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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845화 (813/2,000)

< 827. 기말 시즌-27- >

***

희주가 감격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오빠, 오늘 일 정말 고마웠어요."

"뭘 또 무슨 대단한 일을 했다고."

"마지막에 친구들 표정 못 봤어요? 부러워 죽으려고 하던데? 히히."

희주는 가게 밖을 나가서도 도훈에게 거머리처럼 철썩 달라붙었다. 민망해진 도훈은 팔짱을 뺄까 하다가 그냥 놔뒀다. 기왕 도와주기로 한 거 마지막까지 기분을 맞춰주려는 배려였다.

[주인님에게 이렇게 자상한 면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그냥 도움 한 번 준 거 가지고, 뭘 또 그렇게까지 고평가야.’

[다른 사람도 아닌 희주 양이잖습니까? 주인님이 늘 빻녀라고 무시하던.]

‘실은 그게 미안해서 그랬어.’

[네?]

‘맨날 못생겼다고 놀려서 말이야.’

[철저한 외모지상주의자께서 어쩌다 심경이 변하셨을까요?]

‘왜 이번에 호빠 미션 할 때 내가 빻은 얼굴이 됐었잖아.’

[아···.]

‘개구리 올챙이 적 시절 모른다고, 이도훈으로 쭉 살다 보니 내가 잘생긴 걸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더라고. 남의 인생을 대신 사는 주제에 기고만장해진 거지.’

[알긴 아셨군요.]

‘암튼 그때 생긴 거로 무시 받다 보니 내가 희주한테 많이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잘생기거나 예쁜게 본인의 노력으로 이루어 진 것이 아니듯, 못생기고 빻게 태어난 것이 자신의 잘못때문도 아닌데 말이야. 내가 이정우로 태어났을 때 키가 작아서 고생했던 것처럼.’

[훌륭한 생각입니다. 사람은 결코 외모가 전부는 아니죠.]

‘어쨌건 이제 희주도 나름 볼 만 해졌잖아. 몸매는 원래부터 타고났고. 근데 희주 친구들이 희주를 무시한다는 소리를 들으니까 내가 더 열 받더라고. 열심히 아등바등하는 사는 애한테 너무한 거 아닌가 싶어서. 못생기면 평생 못생겨야 한다는 법은 없는 거잖아.’

[잘 하셨습니다. 오랜만에 사람 노릇 하시더라고요.]

‘짜식, 말을 해도.’

"앞으로 친구들이 또 괄시하면 말해. 내가 언제든 나서 줄 테니까."

"오빠···. 그러지 마요."

"응? 왜?"

희주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오빠가 이러면, 나 정말 오빠 갖고 싶어질 것 같단 말이야."

"왜 이래 갑자기?"

"남친 있는 여자 흔들지 말란 말라고요."

"참, 맞다. 너 지금 남친은 어쩌려고? 나중에 친구들이 다시 보게 되면···."

"상관없어요. 어차피 그전에 헤어질 거라서."

"헐."

"아무리 생각해도 걔는 아닌 거 같아요."

"하긴. 너희들 보니까 좀 그렇더라. 다 남친 있다면서 클럽이나 다니고. 한 명만 진득하게 만나는 게 더 좋지 않아?"

"그게 잘 안되니까 그렇죠."

"왜?"

"오빠 같은 남자는 누구나 욕심내니까요."

"······."

"난 내 주제를 알아요. 내가 아무리 예뻐지고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더라도 오빠를 갖긴 어렵다는 걸. 그래서 차선책을 선택한 것뿐이에요."

"꿩 대신 닭 같은 건가?"

"그죠. 사실 다 그렇잖아요. 지금 만나는 사람이 정말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그 사람 아니면 안 되서 사귀는 이상형은 아닐거 잖아요."

"그렇지. 그런 사람이 얼마나 있겠냐. 막상 이상형과 사귀는 사람이 일치하긴 쉽지 않지."

"그래서 그런 거예요. 어차피 이상형은 만날 수 없을 거다. 그러니 주변에서 적절한 사람을 고르는 게 최선이다. 가끔 그 허들이 저처럼 낮은 사람도 있는 거죠."

"무슨 말인 줄 알겠어."

"그리고 제가 욕심내면 오빠가 정말 나 떠날 거 같아서 그래요."

"음."

"···그러니까 지금 같은 사이라도 전 괜찮다고요. 욕심 안낼 테니까 저 버리지만 마요. 알았죠?"

