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 지금 이게 말이 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하나?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찾아와!!!”
정갈하게 꾸며진 거실 바닥에 나는 무릎을 공손히 꿇고 있었고, 50대 중반의 한 남자가 나에게 소리를 치고 있었다.
나는 아무 말 없이 마치 큰 죄인이라도 된 듯 고개를 숙인 채 그의 말을 듣고 있었다.
“우리 은비하고 만난 지 얼마나 됐다고? 5개월? 그런데 결혼 이야기가 벌써 나온다는 게 말이 되나? 은비야 어리고 철이 없다고 치더라고 자네는 말렸어야지. 자네는 20대 철부지가 아니잖아. 이렇게 불쑥 집으로 찾아오는 행동은 도대체 어느 집안 가풍이야? 그리고 자네 지금 뭐 한다고? 커피숍? 내가 기가 차서....”
시간이 갈수록 그의 목소리 톤이 점점 높아지고 있었다. 나는 살며시 고개를 들어 그의 표정을 살폈다. 굵은 뿔테 안경을 낀 그의 얼굴이 터질 듯이 붉게 변해 있었다. 마치 고등학교 때 내가 사고를 쳐서 나를 혼내던 무서운 선생님 같아 보였다.
“아버님. 죄송합니다.”
“뭐? 아버님? 내가 왜 자네 아버님인가? 말 함부로 하지 말게. 잘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커피숍을 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믿고 딸을 그렇게 쉽게 내어 줄 수 있겠나? 그리고 자네 부모님 두 분다 안 계신다고 했나?”
“여보! 그만하세요....”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은비의 어머님이 그에게 나지막이 속삭이듯 말했다.
“아빠...흐흐윽.....”
내 곁에 앉아 무릎을 꿇고 가만히 듣고 있던 은비의 입에서 간신히 참고 있던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나는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3대째 교육자 집안에 은비의 아버님은 오랜 교직생활 후 장학사를 하고 있었다. 어머님 또한 20년 동안 교직생활을 하다 퇴직하고 지금은 살림을 맡고 있었다.
은비는 부모님의 권유로 사범대학에 들어가 영어를 전공했고 그렇게 힘들다 던 임용고시를 졸업을 하자마자 한 번에 합격했다. 그녀의 나이는 26살이었다.
나는 지역의 거점 국립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한 대기업의 유통담당으로 입사했다. 매사 적극적이지 않았던 나의 성격 탓인지 회사에서 내가 담당했던 직무는 나에게는 큰 고역이었다.
그 고통을 4년 동안 꾸역 구역 참아오다. 나는 올해 초 회사를 그만두었다.
회사를 다니며 4년 동안 나에게 남은 것은 대리라는 타이틀과 그 사이 많이 늙어버린 듯한 내 얼굴....그리고 통장에 들어있던 6천만 원의 돈이 전부였다.
나는 그 6천만 원의 돈으로 내가 졸업한 대학 인근에 작은 커피숍을 오픈했다. 물론 친구들의 도움 덕택이었다. 대학 앞에 작은 상가를 가지고 있던 친구네 집에서 시세보다 훨씬 못 미치는 임대료로 나에게 세를 주었다.
부모님은 내가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교통 사로고 돌아가셨고 나는 하나뿐인 나의 혈육 누나와 함께 외롭게 고군분투하며 살아왔다. 그 하나뿐인 누나도 결혼하여 지금은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정을 이루고 살고 있어 일 년에 한번 정도 만날 수 있었다.
나는 혼자다.
다행히도 나를 위로해주는 단 하나의 요소는 회사를 그만두고 올 초에 대학가에 오픈한 작은 커피숍이 그나마 잘되고 있다는 것뿐이었다.
“아빠!! 이 사람한테 왜 이렇게 심하게 하세요? 내가 원한 거라고요. 내가 이 사람에게 부탁한 거라고요. 이 사람은 너무 이르다고 반대했어요. 하지만 내가 이 사람 설득해서 여기 힘들게 찾아 온 거라고요. 흐흐윽.....”
울먹이는 은비의 울음소리가 내 귓가에 뜨겁게 타고 들어와 가슴속 깊은 곳을 연신 찔러댔다.
