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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1255화 (1,222/2,000)

1238.. 2학년2학기-53-

막상 시켜놓고 보니 생각보다 야릇한 포즈였다.

홀딱 벗은 김양은 의자 위에 거꾸로 올랐다. 좌판 위에 무릎을 꿇고 앉아 상체는 등받이에 기댔다. 두 팔은 좌우로 벌려 팔걸이를 붙잡았는데, 불안정한 자세 때문인지 손아귀에 힘이 잔뜩 들어갓다.

"오, 오빠 이거 앞으로 넘어질 것 같은데···."

아슬아슬한 균형이었다. 물론 싸구려 의자가 아니라 확넘어가거나 하진 않을 테지만, 조금만 무게중심이 흐트러지면 자칫 봉변을 당할 수도 있었다. 그 긴장감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걱정 마. 내가 딱 붙잡고 있을 테니까."

나는 김양의 허리를 단단히 감싸 쥐었다.

동시에 내 쪽으로 당기자 바퀴 달린 의자가 주르륵 끌려왔다.

‘호오, 이거 좋은데?’

[네?]

‘아니 의자에 바퀴가 달려서 쑥쑥 미끄러지잖아.’

바짝 선 잦이를 김양의 봊이에 냅다 꽂았다. 그리고는 허리는 움직이지 않고 두 팔을 앞뒤로 잡아당겼다 놓으며 삽입을 시도했다.

"흐읏, 흐읏!"

뭔가 어색했다. 보통 뒤치기를 할 땐 내가 허리를 튕기는 게 일반적인데, 이번엔 나는 가만히 서 있고, 의자에 올라 탄 김양을 반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오오, 이게 리얼돌이랑 하는 느낌이구나.’

[갑자기 무슨 소립니까?]

‘아냐. 한번 상상해 봤어.’

아무튼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어떻게 하면 민감도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지 깨달아야 했다.

너무 둔감하면 지루에 빠질 것이고, 너무 예민해도 조루를 피할 수 없다. 조루와 지루 사이 그 어딘가. 완벽한 균형 점을 찾아야 했다.

퍼억퍼억!

"흐아앙, 아앙, 너무 좋아!"

내가 감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뒤치기를 하는 동안, 의자에 거꾸로 올라 탄 김양은 자지러지는 중이었다. 불안정한 자세가 주는 긴장감이 흥분을 더 하는 듯 했다.

‘···이쯤인가?’

한참 조율을 하던 중 느낌이 왔다. 그것은 무게중심을 찾는 것처럼 복잡한 일이었다. 중심점에서 조금만 흐트러져도 균형이 무너지고 마는. 그러나 평형을 이루는 순간은 명징했다.

‘찾았다!’

[오오, 감축드립니다.]

‘지루와 조루 사이. 충분히 느끼면서도 무디지 않을 정확한 포인트. 이게 바로 대물의 감각이야!’

[과연 색마의 후예십니다!]

변화된 신체에 적응이 되자 부쩍 자신감이 붙었다. 한창 뒤치기를 하던 김양을 허리를 잡고 의자에서 번쩍 들어 올렸다.

"꺄앗!"

서커스를 하듯 김양을 공중에서 한 바퀴 돌린 나는 순식간에 들어박기 체위로 전환했다.

"어맛!"

"내 목 끌어안아."

김양은 내 몸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두 팔로 목을 감싸안았다. 나는 두 팔로 허벅지와 엉덩이를 받쳐들고 수직으로 선 대물을 봊이에 꽂았다.

"읏차!"

들박 자세의 완성.

굳이 무리하게 해당 체위를 시도한 이유가 있었다.

들박은 일전에도 수없이 했었지만, 늘 중간에 지쳐 결국 멈출 수밖에 없었다. 천무지체와 내공으로 변화된 신체가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오, 오빠 이 자세 안 힘들어요?"

"걱정 말고, 넌 딱 대기나 해."

본격적인 들박에 앞서 두 다리를 넓게 벌리고 무릎을 구부렸다. ‘마보’라고 불리는 자세. 그리고는 김양의 하체를 들어 그대로 내리꽂았다.

"흐억!!"

들박은 중력을 고스란히 받기 때문에 박히는 쪽도 굉장한 삽입감을 느낀다.

다시 한 방.

"학!"

