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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1176화 (1,143/2,000)

1159. 질투는 나의것-14-

환생 후 수십 번도 넘나든 모텔 방이지만, 오늘따라 기분이 이상했다.

"정말로 괜찮겠어?"

"네, 제가 좋아서 하는 거니까."

그렇게 말하는 아영을 바라보는 게 양심에 찔렸다.

-세컨이라도 상관없어요.

이 말을 할 때의 여자는 무슨 마음가짐일지 도저히 상상도 되지 않는다. 만약 나보고 누군가의 세컨이 되라고 했으면, 그 자리에서 뺨을 후려치고 절교했을 것이다.

세상에 세컨이라니···.

무슨 조선 시대도 아니고, 요즘 같은 시대에 가당키나 한 소린가. 막말로 첩이나 다를 바 없지 않은가?

모텔에 들어온 뒤에도 나는 한참 망설였다.

미안한 마음에 욕정이 쉽게 끓지 않았다.

"나 담배 좀 피워도 될까?"

"네, 오빠 편하신 대로."

비록 흡연자긴 하지만, 되도록 비흡연자 앞에선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 폐암에 걸려 죽어도 혼자 죽고 말지, 애먼 사람에게 피해를 주기 싫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물론 최대한 연기가 빠져나가도록 창문을 활짝 열었다.

여전히 아영은 다소곳이 침대에 앉아있었다.

나는 창가에 앉은 채 담배를 물었다.

매캐한 담배 연기를 바깥으로 내뿜는 동안 아영인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영아."

"네?"

"근데 너 나 싫어하지 않았어?"

"······."

"여름 캠프 때. 내가 바람둥인걸 알고 경멸했었잖아."

"맞아요."

"어쩌다 생각이 바뀌었는지 물어봐도 돼?"

아영은 한참을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잘 모르겠어요."

"몰라?"

"네."

"아니 그래도 어떤 계기 같은 게 있었을 거 아냐? 사실 나는 지금의 상황이 무척 당황스럽거든. 물론 내가 여자를 많이 좋아하는 건 맞아. 누가 준다고 하면 당연 땡큐지. 근데 이건 좀···. 뭐랄까."

"사람이."

"응?"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데 이유가 있을까요?"

"뭐라고?"

"그렇잖아요. 저 남자는 잘생겨서 마음에 든다, 돈이 많아 좋다. 아니면 섹스를 잘해서 참을 수가 없다. 뭐 그런 이유 같은 거요. 난 그런 거 하나도 신경 안 써요. 마음이 원해서 그래요.

그냥 오빠가 좋아져 버렸어요. 오빠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요."

"······."

할 말이 없었다.

하긴, 나역시 누굴 좋아하는데 이유를 찾은 적은 없었다.

누군가 좋아지면, 어차피 몸이 알아서 반응한다. 같이 있으면 설레고, 눈빛만 마주쳐도 웃음이 나고, 기회만 나면 입을 맞추고 싶다.

예뻐서, 섹시하니까, 능력이 뛰어나서.

별의별 이유를 다 붙이더라도 결국엔 마음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

그게 맞는 소리다.

"난 오빠가 바람둥이라도 상관없어요. 오빠가 나쁜 남자라도 신경 안 써요. 내가 좋아하니까, 그냥 이대로 좋아하고 싶어요."

"후회하지 않겠어? 네 말대로 나는···."

이 말을 꺼낼까 말까 무척 망설였다. 하지만 솔직하게 밝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아영에게 헛된 희망을 품게 할 수도 있었다. 조금의 미련도 주고 싶지 않았다.

"···나는 여전히 정음이를 더 좋아해."

"알아요."

아영의 표정이 조금은 서글퍼졌다. 하지만 충분히 납득하는 모습이었다.

"정음인 내가 봐도 사랑스러운 아이예요. 오빠가 좋아하는 것도, 정음이가 오빠를 좋아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해요. 내가 이렇게 둘 사이에 끼어든다고 오빠 마음이 바뀌지 않을 것도 알아요."

"그런데 왜···."

"하지만 나도 좋아하니까요, 오빠를···. 어쩌면 정음이보다 더."

