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86. 빻은 얼굴도 할 수 있어.-36- >
***
"자, 그럼 누구부터 할까?"
윤솔이 장미와 여름을 번갈아 쳐다보며 견적을 봤다.
‘여름이 어리고 예쁘니까 유리한 대결이긴 한데, 장미 언니의 관록도 무시할 순 없겠지.’
윤솔은 장미에 대한 소문을 알고 있었다.
한때 흑장미라고 명성을 떨친 이유 역시.
‘거기가 유난히 까맣다지? 후훗-. 그래도 입으로 하는 건 업계 최고라는 소문이던데.’
장미의 장기, 초고속 진공 펠라가 유명해진 데는 한때 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변태적 성향이 짙은 손님 하나가 자신을 10분 안에 입으로 싸게 만들면 현찰 오백만원을 주겠다고 호언장담 한 것.
실제로 그는 도장 깨기 하듯 여러 텐프로 업소를 돌았다고 한다. 결과는 10전 무패. 그는 단 한 번도 싸지 않고 모든 대결을 승리 했다.
혹시 고자가 아니냐는 소문도 잠시 돌았지만, 대결에 진 여자들이 무상으로 2차에 끌려가 지독하게 시달렸다는 후일담이 전해지면서 굉장한 정력가인 것으로 밝혀졌다.
들리는 소문에 재일교포 출신인데 일본에서 오랜기간 AV배우를 했다는 얘기도 있었고, 카바레 시절부터 유명한 1세대 제비라는 말도 돌았다.
아무튼 업계에서 이름 난 오랄 마스터들이 추풍낙엽처럼 나가 떨어져 나가던 그때, 열 한번 째로 장미와의 대결이 성사되었다.
그는 여느 때처럼 자길 10분안에 입으로 싸게 해주면 오백만원을 주겠다고 호언장담했고, 장미는 이에 한 술 더떠 10분이 아니라 5분 안에 싸게 해주면 천만원을 줄 수 있느냐고 맞받았다.
호승심이 동한 정력가는 정말로 5분 안에 싸면 두배인 천만원을 주겠지만, 만약 장미가 대결에 지면 6개월간 육노예로 삼겠다는 조항을 덧붙였다.
득보다 실이 많은 대결.
하지만 장미는 보란 듯 초고속 진공 펠라를 선보이며 정력가를 5분 안에 넉다운 시켜버렸다.
입으로는 미동도 없다는 정력가는, 시작부터 폭풍처럼 몰아치는 장미의 펠라를 감당하지 못했다.
그녀는 정말로 천만원을 받았고, 대결에 진 정력가는 두 번 다시 업계에 발을 들이지 않았다는 전설처럼 떠도는 무용담이었다.
‘하여간 대단한 언니라니까. 신체적 패널티를 가지고도 아직도 현역으로 건재한 걸 보면.’
흑두에 흑보는 호불호의 영역이 아니다.
가슴이 작은 것이나, 밑이 헐렁한 것처럼 업소녀에겐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 한다.
하지만 흑장미, 로즈는 그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여태껏 텐프로 업계에서 살아남은 것이다. 윤솔은 이점에 주목했다.
‘테크닉에선 절대 여름이 상대가 안 돼. 하지만 여름이가 원체 예쁘니 섯불리 결과를 예측할 수 없겠어.’
윤솔도 상당한 미인이지만, 여름에겐 살짝 열등감을 느낄 정도였다. 자신 역시 생리 기간 중 E컵에 다다를 만큼 압도적인 볼륨을 자랑하며 거유로 이름을 떨쳤지만, 손님들은 유난히 여름 앞에서 사족을 못 썼다.
윤솔은 그것이 아마도 여름이 내뿜는 특유의 에너지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도화살을 타고났다 했던가?’
여름은 한때 아이돌 연습생 출신.
고등학교 때 교복차림으로 시내를 걷는데, 첫눈에 포텐을 예감한 대형 연예 기획사 스카우터가 적극적으로 영입을 추진했다고 알려졌다.
이미 고등학교 시절부터 남다른 포스를 내보인 셈.
하지만 본인 말처럼 사주 때문인지 몰라도, 우여곡절 끝에 그녀는 텐프로 업계로 뛰어들었다.
데뷔부터 폭발적인 반응.