너도 한방, 나도 한방

"흐아아앙!!"

힘차게 들박을 하는데도 조금도 힘들지 않았다.

이전 같았으면 벌써 허벅지가 터질 것처럼 아프고, 두 팔이 잔뜩 부풀었겠지만, 내공의 영향인지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었다. 호흡 또한 일정하고, 좆끝은 여전히 단단했다.

‘이게 내공의 힘이라는 건가?’

자세가 안정되자 나는 쉼 없이 김양을 들었다 매쳤다.

잠깐하고 끝날 거라 예상했던 김양은 예상보다 훨씬 오래가는 폭격에 완전히 눈이 풀리고 말았다. 눈 흰자가 보이고, 입에선 단내가 났다.

"으엉, 오빠, 나 죽어!"

밑을 완전히 뚫어버리겠다는 각오로 오지게 박고 또 박았다.

마지막엔 김양이 몸부림을 쳤다.

"하악, 오빠, 잠깐 멈춰봐, 학!"

절정이 온 것같은 느낌에 나는 아랑곳 않고 냅다 박았다.

조금만 더.

조금만.

부와왘!!!

그 순간.

자극을 참지 못한 김양이 허공에서 분수를 내뿜었다.

놀란 마음에 잦이를 뽑아 번쩍 드는데 김양의 가랑이 사이에서 하염없이 물이 뿜어져 나왔다.

"흐앙, 나 어뜩해!"

쏴아아-!

비로소 나는 실감할 수 있었다.

무공이 섹스에 엄청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 * *

"우리 이거 해봐요, 이거."

"응?"

"창범 오빠 싸움 잘한다면서. 한 번 보여줘봐요."

고깃집을 나와 오락실로 향한 소연은 어린애처럼 신이나 있었다. 간만에 사람들과 어울려 노는 것에 바짝 텐션이 올라간 소연은 입구에 설치된 펀치 기계를 보더니 창범에게 해보라고 졸랐다.

"싸움이 아니라 눈싸움을 잘한다고 했잖아."

"에이, 그러지 말고요. 약한 모습 보일 거야?"

갑자기 반말을 하는 소연의 태도에 창범이 당황했다.

하지만 계속 빼자니 남자로서 자존심이 상했다.

"어디 그럼 한번…."

기계는 천장에 펀치 볼이 매달린 형태였다. 동전을 넣고 한껏 자세를 잡은 창범이 뒤에서부터 대쉬해 강펀치를 날렸다.

쾅!

"오, 박력 있다!"

소연의 칭찬에 창범이 어깨를 으쓱했다.

"뭘 이정도 가지고. 야, 신입이. 너도 한 번 해봐라."

850점의 점수를 기록한 창범이 신입에서 두 번째 기회를 넘겼다. 아무래도 자신이 돋보이기 위해선 신입이 비교대상이 되어줘야할 것 같았다.

"저, 저요?"

"그래. 나이 어린 네가 해야지, 너네 사장님 시킬까?"

"아뇨. 제가 할게요."

신입은 주먹질 경험이 없는지 자세부터 어설펐다. 겨우 점수를 기록했는데 700점에 못 미쳤다. 창범이 그것을 보고 의기양양했다.

"나도, 나도 할래."

술 취한 소연이 다시 동전을 집어넣더니 냅다 주먹을 휘둘렀다.

"540? 에이! 기계 고장났나봐."

점수가 낮게 나오자 실망한 소연이 입술을 삐쭉 내밀었다. 그러더니 옆에서 구경하던 미호에게 말했다.

"언니도 해볼래요? 아직 한 번 더 남았는데."

"난 그닥."

"아···. 잘못 쳤는지 손이 아파서 더는 못 하겠어요."

결국 소연은 한 번 더 남은 기회를 포기하고 오락실 안으로 들어갔다. 다들 입장하는데 뒤에 남은 대근이 슬쩍 펀치 기계 앞에 섰다.

"뭐하세요? 안 들어오시고?"

"어, 먼저 들어가."

직원들은 먼저 보낸 대근이 슬며시 웃었다.

신력을 가졌다고 평가받는 자신의 파워가 넌지시 궁금했던 것이다.

‘살짝 힘만 주면 괜찮겠지?’