“아버님. 죄송합니다. 저는 아버님이나 어머님께서 반대하는 결혼은 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조건 좋은 다른 사람들처럼 내세울 것도 없습니다.
그리고.....아시는 것과 같이 부모님도 모두 돌아가셨습니다.
하지만 은비 만큼은 행복하게 할 자신이 있습니다. 다른데 한눈팔지 않고 은비만을 바라보면서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자네 뭐라고 했나 지금? 우리가 반대하는 결혼은 할 수 없다고. 허허허......자네가 지금 그게 여기 찾아와서 당당하게 할 말이야? 무슨 사내놈이 이렇게.........더 이상 볼 것도 말할 것도 없어. 당장 내 집에서 나가게!!!”
거실에서는 천둥소리와 같은 은비의 아버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나는 한동안 고민하다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그리고 아버님과 어머님에게 깊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는 거실을 빠져나왔다.
나의 눈가에 뜨거운 눈물이 맺혔다.
은비가 나를 따라 나오는 급한 하이힐 소리가 뒤에서 들렸다. 나는 그녀에게 들킬세라 서둘러 한 손으로 눈물을 훔쳤다.
“오빠...오빠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흐흑....”
나의 소중한 천사... 그녀가 울고 있었다.
나는 그녀가 우는 것을 이날 처음 봤다. 이때까지 내가 기억하는 은비의 얼굴은 항상 미소를 머금은 행복한 여인의 모습이었다.
그녀의 입술은 심하게 떨렸고, 티끌 없이 하얗던 그녀의 얼굴은 이곳저곳 불규칙하게 붉게 변해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깊은 눈가를 타고 반짝이는 보석 방울이 쉴 새 없이 떨어져 내렸다.
오늘을 위하여 내가 사준 예쁜 원피스와 구두를 신고, 나에게 예쁘게 보이고 싶다고 머리까지 새로 한 나의 그녀가 지금 울고 있다.
166센티의 키에 크리스털처럼 반짝이는 얼굴과 남자들의 시선을 한 번에 사로잡는 하늘하늘한 몸매, 그녀는 순수한 소녀와 같은 모습과 26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벌써 농염한 여인의 모습을 간직한 그런 신비한 여자였다.
26년 동안 소중하게 간직해온 그녀의 처녀를 나에게 주었던 그녀....
‘아름답다....참....아름답다......’
‘이렇게 아름다운 여자가 나 같이 부족한 인간을 왜 사랑하게 되었을까?’
“은비야. 나는 괜찮아. 그러니까 그만 울어.”
“오빠...미안해요...”
“아니야. 나는 아버님 이해해. 그러니까 너도 아버님 너무 미워하지 마.”
빈말이 아니었다.
26년 동안 정성을 다해 예쁘게 키운 딸을 나 같이 변변찮은 놈에게 쉽게 내어 준다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이었다.
“은비야. 그만 들어가 봐. 나는 괜찮아. 내일 통화하자.”
“오빠! 싫어요. 오늘 오빠하고 같이 있을 거예요. 집에 들어가지 않을 거야....”
“안돼...안돼....그러면 안돼. 그렇게 하면 아버님은 더 이상 우리를 믿지 않으실 거야. 우리 그렇게 힘들게 만들지는 말자...”
내 말에 은비는 말없이 나의 얼굴 이곳저곳만을 훑어볼 뿐이었다. 잠시 후 그녀가 나의 품을 파고들어와 깊게 안겼다. 내 가슴이 따뜻해졌고 너무나 기분 좋은 그녀의 향기만이 참담하기까지 한 쓸쓸한 나의 마음을 위로해주고 있었다.
나는 그 후 매주 은비의 집에 찾아갔다. 갈 때마다 아버님의 노여움을 듣고 있다가 쫓겨나고 쫓겨나고를 반복했다.
그러자 은비는 당초의 계획을 변경했다. 지금 결혼을 허락하지 않는다면 약혼만은 꼭 하겠다고...
(3개월 후...)
오후4시...
나는 가게에서 손님을 맞이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어중간한 시간 오후 4시야말로 대학가 커피숍은 분비기 시작한다.
[딸랑...]
나무로 된 출입문에 달아 놓았던 종소리가 예전과 다른 급한 소리 내고 있었다. 나는 커피를 내리다 문 쪽을 바라봤다.
