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미영은 미애를 자신의 앞에 오게 해서 중년의 남자에게 미애의 비치는 나체를 안 보이게끔 애쓰며 들어 간다.
감수정은 자신보다 어려 보이는 귀여운 여자조차 미영과 비슷한 차림을 한걸 이제야 느끼고 고개를 자꾸 갸웃 거린다.
주원이 뒤에서 수영복 팬티만 입은 모습으로 따라 오는걸 느끼고 웬지 으스스한 느낌에 자신도 모르게 아빠의 팔장을 꽉 끼며 몸을 기대며 걸었다.
그렇게 다섯명의 이남 삼녀는 옷을 제대로 갖춰 입고 넓은 거실의 비싸 보이는 가죽소파에 마주 보며 앉았다.
모두가 주원의 눈치를 보며 미영이 준비한 홍차를 마시고 있다. 그러다가 미영의 차를 마셔본 감노준 회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한다.
"흐음... 차 맛이 괜찮구만.. 솜씨가 있어.."
"....."
미영은 자신의 비치는 알몸을 훔쳐보고 덥친.. 회장의 칭찬에 발갛게 얼굴을 붉힌다.
감노준이 그런 홍조어린 고운 얼굴을 한 미영이 무척 아름답게 느껴져 입가에 미소를 짓자 옆자리의 감수정이 눈꼬리가 올라가며 옆구리를 지긋이 꼬집는다.
"헙!! 그.그래.. 자네... 어디 사는 누구인가? 우리 통성명이나 하세."
".....굳이 알 필요가 있을까요? 회장님?"
"허허.. 굳이 알 필요가 없다라... 하지만 내가 궁금한건 못 참는 성격이라서 말일세.
굳이 자네가 말해주지 않더라도 몇일안에 알아 낼수도 있네만은... 헉!"
주원의 눈가가 치켜 떠지며 감회장을 바라보며 살기 어린 눈빛을 하자 회장이 놀라서 나직히 경악을 한다.
감수정도 맞은 편에 앉아 있기에 앞의 외모는 그리 잘생기진 않았지만 탄탄한 몸매에 무서운 눈빛의 남자가 새롭게 느껴졌다.
"허허.. 자네 눈빛 정말 대단하구만... 내 여러 사람 많이 만나 봤지만 자네같은 사람은 오랫만일세.. 그래서 이왕 이렇게 된김에 한번 사귀어 볼까 했는데 말일세..
그리고 나를 알아두어 자네에게 도움이 됐으면 됐지 나쁘진 않지 않겠나?"
"......"
주원도 예상외로 빨리 조우한 감회장인지라 내심 당혹스러웠다. 그래서 머리를 굴리느라 생각만 하고 있다.
"허참.. 이 감노준에게 퇴자를 주는 사람이 있을줄이야... 허허허."
"아빠! 저 남자 기분나빠! 나쁜 사람 같애!"
감수정이 주원을 흘낏대며 하는 단정어린 말에 미영이 버럭 소리를 낸다.
"뭐라구욧! 우리 원이가 왜 나쁜 사람이에요!"
"맞아! 우리 오빠가 얼마나 사랑스러운데! 힉..."
미애는 자신의 말에 화들짝 놀라 입을 급히 틀어 막고 마구 눈치를 본다.
미애가 맑고 초롱한 눈을 마구 또록또록 굴리는 너무나 귀여운 모습에 모두가 흐뭇한 얼굴을 한다.
"하긴.. 아가씨들을 보면 나쁜 사람 같지 않긴 하군. 허나! 사람의 인연은 쉽게 이어지지도 쉽게 끝나지도 않는 법일세. 그러니 이렇게 어차피 만났으니 서로 허심탄회하게 인사하고 우리 같이 즐거운 휴가를 보내지 않겠나?"
"아빠아.... 저 사람 무섭단 말이야... 우리 그냥 집에 가자.."
"흥! 우리가 갈래요! 휴가 기분 다 샛어! 그렇지 언니?"
"그러게.... 휴우... 원아 어쩔래?"
주원은 두 자매를 보며 싱긋 웃어주자 두 자매가 동시에 반한 얼굴이 된다. 그런 모습을 유심히 살피던 두 부녀가 서로 얼굴을 맞추며 눈으로 대화를 한다.
'허어.. 정말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것 같구나.. 서로 눈 맞출때는 저 살벌한 녀석의 인상이 순식간에 훈풍이구나..'
'그러게요. 아빠.. 아마 서로 너무 아끼는건가봐요. 우리처럼요.'
어? 이 부녀는 눈으로 대화가 된다.. 정말 이상한 부녀다.
주원이 애뜻한 눈빛을 교환하고 차분한 표정으로 돌아와 감회장들을 보며 말을 한다.
"흐음.. 어차피 사정이 저희가 물러서야 하겠군요. 본의 아니게 회장님의 휴가를 방해한 점 사과 드립니다. 제 이름은 나주원이고 조미영.. 그리고 수미애입니다."
