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5. 대학 축제-90-
이어지는 올려치기.
가끔씩 피니쉬로 쓰곤 하는 나의 필살기 중 하나다. 엉덩이를 터질듯 꽉 잡고, 허리와 침대의 반동을 이용해 밑에서 위로 쉼없이 꽂아버린다. 올려치기가 시작되자 하린이 절정을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흐읏, 오빠, 이거 무슨···, 흐앗, 학!"
나의 올려치기는 조금 특별하다.
바로 기계보다 빠른 속도.
'1초에 10번 피스톤 쌉가능.'
[어떻게 하는 겁니까?]
'침대의 스프링을 최대한 활용하는 거지.'
[네?]
'간단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아. 타이밍을 맞춘다고 해야 하나?'
[전혀 이해가 안되는 설명입니다.]
'그러니까 반발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거야. 작용과 반작용 알지?'
[네.]
'침대가 튕겨나올 때 최대한 허리를 내리는 거야. 그럼 서로 밀어내는 힘으로 더 강한 상승이 가능하거든.'
[오.]
'그리고 침대가 움푹 들어갈 때 나는 허리를 들어 박고 있는 거지.'
[그럼 다시 되돌아올때 침대의 반동이 또 다시 작동하겠군요.]
'맞아. 보통 사람들은 그 미묘한 타이밍을 맞추기 쉽지 않지. 엇박자가 난다고 해야 하나?'
[하지만 주인님은 놀라운 운동신경으로 그것을 극대화 시킬 수 있고요?]
'빙고. 원래도 1초에 7번은 가능했는데, 무공을 익힌뒤로 1초에 10번이 가능해진 거지.'
[대단합니다. 실로 섹스 머신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겠군요.]
섹스 머신.
흔히 기계처럼 강직하게 박아대는 사람에게 부여되는 별호.
하지만 나는 문자 그대로의 섹스 머신이었다. 간혹 서양 야동에 등장하는 피스톨 머신(?)에 비등한 속도로 박음질이 가능하니까.
더구나 인조적인 딜도가 아닌, 천연의 잦이로 그것을 실행해 낼수 있었다.
당하는 여자의 입장에선 평생 느껴보지 못한 특별한 오르가슴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투다다다다다다다다다!
머신건같은 나의 올려치기에 하린이 자지러지기 시작했다.
아니 여자니까 보지러진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눈물 콧물 다 쏟아 온 몸의 구멍이란 구멍에서 질질 체액을 쏟아냈다.
"오빠, 학! 옵! 하아 아아앙, 하린이 가버려엇!"
절정에 달한 하린이 간질환자처럼 사지를 비틀며 발작했다. 그러나 나에게 꼭 안겨 있었기에 달아나지 못하고 계속해서 극치에 달하는 절정을 온 몸으로 받아내야 했다.
"흐악, 학! 흐으아앙! 그, 그만, 그만!"
하린이 울먹이며 나에게 사정했다.
그녀의 사정에 감동하여 나도 사정했다.
"흐윽!"
머신건이 가동을 멈춘 순간 뒷골이 당길만큼 찌릿한 자극이 전 립선을 지나 폭발했다.
부와왘!
하린이 쏟아지는 정액을 담지 못해 밑으로 주륵 흘러내렸다. 그녀는 사정 후 한참동안 몸을 덜덜 떨면서 오르가슴의 여운을 만끽했다. 나는 그녀를 껴안은 채 오랫동안 안아주었다.
* * *
섹스를 마친 하린은 처음 봤을 때보다 훨씬 밝아진 표정이었다.
마치 등판이 흠뻑 젖을 만큼 운동을 하고 난 뒤 샤워를 끝낼 때의 개운함이랄까?
그녀는 침대에 나란히 누워 도훈을 옆으로 껴안았다.
"너무 좋아요."
"침대가?"
"아니, 오빠랑 같이 누워 있는 거요. 갑자기 엄청 후회되네요, 교대 간다고 충주까지 내려간게."
"교대 가고 싶어서 재수한 거 아니었어?"
"아니 공부 더 열심히 해서 서울에 있는 교대를 갈 걸 그랬어요. 그럼 오빠랑 더 자주 볼 수 있었을텐데."
