 갔다.

“삼각김밥 2개랑 컵라면 2개요.”

점원이 대답했다.

“마음껏 드세요~”

“아. 돈  필요 없었지. 나무젓가락 가져갈게요.”

니사가 눈을 반짝이며 다가왔다.

“여보. 검은색 세모가 투명한 종이에 둘러싸여 있네?”

“이건 삼각김밥이야. 검은색은 김인데 해초 말린 거야. 이 안에 쌀과 매운 고기가 들어있어.”

“맛있겠다! 그럼 이 보울 안에는 뭐가 들어있어?”

“컵라면이야.”

나는 컵라면  개를  채 온수기 앞에 섰다.

내가 니사에게 말했다.

“잘 봐.”

나는컵라면 뚜껑을 열고 바삭한 면 위에 매콤한 소스와 건더기를 탁탁 뿌린 다음 뜨거운 물을 선까지 부었다.

나는 뚜껑을 닫아서 그 위에 나무젓가락을 올려놓았다.

니사가 외쳤다.

“나도 해볼래!”

니사도 내가 한 것처럼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고 나무젓가락을 올려놓았다.

나는 삼각김밥을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렸다.

나와 니사는 편의점 탁자에 컵라면과 삼각김밥을 놓고 마주 앉았다.

컵라면 뚜껑을 열자 모락모락 매콤한 냄새가 올라왔다.

니사가 컵라면 향을 맡았다.

“흐으읍~! 매콤해! 맛있을 것 같아!”

나는 나무젓가락을 똑 띠었다.

“먹자!”

니사도 나무젓가락을 뗐다.

“여보. 이건 어떻게 하는 거야?”

“아. 젓가락은 힘들겠다. 여기 포크로 먹어.”

나는 플라스틱 포크를 가져다줬다.

나랑 니사는 뜨거운 컵라면을 맛있게 먹었다.

후르르릅 우물우물 꿀꺽

오래간만에 먹어보는 MSG의 맛이었다.

니사가 삼각김밥을 한입 물어서 씹었다.

오물오물

“으으읏~ 부드럽고 찰진 쌀밥과 매콤하고 달콤한 고기의 하모니가 입에서 노래해~”

나는 니사의 그런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변경된 하멜제국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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