대쉬를 해서 주먹을 날린 다른 사람과 달리 대근은 제 자리에서 가볍게 주먹을 휘둘렀다. 그러나 그 속도는 너무 빨라 그가 주먹을 휘두른 지도 모를 정도였다.

팡!!

대근이 주먹을 휘두르자 가죽 샌드백이 퍽- 소리와 함께 터져버렸다. 칼로도 쉽게 찢기 않는 질긴 재질이었으나, 무지막지한 대근의 파워에 산산조각이 난 것이었다.

"흐익!"

대근은 장사하는 도구를 고장냈다는 생각에 급히 자리에서 도망갔다. 남겨진 기계에는 측량 불가 수치인 1000이 찍혀 있었다.

"자, 다들 돈 나눠 줄 테니까 하고 싶은 거 하라고."

대근은 현금을 동전으로 바꾸어 나누어주었다. 소연은 돈을 받자마자 사격게임을 하러 간다며 신나서 달려갔고, 창범과 건은 평소 오락실을 자주 오지 않은 탓인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미호씨는 나랑 노래방이나 갈래?"

"그러죠."

두 사람이 동전 노래방으로 사라지자 둘만 남게 된 창범이 건에게 물었다.

"신입. 넌 잘하는 게임 없냐?"

"전 오락실은 처음이라."

"나도 주로 컴퓨터 게임만 하는데···."

소연 때문에 억지로 따라오기는 했지만, 창범은 오락실이 자기가 있을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근을 따라 노래방이라도 가려던 창범은 문득 농구 기계를 발견했다.

"우리 저거나 같이 해볼래?"

"농구요?"

"왜? 자신 없어? 내기할래?"

"무슨 내기요?"

"만원 빵, 국롤이지."

"진짜요?"

"남자가 한 입으로 두말하면 섭하지. 그럼 하는 거다?"

창범과 건은 농구 자유투 기계 앞에 섰다.

말이 자유투지 사실상 밑으로 내려오는 공을 쉴 새 없이 던저 링안으로 집어넣는 게임이었다.

학창시절 제법 농구를 즐겼던 창범은 자신만만했다.

‘흐흐. 내가 보기보다는 구기 종목은 좀 하거든.’

반면 건은 무표정한 얼굴이라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알 수 없었다.

"그럼 시작!"

벨이 울리자 창범이 허겁지겁 공을 잡아 골대에 넣기 시작했다. 애초에 농구라고 부르기도 뭐한 게 잡히는 데로 잡아 오른손 왼손 가리지 않고 많이 던지기는 게 훨씬 유리한 룰이었다.

‘흐흐흐! 만원 빵은 나의 승···. 으잉?’

정신없이 던지느라 건의 점수를 뒤늦게 확인한 창범은 자기도 모르게 입을 떡 벌렸다. 1초에 한 골씩 넣을 정도로 빠르게 스코어를 올린 자신과 비교해 건이 더블 스코어를 기록한 것이었다.

"뭐, 뭐야? 어떻게 한 거야?"

얼이 빠진 창범이 건의 게임을 지켜보았다. 건은 던지는 시늉만 할 뿐 실제론 공 하나가 끊임없이 골망을 왔다갔다 하는 중이었다.

즉 골망을 통과한 공이 다시 궤도를 그리며 위로 올라갔다가 다시 골망으로 떨어지는 식. 센서만 지나치면 골이 인정되었기 때문에 실제론 공 하나로 무한대를 점수를 얻고 있었던 것.

창범이 그 장면을 보자마자 분개했다.

"야! 염력 쓰는 건 반칙이지!"

"네? 쓰지 말라는 얘기도 없으셨는데요?"

"뭐라고?"

"내기라면서요? 최선을 다해야죠."

창범이 한 방 맞은 표정으로 되물었다.

"와, 이 새끼 알고보니 순전 사기꾼이네?"

둘이 대화를 하는 와중에도 공은 끊임없이 궤도를 그리며 점수를 기록하는 중이었다. 반면 창범 쪽은 동작을 멈추자 여전히 그대로였다.

삐이-!

1라운드 종료종이 울리자 창범이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더니 건에게 만원을 건넸다.

"에라이 씨! 먹고 떨어져."

"2라운드 더 남았는데 포기하시게요?"

"너 혼자 실컷 해 새꺄!"