도훈은 어딘가 마음이 찡했다.

그녀의 낮은 자존감이 마치 타고난 외모가 못 나서 생긴 일종의 트라우마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그것이 과거의 이정우의 삶과 결합되자 마치 자신의 일처럼 동일시 되었다.

자신은 운 좋게 이도훈으로 태어나 새로운 인생을 마음껏 즐기고 살아가는데, 희주는 여전히 갈 길을 못찾고 헤매고 있었다. 따지고 보면 그렇게 나쁜짓을 하거나 폐를 끼치고 살아온 것도 아닌데 말이다.

도훈이 희주에게 말했다.

"안 버려."

"네?"

"내가 우리 예쁜 후배를 왜 버려? 대학을 졸업해도 너랑 난 국성대 체육과교육과 선후배라고. 그건 변치않아."

"오, 오빠···."

희주가 눈물을 글썽였다.

"그리고 너. 내가 앞으로 다신 다른 사람들이 무시 못 하게 해줄게."

"말로만으로도 고마워요. 근데 오빠가 맨날 내 남친대행 해주시기도 벅차잖아요. 이건 오늘 한 번이면 족해요."

"아니. 그 말이 아니야."

"네?"

도훈이 작심한 듯 ‘오빠 믿지’ 립밤을 꺼내 입술에 발랐다.

그가 본격적으로 거짓말을 할 때 쓰는 아이템이었다.

"너 최근들어 예뻐졌다는 얘기 많이 듣지?"

"뭐···. 네. 요새 좀 피부도 좋아지고, 나이 드니까 젖살도 좀 빠진 것 같고···. 암튼 그래요."

"그게 정말 나이 들어서 그런 것 같아?"

"네? 그럼요?"

"원래 남녀는 사랑에 빠지면 예뻐진다 그러잖아."

"그쵸. 흐흐. 근데 전 사랑에 빠진 적은 없는데···."

"꼭 감정이 실려야 그런 건 아니야. 그건 일종의 호르몬 변화거든."

"호르몬 변화요?"

"응. 원래 섹스를 하게 되면 스트레스가 해소되면서 몸안에 나쁜 기운들이 사라지고, 에너지를 받게 되는 경우가 있거든."

희주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뭔가 이해가 되지 않는 다는 의미였다.

"그치만···. 전 더 어렸을 때부터 했는데요."

"자랑이냐?"

"아니, 뭐 꼭 그건 아니지만. 정말로 섹스가 이유라면 이상하잖아요."

립밤을 바른 도훈의 입술이 가로등에 반짝였다.

"니가 지금껏 한 섹스가 진짜 섹스였을까?"

"진짜 섹스요? 그럼 가짜 섹스도 있어요?"

"너 나랑 할 때 좋았어?"

"가, 갑자기 길거리에서 그런걸 물으시면···. 좋았죠 당연."

"많이 좋았어?"

"네."

"얼마나?"

"오빠 같은 남자는 처음이었어요. 절 꽉 채워주셨잖아요."

"바로 그거야."

"네?"

"그게 진짜 섹스라고."

"진짜 섹스."

"그래. 제대로 된 섹스를 하게 되면 특별한 호르몬이 분비가 돼. 그리고 그게 널 사랑스럽게 만들어 주는 거지."

"아···. 정말요?"

희주는 솔직히 무식했다.

체육교육과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도 육정음처럼 실기를 무척 잘 받았기 때문이었다. 체육과에서도 생리학이니 부상방지를 위한 운동 역학등을 공부하긴 하지만, 희주에게는 딴 나라 얘기 같았다.

더구나 도훈이 작정하고 립밤을 바르고 사기를 치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을 수 밖에 없었다.

"응. 그게 다른 점이야. 네가 다른 사람들과 한 섹스는 그 정도는 안 되었던 거지."

"세상에. 전 정말 처음 듣는 얘기에요. 그럼 제가 예뻐진게···."

"맞아. 내가 따줘서 그런거야."

"어멋."

"내가 너 더 예쁘게 만들어 줄까?"

"오, 오빠···."

"진심으로. 지금보다 더 예뻐지면 애들이 절대 너 무시 못 할 거야. 솔직히 몸매만 치면 너가 어디가서 빠지는 몸매는 절대 아니잖아. 거기다 얼굴까지 예뻐져봐."

"얼굴까지···."

"내가 그렇게 만들어 줄 수 있어."