"휴-."

도저히 설득이 되질 않았다. 아영이는 확고한 결심을 마친 상태였다. 말로서 그녀를 회유하는 건 불가능했다. 나는 담배를 비벼 끈 뒤 그녀의 옆에 앉았다. 이럴 바에야 모든 걸 다 까놓고 말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러니까 앞으로 섹파로 지내자는 거지?"

"섹파는 싫어요."

"그럼 우린 뭔데?"

"솔직히 오빠가 섹스 안 해줘도 괜찮아요. 섹스 때문에 오빠를 좋아하는 건 아니니까."

"여긴 왜 오자고 했는데?"

"오빠가 저를 원할 것 같아서요. 아니에요?"

아영이 옆에 앉은 나를 끌어안더니 갑자기 키스를 했다. 밀어내고 싶었지만, 그녀의 자존심이 다칠까 가만히 있었다.

아영은 뜨겁게 키스했다.

하루 종일 이 순간만 기다린 사람처럼.

키스를 마친 그녀가 말했다.

"이건 아까의 복수에요."

"복수?"

"오빠가 화장실 앞에서 저한테 먼저 했잖아요."

"아니 그건···."

"그렇게 제멋대로 하면 제가 오빨 싫어할 줄 알았어요? 아니요. 오빠가 정 떼려고 하면 할수록 난 더 달라붙을 거예요. 그러니 앞으론 그러지 않으셔도 돼요."

"아영아, 일단 조금만 진정하고 내 말 좀 들어봐."

"네."

"난 절대 네 남자친구가 될 수 없는 사람이야. 섹파도 여전히 많고."

"그래서요?"

"끝까지 질투하지 않을 자신 있어?"

"······."

여기가 중요한 갈림길이었다.

섹파가 되기를 거부한 아영이, 끝까지 나를 옭아매려 한다면 이제 남은 선택은 하나뿐이다. 아영을 손절하던가, 아니면 상식 개변으로 세뇌시키는 것.

[주인님이 아영양을 포기하기 싫다면 상식 개변 밖에 답이 없겠는데요.]

‘나도 같은 생각이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 폭탄을 곁에 둘 수는 없는 노릇이니.’ 하지만 이것도 아영의 대답을 듣고 판단할 일이었다.

"나를 좋아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 마음이 시키는 걸어쩌겠어. 하지만 혹시 네가 질투심에···."

"안 할게요."

"진짜?"

"네. 안 할게요."

"짝사랑이라도 하겠다는 거야? 몸도 마음도 다 주면서?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텐데?"

"상관없어요. 각오한 일이니까."

"정말로 자신 있어?"

"네."

[흠···. 그냥 상식 개변을 하시죠. 그것보다 확실한 제재 수단은 없습니다. 굳이 위기를 자초할 필요가 있습니까?]

‘나도 그렇다고 생각해.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너무 위험해 보여.’

그때였다.

띠링-

[헉, 주, 주인님, 갑자기 천상의 메시지가!]

‘뭐? 여기서?’

[디스플레이에 띄우겠습니다.]

★천상의 메시지★

-하렘 왕의 재림.

"하렘의 신이 당신의 행적을 주시합니다. 과거에는 능력 있는 자가 하렘을 꾸리기 쉬웠습니다. 하지만 현대의 법제도 하에서 하렘 왕국의 건설이 요원한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만약 당신이 현대판 하렘 왕국을 이룩해 낸다면 하렘의 신은 당신에게 놀라운 특전을 선사할 것입니다."

목표 : 하렘 왕국의 건설

-8명의 여인을 당신의 왕국에 거두십시오.

-단순한 섹파 관계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정신적 조작을 통한 관계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왕국의 멤버는 당신의 여성편력을 알고도, 맹목적으로 당신을 따를 수 있는 여인들로만 구성해야 합니다.

-왕국의 건설에 성공하면 ‘초월’의 특전을 얻게 됩니다.

-‘초월’이란 별도의 과정 없이 현 수준에서 한 단계 승급을 의미합니다.

[우어엇! 이, 이게 뭐죠!]

‘잠깐 내가 제대로 본 거 맞아? 초월이라고?’

