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6. 2학년2학기-41-
* * *
도훈이 한창 채원을 뒤치기하고 있을 무렵.
그를 위해 회사 자료를 빼돌렸던 김양은 곤경에 처해있었다.
"말해보라고. 내 컴퓨터 왜 만졌냐니까?"
최실장은 김양을 사무실로 불러 닥달하고 있었다.
김양은 처음에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실장님 컴퓨터를 왜요?"
"그러니까? 니가 내 컴퓨터를 만질 일이 뭐가 있냐는 거지? 넌 니 컴퓨터에 무슨 파일이 들어있는 줄도 모르는 컴맹이잖아?"
최실장의 추궁에 김양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김양이 파일을 빼돌린 시각은 이틀 전 점심시간. 다들 점심을 먹으러 나가는 참에 속이 안좋다며 홀로 사무실을 지켰다.
그렇게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바탕화면 암호를 모니터 아래에 포스트잇으로 붙여 놓을 정도로 조심성 없는 최실 장의 컴퓨터를 뒤져 파일을 복사해낸 것이었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갑자기 최실장이 자신을 호출하더니 대뜸 컴퓨터를 왜 만졌냐고 묻는 것이 아닌가?
김양은 괜히 최실장이 자신을 떠보는 거라고 생각했다.
분명 증인도 없었고, 흔적은 조금도 남기지 않았다.
"실장님 정말 너무 하시네요. 갑자기 저한테 왜 그러시는데요?"
"하-. 이것 봐라? 계속 오리발 내민다 이거지?"
최실장이 불쑥 손가락을 들어 천장 모서리를 가리켰다.
그곳엔 언제 설치했는지도 모를 조그만 카메라가 붉은 빛을 반짝이고 있었다. 김양은 순식간에 사색이 되고 말았다.
"너 저게 뭐라고 생각해?"
"······."
"하긴, 밑에 애들 몰래 야간에 공사했으니 알 턱이 있나?
몇 달전 쫓겨난 만식이라고 알지?"
"마, 만식이면···."
"그래. 고등학교 때 남의 오토바이 훔쳐 달아나가 소년 원 갔다 왔다는. 걔 갑자기 왜 사라진 지 모르지?"
"모, 모르는데요."
"하-. 씨발. 이래서 양아치 새끼들은 안된다니까. 애가 손버릇이 좀 안좋더라고. 하루는 지갑. 그 다음날에 시계.
사무실에 값비싼 물건들이 하나둘씩 도난당하는데, 당최범인을 찾을 수가 있어야지. 우리 사무실에 드나드는 새끼들이 좀 많냐?"
"······."
"그래서 그때 몰래 설치했어. 며칠 잠잠하더니 하루는 만식이가 내 서랍을 열어서 안에 넣어둔 미수금 봉투에 손대는 거야. 딱 걸렸지. 그 뒤로 만식이 어떻게 됐는 줄 알아?"
"모, 모르는···."
"손 잘랐어."
"네, 네?!"
"난 솔직히 그런 거 끔찍하더라. 먹고 살기 힘들어서 인생 막장이라는 사채까지 내려온 놈한테 너무하다 싶더라고. 근데 너 우리 회장님 알지?"
"존함만···."
"그 양반 평소에는 참 사람 점잖단 말이야. 젠틀하고, 매너있고. 아랫사람도 잘 챙겨주시고. 근데."
"······."
"우리 회장님이 딱 하나 싫어하는 거 있어."
"뭐, 뭔데요?"
"자기 돈에 손 대는 거."
"아···."
"하필 만식이가 회사 미수금을 훔친게 실수였어. 그날로 잡혀 들어가서는 회장님 앞에서 무릎꿇고 빌더라고. 카메라에 증거 딱 나오니까 빼박이잖아. 어떡하겠어? 가르마가 반대라고 우길거야? 회장님 뒤로 도끼 형님이 날을 갈았어, 이렇게. 슥삭슥삭."
최실장은 숫돌에 칼날을 가는 시늉을 실감나게 연기했다.
"와, 나도 옆에서 보는데 오줌이 찔끔 지리더라니까? 도끼형님 평소에 정장 입고 다녀서 티가 안 나 그렇지, 옷 벗으면 온 몸에 칼빵자국 있는 거 알지? 그 형님이 도끼 딱 들고 있는데 회장님이 그러는 거야."