"서울에 남았어도 우리가 안 사귀었을 수도 있잖아."
"꼭 사귀겠다는 뜻은 아닌데? 그냥 이렇게 같이 있기만 해도 상관없어요, 전."
"풉-. 못 보던 사이 엄청 개방적으로 변했는데? 이제 남자친구는 안중에도 없는 거야?"
하린이 눈을 흘기며 도훈을 째려보더니 갑자기 도훈의 젖꼭지를 세게 쪽- 빨았다.
"앗, 뭐야? 자국남는다고."
"흥, 날 놀린 대가예요. 다른 여자 만날 때 의심받으라고."
"참나."
"저 남자친구랑 그냥 헤어질까봐요."
"정말?"
"네."
"나 때문은 아니지?"
도훈이 혹시나 싶은 마음에 물었다.
원활한 섹파를 위해 남친과 헤어지는 것이라면 말리고 싶었다.
"전혀요. 제가 말했잖아요. 요새 남자친구 좀 이상한것 같다고."
"섹스를 전혀 안하려고 한댔나?"
"그것만 문제가 아니예요."
하린이 남자친구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녀가 남자 친구를 사귀었던 계기는 단순한 외로움 때문이었다.
도훈 덕분에 일찍 성에 눈을 뜬 하린은 남자친구가 없이는 견딜 수 없는 몸이 되고 말았다. 남자친구는 잘생긴편은 아니었지만, 성실하고 착한 성격이었다. 더구나 외로움에 허덕이는 하린에게 너무나 잘 해줬기 때문에 하린도 그 모습에 감동해 사귀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물론 잠자리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하린이 워낙에 성욕이 강한 편이고, 하필 유일한 비교상대가 도훈이었기 때문에 그건 어느 남자를 사귀었더라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래도 혼자 자위를 하는 것보다는 훨씬 좋았기에, 그녀는 크게 불만을 드러내지 않고 계속 남자친구와 연애를 이어갔다.
남자친구의 태도가 수상해진 것은 여름 방학 쯤이었다.
"갑자기 여름 성경 학교를 가겠다는 거예요."
"독실한 신자였나 보지."
"절대로. 전에 말했지만 좀 이상한 거 믿는다고 했잖아요. 일요일에 교회가는 꼴은 본 적도 없는데, 갑자기 성경학교를 간다니 이상하잖아요."
"누가 전도를 했을까?"
"암튼 그렇게 여름 방학 한 달을 사라지더라고요. 가끔 문자는 하는데 영상통화 같은 건 절대로 안받고."
도훈이 눈쌀을 찌푸렸다.
"설마 바람?"
"말도 안돼요. 숫기하나 없어서 교대에서도 인기 없는 스타일인데."
"또 모르지. 취향은 다 다르니까."
"그게 아니라 교대 다니는 남자라면 성비 불균형 때문에 적당히 인기는 있거든요? 근데 그 오빠는 절대 그런 쪽은 아니었어요."
"아, 이해했어. 혹시 사이비 종교 같은 것에 빠졌을까?"
"아마도 그런것 같아요. 저번에 PK단 회합 어쩌고 했다고 했잖아요."
"응."
도훈도 1학기 때 하린을 만났을 때 그 얘기를 듣고 하린의 남자 친구가 PK단의 끄나풀이라고 추정했다.
"어쩌면 거기를 다녀온 것 같아요."
"한 달 씩이나?"
"네. 거길 다녀온 뒤론 진짜로 이상해졌거든요."
"정확하게 어떻게 이상해졌는데?"
"제가 오랜만에 봤으니 분위기 잡고 자취방에서 한 번 하려고 했는데, 극구 못한다더라고요."
"왜?"
"그래서 내가 농담처럼 오빠도 생리하냐고 물어보니까 뭐라고 하는 줄 아세요?"
"뭐라고?"
"동자공, 어쩌고 하면서 헛소리를 하는 거예요."
"으잉?"
'로시, 저거 무공 말하는 거 아니냐?'
[네. 도가나 불가 내공심법의 일종입니다. 근데 일반인이 갑자기 무슨 동자공을 수련한다는 걸까요?]
"그래서 제가 그게 뭐냐고, 한 달 만에 본 여자친구를 내버려둘 정도로 대단한거냐 따지니까 그러더라고요. 자긴 큰일을 해야하니 조금만 참아달라고."