[맞습니다. 이건 정말이지 놀라운 혜택이군요.]

‘그러니까, 레벨을 한 단계 승급시켜 준다는 거지? 중수에서 고수로.’

[맞습니다. 그 승급입니다.]

‘와, 이건 절대 놓쳐 선 안 될 기횐데? 페널티는?’

[페널티는 없습니다. 그만큼 어려운 도전으로 보입니다.]

‘하긴, 현대판 하렘 왕국 건설이라니···. 이건 내가 생각해도 불가능해 보이는데···.’

[아영양의 선택이 새로운 신들의 미션을 발동시키는 방아쇠가 되었군요.]

‘그러게. 아영이 아니었으면 어쩔 뻔했어.’ 초월이라는 특전을 보는 순간, 가슴이 두근대기 시작했다.

고수로 가는 길이 요원했는데 뭔가 돌파구가 생긴 느낌이었다.

[주인님, 이건 무조건 받으셔야 합니다.]

‘당연하지.’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심지어 패널티도 없는 특전이다.

물론 아영이 같은 여자를 앞으로 7명이나 더 찾아야 하는 건 쉽지 않을 일임이 분명했으나, 어쨌든 기회를 잡은 것이다. 아예 제로인 확률과, 티끌만큼이라도 가능성이 있는 건 전혀 다르다.

나는 곧바로 천상의 메시지를 수락했다.

또한 나에게 이런 기회를 제공한 아영이 무척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아영아!"

아영을 끌어안고 침대에 누웠다. 그리곤 그대로 본능에 몸을 맡겼다. 옷을 한 꺼풀씩 벗겨내자 둘 다 나신이 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미 한 번 해봐서인지 아영도 대범하게 호응했다.

아영이 내 잦이를 손으로 붙잡더니 말했다.

"오빠 거 빨아주고 싶어요."

"내가 누울게."

머리에 베개를 받쳐 눕자 아영이 다리 사이로 파고들더니 과감히 잦이를 빨기 시작했다. 긴 생머리가 흘러내리자 아영이 손을 들어 머리를 뒤로 넘기는 데 그 모습이 놀랍도록 섹시했다. 아영이 대물을 빨자, 대물이 금세 부풀어 올랐다.

무릎을 꿇고 엎드린 그녀를 쳐다보자 유난히 엉덩이가 커 보였다.

"아영아, 그대로 뒤로 돌아봐."

"네?"

"나도 빨아 줄게."

"아···."

아영은 잠깐 망설이더니 몸을 일으켜 내 위로 거꾸로 올라탔다. 그녀의 엉덩이가 내 얼굴로 떨어지는데, 갈라진 봊이 사이로 꿀물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갑자기 그녀를 놀리고 싶어졌다.

"뭐야 여긴? 섹스 때문은 아니라면서?"

"모, 몰라요."

아영이 귀엽게 앙탈을 부렸다.

물론 섹스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나 때문에 모텔로 왔다는 말은 거짓말 같았다. 정작 섹스를 하고 싶었던 건 아영이 아니었을까?

나는 더 이상 놀리지 않고 아영의 봊이를 한입에 물었다.

허벅지를 끌어안고 바짝 잡아당겨 쪽쪽 빨았다.

"아, 아아아···."

"언제부터야. 이렇게 젖은 건?"

"모, 몰라요."

"모텔에 와서?"

"아니 그보다 전에···."

"둘이서 술 마실 때?"

"······."

"아니면 야구장에서부터?"

"오빠가 먼저 건드렸잖아요."

아영이 약간 욱하며 소리쳤다. 세상에, 야구장에서부터였다니.

아영이 좋아하는 야구는 안 보고 머릿속으로 야한 생각만 하고 있었다니 좀 웃겼다.

"그거 조금 건드렸다고 이렇게 젖어버렸다고?"

"그게 어떻게 조금이에요! 완전히···. 다 만졌으면서."

확실히 여자 화장실 앞에서 그녀를 추행(?)한 것이 이번 일의 원인이 된 것 같다. 그럴 의도가 아니었는데, 결과적으론 아영을 폭발시키는 계기가 되어버렸나 보다.