은비가 서있었다. 그녀의 표정은 마치 세상 모든 것을 가진듯한 행복한 얼굴이었다.
“오빠!!!”
그녀의 목소리가 6평 남짓한 작은 가게에 울려 퍼지자 테이블에 있던 모든 손님들의 시선이 일제히 은비를 향해 있었다.
“오빠!!! 허락받았어요. 아빠가 허락했어요. 약혼해도 된대요!!!”
그녀가 작은 홀을 헤집고 나에게 달려오기 시작했다. 나는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시간이 멈춘 채 그녀만이 슬로비디오로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녀가 나에게 안겼다.
그녀의 가냘픈 몸이 나에게 완벽하게 안겼다.
커피숍에 있던 단골손님들의 작은 환호소리가 들려왔다.
어느덧 은비의 입술이 나의 입술에 닿아 있었다.
하지만.....이때까지는....
앞으로 나와 은비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조차 없었다.....
반짝이는 은색 택시가 이름 모를 단풍나무가 줄지어 서있는 한적한 도로를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이따금씩 불어오는 찬바람에 손바닥만 한 단풍 입 사귀가 힘없이 도로로 떨어져 내가 타고 있는 택시를 구슬프게 맞이하고 있는 것 같았다.
택시는 어느새 호텔 로비에 도착했다.
“어서 오십시오. 손님”
늘씬한 키의 도어맨이 택시 문을 열고서 웃으며 나를 맞이하고 있었다.
“고맙습니다.”
나는 너무나 의례적이고도 무표정하게 그에게 말했다.
주말이라 그런지 호텔 로비 입구에는 많은 사람들이 보였다. 나는 로비로 향하는 회전문을 들어가기 직전 시간을 확인했다.
[오전 11시 45분...]
아직 약속 시간이 남아 있었다. 나는 발길을 돌려 택시 문을 열어줬던 도어맨에게 향했다.
“실외에 흡연실이 따로 있나요?”
“아네. 저기 뒤쪽으로 돌아가시면 흡연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도어맨이 말해준 곳으로 가보니 몇 명의 사내들이 입에서 희뿌연 연기를 연신 내뿜고 있었다. 나도 그들과 섞여 담배 한 개비를 물고 불을 붙였다.
[오빠! 제발 담배 좀 그만 끊으면 안 돼요? 몸에 좋지도 않는데......]
사랑하는 여자친구, 은비의 외침이 귓가에 공명처럼 들려오는 것 같았다. 그때 스마트폰이 울렸다.
[응. 은비야]
[오빠. 어디에요? 아직 도착 안 했어요?]
[아니. 방금 도착했어. 이제 올라가려구...]
[엄마. 아빠 지금 방금 도착했어요]
[그래? 알았어. 지금 바로 갈게]
나는 얼마 피지도 못한 장대 담배를 급하게 비켜 끄고는 다시 호텔 출입문으로 향했다.
호텔 로비를 지나 엘리베이터에 오를 때까지도 아버님을 다시 본다는 것이 나에게는 큰 부담으로 느껴졌다.
이상하게 그를 만날 때마다 내가 큰 잘못을 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내가 그렇게 큰 잘못을 한 건가? 하고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은비를 너무나 사랑하지만 결혼이라든지 약혼은 지금 내 처지에는 이른 것이라고 생각했고, 몇 번이나 은비를 달래고 타일러도 그녀의 마음을 돌릴 수 없었다.
[띵똥. 8층입니다]
엘리베이터에서 예쁜 여자의 목소리가 도착을 알렸다. 나는 한번 깊게 숨을 들이쉬고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오빠!”
저기 멀리서 은비가 한 손을 흔들며 나에게 반기고 있었다.
새하얀 투피스 정장에 빛나는 푸른 자수가 놓여있는 그 옷은 마치 결혼을 막 마치고 나온 아름다운 신부의 예복같이 보였다.
은비는 고작 몇 발자국을 참지 못하고 빠른 걸음으로 나에게 쪼르르 달려와 풀썩 안겼다.
“왜 나와 있어? 안에서 기다리지?”
“어머! 묻었어. 어떡해...”
“응?”
은비의 반짝이던 한쪽 볼이 나의 정장 깃에 닿았고 이내 그 흔적을 남겨 놓았다. 은비는 한 손으로 그 파우더 흔적을 털어내려 여념이 없었다.
