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1498화 (1,453/2,000)

1481. 대학 축제-105-

* * *

‘몸은 참 솔직하단 말이지?’

참으로 독특한 아이였다. 외양은 누구보다 차갑고 도도한데, 섹스할 때 보여주는 적극성만큼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였다. 마치 자신의 실체를 알아보는 사내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다 퍼주는 성격이랄까? 비유하자면 한량같은 양아치를 기둥서방처럼 모시는, 능력있고 예쁜 여자같았다.

치마를 휙 걷어올린 나는 다짜고짜 아영의 뒷봊이에 대물을 쑤셔 박았다.

“허윽!”

간만에 삽입이었기 때문일까?

아영이 크기를 감당못하고 크게 신음을 토해냈다. 밖으로 소리가 새어나갈수도 있었기 때문에 나는 곧바로 손바닥으로 그녀의 입을 틀어 막았다.

“쉿-.”

“읍읍!”

입을 막고 박으니 숫제 강간이라도 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찰지게 따먹을 때마다 아영이 온 몸으로 전율하며 부들거렸다. 그때 아영이 입을 막고 있던 손가락을 빨기 시작했다.

쪽쪽-

마치 양념묻은 손가락을 빨아먹듯 내 손가락을 빠는 그녀를 보자 흥분을 주체할 수 없었다.

‘사랑받는 법을 아네.’

사랑받을 준비가 된 아영에게 듬뿍 사랑을 주기로 했다.

나는 엎드린 그녀를 반쯤 일으켜 세운 뒤 한 쪽다리를 들게 했다.

“오른 다리 들어봐.”

“하, 하앙, 다리를요?”

“응. 발레하는 것처럼 쭉 펴봐. 내가 잡아줄게.”

아영이 왼발 하나로 지면을 지탱하며 오른다리를 높이 들어올렸다. 나는 그녀의 발목을 잡고 가랑이를 활짝 열어 젖힌 뒤 다시 박음질을 이어갔다.

퍽퍽!

“허헉!”

선 자세로 따먹히는 아영의 모습은 자극적이기 짝이 없었다.

특히 코스프레한 드레스가 중세의 공녀 느낌을 풍겨 색다른 맛이었다.

“쓰러지지 않게 잘 버텨.”

“하읏, 하읏, 오, 오빠 너무 세요!”

한 번 박을 때마다 외발로 선 아영이 위태롭게 휘청였다.

오래 유지하기엔 무리인 자세였다.

“그럼 나한테 안겨봐.”

“어, 어떻게요?”

“그냥 날 끌어 안아. 내가 잡아줄 테니까.”

현대무용을 하는 것처럼 외발로 선 아영이 공중으로 뛰어 오르며 나에게 안겼다.

나는 곧바로 그녀를 안아들고는 두 손으로 엉덩이를 받쳤다.

“흐으으.”

뒤치기에서 학다리, 연이어 들어박기로 이어지는 콤보는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아영의 몸이 생각보다 유연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생각보다 잘하는데? 유연성이 제법이야.”

“어렸을 때 잠깐 발레 했었어요.”

“어쩐지.”

발레는 여자한테 참 좋은 운동이다.

유연성도 기르고 몸 선을 예쁘게 다듬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평소에 서있을 때도 허리를 꼿꼿이 세운 포즈 역시 발레의 영향이었던 모양이다.

“계속 배우지 그랬어? 운동에 재능이 있어 보이는데.”

“몸쓰는 것보단 머리쓰는게 적성이더라고요.”

확실히.

아영은 몸보단 머리가 더 발달한 아이다. 1학년 톱인 서현 정도를 제외한다면 공부로 아영을 이길 사람은 거의 없어 보인다. 그때 아영이 뭔가가 생각난듯 푸념하듯 말했다.

“···근데 남자들은 똑똑한 여자는 별로인가 봐요.”

“누가 그래?”

“그냥요.”

말에 뼈가 있었다.

날보고 들으라는 말이었다.

[아마도 정음양과 비교하는 게 아닐지.]

‘육정음?’

[네. 아영양은 주인님이 정음양과 각별한 사이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굳이 따지면 정음양은 몸쓰는데 특화된 타입이고, 자신과 정 반대의 포지션이죠.]