그녀는 남자를 매혹 시키는데 타고난 재주가 있었다.
통통 튀는 말투에, 내키는 대로 행동해도 남자들은 좋아서 어쩔줄을 몰랐다.
예측불허, 천진난만, 야생마.
다양한 어휘로 표현되는 그녀의 독특한 성격과 티 없이 맑은 순수한 눈동자가 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보통의 텐프로 여성에게는 찾아볼 수 없는 특유의 개성을 만들어 냈다.
그녀는, 남자로 태어났다면 누구나 한 번쯤 꺾어 보고 싶은 꽃이었다. 아주아주 예쁜 꽃.
‘후후. 그나저나 이것 참 아이러니하네. 어쩌다 이 가게 간판이라는 동탁을 놔두고 하필 저렇게 못생긴 선수한테 텐프로 두 명이 달라붙게 되었을까?’
본래 인기 많다는 소문이 돌면, 없던 마음도 혹하는 법이다.
윤솔은 처음부터 마음에 안 내켜 내쫓으려고 했던 도훈에게 자신이 알지 못하는 다른 매력이 있는지 꼼꼼히 살폈다.
‘몸은 좀 좋기 한데, 얼굴은 진짜 일반인보다 못한 수준인데.’
유흥업 종사자들에겐 금과옥조 같은 말이 있다.
테크닉이 가장 후지고, 몸매가 둘째며, 얼굴이 전부라는 얘기.
아무리 기술이 빼어난들 보여주지 못하면 말짱 꽝이며 몸매역시 침대에 오르기 전까진 보정으로 충분히 속일 수 있다는 소리였다. 결국 온전히 드러나는 건 얼굴 뿐이며, 실제 가게 매상 또한 외모에 따라 비례했다.
호빠 선수 또한 결국 얼굴이 자신의 경쟁력이며, 못생긴 선수가 잘나 갈 수 없다는 것은 상식에 가까웠다.
‘대체 저 얘한테 무슨 매력이 있는 거지?’
윤솔은 그래도 뭔가 있을지 모른다는 마음에 한 번 더 살폈다.
‘잠깐 얘기해봤지만 말 빨이 뛰어나서 유머러스하거나 위트가 넘치는 것도 아니고, 노래나 춤을 잘 추는 장기가 있는 것도 아니란 말이지? 진짜 고추 하나 달랑 차고 나온 건데. 가만 고추라고?’
이에 생각이 미친 윤솔은 다른 관점에서 도훈의 매력을 분석했다.
‘하긴 덩치로 봐선 물건은 실하겠네. 근데 여자들이 다 섹스에 환장한 것도 아닌데, 그거 하나 믿고 선수를 한다? 대체 얼마나 잘하길래?’
윤솔은 평소에도 2차를 잘 안 나가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녀는 손님이 마음에 안 들면 돈을 얼마나 준 다해도 퇴짜를 놓을 만큼 콧대가 높았고, 스스로도 그런 행위가 자신의 몸값을 올려준다고 생각했다.
진짜 텐프로는 평범한 업소녀가 아니다.
얼굴이든 몸매든, 아니면 학벌이든.
뭐든지 상위 탑텐 안에 든 여자들을 일컫는다.
굳이 비교하자면 조선 시대 잘 나가던 기생들처럼, 단순히 술시중을 들거나 잠자리 파트너가 아니기때문에 굉장히 자존심이 센 경우가 많다.
정빠의 선수들이 애인 모드로 매너플레이를 하고 쉽게 2차를 안 나가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었다.
‘하여간 이쯤되면 궁금해지긴 하네. 대체 얼마나 대단한 물건일지 말이야.’
"제가 먼저 할게요, 신고식."
"여름이 너부터?"
"어린 제가 해야죠. 그래도 나이 차가 있는데."
여름이 은근히 장미를 디스했다.
20대 후반에 이르는 그녀의 나이를 부각 시킨 것이다.
본격적인 포문을 연 여름을 보며 장미가 속으로 콧방귀를 꼈다.
‘실컷 까불어 둬라, 애송이. 관록이 뭔지 보여줄 테니.’
"정우. 거기 소파 앞으로 살짝 빼볼래?"
"소파를 빼라고?"
"응, 내가 위에 올라탈 수 있게."