가느다란 긴 손, 곧게 뻗은 손가락 마디들....그리고 은은한 핑크색의 반짝이는 매니큐어....
나는 아무 말없이 부산히 움직이는 은비의 손놀림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은비의 그 손짓이 나에게는 너무나 자극적으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원목으로 된 무거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새하얀 테이블이 예쁜 꽃 장식들로 치장되어 있었다. 그리고 테이블 상석에는 은비의 아버님. 어머님이 앉아 있었다.
“오빠! 오랜만이에요?”
한 여자의 말에 은비의 어머님이 그녀를 못마땅하게 잠시 흘겨보았다.
“아니지....이제 형부라고 해되나? 호호호.......”
그녀는 어머님의 눈치를 보다 나를 보고 다시 활짝 웃기 시작했다.
[이 은설...]
그녀는 은비의 하나뿐인 여동생 은설이었다. 은비와 4살 차이가 나는 그녀는 언니와 모든 면이 달랐다.
아버님은 은설이가 교대에 가기 원했지만, 은설은 성적이 좋았음에도 교대를 포기하고, 자신이 원했던 무용과에 진학했다. 부모님의 말이라면 순종적으로 따랐던 은비와는 달리 은설은 자기주장이 강한 그런 동생이었다.
애교 많은 막내딸이라서 그런지 아버님과 어머님도 그런 은설의 성격을 싫어하지 않는 눈치였다.
나는 은비와 은설이와 함께 있을 때 가끔 누가 언니고 동생인지 헷갈릴 때가 있었다. 그 둘은 서로를 보살펴주는 무척 사이가 좋은 자매였다.
“아버님. 어머님. 안녕하십니까? 은설이도 잘 지냈어?”
나의 인사에 은설의 어머님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나와 은비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아버님은 무표정하게 나를 바라볼 뿐이다.
나는 다시 숨이 막히기 시작했다.
4평 남짓한 룸에서 들리는 소리는 스테이크를 먹기 좋게 발라내는 서걱거리는 나이프 소리와 이따금씩 들리는 크리스털 물 잔의 소음뿐이었다.
나는 이 답답한 적막을 깨어내고 싶었지만, 나는 고민할 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아빠. 아빠. 여기 스테이크 너무 부드럽다. 그죠? 아빠. 이거 먹어봐요. 아~”
다행히 은설이도 이런 갑갑한 적막이 싫었는지 익숙한 애교를 떨며 아버님께 말했다.
“괜찮네.”
아버님의 짧은 한마디에 나는 비소로 마음이 조금 편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잠깐 그들을 보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나는 들고 있던 나이프로 미디엄으로 잘 구워진 안심스테이크 한쪽을 먹기 좋게 발라내었다. 그러자 갈라진 틈 사이로 한동안 고여 있던 붉은 핏기가 흘러내려 하얀 스테이크 접시를 침범하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자 뜬금없이 몇 달 전 은비와의 일이 불쑥 떠올랐다.
“오...오빠.....나....처음....이에요....”
“뭐?”
침대에 은비가 가쁜 숨을 내쉬며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조금 붉어진 놀란 토끼눈을 한 채 나만을 응시했다.
은비가 입고 있던 옷가지들은 흐트러진 채로 침대 한쪽에 내팽개쳐져 있었고, 내가 조금 전까지 맛나게 빨아먹던 그녀의 뽀얀 가슴 한쪽이 조금 붉게 변해 있었으며, 빳빳하게 서버린 유두는 나의 타액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오빠...나...이런 거....처음이에요. 남자하고 이런 거......”
나는 믿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몹시 당황했다.
26살이라는 나이. 그리고 이렇게 예쁜 은비에게 지금까지 그녀를 품었던 사내가 없었다는 것을 말이다.
이미 터질 듯이 발기된 나의 물건에 노란 콘돔이 씌어져 있었고, 나의 귀두가 은비의 갈라진 분홍색 꽃잎 속에 살짝 박혀있었다.
뜻밖의 은비의 고백에 나는 한동안 고민했지만, 멈출 수는 없었다.