"참아?"
"네. 섹스는 결혼하고 나서 해도 되지 않겠냐면서."
"갑자기 분위기 혼전순결? 그럴거면 처음부터 하지 말았어야지."
"그러니까요. 첨 할 때만 해도 제 가슴 너무 좋다고 물고 빨고 해놓고···. 아, 이건 굳이 말할필요 없구나. 암튼 너무 이상하잖아요. 한 달간 사라진 것도 그렇고, 돌아와선 동자공 어쩌고 혼전순결 한다는 것도 그렇고."
"이상하긴 하네. 혼전 순결을 지킨다는 게 꼭 나쁜 건 아니지만."
"나쁜 거죠. 저는 외로워서 만난 건데, 그럴 줄 알았으면 안 만났죠."
하린이 그때의 생각에 화가 치미는지 계속 씩씩거렸다.
"그래서 헤어지기로 한 거야?"
"처음부터 그럴 생각은 아니었어요. 솔직히 같이 있을 땐 나한테 엄청 잘해주거든요.사람도 착하고.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지겠지 하고 지켜봤는데, 전혀 태도가 안 바뀌더라고요."
"저런."
"그래서 헤어지려고요. 도저히 이 사람하고 답이 안 보여서."
"괜찮겠어? 과CC가 깨지면 타격이 좀 클텐데."
"무슨 결혼했다가 헤어지는 것도 아닌데요, 뭘. 그리고 나 좋다는 애들도 많아요."
하린이 슴부심을 내비쳤다.
"많아?"
"남친 있을때도 은근히 Dm 보내고 하트 누른 남자애들 좀 있었어요. 잠깐 혼자 있으면서 적당히 즐기려고요."
"그렇구나."
"물론 오빠만 만날 수 있으면, 그런 애들 필요도 없겠지만."
"아니야. 난 딱히 그런 거 신경안 써. 너 남자친구 있어도 괜찮았는데 뭘."
"히히-. 오빠 너무 좋아."
하린이 도훈의 겨드랑이속으로 파고들었다.
도훈은 그런 그녀를 놔두고 생각에 잠겼다.
'이거 PK단 관계된 것 같지?'
[네, 제가 볼때는 확실합니다.]
'듣고 있는데 이상한게 한두가지가 아니야. 여름 방학 한 달간 합숙을 시킨것도 그렇고, 동자공이니 어쩌니 씨부리는 것도 그렇고. 하린이 남친이라는 애는 그냥 끄나풀 아니었어?'
[네. PK단이었으면 하린양이 진작 수상하다는 걸 알았겠죠.]
'어쩌면 갑자기 능력을 개화했을까?'
[음, 그건 알 수 없습니다만.]
'다음에 한 번 시간내서 조사할 필요가 있겠어. 이 놈들 대체 뭘 꾸미는 거지?'
[미호양을 불러 물어보면 되지 않을까요?]
'그것도 가능하긴 한데, 아마 충주에서 벌어진 일이면 미호는 모를 가능성이 크지.'
[아, 그렇군요. 점조직이라.]
'이것들 진짜 뭘 노리고 있는지 알아내야겠어. 능력자도 아닌 평범한 시민까지 끌어들이다니.'
[조심하십시오. PK단은 너무나 크고 거대한 조직이니까요.]
'그래야지.'
해후를 마친 도훈과 하린은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도훈은 학과 주점 핑계를 대며 하린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더 오래 못 있어서 미안해. 학과 회장이라서 지금부턴 주막에 계속 붙어있어야 하거든."
"네, 괜찮아요. 저도 애들한테 가보려고요. 소개팅 잘 됐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래. 친구들하고 재밌게 놀아. 우리과 후배들 순진하니까 너무 골려먹지 말고."
"히히, 저희 애들도 착해요. 다음에 서울오면 또 연락드릴게요."
"언제든지."
하린과 헤어진 도훈이 주점으로 돌아갔을 때는 이미 후배들이 먼저 개시한 상황이었다. 총괄 매니저 격인 서현이 동기들을 독려 해가며 오픈 준비를 서두르고 있었다.
"엇, 도훈 오빠."
