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화 (2/86)

00002  1장 당가에서의 생활  =========================================================================

정신을 잃었던 내가 다시 정신을 차린것은 어느 방안이었다. 

낡은 침대와 좁아터진 방, 그리고 음식냄새가 조금씩 나면서 바깥이 조금씩 시끄러워지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도시의 객잔인듯하다.

'그자저나 나같은 산골의 어린남자아이를 납치하다니..누가...라고해도 나로써는 단 하나밖에 생각나지 않는데...'

며칠전에 왔었던 사천당가의 무사들, 바로 그녀들 말이다. 

순순히 사라진다 싶더니....이런 짓거리를 하는 건가...몸을 살짝살짝 움직여보자 아무런 위화감 없이 아주 잘 움직여졌다.

도망칠까. 라고 생각해봐도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고 혹시 혼자 도망가다가 길거리의 거친여자들에게 붙잡히면 큰일(할머니가 가르쳐줬다. 덕분에 나는 혼자 도시로 내려가지 않는다.)이기에 일단 얌전히 이곳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또, 도망쳐봤자 날 납치한 사람에게 또 붙잡힐거고, 그럴바에야 힘을 비축하자는 생각에 얌전히 침대에 앉아있었다.

덜컥.

문이 열리면서 들어온 사람은 며칠전에 본 당사독이나 당초독보다 나이가 많아보이는 여자였는데, 30대쯤 되어보이는 무서운 얼굴을 지닌 키가 크고 덩치있는 여자였다.

입구가 꽉 찰만큼 큰 키와 덩치를 지닌 그녀는 한쪽볼에 십자가의 흉터를 지니고 있었고 상당히 큰 가슴을 덜렁거렸는데, 정말 공이라도 집어넣은듯했다.

내가 얌전히 앉아서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는 살짝 놀란 얼굴을 하더니 약간 무서운 그녀의 얼굴을 일그러뜨려 환하게 웃는 얼굴로 바꾸었지만 더 무서워보일 뿐이다.

"흐흐, 흠. 실례."

쾅. 철컥.

방문을 닫고 걸쇠를 건 그녀는 나에게 가까이오더니 허리를 구부리면서 그, 험악한 얼굴을 싱글거리며 내 얼굴에 가까이 갖다대었다.

...정말 장난아니고 쌀뻔했다. 보통의 어린아이라면 울고불고 오줌을 질질싸버렸겠지만, 자고로 환생이라는 보정을 받은 나로써는 간신히 참아낼 수 있었다.

"역시, 그년들말대로 도련님은 나이에 맞지않게 아름다우시고 영특하시군요. 그분의 아들답습니다."

"....그쪽은 저를 알고 계신듯한데, 저는 그쪽이 누군지 모르는군요."

"하하하, 그렇군요. 저는 당웅이라고 하며, 당가 10수에 속합니다. 쉽게 말해서 당가에서 강한 10명중 한명이라고 보면 되지요."

"그, 그렇군요."

그녀의 부모님은 상당히 예언가적인 기질이 있는 듯하다. 그녀의 지금 모습을 보면 완전히 곰이니까말이다.

호탕하게 껄껄거리면서 웃던 그녀에게 지금 내가 무슨상황인지 묻자, 그녀는 재미있다는 듯이 나의 위아래를 훑어보다가 턱을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그나저나, 저 큰가슴은....도대체....

인간이 가지기에 너무나 큰 가슴은 그녀가 웃거나 말할때마다 출렁였는데, 전생의 상당한 거유마니아였던 내 입장에서도 그것은 흥분보다는 약간 무서운느낌과 속이 울렁거리는...마치 멀미가 나올듯한 기분이 들정도였다.

우선 당초독과 사독자매에게서 전서구를 받은 새로운 당가의 가주는 나를 데려오기위해 당가 10수인 그녀를 불러 강제로 나를 데려오라고 시켰다는 것이다.

할머니에게는 사정을 설명한 서찰을 내버려두고 말이다.

정말 재멋대로라고 생각하면서 지금당장이라도 나를 원래대로 되돌려달라고 소리를 치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녀가 나보다 강하고, 나는 아무런 힘도 없는 10살짜리 남자아이이기에 그저 닥치고 그녀가 떠들어대는 당가에가면 좋은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저...그런것보다, 할머니는..."

"아, 은공 말이십니까? 당연히 그동안 도련님을 돌봐주신 은혜를 갚아야죠. 많은 금과 약초등을 지급할 예정입니다."

"그, 그렇군요..."

은혜를 2배로 원수를 10배로라는 것이 가훈인만큼 아무리 하찮은 자라고 하더라도 반드시 그 은혜를 갚는 것이 당가라고 한다.

그 덕분에 지금 당가가 일어설 수 있었다고 하면서 말이다.

"은을 입은 자들에게 많은 보답을 하면 10중 5정도는 저희와 좋은 관계를 맺게되죠. 그런 인맥은 점점 내려오면서 당가의 힘이 됩니다. 마교와 소뢰음사를 막는 무사들을 지원받지는 못했지만 가문을 재기하는데는 막대한 지원을 받은탓에 전성기의 반정도는 복구하였습니다."

"말도 안돼."

분명히 소뢰음사와의 싸움에서 많은 고수가 죽었다고 했는데, 어째서 벌써(라고 하더라도 3년) 전성기의 반에 해당하는 힘을 가지게 된단말인가?

내가 그점을 이야기하자, 당웅은 상당히 놀라면서 곤란한듯한 표정을 하더니 살짝 입술을 달싹였다.

-그것은..당시 유망한 후기지수들...지금이 가주분들과 핵심인원분들이 살아남으신 것도 있고 당가타에 미리 구비해둔 영약이나 다양한 무공서들이 있던 탓이지요. 