"알았어, 미안해. 앞으론 안 그럴게."

"······."

"진짜로."

"아니에요."

"응?"

아영이 갑자기 몸을 일으키더니 내 위로 똑바로 올라탔다.

"해주세요."

"뭐?"

"오늘 확실히 깨달았어요."

"뭘?"

"전···. 오빠가 그렇게 맘대로 만지면 참지 못한다는 걸요."

"참나, 언제는 나보고 변태라면서?"

아영이 부끄러운 듯 배시시 웃었다.

자기가 생각해도 모순적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손을 뒤로 돌려 잦이를 붙잡더니, 구멍에 대물을 맞춰 끼우며 말했다.

"어쩌면···."

"?"

"오빠보다 내가 더 변탠가 보죠."

푹!

"학!"

대물을 꽂아 넣은 아영이 제풀에 놀라 비명을 질렀다.

그러고는 뜀틀을 뛰는 것처럼 내 가슴에 두 팔을 뻗어 받치고는 한참 끙끙 거렸다.

"커, 커요."

"한 번에 들어오니까 그렇지. 괜찮아?"

"끄떡없어요. 이 정도는."

아영은 마치 누군가와 끊임없이 비교하는 느낌이었다.

어쩌면 그 대상이 정음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할 수 있어요."

진정이 되었는지 아영이 서서히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사타구니를 딱 붙이고 웨이브를 타는 모습이 은근히 재능이 있어 보였다.

"어, 잘하는데?"

"진짜요?"

"응. 괜찮은 것 같아. 이렇게 하면 더 좋지."

나는 아영을 격려하며 두 팔로 그녀의 가슴을 떠 받쳤다. 동시에 손가락으로 젖꼭지를 건드리자 아영이 간드러지는 신음을 토해냈다.

"아, 아흥."

"뭐해. 움직이지 않고."

"흥, 다른 여자들한테도 이렇게 해줬죠?"

아영이 갑자기 흥분하더니 갑자기 엉덩이를 위아래로 들썩였다. 분명 질투는 안 하겠다고 하더니 5분도 안되서 태도를 바꾸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아니야."

"거짓말 마요. 이렇게, 이렇게!"

어쩐지 질투가 그녀의 원동력이 된 것처럼 아영의 동작이 격해졌다. 바닥에 무릎을 붙이고 허벅지를 들썩이며 찍어대는 동작에는 분명한 감정이 섞여 있었다.

팡팡!

"아앙, 아앙!"

하지만 아무리 찍어대도 그 정도론 어림 없었다.

아영은 생각보다 말타기를 잘했지만, 이미 나는 말타기 장인들을 수십 번도 더 견뎌낸 터였다.

"엎드려봐."

"네?"

"날 안아보라고."

아영을 끌어안고 꼭 안아주었다. 아영은 숨이 가쁜지 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 한참 쌕쌕거렸다.

"힘들면 이제 내가 할게."

"괜찮아요, 아직은."

"무리하지 마. 무리 안 해도 괜찮아."

"그치만···."

"내가 해주고 싶어서 그래."

"정말요?"

"응."

나는 아영의 엉덩이를 부여잡고 천천히 위로 올려쳤다.

말타기와는 다르게 아래에서 위로 올려치는 박음질에 아영이 다시 거친 신음을 토해냈다.

"아아, 아앙, 오, 오빠아."

"그래, 아영아."

"하아앙, 아아아, 나 버리지마요."

"응?"

"나, 진짜 세컨드라도 괜찮으니까. 나 버리지만 마요."

"걱정마. 난 너 안 버려. 이제 네 마음 알았으니까."

"흐아아아앙!"

파바바박!

빠르게 허리를 올려치자 아영이 숨이 넘어갈 것처럼 헐떡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반응을 봐선, 아영은 섹스 때문에 나를 잊지 못했던 것 같다.

"아앙, 오빠 너무 좋아요. 오빠도 좋아요?"

"응. 너무 좋아. 우리 앞으로 잘 지내보자."

"고마워요, 오빠."

"아영아, 안에 쌀게."

"네."

아영이 피임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안에 싸주기를 그녀가 원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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