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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로 태어나게 해주세요-751화 (719/2,000)

< 733. 중수의 자격-62- >

"한 줄이네?"

"한 줄이네요. 이게 무슨 뜻이죠?"

"한 줄은 임신이 안 됐다는 소리야."

"아, 진짜요?"

그때 기다렸다는 듯이 문자 주작기가 메시지를 보내왔다.

-최지윤 : 아···. 임신이 아니었네.

미나가 메시지를 힐끔 보더니 흥분해 소리쳤다.

"뭐야, 이 계집앤 대체? 밑도 끝도 없이 임신이라고 해놓고선! 도훈아 폰 이리 줘."

"왜, 왜요?"

"아니, 임신공격 당했다며 앞길 창창한 네 발목을 붙잡아 놓고서, 이제와 아니라고? 그러면 끝이야? 사람이 오해했으면 우선 사과부터 해야 하는 거 아니니?"

미나는 당장이라도 전화기를 뺏어 통화를 할 기세였다.

[안됩니다, 주인님. 주작기가 생성한 번호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번호입니다. 전화를 걸었다간 곧바로 들통나고 말 것입니다.]

‘오케이. 이해했어.’

나는 핸드폰을 꽉 붙잡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전."

"왜? 이젠 도리어 네가 화를 내야 할 상황이라고! 그냥 넘어갈 거야?"

"그래도···."

"나한테 줘 보라니까? 내가 네 친척 누나인 척 대신 통화 할게. 요 계집애가 지금 누구 인생 발목을 잡으려고!"

미나는 지나치게 흥분한 상태였다.

그녀는 마치 나의 불행을 자신의 일처럼 떠안으려고 했고, 내가 피해를 당하자, 자기 일처럼 화를 냈다. 그것이 싫지는 않으면서도, 어쨌든 지금 상황은 무척이나 난감한 상황이었다. 주작이 걸렸다간 걷잡을 수 없는 파국이 올 것이다.

"제가 전화해서 잘 말해 볼게요."

"너, 그 애랑 사귈 필요 절대로 없어."

"네."

"원래 그런 애들 있단 말이야."

"그런 애들이라뇨?"

"마음에 드는 남자 잡고 싶으니까 괜히 머리 굴리는 애들. 딱 사이즈 보니까 그렇네."

"아···."

"그러니까, 통화하면 확실히 말해."

"알겠어요."

"아, 열 받아. 너 담배 좀 줘 봐."

"담배요?"

"너 땜에 화딱지 나서 담배 좀 필려고 그런다, 왜."

생각해보니 미나는 흡연자였다. 처음 서먹서먹한 사이였을 때도 우연히 담배를 피우던 모습을 나에게 들키면서 친해진 적이 있다.

"여기요."

내가 담배와 라이터를 건네자 미나가 성큼 받아들더니 흡연실로 이동했다. 나는 가공의 인물인 최지윤과 통화를 하는 척 수화기를 붙잡고 미나가 보이는 위치에서 혼잣말로 떠들었다.

‘휴, 그나저나 잘 해결 되서 다행이군. 미나를 속인 건 미안하지만, 그래도 나쁜 거짓말은 아니었으니까.’

[미나 양이 통유리 너머로 계속 쳐다보고 있습니다. 어서 통화하는 척하십시오.]

‘응.’

나는 미나의 눈치를 살피며 전화도 걸리지 않은 핸드폰을 붙잡고 마구 떠들었다. 메소드 담배가 적용된 나의 혼잣말은 실제를 방불케 할 만큼 뛰어나서 연기하는 나조차도 소름 돋을 정도였다.

"···진짜 너 때문에 마음 졸인 거 생각하면! 지윤아, 우리 사이 진지하게 생각 좀 해보자. 당분간 네 연락 안 받을 거야."

화낸 척 통화를 끊는 타이밍에 담배를 피우 미나가 마침 나왔다.