‘정음이한테 질투를 느끼는 거구나.’

[사람인 이상 당연히 그렇지 않을까요? 모르면 약일텐데, 알아서 병이 든 셈이죠.]

질투하는 여자는 왠지 더 귀엽게 느껴진다.

아영의 반응을 보니 강하게 안아주고 싶어졌다.

나는 매달린 아영을 껴안고 힘차게 들어박기 시작했다.

“으쌰, 그럼 텐션이 떨어지기 전에 다시 흔들어 볼까?”

“하읏.”

드레스 치마가 거추장스럽게 느껴지지만 불가피한 부분이었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나는 아영을 힘차게 따주었다.

“하앙, 아앙, 오빠, 오빠!”

아영이 흥분을 못참고 나에게 키스를 퍼부었다.

아랫입도 열리고 윗입도 모두 다 내주는 아영이었다.

뿍찍뿍찍!

“아앙, 아앙, 아영이 박아주세영, 마음껏 박아영!”

뿍찍뿍찍!”

“아아앙, 흐아아아앙!”

아영이 빠르게 절정으로 치달았다.

나 역시 길게 끌 여유가 없었으므로 박은 채로 정액을 뿜어냈다.

“흑!!”

“하읏!”

목덜미를 끌어 안은 아영의 손톱이 등을 할퀴었다. 그녀의 엉덩이를 붙잡은 나 역시 터뜨릴것처럼 거칠게 움켜쥐었다. 마지막 한방울까지 정액을 쥐어짜려는 동작같았다.

“흐으으, 허락도 없이 안에 싸버렸네.”

“···괜찮아요. 오늘은.”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섹스를 끝마친 우리는 잠시 창고에서 잠시 대화를 나누었다.

아영은 아까 정음이 자신에게 고민을 상담해왔다고 했다.

“정음이가?”

“네.”

내용을 알고 나니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다.

다만 아영 앞에서 너무 티를 내진 않으려고 겨우 참았다.

“지환 선배가 불순한 의도로 정음이한테 수작을 걸었던 것 같긴 한데, 결과적으론 정음이가 일방적으로 지환선배를 패는 바람에 입장이 난처해졌어요.”

“그랬구나.”

“정음이는 오빠한테 사실대로 다 말할까했는데, 제가 말렸고요.”

“왜?”

“오빠가 알면 괜히 일만 키울것 같아서요.”

“내가 알면 일이 왜 커진다는 거지?”

아영이 나를 똑바로 처다보더니 씁쓸하게 말했다.

“오빠는 정음이를 좋아하니까요.”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방금 섹스를 마친 상대에게 듣는 기분이 미묘했다. 좋아하는 사람따로 있고, 섹스하는 사람 따로있다는 것도 아니고.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해요. 정음이는 잘못 없어요. 제가 중간에서 멋대로 판단한 거니까.”

“아니야, 너도 나름 고민하고 한 말이겠지. 일단은 알겠어.”

“지환 선배는 어떻게 하실 거에요?”

“뭐, 사람이 다른 사람을 좋아한다는데 어떻게 말리겠어.”

말은 태연하게 했지만, 속에선 살의가 들끓었다.

‘이 씹새끼를 어떻게 조져버릴까?’

[참으십시오. 들어보니 아영양이 그렇게 행동한 이유도 충분히 납득이 가는데요.]

‘결과가 그렇게 된 거지 따지고 보면 작정하고 덮치려던 거잖아.’

[물론 그렇긴 한데 주인님이 대놓고 나서면 학과에 소문이 파다 하게 퍼질 겁니다. 감당하실 수 있겠습니까?]

‘으으!’

그게 문제였다. 내가 직접 나서면 정음과 나의 관계가 만천하에 드러나게 된다.

하렘을 이루고 있는 다른 멤버들의 반발 또한 감당해야 할지 모른다. 아영이는 알고도 묵인하고 있지만, 여타 다른 여학생들의 질투가 정음을 고립시킬 것이다. 그것은 가장 최악이다.

‘짜증나는구만.’

[어쩔 수 없습니다.]

‘아니 지환이 이 새끼가 그걸 알고 정음이를 건드린 거라면 더 패주고 싶어서.’

참으로 교활한 녀석이다.

응징을 해야 하는데 직접 나설 명분이 부족했다.