"하하! 그럴 필요는 없네 자네들을 어떻게 쫒아 보내겠나. 차라리 우리가 돌아가고말지.. 내 이름은 알테고.. 여기 이 예쁜 아기는 우리딸 감수정이라네. 하하하하하!"
"아빠! 팔불출이에요! 아이참..."
두 부녀의 다정한 모습의 세 오누이들은 자신들의 부모가 생각나 울적하기도 무척부럽기도 해서 표정이 묘해진다.
미영이 그런 부녀가 너무 사이좋아 보여 말을 한다.
"두분 너무 잘 어울리세요. 아무리 부녀관계라지만 서로 아끼시는 마음을 오늘 처음 보는 저희도 잘 알겠어요. 너무 부러워요."
"맞아! 마치 애인처럼 잘 어울리게 보여! 다정하구! 우리처럼! 히힛!"
미애의 뜬금없는 말에 두 부녀가 똑같이 흠칫 놀라며 시선을 맞추며 놀란다.
"그런데 회장님. 가족은 두분 뿐이신가봐요?"
미영이 가족이 휴가를 둘만이 온것에 의외로 회장님의 가정에 자손이 적겠다 싶어물어본다. 그러자 두 부녀가 또 똑같이 서로 눈을 맞추더니 곤란한 표정도 닮은 꼴로 지어 낸다.
"흠흠. 그..그게 말일세... 허..."
"아빠 말하지마! 제발!"
"응? 왜?"
"하지마!"
두 부녀의 과한 반응과 주원의 오누이들이 고개를 갸웃 거리자 맞은편의 두 부녀가 더 곤란한 기색으로 당황을 한다.
"큼. 크흠.. 큼. 뭐 숨길것도 없지!"
"아빳!"
"왜 그러냐? 너는? 그러니까.. 우리 두 부녀 외에 그러니까.. 재혼을 내가 했다네..
그래서 두번째 부인이지... 그리고 그 부인이 남자 아이를 낳아 주었고... 뭐 지금은 그 모자야.. 남이네만은... 진정한 가족은 우리 둘뿐이지.. 크흠.."
"....."
아빠의 말에 긴장을 하고 있던 노수정이 작게 안도의 한숨을 내 뱉는다.
그런 모습을 세밀하게 관찰을 하고 있던 세 오누이들이였다.
감회장은 맞은편의 세명을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 보더니 말을 한다.
"자네들은.. 크흠... 애인사이인가?"
"네!"
미애만 자신있게 한손까지 들어 바로 깜찍하게 외치고 미영은 잠시 표정이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편한다. 하지만 주원은 어떤 변화도 없는 무표정으로 가만히 감회장을 바라보다가 말을 한다.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사이입니다."
감회장은 아까부터 미영의 첫모습과 해변에서의 미애의 모습을 머리속에 떠올리며 이대일의 부적절한.. 교제관계를 하고 있는 미묘한 나이대의 세 젊은이들에 대한 의혹만 커지고 있었다.
"커흠.. 그런가? 그렇게 두리뭉실하게 대답할 필요가 있겠나? 사내는 항상 무슨일을 하더라도 당당해야 된다네."
미영이 감회장의 말에 얼른 끼어들어 화제도 돌릴겸 동생들이 배도 고플꺼란 생각에 말을 한다.
"저기.. 일단 식사라도 하실래요? 지금도 점심이 좀 늦었는데..."
"하하! 그럴까요? 안그래도 배고픈데 잘됐구만! 수정아? 우리 밥 좀 얻어 먹자꾸나!"
"....."
그렇게 다섯명은 식탁에 둘러 앉아 미영이 준비한 때늦은 점심식사를 한다.
"호오.. 정말 맛있구만. 예전에 신경써서 들인 우리 가정도우미도 이정돈 아니였는데..
후릅.."
"아빠.. 정말 맛나긴 하다.. 이봐요! 비법이 뭐에요?"
"킥.. 언니! 비법은 비밀이니까 비법인거 몰라?"
주원의 옆에 자리까지 붙여 앉아 당돌하게 말하는 미애의 말에 모두가 웃음 띤 얼굴을 한다.
주원이 묵묵하게 말도 없이 차분하게 식사를 하자 그런 또래의 나이대의 남자와 다른 웬지 무뚝뚝한 모습에 맞은편의 수정이 자꾸 힐끗힐끗 보다가 주원이 시선을 느끼고 자신을 보자 고개를 푹 숙이고 허겁지겁 반찬을 마구 퍼 먹는다.
그런 딸의 별난 행동에 감노준이 딸과 맞은편의 주원을 번갈아 본다.
"크흠... 아가씨.. 아니 조미영이라 했던가?"
"네.. 그냥 이름만 부르셔도 괜찮아요."
"하하.. 우리 미영이는 요리도 잘하고 예쁘고 말도 참하게 하는구만 여기 밥 더 줄수 있겠나?"