"통화 끝냈니?"

"네."

"알아듣게 말은 잘했어?"

"네. 그냥 연락하지 말라고 했어요. 서로 생각할 시간 좀 갖자면서."

"잘했어. 아, 근데 너 무슨 담배 피우는 거야?"

"네?"

"아니 담배에 아무 표시도 없길래."

"네? 무슨···. 헉!"

빌어먹을!미나에게 건넨 것은 내가 피우던 담배가 아니었다!

천상계의 아이템인 메소드 마스터 담배였던 것.

"누, 누나 혹시 방금 이거 피운 거예요?"

"어. 네가 줬잖아. 아, 근데 좀 속이 메스꺼우려고 하네. 이거 혹시 수제 담배 뭐 그런 거니?"

수제 담배란 담배 값이 오르면서 담뱃잎을 직접 말아 피우는 경우를 의미했다. 궐련 종이와 담뱃잎만 있으면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본래는 불법이지만 기존 담배보다 싼 가격에 몰래 상품으로 만들어 파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였다. 당연히 표준화된 궐련

을 사용하므로 담배 자체가 민무늬로 아무 디자인이 없었다.

나는 당황하며 대답했다.

"네, 네. 맞아요. 수제 담배. 근데 누나 괜찮으세요?"

"내가? 뭘?"

"혹시 좀···. 어지럽거나."

"어, 연기가 좀 독하긴 하더라. 근데 왜 그렇게 놀라?"

‘로시! 일반인이 천상계 아이템 써도 상관없는 거야?’

[사용은 가능합니다. 저번에도 한 번 선물로 주신 적 있지 않습니까. 근데 어쩌다 그런 실수를 하셨습니까?]

‘나도 모르게 주머니에 있는 걸 꺼내 주다 보니···. 그나저나 효과도 똑같이 적용받나?’

[네. 지금부터 10분간 미나양도 메소드 마스터의 담배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이제 미나양이 어떤 연기를 한다면 아마 실제와 구분이 안 될 만큼 리얼할 겁니다.]

‘으으, 이런 빡대가리 같으니.’

어처구니 없는 실수에 자책하는데 맞은편에 다시 앉은 미나가 나의 손을 조심스럽게 붙잡으며 소곤거렸다.

"아무튼, 일이 잘 해결 되서 다행이야."

"고마워요. 이게 다 누나 덕분이에요."

"그 나이에 애아빠 됐으면 진짜 어쩔 뻔했니?"

"그러니까요. 제가 왜 그랬을까요?"

"그러게 못 참겠으면 나한테 연락하라고 했잖아."

미나가 나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왠지 유혹하는 느낌이라 나도 모르게 설레고 말았다.

"···네?"

"아니. 너가 너무 건강하니까. 원래 남자들은 자주 안 빼주면 딴 생각한다잖아."

"아···. 그, 그게."

‘뭐야? 미나가 지금 나 유혹하는 거야?’

[그래 보이는데요?]

‘저렇게 노골적인 스타일은 전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어쩌면 메소드 마스터 담배의 영향일 수 있습니다.]

‘무슨 말이야?’

[연기력이 자기도 모르게 올라가, 평소에 엄두도 못했던 다른 성격을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것이라는 말이죠.]

‘으음.’

"그리고··· 나는 피임약 먹고 있으니까 마음껏 안에 싸도 되고."

"누, 누나. 여기서 그런 얘기는 좀."

미나는 그제야 주변을 의식한 것처럼 목소리를 낮췄다.

"미안. 나도 모르게. 너무 오랜만이라···."

"아니에요."

‘허어, 미나가 대체 왜 이러지?’

[어쩌면 주인님을 유혹하는 연기를 하고 있는 거 아닐까요?]

‘나를? 왜? 방금 전까진 개새끼 소새끼처럼 봤으면서.’

[이제 모든 오해가 해소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다시 예전처럼 호감도가 올라가면서 주인님을 붙잡고 싶어진 거겠죠.]

