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4. 질투는 나의것-39-
뒤치기는 라인이 생명이다.
여성이 남자에 비해 신체의 곡선이 훨씬 발달한 편인데, 후배위를 위해 엉덩이를 내민 자세는 그 곡선을 가장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당긴 활 시위처럼 오목하게 들어간 척추. 뒤에서도 얼핏얼핏 보이는 풍만한 유방에서 허리까지 흘러내리는 허리 라인.
그리고 가장 하이라이트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보았을 때 시야를 가득 채우는 풍만한 엉덩이다.
흔히 남자들 사이에서 논쟁이 지속되는 분야로, 여성미의 기준을 가슴이냐, 골반이냐를 두고 첨예한 대립이 있어왔다.
여자는 가슴이 크고 예뻐야 한다.
모르는 소리다. 허리가 가늘고 골반이 커야 진짜 여자라는 둥.
하지만 지금 시엘의 후배위 자세를 보게 된다면 대부분의 남성들은 골반 파로 돌아설 것이라 확신한다. 그녀의 뒷치기 자세는 너무나 요염하고 섹시했다.
"와···. 넌 뒤태가 정말 끝내주는구나."
"뭐, 뭐라고?"
"뒤에서 보는 라인이 죽인다고. 춤을 많이 춰서 그런가, 몸 선이 살아있달까?"
"벼, 별소리를 다···."
시엘은 몹시 부끄러워했지만 내심 내 칭찬이 마음에 들었는지 귀밑까지 달아올랐다. 나는 고양이가 기지개 펴듯 앞으로 팔을 쭉 내밀고 엉덩이를 높이 치켜든 시엘의 뒤에 바짝 달라붙었다.
그녀의 러브 핸들을 붙잡고 갈라진 봊이를 향해 대물 저격총을 정조준한다.
이윽고 방아쇠를 당기자, 묵직한 대물이 초고속 열차처럼 터널을 진입했다.
푸욱-!
"허억!!"
단숨에 꿰뚫은 대물에, 시엘이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마치 고양이가 움찔 놀랄 때 몸을 h자로 접는 것처럼, 시엘의 몸이 반대로 크게 휘어졌다.
"도, 도훈아 너무 깊어!"
"원래 뒤로 하면 좀 더 깊이 들어가."
아까보다 담담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튜토리얼은 끝났으니,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실전에 들어갈 차례임을 암시하듯.
"그럼 간다."
뿍찍-!
허리를 뒤로 살짝 젖혔다가 힘차게 앞으로 찔렀다.
사타구니가 시엘의 탱탱한 엉덩이와 부딪히며 되 튕겨 나왔다.
"학!"
뿍찍!
"하, 학!"
대물이 한 번 박힐 때마다 시엘은 온몸으로 반응했다.
신음은 가장 높은 데시벨로 커졌고, 몸 전체가 부들부들 흔들릴 정도였다. 그러면서도 아무 말 않고 꿋꿋이 버티고 있었다.
‘슬슬 적응해 가는 모양이군.’
[근데 너무 세게 하시는 거 아닙니까? 시엘양은 나이가 많아도 초보에 가까운데요.]
‘숫처녀도 아닌데 무슨? 진짜 아다면 이렇게 안 했지.’
[섹스가 고통으로 느껴져서 경험을 많이 못 했을 거라고 말씀하신 건 주인님이신데요.]
‘아니. 그녀는 충분한 포텐을 가지고 있어. 이제껏 제대로 된 선생을 못 만나서 본인만 몰랐을 뿐이지. 그리고 지금 신음이 커지는 건 아파서가 아니야.’
[그럼요?]
‘시엘의 두 손을 자세히 보라고.’
[두 손이요?]
앞으로 완전히 엎드린 시엘은 두 손으로 시트를 강하게 움켜쥐고 있었다. 그것은 쾌락을 느낀다는 강력한 증거였다.
‘시엘은 지금 생전 처음 닿는 대물의 도달 위치에 놀라는 것 뿐이야. 태어나서 한 번도 닿아본 적 없는 깊숙한 곳을 찔리는 셈이니까. 하지만 여자가 저렇게 시트를 움켜쥔다는 건 강력한 쾌감의 증거거든.’
[역시 주인님이십니다.]
‘좋은 교사는 늘 부드럽게만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야. 밀어붙일 땐 때때로 한계를 돌파시켜 주는 거지. 시엘은 지금 준비 끝났어.’
퍼억!
"하으으으으으! 도, 도훈아!"