"뭐, 뭐라고요?"
"손목 자르는 걸로 퉁 치자고."
"소, 손목을요?"
"그말 떨어지기 무섭게 도끼 형님이 도끼를 쾅!"
최실장은 그대로 책상을 쾅 소리나게 내리쳤다.
겁을 잔뜩 집어먹은 김양은 자기도 모르게 "엄마야!" 비명을 지르며 나자빠지고 말았다.
최실장이 그런 김양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김양아, 그러니까 좋은 말로 할 때 불어. 내가 괜히 이유도 없이 너를 불러서 갈구는 거 같아, 아니면 CCTV를 돌려보고 물어보는 거 같아?"
김양은 침이 바짝 말랐다.
세상에, 최실장의 사무실에 CCTV가 있었다니.
이건 빼도 박도 못할 실수였다.
"저, 저는 그러니까···."
"말하라니까? 내 컴퓨터에서 뭘 한 거냐고."
"그···."
"하-. 이거 참. 내 선에서 처리해주려고 했는데, 안되겠네. 도끼형님한테 전화를···."
"자, 잠시만요!"
김양이 벌떡 일어나 최실장 앞에 무릎 꿇었다.
"시, 실장님 하, 한번만 용서해 주세요. 저도 협박 받아서 어쩔수가 없었어요."
"협박?"
최실장이 눈꼬리를 치켜 올렸다.
"네, 그때 저희 사무실 쳐들어온 깡패같은 놈한테요···."
"호오, 계속해봐."
"그 자식이 실장님 컴퓨터에 있는 파일 빼오라고. 안 가져오면 절···."
"널 뭐? 강간이라도 하겠대?"
김양은 도훈에게 너무 미안했지만, 손목이 잘린 채로 살자신이 없었다.
"죽여버리겠다고···. 실장님도 보셨잖아요. 그때 그 새끼가 저 눈독 들이던거."
"어. 봤지."
"저한테 이거 시킬려고 그랬던 거예요. 퇴근하는 데 갑자기 골목길로 저를 끌고 가더니···."
"가더니?"
"절 막 때리고··· 흑흑, 파일 안 가져오면 죽여버리겠다고. 사무실 직원들한테 불면 가족들까지 싹 다 죽여버리겠다고."
"그래서. 그래서 놈한테 뭘 빼내 준거야?"
"···컴퓨터에 든 파일 전부요."
"전부를?"
"네···."
"그럼 놈이 내 컴퓨터에 든 장부랑··· 암튼 다 빼갔단 소리야?"
"네."
"하···. 씨발 이런 또라이 새끼를 봤나."
최실장이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웃었다.
삼일내내 이잡 듯 길거리를 뒤지며 놈을 쫓았는데, 놈은 대범하게도 사무실 여직원을 협박해 파일까지 빼돌린 상태였다.
"시, 실장님. 저 한 번만 살려주세요. 저도 어쩔 수 없었어요. 저 손 잘리면··· 흑흑···."
"조용히 해봐. 정리좀 하고."
그때 천장 모서리 걸려있던 카메라 모양 방향제가 시간이 되자 칙- 소리를 내며 방향제를 뿌렸다. 최실장은 깜짝놀라 헛기침을 크게했다.
"크흠. 이것참 골치아픈데···."
"실장님!"
무릎 꿇고 있던 김양이 사정사정하며 최실장의 바짓가랑이에 매달렸다. 가짜 CCTV를 들킬까봐 조마조마했던 최실장은 김양의 정신이 없는 모습에 안도했다.
‘멍청한 년. 이 방에 카메라가 어딨어? CCTV 달려면 컴퓨터에 하드디스크까지 연결해야 한다는 것도 모르나?’
사실 최실장은 우연히 누군가 자신의 컴퓨터를 만졌다는 사실을 깨닫고 가장 의심이 가는 김양을 불러 찔러본 것이었다. 분명 보고 있던 야동에 책갈피를 해놓고 껐는데, 전혀 다른 야동이 재생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좋아하는 배우가 생기면 주구장창 한 배우만 파는 스타일이었기 때문에, 갑자기 생뚱맞은 작품에 다른 배우가 등장하자 누군가 컴퓨터를 만졌다는 사실을 즉시 깨닫게 되었다.
