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7. 구원회-82-
후배위 자세로 엎드린 수빈이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생전 처음 받아보는 사이즈에 그녀도 제법 긴장한 모습이었다.
'후읍, 후읍- 할 수 있어. 아무리 커봐야, 흑형 28호 보다 크진 않을 거야. 최소한 비슷한 크기야.'
흑형 28호.
이는 딜도 마니아인 수빈이 가진 딜도의 이름이었다.
사실 그녀는 딜도를 모으는 취미가 있었다. 그래서 아까 계단에서 발견한 버섯 형태의 딜도 역시 수집욕이 발동해 몰래 빼돌렸던 것.
흑형 28호는 흑형이란 이름에 걸맞는 칠흑같은 검은 색 몸체에, 장장 28cm에 달하는 초대형 딜도였다.
흑형 시리즈는 최소 18호부터 시작해서 2cm 단위로 커지는 데, 이벤트로 특판을 했던 30호를 제외하면 흑형 시리즈 중에선 가장 긴 사이즈라고 할 수 있었다.
흑형 시리즈의 특이한 점은 양면 딜도라는 것.
즉, 손잡이 부분 역시 귀두 모양으로 되어 있어, 양쪽의 굵기를 달리하고 싶을 때 앞뒤를 바꿀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또한 이 점 때문에 레즈비언들끼리 가위치기 용으로도 활용이 가능했다.
이 때문에 마니아 사이에서 흑형 26호 이상은, 대체로 레즈비언용으로 인식되었다. 한국 여성 중에선 20cm 이상을 감당하는 소비자가 거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수빈은 정말 혼자 쓸 목적으로 흑형28호를 구매했다.
몇년 전 애널을 뚫은 뒤로, 후장 맛에 완전히 중독된 그녀는 구원회 내의 누구보다 후장 섹스를 좋아하는 편이었다.
질에 넣는 것보다 훨씬 크고 깊이 넣을 때 더 많이 느꼈기 때문에, 점점 사이즈를 늘려가던 그녀는 최근에 이르러 28호까지 공략(?)에 성공했던 것이다.
'충분히 받아 낼 수 있어. 색깔만 다른 뿐 저번에 끝까지 넣는데 성공한 흑형 28호와 민용의 그것이 비슷해 보이니까.'
민용의 잦이 길이는 흑형 28호의 그것과 거의 비슷했다.
그 말은 흑형을 받아낸 자신의 후장이라면, 민용의 대물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반증이었다.
'우리 수호천사를 우습게 보지 말라고! 우리 역시 고스톱 쳐서 따낸 계급이 아니란 말씀이야.'
수빈이 각오를 다지는 동안, 도훈이 그녀의 후장에 귀두를 쓱밀어 넣었다. 별다른 사전 작업 없이도 쏙 들어가는 느낌에 도훈은 그녀가 후장을 꽤 오래 즐겨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괄약근 다 풀려있네.'
[네? 수빈 양 말씀이십니까?]
'어. 닳고 닳아져서 괄약근이 벌써 이만큼이나 늘어져 버렸어.
고작 24살 밖에 안 먹은 계집애가 말이야.'
[그럼 어떻게 되는 건가요?]
'젊은 시절에는 그런대로 버틸만 한데, 나중에 나이들면 괄약근에 힘이 빠져서 똥물 줄줄 샐 거야.'
[또, 똥물이요?]
'똥실금이라 부르지. 게이 말년차가 되면 대부분 겪는 증상이야. 여자들도 애널을 많이 한 여자들은 똑같은 결말에 이르고.'
[아아. 애널 섹스는 참으로 위험한 행동이군요.]
'그러니까 적당히 즐겨야지. 근데 이게 은근히 중독되면, 질로는 주지 못하는 극도의 쾌감을 준다더라고. 물론 싫어하는 사람은 끝내 적응 못하는데, 암튼 뒤로 들어가는 게 그렇게 짜릿한가봐.
난 잘 이해 못하겠지만.'
[수빈양은 그럼 애널 마니아인가요?]
'그런것 같아. 자신있게 뒤로 들어오라는 거 보면. 게다가 늘어진 정도로 봐선 개발이 상당히 완료된 상태로 보여.'
[호오, 과연 수빈양의 후장이 주인님의 강화된 대물을 받아낼 수 있을지 기대되는 군요.]
'내가 말했잖아. 누구나 그럴듯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대물에 처박히기 전까지는 말이야.'
지켜보던 여자들도 결과를 기대하며 흥미진진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귀두를 밀어넣던 도훈은 잠시 숨을 고르더니 단숨에 뿌리까지 쑥 들이박았다.
푸욱-!
"헉!"
헉 소리가 절로나는 과격한 삽입.
수빈은 난생처음 정신이 나갈 것 같은 충격에 빠졌다.
흑형 28호와는 비교도 안되는 묵직함이 느껴졌던 것이다.
'기, 길이는 같은데 어째서?!'
수빈이 착각한 것은 크게 두가지였다.