"어때? 깊어?"
"어, 엄청. 엄청 깊이 들어와!"
"느낌이 어때? 괜찮아?"
"모, 모르겠어. 막···. 네가 들어올 때마다 팔에 소름이 돋아서···. 허억!"
대답을 듣기도 전에 한 번 더 세게 박았다.
시엘은 다시 자지러지며 숨을 헐떡거렸다.
"안 아픈 것 같으니 이제 속도 좀 내볼게."
"자, 잠깐. 이게 다가 아니야?"
"무슨 소리야? 겨우 시동만 걸었을 뿐인데."
그 말은 허세가 아니었다.
물론 느리게 깊이 박는 것도 스킬 중 하나긴 하지만, 시엘을 완전히 보내기 위해선 생전 경험한 적 없는 스피드가 필요했다.
이른바 대물 저격총의 초고속 연사 모드랄까?
"그럼 간다."
"아, 아아아!"
속도를 서서히 끌어 올려 박음질을 시작했다.
뒤치기를 누가 만들었는지 몰라도, 사실 섹스에 있어선 가장 이상적인 체위다. 여자는 더욱 깊이 느끼고, 남자는 최대 스피드까지 뿜어낼 수 있다.
퍼억퍼억퍼억!
"아아앙, 아아아!"
속도를 두 배로 올리자 시엘의 신음도 더 커져갔다.
한 번 탄력이 붙은 박음질은 훨씬 수월했다. 탱탱한 시엘의 엉덩이가 반작용 효과를 주며 튕겨내면 그 반발력으로 다시 추진하며 밀어내는 식이다.
비유하면 바닥에 농구공을 튕기는 것처럼?
속도를 늦춰 튕기는 것보다 어느 정도 속도가 붙을 때 더 안정적이듯, 뒤로하는 박음질 역시 적당한 궤도에 오르자 훨씬 자연스러워졌다.
"흐아앙, 어뜨케, 아아아앙!"
그 와중에도 시엘은 평생 느껴본 적 없는 시원한 뒤치기에 열광하고 있었다. 아마 지금쯤 모공이 전부 확장되고, 뇌에서는 강력한 아드레날린이 분출되고 있을 것이다. 격렬한 섹스는 인간을 각성시키는 완벽한 흥분제니까.
"으아아앙, 도도도도도후누누누···흐아아아아아!"
계속 속도를 높이자 제대로 말도 못 할 정도였다.
박을 때마다 몸이 앞뒤로 흔들리며 발음이 새어나왔다.
"흐아아아아아아아앙!"
‘더 빠르게!’
[여기서 더요? 빠르게만 박는 것은 초보나 하는 거라고 주인님이···.]
‘아니지. 무턱대고 제어를 못하는 게 초보라는 소리지, 지금은 천천히 RPM을 올려왔잖아. 이제 엔진은 충분히 달궈졌어. 냅다 악셀을 밟을 타이밍이라고.’ 농구공을 튕겨본 사람은 알겠지만, 빠른 바운드를 위해서는 공의 위치를 낮게 잡아야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나는 깊이를 적당히 생략하고 짧게 끊어치는 느낌으로 더욱 속도를 높였다.
"으아아아아앙! 아아아아아아앙!"
시엘은 거의 정신을 놓을 것 같은 모습이었다.
절정을 느끼는 그녀를 보며 나 역시 마무리를 준비했다.
"시엘아, 싼다!"
"아아아앙!"
그녀는 질싸를 말라는 말을 할 정신도 없는 모양이었다.
중간에 빼기는 아쉬웠으므로 그대로 안에 내질러 버렸다.
부와왘!
골반을 끝까지 붙이고 마지막 절정의 순간에 모든 걸 게 워냈다. 시엘은 사정의 순간에도 경련을 일으키는 것처럼 부들거렸다.
"흐아, 흐아아아···."
이윽고 사정을 마친 내가 옆으로 쓰러지자 시엘 역시 고양이 자세를 풀며 스르륵 앞으로 쓰러졌다. 그녀의 구멍에선 진한 점성의 백탁액이 몸밖으로 흘러나오고 있었다.
* * *
질펀한 섹스를 마친 두 사람은 잠깐 얘기를 나누다 곧바로 헤어졌다. 새벽 두 시가 넘자 시엘의 핸드폰이 불이 났던 것이다.