여름의 요청에 도훈이 무심결에 앉아있던 소파를 앞으로 쭉 내밀었다. 각각 소파 3개가 나란히 연결된 독립형 구조였는데, 문제는 그것이 동탁의 항문과 연결되었다는 사실이었다.
***
"음, 겨우 냄새는 다 뺀 것 같네."
휴지에 물을 묻혀 몸에 묻은 오물을 마저 제거한 동탁이 새 수트를 갈아입은 뒤 거울을 보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잠잠하던 항문이 부욱 찢기는 느낌이 들었다.
"크헉, 왜, 왜이래 또!"
이건 마치 누군가 자신의 항문을 위아래로 잡아 뜯는 느낌이었다. 겨우 안정되어 있던 괄약근이 벌어지자 자극을 받은 대장이 변을 물처럼 줄줄 쏟아냈다.
뿌직- 뿌지직-
"아, 악! 아, 안돼!"
방금 새 옷으로 갈아입은 동탁이 재빨리 벨트를 풀고 바지를 내렸으나, 팬티조차 없는 상태라 이미 바지 가운데를 흠뻑 지린 상태였다.
동탁이 세면대를 붙잡고 무너졌다.
"흐윽, 씨발, 대체 왜 이러는 거야!"
동탁은 도무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
‘음? 생각해보니까 이 소파에 감각전이 패치가 붙어있지 않았나?’
소파를 앞으로 내밀고 나니 그제야 동탁 생각이 났다.
‘이 정도면 항문 파열 수준 아니냐?’
[고통은 준하겠지만 실제로 신체에 데미지가 가는 것은 아닙니다. 말 그대로 감각만 전이하는 수준이니까요.]
‘오, 그래?’
[네. 직접적인 위해가 가해진다면 공격형 아이템으로 사용되었겠지요. 감각전이로 발생하는 고통은 일종의 환상통에 가깝습니다. 물론, 본인이 느끼기는 매한가지겠지만요.]
‘이쯤 되니 살짝 불쌍해지는데.’
[그러면서 마이크는 왜 드십니까?]
‘벌어진 항문에 뭐라도 틀어 막아주려고.’
나는 아까 노래를 마치고 가져다 놓은 무선 마이크를 벌어진 소파 사이에 푹 꽂았다. RIP, 동탁.
그때 여름이 다리를 쩍 벌리더니 무릎 위에 올라탔다.
아, 이래서 소파를 앞으로 빼달라고 했구나.
"오오! 여름이 화끈한데?"
"우아."
사타구니에 다릴 벌려 앉은 여름이 두 손으로 내 볼을 감싸더니 나를 똑바로 응시했다.
"여름이라고 해요."
얼굴을 가까이서 마주하자 체취가 훅하고 밀려왔다. 사춘기 소녀처럼 풋풋함이 묻어나는 살 냄새가 음심을 자극했다.
‘어우, 장난 없네. 이렇게 훅 들어와도 되는 건가?’
나는 당혹감을 감추며 대답했다.
"통성명은 아까 하지 않았어?"
"어쨌든 정식 신고식이니까. 근데 이거 밑에 딱딱한 거 뭐야?"
여름은 다리를 활짝 벌린 자세로 대물을 자극했다. 어느새 발기된 대물이 그녀의 팬티 가운데를 쿡쿡 찔렀다.
"으,음, 이건."
"훗-. 귀엽네. 나 꼴려?"
여름이 도발적으로 허리를 앞뒤로 문질렀다.
여상 상위를 연상시키는 자세에 나도 모르게 성욕이 치밀었다.
"아니 그게."
"괜찮아. 다른 남자들도 다들 그러니까. 손님들은 나만 보면 못 참겠다고 하더라고. 혹시 너도 그래?"
여름은 이제 상체를 바짝 밀착에 가슴과 가슴이 바짝 맞닿았다. 그녀의 입술은 내 얼굴을 핥을 것처럼 근접했다. 그녀가 나에게만 들릴 정도로 속삭였다.
"···하고 싶으면 말해. 오늘 한 번 대줄테니까.""헉!"
찡긋 윙크를 한 여름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도 모르게 바짝 꼴린 대물이 바지를 뚫고 나올 것처럼 솟구쳐 있었다. 윤솔이 이를 보고 지적했다.
"완전 섰네. 대체 뭐라고 귓속말 한거야?"