명분을 세우자면 정음과의 관계를 학과에 공개해야 했고, 이는 결코 현명한 방법이 아니었다. 좀 더 고민을 해봐야 겠다.

“오빠 말이 맞아요, 사람 좋아하는 마음을 어떻게 말리겠어요?”

아영이 자조적으로 말했다. 마치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말투라 괜히 그녀에게 미안해졌다.

“아영아.”

나는 아영을 꼭 안아주었다. 정음과의 관계를 모두 알면서도 위성처럼 내 주위를 맴돌고 있는 그녀다. 표정과 말투에서 세컨드가 가지는 열등감과 자괴감이 느껴진다.

“전 괜찮아요. 그냥···.”

“?”

“그냥 가끔 이렇게 안아주시기만 해도 충분히 행복하니까.”

[주인님이 품기엔 너무나 아까운 여자입니다, 아영양은.]

‘나도 그렇게 생각해. 하지만 그래서 더 놓칠 수가 없나봐.’

[스스로 욕심쟁이라는 생각은 안드십니까?]

‘그런가.’

“너무 오래 있었나보다. 먼저 나가볼게.”

“네, 오빠.”

* * *

주점 둘째날도 슬슬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이틀 연속이어지는 강행군에 다들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도훈은 서현을 불러 슬슬 마감을 준비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손님 받자.”

“네, 오빠.”

“네가 고생 많았어.”

“별 말씀을요. 오늘은 그래도 2학년 선배들이 도와주셔서 훨편했어요.”

“누구누구 왔었지?”

2학년이라고 모두 다 참석한 것은 아니었다. 학과 행사와 담을 쌓거나, 불가피한 일정으로 참여하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참여한 멤버를 듣던 도훈은 ‘지환’의 이름이 나오자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었다.

“맞다. 지환 선배는 아까 일찍 집에 들어갔어요. 몸이 안좋다면서.”

“···그랬어?”

“솔직히 있으나 마나였어요. 제 입으로 이런말 하기 뭐하지만, 너무 뺀질거려서 일도 도움이 안되더라고요. 뭐, 시간내서 와준건 고맙지만.”

서현의 평을 듣자 지환에 대한 악감정이 더욱 피어올랐다.

도훈은 언제고 한번 놈을 손봐줘야겠다고 굳게 마음 먹었다.

“맞다. 오빠, 오늘 매출 신기록 세운 거 아세요?”

“얼마나 벌었는데?”

“놀라지 말아요?”

서현이 신이 난듯 금전통을 열어 보였다. 카드를 안 받기 때문에 죄다 현금이었는데, 만원짜리 지폐가 수북이 쌓여있었다.

“와, 이게 다 얼마야?”

“200만원 넘어요.”

“정말?”

도훈은 애써 놀란척을 했다.

200만원이 대학생에겐 큰돈이겠지만만, 도훈에겐 한 줌 부스러기만도 못한 금액이었다.

아마도 가진 돈을 모두 예금으로 돌린다면, 하루에 받을 수 있는 이자쯤 되려나? 안소영에게 부탁한 코인 투자가 성공한다면 10분 내외로 벌 수 있는 금액이기도했다.

“히히, 내일까지만 더 하면 손익분기점은 충분히 넘길 수 있을 것 같아요.”

“준비하는데 총예산이 얼마나 들었는데?”

“어 술값이랑 안주 재료 기타 등등하면 400쯤요.”

“어제랑 오늘까지 올린 매상은 모두 얼마나 돼?”

“300만원 좀 넘을거예요.”

“못해도 100만원은 이상은 떨어지겠는데?”

“네. 내일도 오늘처럼만 되면요.”

“고생했어. 저녁 타임 잠깐 장사하는 것 치고는 순익이 굉장하구나.”

“그러니까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도훈은 사실상 적자라는 걸 깨달았다.

‘인건비 빼면 사실상 남는 것도 없겠는데.’

[그러니까요.]

‘괜찮아. 학과에서 주점하면서 본전만 챙기는 것도 어디야? 더구나 100만원 이상 수익이 남았으니 굉장히 잘한 거지.’

“남은 돈은 학과 예산에 편입시킬까요?”