택시를 같이 타고 바래다준다는 도훈의 제의에도 시엘은 부모님이 집 밖으로 나와 기다리고 있을 거라며 한사코 거절했다. 다만 오늘 못다한 얘기는 다음에 만나서 하자면서 여운을 남겼다.
시엘을 택시태워 보내고 홀로 남게된 도훈은 담배를 꺼내 물며 사정의 허탈감을 달랬다.
[축하드립니다. 드디어 업적을 마무리하셨군요. 정말로 기나긴 여정이었습니다.]
‘5개의 직업 순회 공략이라 더 길었던 것 같아.’ 도훈의 업적 착수는 1학기 교생 실습이 지나고 시작되었다.
우연히 방문한 왁싱숍을 시작으로, 왕가슴 여경인 왕빛 나, 그리고 만만치 않은 폭유 간호사 박지애를 징검다리 삼아 연을 맺게 된 여의사 안소영. 학과 후배의 사촌동생으로 연결된 아이돌 그룹까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치어리더인 황시엘을 공략함으로써 대장정을 마무리 한 것이다.
‘와···. 돌이켜 보니 엄청 길었네. 이렇게 오랫동안 공들인 미션이 있었나 싶은데.’
[그렇죠.]
‘참 업적 보상은 뭐였지? 과정이 힘들었던 만큼 보상도 크겠지?’
[보상을 제가 말씀 안 드렸던 가요?]
‘몰라. 기억이 안나는데.’
[업적 보상은 ‘헤드 헌팅 버프’입니다.]
‘헤드 헌팅?’
[네. 앞으로 주인님은 ‘직업여성’들을 상대할 시 호감도의 10%가 올라가는 매력버프를 받게 됩니다.]
‘직업 여성이라고 하니까 좀 이상한데?’
[나쁜 의미가 아니라, 직장에 다니는 여성을 의미합니다.
학생은 당연히 배제되고 아르바이트나 일용직이 아닌 진짜로 직장생활을 하는 여성들에 한해서 말이죠.]
‘오호라. 특수 직종들을 공략했더니, 오피걸에 대한 버프가 생긴 거구만.’
[맞습니다. 해당 버프는 패시브 스킬로 주인님이 따로 발동하지 않아도 현재부터 적용됩니다.]
‘근데 10%상향이면 너무 짠거 아니냐. 고생에 비해 성과가 미미한거 같은데.’
[아니죠. 통상 이성적인 관계로 발전하기 위해서 필요한 호감도가 70이라고 볼 때, 이젠 64까지만 호감도를 넘겨도 버프를 통해 70을 넘길 수 있는 것이니까요. 6 .4가 가산되니까요.]
‘아하, 진입장벽이 엄청 낮아진 거구나?’
[그렇죠. 주인님은 첫인상이 좋은 편이라 기본으로 60을 깔고 가기 때문에 조금만 매력을 발산해도 금새 꼬실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단, 상대가 직업여성일 경우에만요.]
‘직업 여성이라고 하니까 이상하게 들려. 커리어 우먼이라고 해.’
[네, 제말이 그말입니다.]
도훈은 새롭게 받은 패시브 스킬의 설명을 듣고 만족했다.
사실 대학 안에서는 이런저런 다양한 버프를 통해 쉽게 호감도를 충족시킬 수 있었지만, 학교 밖에서는 말 그대로 맨땅에 박치기였던 것이다.
특히 사회 생활을 하며 직장에 다니는 여성들에게 아직 대학을 졸업 못 한 어린 남자에 대한 비호감도를 떠올린다면 상당히 의미있는 버프라고 할 수 있었다.
‘좋아. 이 버프만 있으면 어떤 직업이든 다 공략할 수 있겠어.’
[그나저나 여기서 이럴게 아니라 지희양에게 연락해 보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아, 맞다.’
오매불망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지희가 생각난 도훈은 급히 담배를 비벼 끄더니, 잠깐 고민에 빠졌다.
‘가만. 한 대 더 피워야 겠다.’
[네?]
‘아니 그냥 담배 말고, 메소드 담배.’
메소드 담배는 연기력을 순간적으로 증폭시켜주는 아이 템이었다. 과거 도훈이 일본에 갔을 때 AV배역 알바를 할 때 요긴하게 써먹었다.
‘당장 거짓말을 해야 하는데 들통날 것 같단 말이지.’
[알겠습니다. 준비하겠습니다.]
도훈이 메소드 담배를 태우며 집중력을 끌어 올렸다.
순간적으로 배역에 빙의한 도훈이 다급한 표정으로 돌변하더니 부재중으로 남겨있던 지희의 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오빠! 어떻게 된 거에요?