하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지....

-자세한 것은 가주님께....

그런 그녀의 말에 나는 얌전히 그녀가 가져다준 만두를 먹는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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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동안 그녀의 등에 업히면서 이동한 결과 겨우 당가에 들어설 수 있었다. 

중간중간 주민들의 신고를 받은 관아의 포졸들이 당웅에게 유아유괴라는 명목으로 체포하려했지만 나의 증언과 당가의 인원임을 증명하는 패를 내고 오해를 푸는것을 몇번이나 반복하고, 노숙할 때마다 사냥한 고기를 새까맣게 태워먹거나 설익게 만드는 그녀를 대신해 고기를 굽고, 중간중간 나를 보고 숨을 헐떡이면서 얼굴을 붉히는 변태스러운 여자들에게서 도망치는 것을 생각하면 당가의 앞에 선것이 얼마나 감격스러운지...

사실 중간에 도망칠 기회는 있었지만 그녀의 빠르고 힘센 경공능력을 보건데, 어림도 없을 것이라 여긴 나는 그저 그녀의 손에 이끌려 매우 멋들어진 나무문앞에 설 수밖에 없었다.

문지기로 보이던 여자들은 하품을 하다가 나와 당웅을 보면서 눈초리를 세웠다가 당웅의 얼굴을 보고 환하게 웃으면서 크고 아름다운 당가의 나무문을 열었다.

쿠구구궁.

정문이 열리고 당웅의 손을 잡고 천천히 걸어가던 나는 주위에서 나를 보고 깜짝놀라면서 소근거리는 여자들에게 슬쩍 눈길을 주고서는 타박거리는 발소리를 내면서 화려한 건물앞에 들어섰다.

그 앞에는 정문의 문지기보다 상당히 깔끔하고 화려한 옷을 입고 강해보이는 여자들이 엄중한 기운을 담고 서 있었는데, 당웅의 커다란 덩치와 험악한 얼굴에도 꿈쩍않고 이름과 목적을 듣고, 철저한 몸수색(나를 담당한 여자의 손길이 상당히 끈적거리고 집요했다는 것은 단지 내 착각일까?)을 마치고나서야 겨우 가주가 있는 독룡전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 안에 들어가자 당웅은 스스로 한쪽무릎을 꿇으면서 나도 같이 하라고 눈치를 주었는대, 덕분에 나는 여태껏 한번도 하지 않은 자세를 유지하느라 땀을 뻘뻘흘려대었다.

"호호, 편히 일어서렴."

그러자 난 당웅과 다르게 벌떡 일어서서 정면의 가주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가주는 당웅과 비슷한 30대 초반의 여성으로 보였지만 당웅과는 다르게 무척이나 하앟고 탱탱한 얼굴에 몸매도 상당히 늘씬한 미녀였다.

번쩍거리는 검은 비단으로 몸에 짝 달라붙는 옷을 입은 그녀의 모습은 당웅과는 다르게 상당히 색기가 넘치고 요염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었다.

"호호호, 오랜만에 이렇게 나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는 아이가 나올줄은...아, 됐다. 됐어. 결국 나랑...할 아이인걸. 흐음~"

마치 나를 품평하듯이 위 아래를 훑어보는 시선에서 뭔지모를 불길함을 느낀 나는 몸이 살짝 떨렸지만 억지로 버텨내었다.

"좋아, 역시 수련 오라버니의 아들이야. 이제부터 너는 당가에 머무르면서 여러가지를 배울것이다. 그리고....아니, 이건 나중에 천천히 이야기를 하지. 이름이...장연이라고 했니?"

"...네."

"어머나~ 목소리도 좋구나. 그래, 장연. 앞으로 이름을 당연...아니, 좀 그렇군....당수연. 당수연으로 한다! 웅이 너는 쉬고, 수연이는 저 아이를 따라가도록 하거라."

뭔가 번갯불에 콩볶아먹듯 일을 처리한 그녀의 말에 따라 내 뒤에 와있는 어떤 여자의 뒤를 따라 나갔다.

그 여자는 전신을 회색빛천으로 둘둘 말아서 눈밖에 보이지 않았는데, 파란 눈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서역인인듯하다.

그녀의 뒤를 졸졸 따라나가고 독룡전의 문이 닫히자, 마치 귀신에게 홀린듯이 얼떨떨하였다.

하지만 회색빛의 여자는 나의 상황을 전혀 살펴주지 않고 저 멀리, 아주 빠른 걸음으로 걸었기에 바로 정신차리고 갈 수 밖에 없다.

"이봐요. 잠깐만요. 어이...아줌마!"

꽁.

"아얏!"

아줌마라고 하자 한대 맞았다. 전생이든 현생이든 아줌마라는 말은 여자에게 금기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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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 오라버니와 똑닮은 아이의 이름을 수연이라고 지었다라...너무 노골적이었나?"

"...아닙니다."

"어때? 나적, 너도 오라버니를 좋아했잖아. 저 아이가 자라면 너도 같이......할거야?"

"저는 해당사항이 없습니다. 가주님 혼자 하시죠."

"후후후, 귀엽게도 앙탈부리기는...두고보렴. 저 아이는 점점 아름다워지고 귀엽게 변할거야. 그럼 너도...."

붉은 석양이 저무는 독룡전에서 가주, 당천우는 자신의 가슴골에서 꺼낸 길고 고풍스러운 담뱃대에 무언가를 쑤셔넣은후 손가락을 마주치면서 불을 붙여 길게 들이쉬고 내쉬면서 농염하면서 위험한 미소를 지었다.

"아아~ 기다려져, 저 아이가 자라기를....어서 자라렴. 어서 자라서, 내 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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