‘그렇다고 저렇게 대놓고 말이야?’

[메소드 담배 때문일 겁니다. 평소에는 낯 뜨거워 하지 못했던 표현을 연기라는 이름하에 마음껏 분출하는 것이죠. 아마 본인은 지금 의식도 못할 겁니다. 말 그대로 다른 사람에게 빙의된 느낌일 테니까요. 메소드 연기에 빠지면 배역과 자아를 구분 못한다고

하니까.]

로시의 예상대로였다.

미나는 슬그머니 다리를 뻗더니 내 다리에 종아리를 문질러왔다. 부드러운 속살이 다리에 닿는 느낌에 나도 모르게 헛숨을 들이켰다. 이쯤되면 당장 한 판 하자는 뜻이었다.

"그냥···. 너한테 아까 화낸 게 미안하기도 하고."

"누, 누나."

"네가 오죽하면 그런 실수를 했을까 생각하니까···. 내가 풀어 줬으면 안 그랬을 것 같아서."

"뭐, 뭘 풀어요."

"뭘 풀긴. 다 알면서."

미나가 은근슬쩍 허리를 젖히며 특유의 핫바디를 과시했다. 가슴이 밀려 나오자 풍만한 볼륨이 고스란히 드러나며 그녀의 훌륭한 나신이 머릿속에 총천연색으로 그려졌다.

‘크흡. 이걸 어떡하지?’

[메소드 담배 효과가 진정되길 기다리십시오. 효과가 떨어지면 언제 그랬냐는 것처럼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올 테니까요.]

‘그러다 나중에 이상한 점이라도 눈치채면?’

[이상한 점이라뇨?]

‘담배를 피우고 나서 갑자기 성격이 확 바뀌었잖아. 마치 다른 사람처럼. 시간이 지나면 분명 그 점을 이상하게 여길 거란 말이지. 내 정체에 대해 의심할지도 모르고.’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안 되겠어. 적당히 받아주고 좆막음 하는 게 최선이야.’

[좆막음이요?]

‘어쨌든 한 번 눌러주면 딴 생각은 못 할 테니까.’

[아니 그게 무슨···.]

생각을 굳힌 나는 대놓고 물었다.

"누나 나랑 하고 싶어요?"

"네가 나랑 하고 싶은 거 아니고?"

"지금 둘 다 생각이 같은 거 같은데요?"

"나갈래? 나 어차피 오늘 쉬는 날이라 할 일 없는데."

"그래요. 쇼핑 끝났으니까."

나는 결국 내 물건만 잔뜩 사서 들고 미나와 함께 백화점을 빠져나왔다. 정음이 선물은 어쩔 수 없이 다음으로 미뤄야 겠다.

미나는 내 중고차를 보더니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

"대학생이 벌써 차도 몰아?"

"아, 아버지 친구분이 공짜로 주셨어요. 차 바꾸신다면서."

"와, 정말? 유지는 가능해?"

"네, 용돈 아껴서 타고 있어요."

"멋지네. 이러니 여자들이 달라붙었구나?"

"에이, 어차피 중고찬데요."

"그래도. 차가 어디야."

시간을 봐선 미나의 메소드 연기가 곧 풀리기 직전이었다. 나는 생각이 바뀌기 전에 곧바로 주변 모텔로 차를 몰아 갔다. 차량을 직접 주차할 수 있는 무인텔이었는데, 주차를 마치고 셔터가 내려가는 순간 미나의 표정이 미묘하게 바뀌었다.

‘아이템 효과 끝난 거 같은데?’

[미나양이 어리둥절하는 표정이군요.]

‘어차피 여기까지 온 이상 노빠꾸야.’

"들어 갈가요?"

"아, 자, 잠시만. 지금 여기는···."

"무인텔이에요. 별로예요?"

"아, 아니 그게 아니라···."