전화를 받자마자 지희가 소리쳤다.
도훈은 순간적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했다.
"와, 나 십년 감수 했네."
-네? 왜 그러세요? 무슨 일 있었어요? 아니, 아까부터 계속 연락이 안 되더라고요.
"아니 그게 아니라. 시엘 누나 집에 바래다주고 바로 택시 타고 집으로 차를 돌렸거든."
-아니 왜 집으로···. 그냥 저한테 연락 하시지.
지희가 빈틈을 파고 들었다.
도훈이 태연하게 받아쳤다.
"지갑에 현금이 없더라고."
-현금이요? 현금은 왜요?
"아니···. 모텔가려면 돈이 있어야 하니까. 너한테 내라고 할 수도 없잖아."
-아···. 그냥 저희 집으로 오셨어도 되는데···.
지희가 안타까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암튼 그래서요? 설마 집에 무슨 일 있어요?
"아니. 난 혼자 자취해. 그래서 집에서 돈 챙겨가지고 나가면서 전화하려는데 폰이 없는 거야."
-폰이요?
"어! 폰을 택시에 흘린 거야. 내가 왜 기억하냐면 시엘 누나 바래다 주고 오는 길에 잠깐 인터넷으로 기사를 봤었거든."
-아! 그럼 택시에 폰을 흘린 거에요?
"그렇지. 근데 이미 택시는 가버렸고 연락할 방법이 없잖아."
-세상에. 근데 어떻게 찾았어요?
"우연히 택시에서 내리기 전에 본 기사증이 떠오르는 거야. 거기 택시 회사명이 적혀 있었거든."
-와!
"근데 폰이 없으니까 공중전화를 찾는데 세상에 공중전화 부스가 없네?"
-그쵸. 요새는 대부분 핸드폰 쓰니까.
"겨우 찾아가지고 114에 전화해서 택시 회사 연락하고, 당직서는 분에게 기사님 인상착의 말해서 겨우 연락처를 알아냈단 말이지."
-다행이네요. 그래서 찾으신 거에요?
"와, 근데 택시 기사님 정말 나쁘더라."
-왜요?
"나도 예전에 들었는데 손님이 실수로 폰 흘리면 기사들이 잘 안 돌려 준다더라고. 그 뭐야, 장물로 넘겨서 현금 받고 팔아버리면 외국으로 넘겨버린다나?"
-진짜요? 그럼 그 기사가 오빠 폰을 꿀꺽 하려고 했던 거예요?
"아니 그건 아닌데···. 몰라, 그럴 생각도 있었나 보지.
암튼 사정사정하니까 돌려주긴 한다던데, 지금 자기가 양평에 와있다는 거야. 경기도 나가는 손님이 생겼다면서."
-야, 양평이요? 이 시간에요?
"그러니까! 말도 안 되는 소리지. 물론 진짜일수도 있는 데, 그러면서 나한테 그러더라고. 돌아가려면 한시간 이상 걸릴 것 같은데 미터기를 켜고 가도 되겠냐면서."
-네? 아니, 폰 돌려주는데 요금을 왜 받아요?
"나 때문에 손님을 못 태웠으니 보상을 해달라는 거지.
그래서 내가 의심한 거야. 내 폰을 팔아 넘길려다가 안되니까 그냥 돈이나 받으려는 건가 하고."
-아아! 그래서 양평이라고···.
"어이가 없어서 막 따지니까 아니면 퇴근할 때 아침에 회사에 맡겨놓을 테니까 알아서 가져가라더라고. 근데 내가 너랑 만나기로 했잖아."
-아··· 설마.
"그 생각 나니까 돈을 따질 수가 없겠더라고. 그래서 다시 차 돌려서 집으로 오라고 했지."
-얼마나 줬는데요? 완전 나쁜 사람이네. 그냥 돌려주면 되지 그걸 또 요금까지···.
"아니야. 정말로 양평까지 나갔을 수도 있잖아. 암튼 그래서 겨우 폰 찾자마자 너한테 연락한 거야. 난 잠들었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그래도 전화 걸자마자 받았네."
-휴-. 제가 어떻게 자요. 오빠 연락 안돼서 걱정했다고요.
"그래. 근데 시간이 너무 늦었지? 그냥 다음에 볼까?"
-무슨 소리에요? 오빠 기다리느라 잠도 못 자고 있었는데. 당장와요, 우리 집으로. 나 자취하는 여자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