사실 이는 김양이 호기심에 최실장이 보는 야동 파일 하나를 한번 클릭해 봄으로써 발생한 우스꽝스러운 촌극이었다.
그렇게 김양을 따로 불러 혹시나 몰라서 찔러보았는데 생각지도 않던 대어가 얻어걸린 것이었다. 참고로 만식이는 시골에 계신 아버지가 양아치짓 그만하고 농사나 배우라며 보내온 편지만 남기고 강원도로 떠난 참이었다.
‘이건 진짜 회장님한테 말씀드려야겠는데? 놈이 단순히 깽판을 치러 우리 사무실을 습격한게 아니란 소리잖아?’
최실장이 생각에 잠겨있는데 김양이 계속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울고 불고 생난리를 쳤다.
"흐으응, 실짱니임~!"
김양은 최실장의 태도에 따라 불구를 면할수도 있다고 판단했는지 필사적이었다. 자꾸 바지가 끌려내려가는 바람에 곤란해하던 최실장은 문득 김양의 상의 틈으로 깊은 골짜기를 보고 군침이 돌았다.
‘고년 빨통 보소? 가만있자. 평소 김양이 사무실 사람들한테 상당히 까칠했단 말이지? 무식한년이 얼굴 믿고 까부는 모습이 짜증났는 데 잘됐다. 요년 한번 홀라당 따먹어버려야지.’
"야 너."
"흑흑, 네, 실장님."
"너 내 말 한마디면 손목 날아가는 건 알지?"
"네, 네 실장님. 정말 죄송해요. 저도 협박받아서 어쩔 수···."
"변명은 집어치워."
"변명이 아니라 진짜로···."
"그건 중요한 게 아니야. 넌 어쨌든 우리 조직을 배신했고, 나 정도 위치에선 너를 커버쳐줄 수 없다는 뜻이야. 자칫하면 나까지 같이 엮여 들어갈테니까."
"흑흑 그럼 전 어쩌죠?"
"음···. 방법이 하나 있긴 한데."
"방법이요? 뭔데요? 제발 살려주세요. 저 진짜 너무 무섭단 말이에요."
"뭐긴 뭐야. 없던일로 하고 싹 입닫는 거지. 위로는 보고 안하고."
"저, 정말요?"
"CCTV고 뭐고 다 지워버리면 누가 알겠어? 지금 너랑 나밖에 모르는데."
"아···시, 실장님 그래주시면···."
"그래주면. 넌 뭘 줄래?"
"네, 네?"
최실장이 음흉한 눈빛으로 김양을 내려다 보았다.
"나도 널 살려줬으니 너도 합당한 댓가를 지불해야 하지 않겠어?"
최실장은 말없이 정장바지의 벨트를 풀기 시작했다.
김양은 그 순간 최실장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하- 씨발. 좆같은 새끼. 이럴려고···.’
하지만 당장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선 김양으로선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살기 위해 도훈을 모함했지만, 이번에야 말로 최실장에게 진짜 협박을 받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어쩔래? 똥씹은 표정 같은데 싫음 관두고."
"···아, 아니에요."
"그럼 뭐해? 바지 내리지 않고."
"네, 네!"
김양은 눈을 질끈 감았다.
어차피 처녀도 아니고, 놀만큼 놀아본 그녀였다.
최실장 좆대가리 좀 빨아준다고 상처를 받거나, 수치심을 느낄 성격도 아니었다.
김양은 벨트를 푼 최실장의 바지와 팬티를 동시에 내렸다.
아침에 샤워를 안했는지 최실장의 심볼에서 찌린내가 밀려왔다.
‘크흑, 좆밥같은 새끼. 좆밥냄새 오지네.’
하지만 김양은 인상을 찌푸릴 수 없었다.
지금 최실장의 비위를 거슬렸다간, 조폭 출신이라는 도끼에게 더 험한꼴을 당할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뭐해? 빨아."
"흡!"
김양은 눈 딱감고 최실장의 잦이를 빨았다.
이틀 전 빨아본 도훈의 것에 비해 간에 기별도 안가는 크기였다.
그러나 최실장은 평소 도도하게 굴던 왕싸가지 김양에게 자기 좆을 물렸다는 사실에 무척이나 만족해하는 표정이었다.
‘후후. 멍청한 년. 이번일로 넌 영원히 내 좆집이야.’