첫째는 두께.
흑형 28호는 앞서 말한대로 양면 딜도. 한쪽은 두껍지만 다른 한쪽이 가늘게 만들어졌다. 즉, 머리가 두꺼워도 뒤로 이어지는 기둥은 오히려 야구 방망이처럼 갈수록 가늘어지는 형태인 셈.
하지만 도훈의 대물은 말 그대로 각목과 같았다.
머리가 상대적으로 두껍다곤 하지만, 그렇다고 기둥과 뿌리 역시 결코 가늘다고 할 수 없었다. 이를 정통으로 직장에 박았으니, 안이 물 샐틈 없이 꽉 차버렸던 것.
두번째로 그녀가 착각한 것은 바로 밀어 붙이는 힘이었다.
물체에 주어지는 힘은 질량x가속도.
흔히 F=ma로 요약되는 공식에서 그녀는 도훈의 육중한 몸집이 주는 무게를 간과했던 것이다.
손으로 아무리 격렬하게 딜도를 쑤셔도, 남자가 전신의 무게를 실어 박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충격인 셈.
그 결과 후장에 박히는 순간 비명을 질러대던 수빈은 정통으로 들어간 첫 삽입만에 패배를 선언하며 앞으로 엉금엉금 기어나갔다. 두번 박혔다간 섹스고 뭐고 응급실로 직행할 판이었다.
"흐, 흐흑, 도저히 버틸 수가 없어. 밑이 터질 것 같아."
"아···."
"아니, 수빈이 마저."
지켜보던 다른 여자들도 안타까움에 고개를 돌렸다.
결국 세 사람 모두 끝까지 삽입하는 데는 실패한 것이다.
도훈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아무래도 내 물건이 감당이 안되는 것 같은데···."
"이이!"
"어떻게든 싸게 만들어 주면 되잖아!"
"그래. 꼭 거기에 박아야지 싸는 건 아니니까."
"어떻게든 이라니?"
호기롭게 대물에 덤볐다가 차례로 나가 떨어진 세 사람이 서로를 쳐다보며 의기투합했다.
난교라면 셀 수 없이 겪어본 세 사람이었다.
남자 하나를 두고 셋이 덤빈 적은 처음이었지만, 서로 힘을 합쳐 협공을 펼치면 못 해낼 것도 없다고 믿었다.
"두고 봐. 마지막 한 방울의 정액까지 탈탈 쥐어 짜 줄테니까."
"다 같이 덤벼!"
세 사람이 도훈을 향해 동시에 달려들었다.
도훈이 가소롭다는 듯이 피식 웃었다.
아무래도 본격적인 참교육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 * *
킹사이즈보다 훨씬 커다란 침대가 배치된 침소엔 커튼과 같은 휘장이 드리워져 있었다.
침대 주변의 사방에 촛불이 일렁이고 있고, 커다란 침대의 가운데에는 나이가 어려 보이는 여성 한 명이 긴장된 표정으로 온 몸에 이불을 뒤집어 쓰고 앉아 있었다.
그때 침소의 문을 열고 가운을 몸에 걸친 노인 한 명이 들어왔다.
가운은 좌우로 벌어져 있어, 노인의 앙상한 몸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쭈글쭈글한 피부와 구부정한 허리는 영락없는 늙은이의 그것이었으나, 다리 사이의 양물은 가히 놀라운 크기를 자랑했다. 마치 코끼리의 기형적인 코처럼, 비정상적인 비율이었다.
"모, 목사님!"
장만석의 실물을 처음으로 목도한 어린 여자가 황공한 목소리로 머리를 조아렸다. 늘 영상으로만 접했던 인물이 실제로 눈 앞에 나타나자, 마치 유명인을 마주한 것처럼 감히 눈을 마주칠 수 없었던 것이다.
"긴장할 필요 없다. 고개를 들라."
"네, 넵!"
묘령의 여인이 고개를 들어 다시 장만석을 마주 보았다.
장만석은 여자애의 얼굴을 꼼꼼히 살폈다.
"귀엽게 생긴 아이로구나. 그래, 부산에서 올라왔다고?"
"그, 그렇습니다."
"먼길을 오느라 고생했구나."
"아닙니다. 전용기까지 보내주셔서···. 난생 처음 비행기까지 타보고 너무 편하게 왔습니다."
"큰 각오를 했으니 그 정도 편의는 제공해야지. 오늘 무슨 일을 할지 아느냐."
"네, 저의 처녀를 목사님께 바칠 계획입니다."
"잘 알고 있구나. 다만 주님을 마주할 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순수한 상태를 갖춰야 하는 법이란다. 이제 이불을 치우거라."
장만석의 명령에 여자가 몸에 덮고 있던 이불을 옆으로 거두었다.
채 성숙하지 않은 어린 여자의 몸이었다. 가슴은 그럭저럭 봉긋했으나, 봊이에 털도 거의 없어 보였다.
'스무살이라고 했는데, 발육이 느린 편이구나.'