"어, 얼마나 저랑 해버리시려고."

"후후. 그거야 환자의 차도를 봐서."

"그럼 오빠가 제 성형외과 주치의 되어 주시는 거예요?"

"뭐 그런 셈이지."

"근데 애들이 자꾸 의심하는 거 같아요."

"무슨?"

"좀 달라졌다고 성형했다는 소문까지 돌더라고요. 전 그런 데 가본 적도 없는데."

도훈도 그 점을 가장 우려했다.

희주를 예쁘게 만든다고 쳐도 주변에 동기들이나 선배들은 당연히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도훈은 당당히 정면돌파를 제안했다.

"그렇게 믿으라고 해."

"네?"

"차라리 여름방학때 대판 공사하고 왔다고 해버리라고."

"진짜요?"

"그게 더 자연스럽지 않겠어? 아님 나랑 섹스 많이 해서 예뻐졌다고 소문이라도 낼 참이야?"

"아, 아뇨. 오빠한테 어떻게 그래요. 오빠한테 폐끼치는 일은 절대 안 할 거에요."

"그냥 성형했냐고 하면 아무 말도 하지 말아버려. 맘대로 생각하라고. 어차피 예뻐지면, 부러워는 할망정 그것 가지고 비난하는 사람은 없을 거야. 요새 성형이 뭐가 대수라고."

"오빠···."

희주는 정말로 감격했다.

"저한테 왜 이렇게 잘 해주세요?"

"그냥. 옛날 생각 나서."

"옛날요?"

"그런 게 있어. 아무튼 오늘부터 여름방학까지 해서 미녀는 괴로워 실사판으로 한 번 찍어보자."

"히히, 정말 저 미녀 될 수 있는 거에요?"

"지금도 예뻐."

"지금도요?"

"벗을 때는 특히."

"아이참, 오빠도."

희주가 대놓고 가슴을 밀착시켜왔다.

어느새 주차된 차에 도착한 도훈이 리모컨 키로 차문을 열며 말했다.

"그나저나 키 홀더 하나 바꿨는데 네 친구들이 알아서 오해해주더라?"

"저도 봤어요. 키키. 그래서 저 아무 말도 안 했잖아요."

"타. 집에 바래다 줄게."

"집에요? 집에 가기 싫은데."

"그래도 가야지. 낼 수업 있잖아."

"진짜로요? 저 진짜 집에 바래다주시려고 오신 거였어요?"

도훈이 운전석에 오르며 말했다.

"집으로 바로 간다는 얘기는 안했는데?"

희주가 입이 째지도록 웃었다.

***

"오늘은 제가 다 서비스 해드릴게요. 오빤 가만히 누워만 계세요."

"그래? 어디 한 번 실력 좀 볼까?"

두 사람은 차를 타고 곧장 모텔로 향했다.

이미 차에서부터 잔뜩 흥분해 있던 희주는 모텔에 들어오자 마자 도훈을 침대에 눕힌 참이었다.

도훈은 침대에 누워 희주가 옷을 벗는 장면을 감상했다.

한 꺼풀 한 꺼풀 벗겨질 때마다 신이 내렸다는 환상의 바디가 모습을 드러냈다.

브라에 담긴 옹골찬 모양만으로도 숨이 턱 멎을 정도였다. 도훈이 넋을 잃고 희주의 나신을 바라보자 로시가 물었다.

[전에는 불부터 끄고 시작하시더니.]

‘와, 진짜 빻녀가 흔녀 되었을 뿐인데도, 꼴림의 정도가 이렇게 다르네.’

[후후. 만족하십니까? 주인님의 작품이?]

‘응. 이 정도로 바뀔 줄은 몰랐지. 이젠 진짜 남주기 아까울 정돈데.’

상의를 탈의한 희주가 천천히 스키니 진을 끌어 내렸다.

골반이 발달한 탓에 바지를 내릴 때 턱에 걸린 것처럼 뻑뻑하게 내려갔다.

"엉덩이 왜 그렇게 빵빵해?"

"몰라요. 어려서부터 컸거든요."

"허리는 왜 그렇게 잘록하고."

"저 약간 혼혈일 거에요.."

"혼혈?"

"네. 제 머리 색 염색한 거 모르시죠."

"염색이라고? 지금 검은 머리 아냐?"

"원래는 갈색이에요."

"갈색 머리라고?"