조금 전까지 집요하게 그녀의 몸 구석구석을 탐하던 나의 노력 때문인지, 이미 젖어버린 은비의 빡빡한 속살로 나의 물건이 끝까지 들어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그녀의 그 속은 너무나 좁디좁았다. 그리고 너무나 따스했다.
“아아...악.....”
은비의 칼날 같은 비명소리에도 나는 거침이 없었다. 하지만 내 물건이 수차례 깊게 깊게 그녀의 몸을 잠식할수록 은비의 그 절규 같은 외침은 다행히 조금씩 부드러워지고 있었다.
“아...아...오빠.....”
“아파? 괜찮아?”
“응....이제....괜찮아...살살.....해줘요....”
은비는 나의 목을 깊게 감아 자신의 얼굴로 바짝 다가가게 했다. 은비에 눈에 눈물이 조금 맺혀 있었다.
“오빠. 사랑해요....너무 사랑해요....하아! 하아! 오빠! 나만 사랑해야 돼요. 나만.....”
은비의 입술이 나의 입술을 타고 들어왔다. 나는 그녀의 앙증맞은 촉촉한 혀를 나의 입에 담고는 부드럽게 빨기 시작했다.
나의 물건을 위태롭게 감싸며 받아내던 은비의 속살이 나의 물건에 익숙해졌을 무렵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녀의 몸속에서 사정을 했다.
은비는 나를 한참 동안 놓아 주지 않았다. 오랫동안 소중하게 간직해요 그녀의 처녀를 나에게 바쳤다는 숙명 때문인지 아니면 이 여운을 더 느끼고 싶은지 나는 알 수 없었다.
나는 몸을 일으켜 은비의 몸속에 박혀 있는 나의 물건을 천천히 빼어냈다. 내 물건은 여전히 발기되어 있었고, 많은 양의 정액을 담고 있던 콘돔의 끝이 부풀어 올라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아 보였다.
그리고....타이트하게 나의 물건을 감싸던 콘돔 이곳저곳이 붉게 변해 있었다.
잠시 후 은비의 분홍색 꽃잎이 나에게 당당하게 확인이라도 시켜주듯이 오랫동안 그것을 위태롭게 막고 있던 붉은색 피가 은비의 몸을 천천히 타고 내려, 하얀 침대 시트에 그 진한 흔적을 남기고 있었다.
“오빠! 이거 먹어봐요. 너무 맛있어요.”
은비의 부름에 나는 정신을 차렸다. 은비가 하얀 크림 파스타를 포크에 감아 놓고는 나를 보며 웃고 있었다. 나의 발기된 물건이 타이트한 정장 바지를 밀어내고 있었다.
“내가....너희들 약혼을 허락한 것은......”
말없이 식사를 하던 아버님이 침묵을 깨고 나에게 말했다.
“아무리 자식이기는 부모가 없다하지만, 부모로서는 신중할 수밖에 없어. 나는 너희들 결혼을 허락한 것은 아니야. 단지 교제를 허락한 것이지.......”
아버님이 앞에 놓여 있던 붉은 와인 한 모금을 마시고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
“지금 내가 자네를 믿을 수 있는 건, 착하다는 거. 이거 하나밖에 없어. 남자가 결혼해서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착하다는 거 하나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어.”
“치우야....”
그가 처음으로 나의 이름을 불러다.
“네....아버님...”
“너는 독한 구석이 없어. 너무 순해 빠졌어. 이래서 은비 지켜줄 수 있겠나? 너는 그 좋은 회사도 견디지 못하고 나왔어. 이런 니가 은비와 살아가다가 절망적인 일이 닥쳐올 때 우리 은비를 지켜줄 수 있겠냐고?”
“아버님...저는......”
그가 나의 말을 막아 세웠다.
“그렇게 쉽게 말하지 말아. 삶은 살아봐야 되는 거야. 내가 너를 믿을 수 있도록 앞으로 너를 지켜보겠어. 내가 너에게 확신이 들 때 은비를 너에게 내어주마.”
나는 딱히 아버님의 말에 대꾸할 말들이 생각나지 않아 잠자코 있기만 했다.
아버님과 어머님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고, 은비의 동생 은설이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지 별 관심 없이 창밖으로 시선이 향해 있었다.
단. 은비만이 미소를 머금은 채 나와 눈을 맞추며, 끊임없이 비밀스러운 무슨 말을 나에게 전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