창범은 건에게 주먹감자를 날리더니 씩씩거리며 사라졌다. 건은 돈을 주머니에 챙기더니 이번엔 창범의 공까지 염력으로 조작하며 양쪽 공을 모두 움직였다. 물론 주변에 다른 손님이 아무도 없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에이씨, 사기꾼 새끼. 누군 능력이 없어서 못 쓰는 줄 아나?"

오락실 밖으로 나온 창범이 담배를 피우는데 또 다른 사람이 튀어나왔다.

"아이씨 짜증나. 기계가 왜 고장인 거야? 어, 창범 오빠?

"

창범은 소연이 나오자 급히 담배를 뒤로 감췄다.

"넌 왜 나왔어?"

"뭘 또 숨기고 그래요? 한 두 번도 아니면서. 그냥 펴요.

"

얼굴이 발그레해진 소연이 창범의 곁으로 다가갔다. 창범은 담배 연기가 날까 봐 일부러 그녀를 멀리했다.

"오지마. 옷에 냄새 배여."

"웃기시네. 나도 한 대 줘요."

"뭐?"

"왜요? 나이도 어린 게 맞담배 피운다니 짱나시나?"

소연의 당돌한 요구에 창범이 어깨를 으쓱했다.

‘맞다. 저번에도 흡연실에서 같이 폈었지?’

소연이 흡연자라는 사실을 떠올린 창범이 조심스럽게 담배를 건네며 말했다.

"몸에 별로 안 좋으니까 그렇지."

"불도요."

창범이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였다. 그러나 실외라 그런지 라이터가 자꾸 꺼졌다. 그러자 소연이 바람을 막기 위해 창범에게 바짝 붙었다. 긴 머리가 살랑거리며 손등에 닿자 창범은 자기도 모르게 심장이 두근거렸다. 은근히 향기가 올라오자 창범은 숨이 멎는 것 같았다.

‘헐···. 나 왜 이러냐 진짜.’

겨우 불을 붙이는 데 성공한 소연이 창범에게 말했다.

"오빠나 조심해요. 나보다 훨씬 골초면서."

"그렇긴 한데···. 뭐 얼마나 살겠다고 담배까지 끊어?"

"뭐래? 아직 한참 어리면서. 오빠도 나랑 같은 20대 잖아."

같은 20대라지만 스물 아홉과 스물은 하늘과 땅차이였다.

단순히 계산해보면 창범이 대학을 들어갈 나이에 초등학교 4학년인 셈.

그 생각을 하자 창범은 죄책감을 느꼈다.

‘한참 어린애한테 연정을 품는 건 그릇된 일이겠지?’

"오빠, 나 진짜 좋아해요?"

뜬금없는 질문에 창범이 어버버 했다.

"뭐, 뭔 소리야 갑자기."

"너무 티나게 그러시니까 그렇죠. 근데 나 좋아하지 마요."

"……."

"오빠만 상처받으니까."

"내가 왜?"

자신을 좋아하지 말라는 소연의 말에 창범이 발끈했다.

"내가 어떤 사람인 줄 알고요?"

소연이 씁쓸하게 웃었다.

창범은 마음이 아팠다.

‘나이도 어린 게 무슨 저런 표정을….’

스무살 여대생.

끽해봐야 고등학교 때 사고를 쳤거나 가벼운 일탈을 즐겼을 거라고 생각했던 창범은, 문득 소연의 과거가 자신의 생각보다 훨씬 어두울 수 있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나 그닥 좋은 여자 아니에요. 오빠는 나보다 더 착한 여자랑 만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소연이 술에 취했는지 마음에 있는 말을 꺼냈다.

창범 역시 단 둘이 남은 지금 용기를 내서 말했다.

"그 사람 때문에 그래?"

"네?"

"나랑 나이 비슷하다던…."

"아…. 아니에요. 어차피 그 사람하곤 사귈 것 같진 않아서."

"뭐라고?"

소연이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그만해요, 우울한 얘기는. 나 다시 게임하러 갈래요."

담배를 비벼 끈 소연이 쌩하고 오락실로 들어갔다.

뒤에 혼자 남은 창범은 소연의 머릿속을 읽고 싶은 충동을 가까스로 억제했다.

‘…쳇. 어린애한테 휘둘리기나 하고.’

그날 밤 창범은 집으로 돌아가서도 쉽게 잠을 이룰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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