무려 1000명에 가까운 처녀들을 매일 밤 바꿔가며 맞았던 만석이었기에, 상대를 곧바로 파악했다.
아무래도 대부분의 처녀들이 스무살 근처의 나이였는데, 이따금 2차 성징이 느린 여자들도 있었던 것. 그 대표적인 특성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가슴과 둔부, 그리고 성기 주변에 털이 많지 않다는 점이었다.
'아무래도 오늘은 공을 꽤나 들여야 겠는데.'
만석은 섹스를 좋아하지만, 딱히 처녀를 밝히는 타입은 아니었다.
처녀들은 대부분 자신의 대물을 받아내질 못 했던 것이다. 심지어 애를 출산한 적이 있는 여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잦았는 데, 섹스를 한 번도 해보지 않는 처녀라면 거의 불가능했다.
하지만 장만석은 기필코 채워야할 목표가 있었고, 밤을 꼬박 새워서라도 어떻게든 삽입을 성공시켜야 했다.
'처녀혈을 조금만 더 채우면···.'
그가 굳이 처녀를 매일 따먹는 이유는 단 한가지였다, 1000명의 처녀혈을 모두 받아 마시면, 영생에 이를 수 있다는 미션 때문이었다.
'크흑. 이 때문에 플레이어의 계율을 어기고 탈주까지 감행했었지. 악마의 사술을 완성하기 위해서 말이야.'
장만석은 본래 가난한 개척교회 출신의 목사였다. 그는 오로지 신을 받들며, 기독교적인 교리를 전파하기 위해 평생을 헌신할 각오로 고생을 자처했다.
그러던 어느날, 새벽 기도를 올리던 중 신의 계시를 받았고 플레이어가 되었다. 그가 품은 사명은 이 땅에 기독교 왕국을 건설하는 것.
그는 무척 희소한 직업인 연금술사를 받았는데, 특정 물질을 자신이 원하는 물질로 변환시키는 종류의 능력이었다. 하지만 그의 능력에는 한가지 제약이 따랐다.
무엇이든 변환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액을 매개로 하여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즉, 그는 자신의 정액을 다른 물질로 변시킬 수 있었다.
그것이 같은 무게의 황금이든, 납이든, 혹은 수은이든 상관없었다.
처음에 그는 정액을 황금으로 바꾸었다.
가난했던 그의 교회에 마침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생긴 셈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곧 한계에 봉착했다.
현대 사회에서 순금을 현금으로 바꾸는 것이 무척이나 까다로운 일임을 깨달은 것이다. 금은방에서는 순금의 출처를 요구했다.
출처를 명확하게 대지 않으면 장물로 의심하고 경찰에 신고하거나, 혹은 원래 값어치보다 훨씬 밑으로 후려치기 일 수였다.
게다가 아무리 정액을 많이 생산한다고 해도, 하루에 만들 수 있는 양에는 제한이 있었다. 그가 남다른 대물을 타고나긴 했지만, 정액의 양마저 남다른 편은 아니었던 것이다.
장만석은 이 문제에 봉착했고, 곧 다른 해결책을 생각해냈다.
그의 연금술을 이용해 정액을 마약과 비슷한 최음제로도 바꿀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그 효과가 너무나 좋았기 때문에, 그의 정액을 섭취한 사람들은 성에 굶주린 노예처럼 변했다. 심지어 자신에게 절대적으로 충성하게 만드는 부가적인 효과도 있었다.
조금씩 스킬을 완성시켜나간 만석은 급기야 정액을 최음제로 만든 뒤 물에 희석해서 마셔도 비슷한 효과를 발휘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물론 원액을 마시는 것보다는 훨씬 덜했지만, 장기적으로 누적되면 확실한 세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후 장만석은 자신의 세뇌 능력을 이용해 교세를 불려나갔다.
그러나 장만석은 점점 변질되기 시작했다.
처음엔 단순히 주님의 말씀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 교세를 확장시킬 생각으로 만들던 성수였지만, 나중에는 성수를 이용해 성을 착취하고 돈을 버는 것 자체가 그의 목적으로 변질된 것이었다.
그의 선 넘는 행동은 곧 플레이어의 제약에 마주했다.
능력을 박탈당할 위기에 놓인 그는, 우연히 알아낸 탈주법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탈주자가 된 만석은 곧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다.
플레이어 시절엔 몰랐던 탈주자를 위한 또 다른 신도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이는 PK단이 모시는 신과는 또 달랐는데, 쉽게 말해 양측에 포함되지 않는 제3의 세력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렇게 탈주자로서 계속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게 된 장만석은, 말년에 이르러서 스스로 이룬 왕국에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
주변에 자신의 재산과 권력을 탐하는 간신배들 뿐이었고, 심지어 혈육인 동생이나 아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평생 목숨을 바쳐가며 이룬 것들을 그들에게 모두 넘겨줘야 한다는 사실을, 장만석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장만석은 금단의 사술까지 손을 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