"네. 햇빛 안 비춰도 눈에 띄게 갈색요. 피부도 한국인 치곤 많이 하얗지 않아요?"

도훈은 희주의 눈부신 피부를 감상했다.

하긴 예전부터 체형이 지나치게 서구형이란 생각이 들었다. 가슴과 골반이 발달하고, 허리는 개미처럼 잘록한 게 전형적인 서구형 몸매였다. 하물며 피부까지 창백하게 희고, 원래 머리는 갈색이라고 하니 당연히 혼혈이 의심되었다.

"외할머니가 북쪽에서 내려오셨다고 들었어요."

"북한?"

"네. 러시아 접경 부근요."

"어, 진짜로 그럼?"

"외할머니의 어머니가 소련 사람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아! 진짜로 혼혈이었네 그럼?"

"그 유전자가 저한테까지 흘러들어 왔나봐요."

도훈은 이제야 희주의 얼굴이 굉장히 독특한 이유를 깨달을 수 있었다. 이목구비의 비대칭은 토종 한국인에게선 볼 수 없는 독특한 생김새 때문이었던 것.

격세유전의 열성 발현으로 약간씩 틀어진 불균형이 그녀를 굉장히 이색적인 얼굴로 만들었던 것이다.

"어쩐지. 처음 볼 때부터 몸매가 서구적이다 싶더라니."

"히히. 오빠한테만 말해주는 거니까, 다른 사람한테 말하지 마요."

"나도 비밀 하나 있는데."

"뭔데요?"

팬티와 브라만 남긴 희주가 침대 위에 오르며 도훈 옆에 찰싹 달라붙었다.

도훈이 입을 열려고 하자 로시가 경고했다.

[주인님. 만에 하나 플레이어의 비밀을 발설하게 되면···.]

‘그런 거 아니니까 안심해.’

"무슨 비밀인데요?"

"일단 벗겨봐."

"네."

속옷만 남긴 희주는 이제 도훈의 옷을 하나씩 벗겼다. 상의를 벗기고 바지를 끌어 내려 팬티만 달랑 남았을 때 도훈이 말했다.

"내 거 큰 편이잖아."

"이거요?"

희주가 앙큼한 표정으로 도훈의 대물을 잡았다.

팬티 위로도 윤곽이 드러날만큼 큼직한 대물이 손잡이처럼 희주의 손에 붙들렸다.

"응. 이게 왜 이렇게 큰 줄 알아?"

"음···. 오빠도 혹시 그럼 혼혈?"

"맞춰봐."

"흑인? 아닌데. 오빤 얼굴이 하나도 안 까만데."

"땡."

"아님 아랍? 거기도 은근히 크다더라고요."

"그것도 아니야."

"그럼 뭔데요?"

"우선 꺼내. 그럼 알려줄게."

희주가 씩 웃더니 팬티를 벗겨 대물을 꺼냈다.

살짝 발기된 대물이 바람을 불어 넣은 인형처럼 꼿꼿이 서지 못하고 이러저리 흔들리고 있었다.

"꺼냈어요. 비밀이 뭔데요?"

"입에 담아봐. 그럼 알게 될 거야."

"흐음, 왠지 속는 기분이지만 궁금하니까."

희주가 귀두를 입에 넣더니 천천히 혀를 핥았다.

확실히 남자 경험이 많아서 그런지 빠는 실력이 나이답지 않게 월등했다.

도훈의 대물이 순식간에 팽창하며 희주의 입안을 가득 채웠다. 한참 대물을 빨던 희주가 잠시 오랄을 멈추고 다시 물었다.

"이제 말해줘요. 비밀이 뭔데요?"

"비밀은 말이지···."

도훈은 희주의 뒤통수를 두손으로 붙잡더니 다시 대물로 끌어 당겼다.

"이건 너한테만 알려주는 건데, 나 사실 빌런이야."

"빌런이요? 그게 뭐에요?"

"왜, 히어로물 같은 영화 보면 악당으로 나오는 나쁜놈 말이야."

"아아! 진짜요?"

희주는 그제야 농담이란 걸 깨닫고 피식 웃었다.

그러고는 도훈의 농담에 호응했다.

"그럼 우리 빌런 오빠는 별명이 뭐예요?"

"딱 보면 모르겠어?"

"네."

"빌런의 이름은···."

도훈이 힘을 주어 희주의 입에 대물을 처박았다.

"좆커!"

< 827. 기말 시즌-27- > 끝

ⓒ 성난불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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