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 탈의실에서.
집으로 돌아온 나는 그 날 일부러 가장 늦게까지 남아있다가 여자 화장실과 탈의실에서 회수해 온 캠코더들을 컴퓨터로 열어 촬영한 내용들을 옮겼다. 정지 없이 몇 시간 동안이고 계속 돌아가게 놔두었기 때문에 볼 것 없는 장면들도 많았지만 적당히 빨리감기를 해가며 확인해보니, 주로 아줌마들만 있는 낮 시간에 비해서 젊은 아가씨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저녁시간으로 갈수록 점점 더 볼거리가 많아졌다.
'크아... 바로 이거지.'
여자 화장실에 젊은 여자가 나타날 때마다 나는 거듭 쾌재를 불렀다. 위와 뒤에서 자기를 찍고 있는 렌즈의 시선을 눈치조차 못 채고 바지를 내려 엉덩이와 보지를 까는 여성회원들.... 나는 일부러 하나하나 음미하기 위해 빨리감기를 늦추고는 화장실에 다영이가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시간 상으로 계산 했을때 동영상의 시점이 저녁 9시가 조금 넘어갈 무렵... 예상대로 다영이가 칸막이 안으로 들어왔다.
'오우... 이건 좀 대박인데...'
뒤에 이어지는 장면이 아주 볼 만했다. 변기에 앉은 다영이가 오줌을 눌 거란 생각과는 다르게 대변을 누기 시작한 것이다. 똥을 보면서 흥분하는 성향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젊은 여대생이 대변을 배설하는 은밀한 장면을 그 대상이 모르게 카메라로 찍어 보고 있다는 것은 몰카의 재미를 한껏 살려줄 수 있는 자극적인 상황이었다. 아까 화장실에 오래 있더니 이래서 늦은 거였군.... 내가 자기를 좋아하는 줄 알고 한껏 우월감에 들떠 콧대를 세웠던 다영이가 화장실 변기에 앉아 어정쩡한 자세로 뒷처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그 꼴이 아주 재미있었다.
기대와는 다르게 결국 유미는 화장실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나는 실망하지 않기로 했다. 왜냐면 이후에도 탈의실이라는 커다란 볼거리가 아직 남아있었기에.
'여기다....'
탈의실은 화장실에 비해 볼거리가 더욱 많았다. 엉덩이만 까고 내리는 화장실과는 다르게 탈의실에서는 대부분의 여성들이 전라의 모습이 되기 때문에, 젊은 여성회원들의 운동으로 다져진 몸매를 감상하는 재미가 아주 그만이었다. 흔들거리는 젖가슴과 궁둥이를 그대로 홀랑 내놓은 채 샤워실로 들어가는 그 모습들을 감상하며 나는 딱딱해진 자지를 손으로 주물거리기 시작했다.
유미와 다영이가 탈의실에 나타났을 때 내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윽고 두 사람이 탈의를 하기 시작했다. 먼저 다영이가 서스럼 없이 훌렁훌렁 옷을 벗어제꼈고, 유미는 좀 뜸을 들이며 상의를 벗기 시작했다. 다영이보다 유미가 입고 있었던 옷가지의 갯수가 더 많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어쨌든 티셔츠와 반바지만 벗어던지고 나니 속옷차림이 된 다영이가 화끈하게 속옷도 한번에 다 벗어버렸다. 당돌한 성격만큼이나 옷도 당돌하게 벗는 년이었다.
'캬아... 빨통 봐라.'
드러난 다영이의 젖가슴은 옷 위로 보았을 때보다도 훨씬 더 컸다. 벗겨보니 더 큰 경우가 간혹 있다더니 이 년이 그런 경우였다. 하체에 비해 상체가 약간 더 통통한 느낌을 주었지만 어찌됐건 크기만 놓고보면 가슴 하나는 서희 팀장보다도 더 큰 것 같았다. 조금 둔해보이는 느낌을 주긴 했지만 빵실빵실한 볼륨이 나름대로 맛이 있어 보이는 풍만한 두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다영이가 트레이닝복을 입었다. 하지만 그 때까지도 김유미는 상의의 단추를 다 풀지 않았다.
'갑갑하게... 빨리 좀 벗어봐.'
답답한 내 마음과는 달리 유미는 굼벵이처럼 옷을 벗었다. 옷을 다 갈아입은 다영이와 벗다 만 유미가 뭐라고 대화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음성까지는 제대로 들리지 않았지만 나가 있으라는 뜻인 것 같았다. 다영이가 먼저 나가고, 탈의실에 유미 혼자만이 남았다.
'응? 이건 뭐야?'
지나치게 쑥스럼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 혼자 남은 후에 옷을 벗는건가 싶어 본격적인 기대를 했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그런 장면은 이어지지 않았다. 대신 의외의 장면들이 그 뒤를 채웠다.
'뭐야, 이게....'
단언컨대 돌이켜보면 윤서희 팀장의 불륜만큼이나 뜻 밖의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