그러면서 동시에 이번일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심했다.
‘이걸 위에 알렸다간 김양은 물론 자료관리를 똑바로 안했던 나까지 같이 깨질게 분명해. 중요한 장부를 왜 허술하게 관리했느냐고 말이지. 일단 이건 먹어야 겠어 대신.’
"으음, 역시 김양. 잦이하나 기똥차게 빠는 구만."
최실장이 자기 밑에 매달려 잦이를 빨아주는 김양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김양은 최실장의 손길이 닿을 때 소름이 돋았지만, 꾹 참았다.
"빼돌린 자료를 놈이 가지고 있다 이거지?"
"···푸하, 네."
"뭐해? 대답하지 말고 고개만 끄덕이라고. 다시 물어."
"흡!"
"그럼 놈이랑 연락도 되겠다? 그치?"
끄덕.
김양이 오랄을 멈추지 않고 고개만 끄덕였다.
"연락처 가지고 있다는 거지?"
끄덕.
"잘 됐네. 안그래도 놈을 찾고 있었는데, 너를 이용해 불러내면 되겠어."
"···뭐, 뭐라고요?"
"뭐하는 거야? 왜 멈춰?"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저를 이용해 불러낸다는 말은 ···."
"왜? 아니면 그냥 도끼형님한테 갈까? 도끼형님한테 가도 결과는 똑같아. 아, 니 손목은 남아나지 않겠지만."
"아···."
"뭐야? 이제와서 지금 그 새끼를 감싸주겠다는 거야?"
"무,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그 깡패 자식을 왜요?"
"근데 표정이 왜 그래?"
"그게 아니라···, 그 사람이 절 협박했단 말이에요. 불면 다 죽여버릴거라고. 저뿐만 아니라 저희 가족까지."
"개소리 말라 그래. 놈이 싸움 좀 한다고 도끼형님한테 상대가 될 것 같아? 그땐 방심해서 당했지만, 회장님 밑에 애들이 몇인지는 알지? 게다가 석산파까지 우릴 비호하고 있다고."
김양은 최실장의 얘기가 무슨 뜻인지 몰랐지만, 어쨌든 이대로는 도훈을 더 이상 감쌀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흐흑, 미안해요. 내가 살려면 나도 어쩔 수 없을 것 같아요.’
"아, 알겠어요. 연락할게요."
"그건 좀있다 해. 나도 애들 모아서 준비를 해야 하니까.
그건 그렇고···."
최실장이 발딱 선 잦이를 껄떡였다.
"충분히 선 것 같으니 이제 좀 식혀야겠는데, 김양 거기다 푹 꽂으면 나을려나?"
"······."
김양이 입가에 묻은 침을 닦더니 팬티를 스스로 끌어내렸다. 그리고는 치마를 위로 말아 올리더니 책상 모서리를 붙잡고 뒤로 돌았다.
"어쭈. 알아서 대주네."
최실장은 싱글벙글 웃으며 김양의 뒤로 다가갔다.
토실토실 살이 오른 엉덩이가 참으로 박음직 스러웠다.
"그럼 어디 맛 좀 볼까나."
최실장이 대뜸 김양의 뒤를 덮쳤다.
* * *
"헉!!!"
채원은 도훈의 대물이 뒤로 들어오자 저도 모르게 비명을 내질렀다.
그것은 어마어마했다.
아니 무시무시했다.
뒤에서 쇠막대기가 봊이로 꽂히는 기분이었다.
충격적일 만큼 강렬했지만, 동시에 솜털까지 곤두서는 짜릿함을 느꼈다.
‘마, 말도 안돼. 더 단단해졌잖아?’
단 한방의 삽입으로 김양은 도훈의 진가를 깨달았다.
이 남자.
뒤로 더 잘한다는 걸.
퍼억, 퍼억!
도훈이 사정없는 몰아치기를 시작했다.
그때 머릿속에서 삐이- 하는 경보음이 울렸다.
‘뭐, 뭐야 이건?’
[주인님! 누군가 주인님의 어장을 침범하고 있습니다!]
‘뭐라고?’
도훈은 어처구니가 없어 잠시 동작을 멈추었다.
‘감히 어떤 새끼가!’
남의 여자는 실컷 따먹고 다녀도, 자기 여잘 건드리면 빡도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의 화신이 화가 잔뜩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