“아니야. 고생한 애들 수고비로 좀 챙겨줘. 굳이 학생회비도 걷는데.”

“정말요?”

“응. 3일간 알바 했는데 그래도 뭐라도 좀 남아야지.”

“알겠어요. 그럼 고생한 애들한테 조금씩 나눠볼게요.”

“응.”

“아, 그리고 이거.”

서현이 갑자기 봉투를 내밀었다.

“뭔데 이건?”

“3학년 선배님들이 후배들 고생한다고 따로 챙겨주셨어요. 금일봉이라나?”

“누가?”

“아까 성수 오빠가 몰래 찔러주던데요? 아직 확인은 안했어요.

회장님이 보셔야 할 것 같아서.”

도훈은 선배들의 마음 씀씀이에 감동하며 봉투를 열어보았다.

5만원짜리 10장, 50만원이라는 거금이 담겨있었다.

“헐, 이렇게나 많이?”

“너무 많이 주셨는데요? 아까 술값도 다 계산하시고 가셨는데.”

“진짜 못 말리겠다니까.”

도훈은 아마도 성수의 입김이 많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고생하는 후배들을 위해 십시일반으로 돈을 거둔 것이다.

‘참나. 그 형은 꼭 쓸데없는 짓을.’

[성수군이 역시 생각이 깊군요.]

‘공부하는데 책값도 많이 들 텐데.’

“일단 그것도 같이 챙겨놔.”

“네, 오빠.”

도훈이 매상을 정리하는 사이 후배들은 슬슬 테이블을 정리했다. 그런데 한곳에서 소란이 벌어졌다. 술에 잔뜩 취한 손님 한명이 진상을 피우는 것이었다.

“술 가져와. 돈을 내겠다는데 왜 술을 안줘?”

“저, 죄송한데 저희도 마감시간이라.”

“아씨, 마감이 어딨어? 손님이 다 마셔야 끝나는 거지. 나 아직 술 남았다고!”

어디에나 꼭 하나쯤 있는 진상이었다.

남학생 몇 명이 나서서 말려보았지만, 이미 잔뜩 취한 손님들은 오히려 욕설을 하며 대들었다.

“어쭈? 한 대 치겠다? 쳐봐? 아씨, 이것들 운동배웠다고 사람 치네?”

“제가 언제요?”

카운터에서 가만히 보고 있던 도훈이 나섰다.

“왜? 무슨 일이야?”

“아니 저기 손님이 마감한다는데 자꾸 술을 더 가져오라면서.”

이미 다른 테이블은 거의 치워진 상태였다.

남자 셋이서 놀러온 손님이었는데, 복학생쯤 되어보이는 나이였다.

“야! 여자들 할 일 없으면 와서 술 좀 따르라고 해!”

“으하하! 맞아. 우리가 굳이 여길 왜 왔겠어? 서빙하는 애들 반반해서 왔더니만.”

“저 새끼가!”

보다 못 한 영철이 나서려는데 도훈이 그를 말렸다.

“영철아.”

“네, 형.”

“신경쓰지 말고 나머지 정리해 내가 처리할게.”

“형, 그냥 저희 선에서 처리할게요. 좆만한 새끼들이 여기가 어디라고.”

체육교육과 남학생들은 나름 운동을 배운 학생들이라 타과에 비해 훨씬 건장했다. 그런데도 시비를 거는 것은 보니 술에 많이 취했거나, 작정하고 깽값을 받으려는 무리로 보였다.

하지만 도훈은 괜히 일이 커질까 우려했다.

‘괜히 싸움이라도 나면 내일 영업도 곤란할 거야. 내가 조용히 처리해야겠다.’

후배들을 돌려보낸 도훈은 세명의 진상들 앞에 정중히 나섰다.

“손님 무슨 일이십니까?”

“뭐야? 니가 사장이야?”

“사장은 무슨. 좆도 어려보이는데.”

“왜? 한 판 뜰까?”

도훈은 더 이상 말이 통하지 않는 것을 보고 놈들을 살기어린 시선으로 노려보았다. 내공을 실어 담은 눈빛은 보통 사람은 감히 쳐다보지 못할 정도로 무시무시했다.

“···부탁인데 좀 나가주시면 안 될까요?”

말은 부탁조였지만, 은은한 살기를 담은 목소리였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