"벌써 시작했어?"
"아뇨. 이제 막 테이블 세팅 끝냈어요. 주방조는 안주 재료 다듬고 있고요."
"회장님, 오셨어요?"
"어, 고생한다."
서현은 도훈이 사장이라도 되는 것처럼 하나하나 보고를 시작했다.
"맥주는 어제보다 좀 더 발주했어요. 어제 손님 오는 거 보니 중간에 술이 부족할 것 같더라고요."
"어, 잘했어."
"아, 그리고 게임 대회 참가했던 애들 소식을 들으셨죠?"
"응. 8강에서 아쉽게 떨어졌다면서?"
"네. 다들 밤새고 연습해서 많이 피곤했나 보더라고요. 저녁까지 쉬고 밤 늦게 합류한다고."
"그럴만 하지. 대회 끝나면 긴장이 한번에 풀려버리니까."
"대신 오늘은 3학년 선배들께서 도와주시기로 하셔서 인원은 문제 없을 것 같아요. 성수 오빠도 오신다고 하던데."
"그 양반은 공부나 할 것이지, 뭐하러 또."
"히히. 아마 도와준다고 해놓고 안주만 축낼 것 같아요."
서현은 여전히 믿음직스러웠다.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정도가 아니라 철저할 정도로 완벽했다.
'역시 서현이가 일은 잘한단 말이야.'
[주인님이 맘껏 돌아다닐 수 있는 것도 서현양 때문이죠.]
'그렇긴 해.'
"아 맞다. 동기 여자애들은 체육관으로 코스튬 의상 갈아 입으러 갔어요."
"그랬어? 오늘도 입겠대?"
"네. 어제 저희 주점에 손님이 많았던 이유가 그것 때문인 것 같아서요. 다들 매상 올리기 위해서 열심이에요."
"그렇구나. 다들 고생하는 구나."
"맞다, 오빠 오늘 대회 우승하셨다면서요? 축하드려요."
"뭘, 운이 좋았지. 3개나 참가했는데 겨우 하나 건졌어."
"그게 어디예요. 역시 우리 회장님이 최고라니까."
"혹시 여자애들은 어떻게 됐어? 정음이랑 희주랑 경희도 나갔잖아."
"아, 못 들으셨어요?"
도훈은 설수지를 만난 뒤 하린을 마중나가느라 여학생들의 소식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어, 막 우승하고 인터뷰가 있어서."
"정음이가 2위, 희주가 3위했어요. 아쉽게 경희는 참가상만."
"잠깐? 1등을 못 했어?"
"네."
의외의 결과에 도훈이 당황했다.
그가 보고 갈때만 해도 정음이 가장 압도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럼 누가 우승했는데?"
"사회체육과 다니는 학생이었는데, 현역 피티 트레이너까지 하는 프로라고 하더라고요. 그런 사람이 뭣하러 아마추어 대회에 나와서는."
"그랬구나. 열심히 준비했는데 아쉽겠다."
"그래도 저희과에서 입상자가 두명이나 나왔는데요. 오빠는 1등까지 하고."
"그래. 그것도 잘한거지."
도훈은 1등을 했다는 사회체육과 여학생의 정체가 궁금했지만, 당장은 중요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바로 잊어버렸다.
'그래 차라리 잘된 걸지도 모르겠다.'
[네?]
'몇명 되지도 않는 사범대 체육교육과에서 피트니스 대회를 싹쓸어버리는 것도 모양새가 이상하잖아. 남자부 피지크 종목을 내가 우승하기도 했고.'
[하긴 그렇군요. 대학 내에 운동을 전문으로 하는 학과도 많으니까요.]
도훈이 애써 납득을 하고 있는데, 옷을 모두 갈아입은 1학년 여학생들이 주점으로 돌아왔다. 어제와 같은 코스프레 의상이었지만, 다들 부족한 점을 보강했는지 섹시한 느낌을 물씬 풍겼다.
'오, 오늘도 만석이겠구만. 잠깐, 근데 저건 또 뭐야?'
도훈은 코스프레한 여학생들 뒤에 서 있는 티라노 공룡을 보고 경악했다.
누군가 리얼한 공룡탈을 쓰고 나온 것이었다.
'서, 설마 정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