"비밀♥"
여름이 귀엽게 대답했다.
"신고식은 끝?"
"이 정도면 다 된 것 같은데?"
윤솔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 그럼 이번엔 장미 언니 차례."
여름이 물러서자 이번엔 장미가 나섰다.
그녀는 시작부터 상의를 벗어 던졌다.
"어엇!"
"뭐야? 갑자기 왜 옷을 벗는데?"
가슴이 깊숙이 패인 나시티를 입고 있던 그녀는 순식간에 상의를 탈의하더니 브라만 남긴 상태가 되었다. 윤솔처럼 크진 않아도 충분히 섹시한 가슴이었다. 특히 가운데로 모인 골짜기로 보아 모양이 무척 예뻤다.
"왜? 신고식은 화끈하게 해야지. 정우, 다리 벌려봐."
"다리를요?"
"그사이에 들어가게."
시키는 대로 다리를 벌려 앉자 장미가 다시 사이에 쪼그려 앉았다. 밑에서 위를 쳐다보는 시선이 무척이나 귀여웠다. 특히 브라만 입은 상태가 가슴 윤곽이 훤히 보였다.
‘호오, 설마 저번에 그 오랄을 해줄 셈인가?’
[에이, 아무리 경쟁이라도 그렇게까지 하겠습니까?]
다리 사이에 쪼그려 앉은 장미가 바지 위로 부푼 대물을 손끝으로 꾹 눌렀다.
"여름이 보고 꼴렸나 보네?"
"아뇨. 원래 좀 큽니다."
"팬티 갑갑하겠다. 꺼내줄까?"
폭탄 같은 장미의 발언에 여름이 대번에 반박했다.
"솔 언니, 저건 반칙이죠!"
"왜?"
윤솔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뭐가 반칙인데?"
"저렇게 대놓고 하기 있어요? 누군 못해서 안 했나?"
"그럼 너도 하지 그랬어. 말했지만 이건 신고식 대결이니까."
"아니 그래도···."
여름이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윤솔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장미가 빨리 내 물건을 꺼내길 기대하는 눈치였다.
‘잘하면 윤솔 한테도 어필할 수 있겠는데?’
[저분은 주인님을 싫어하던 거 아닙니까?]
‘또 모르지. 대물을 보고 나면 생각이 바뀔지도.’
[외모에서 너무 감점을 받아서 쉽지 않을 텐데요.]
‘차근차근 다시 점수 따는 거지. 분명 기회는 올 거야.’
대답을 하기도 전에 장미가 지퍼를 쓰윽 내렸다.
그리고는 벌어진 지퍼 사이로 손을 쑥 밀어 넣더니 팬티 위로 대물을 움켜쥐었다.
"음?"
장미가 동요하는 눈빛을 보였다.
기억나지? 내가 바로 기둥이라고.
"너 설마?"
"왜요? 너무 커서 놀랐어요?"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장미는 뭔가를 눈치챈 표정이었다. 그녀가 남들에게 안 들리게 조용히 물었다.
"···너 그때 걔 맞지?"
"누구요?"
내가 딴청을 피우자 장미가 대물을 콱 움켜잡았다.
"얼굴이 달라졌다고 내가 몰라볼 줄 알고?"
"당최 무슨 말씀이신지."
"이 굵기! 이 강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어. 그때 나이트에서 만났었잖아."
아무래도 장미에겐 걸린 느낌이었다. 그녀가 정체를 발설하기 전에 먼저 입을 막아야 했다.
‘로시, 들킨 것 같은데?’
[이제 어쩌시려고요.]
‘생각해 봤는데, 어차피 장미는 애초부터 공략대상이 될 수 없잖아.’
[그렇죠. 구면이니까요.]
‘그렇다면 능력이든 아이템이든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거 아냐?’
[아, 그렇군요!]
‘능력만 쓸 수 있다면 입막음은 식은 죽 먹기지.’
나는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장미에게 말했다.
"이리 가까이 와봐요. 내가 진실을 말해 줄 테니까."
장미가 다리 사이에서 몸을 일으키며 귀를 가까이 가져댔다.
"사실은 말이죠···."
동시에 그녀의 입을 옭아맬 스킬을 떠올렸다.
< 786. 빻은 얼굴도 할 수 있어.-36-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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