어느새 우리 미영이 되어 버린 감회장의 넉살에 미영이 얼굴을 발갛게 붏히고 건네 주는 그릇을 받아 소복하게 밥을 떠서 감회장의 앞에 조심스럽게 놓아준다.
그런 몸짓을 차분한 눈빛으로 보던 감회장이 고개를 괜히 끄덕이며 감탄을 한다.
"너무 맛있는 식사일세.. 이렇게 매일 맛있는 식사를 하는 자네가 부러우이... 아니그건 아닌가.. 하긴 언제라도 먹고 싶을때 먹을수 있는게 어딘가?"
"아빠! 지금 뭐해? 미영씨 꼬시는거야? 그런거야?"
"허.... 꼬시다니.. 말도 안됀다. 그냥 칭찬한거지."
"그런데 왜 저 미영씨 몸매는 훝는건데? 아까 거의 알몸도 봤잔아?"
평소와는 다르게 무척 까칠하게 반응하는 딸의 모습에 감회장이 밥먹다 말고 놀란눈을 하고 있다.
미애가 그런 아빠와 딸의 격의 없는 모습에 괜히 킥킥댄다.
"킥킥.. 아.. 정말 부럽다.. 우리 아빠 보고 싶다.."
"응? 우리 귀여운 미애는 아빠가 보고 싶은 모양인게로구나?"
"으응.. 우리 아빠는 집에 잘 안와... 정말.. 안와.. 흐흑...흐윽 흐어어어엉!"
"미애야... 휴우... 잠시 실례할게요.."
미애가 아빠 나이때의 감회장이 갑자기 다정한 눈빛으로 이야기하고 아빠생각이 나게하자 밥을 입에 넣은채 누가봐도 안타까울 울상을 한채 마구 울자 미영이 다독이며 큰방으로 데리고 간다.
"허어.. 저렇게 예쁜아이가 보고 싶지도 않은건가.. 너무 안타깝구만... 어? 수정아 더안먹고?"
"네에.. 많이 먹었어요.. 저도 안에 들어 가볼래요.."
"그..그래? 알았다. 잘 달래 주려무나."
"네에... 아빠 너무 많이 드시는거 아니에요? 배탈 나시겠어요.."
감회장은 갑자기 자신에게 반말도 하지 않고 싹싹하게 예의 바르게 말을 하는 딸이 새로웠지만 주원을 의식해서 하는 행동임을 금방 눈치를 챈다.
"하하.. 이렇게 입맛 당기는 식사는 정말 네 엄마가 해줄때 이후로 처음 먹는듯 하구나.. 허허허.."
"아빠아..."
수정은 아빠의 심정을 충분히 알것만 같아 눈에 작게 눈물이 고일려고 하자 얼른뒤돌아서서 두 자매가 들어간 방으로 급하게 들어 간다.
"허허.. 이거 추태를 보였구만... 미안하게 됐네."
"아닙니다. 저도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의미 깊은 시간이군요."
"하하. 그런가.. 나도 그렇다네.. 그리고 지금 인연이 보통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자꾸 든다네. 하하! 하하하하!"
"...밥풀 팁니다."
미애를 울려서 미운 감회장의 넉살에 까칠해지는 주원이였다.
"커험.. 커허어험.... 물이나 마셔야 겠군.."
평소와 답지 않기는 감회장도 마찬가지 였다. 자신의 죽은 애처를 떠올리게 하는 요리.. 그리고 미영의 성격조차 사별한 부인을 떠올리게 하였다. 그래서 감회장의 예감은 자꾸만 이들을 꼭 붙잡으라 하고 있었다.
"쭈욱.. 크! 좋구만.. 우롱차까지 기막힌 맛이로구나!"
"그렇죠?"
"하하! 그렇다네! 정말 현모양처 감일세... 우리 첫째 마누라도 그랬는데....."
감회장이 갑자기 감상에 사로 잡혀 우롱차가 담긴 글라스를 묵묵히 내려다 보며 감회 어린 얼굴을 한다. 식사를 먼저 마치고 그런 모습을 세세히 바라보던 주원은 감회장의 또다른 일면을 보게되자 기분이 새로웠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회장도 가정사에 초연할 수는 없는 법이로구나 생각도 들고 또한 현재 이루어진 두 누이들과의 사랑도 더 소중히 지켜야 되겠구나 하는 생각도든다.
"회장님. 서로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지켜 주면서 같이 지내도록 하시죠?"
"오!! 자네! 그 말 참 잘했네! 안 그래도 우리 식사를 어떻게 할까 정말 많이 고민을 했었거든! 우리 딸이 요리가 참... 잼병이라서 말일세. 내 우리 미영이에게 맛있는 식사를 대접받는 대신! 내가 크게 사례함세!"
"뭐.. 그러시던가요.."
떨떠름한 표정의 주원을 보고 얄궃은 표정을 한 감회장이 다시 넉살을 떤다.
"하하. 자네.. 내가 우리 미영이라한게 기분 나쁜가? 난 단지 정말 자네들이 마음에 들어서 그런건데 말일세."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