***

미나는 뭔가에 단단히 홀린 기분이었다.

도훈이 건넨 담배를 피우고 난 직후.

그때 갑자기 내면에 또 다른 자아가 눈을 떴다.

그것은 술이 만땅으로 취했을 때나 나오는 모습으로, 평소라면 절대 드러나지 않는 야하고 밝히는 여자였다.

막상 무인텔에 도착한 직후, 그녀는 스스로 도훈을 모텔로 유혹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혼란스러워했다.

‘내, 내가 미쳤나 봐. 어쩌다가 여길···.’

"들어가죠."

"으, 응."

그러나 이제와서 뒤로 뺄 수도 없었다. 도훈의 손을 잡고 방으로 들어가자 이미 상황은 끝나 있었다.

"도, 도훈아 나 좀 먼저 씻을 게."

"그래요."

미나는 도훈을 방에 홀로 두고 후다닥 모텔 샤워실로 들어갔다. 뚜껑 닫힌 변기에 걸터앉은 그녀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후회했다.

‘아니 내가 어쩌자고 그런 말을 했지?’

물론 미나는 도훈을 여전히 좋아하고 있었다.

그와 관계를 하는 것은 늘 설레고 기대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임신 공격에 힘들어하던 도훈을 위로하던 중 그를 유혹해 모텔로 가게 되는 경우는 자신도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 이건 마치 사귀던 남친과 헤어진 여자를 위로한답시고 함께 술을 마시다 둘이 자버리는 경우만큼 황당한 경우기도 했다.

"어휴, 내가 미쳤지···."

미나는 뒤늦게 후회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자신이 먼저 모텔로 가자고 해놓고 갑자기 말을 바꾸는 것은 더 우스꽝스러워 보일 것이다.

‘내가 도훈이를 많이 좋아하긴 했나 보다.’

그녀는 스스로의 행동을 합리화했다.

도훈을 다른 여자에게 빼앗길 뻔했다는 사실에 자극되어 자기도 모르게 충동적으로 행동해 버린 것 같다며. 설마 담배 한 번에 내면의 음탕한 인격이 튀어나왔다고는 의심할 수 없었다.

"그래,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미나가 천천히 옷을 벗기 시작했다. 보통은 속옷만 입고 들어올 것을 당황한 나머지 도망치듯 샤워실로 뛰어드느라 옷을 몽땅 입고 있는 상태였다.

곧 모든 옷을 탈의한 그녀가 거울 앞에 섰다.

눈부신 굴곡은 자신이 봐도 아름다웠다.

헬스PT강사 이후 필라테스로 전향하면서 그녀의 몸은 더욱 더 여성스럽게 변해 있었다.

근력에 다소 손실을 입긴 했지만, 그 자리를 피하지방이 채우면서 더욱 풍만하고 부드러운 체질로 바뀌어 있었다. 몸매의 굴곡이 TV에 나오는 유명 강사 못지않았다.

쏴아아-.

미나가 샤워기의 물을 틀며 몸을 씻었다.

바디 워시를 묻혀 몸을 어루만지는데 도훈과 곧 섹스를 한다는 생각에 자기도 모르게 성감대가 예민하게 느껴졌다.

‘아아···.’

그녀는 딱딱해진 젖꼭지를 어루만지며 도훈의 실한 물건을 떠올렸다.

굵직하고 큰 도훈의 물건은 그녀의 뇌리에 박제 되어 있었다. 살면서 만나 본 남자 중 가장 커다란 남자였다.

‘섹스도 오죽 잘해?’

심지어 스킬도 대단했다.

자신의 타고난 조임을 감당해 내는 놀라운 정력.

어쩌면 미나는 도훈이 아니고선 자신을 상대할 남자가 없을 거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녀의 손이 스르륵 사타구니로 내려왔다.

손가락을 세워 천천히 골짜리를 어루만지는 데 끈적한 게 느껴졌다. 샤워기에서 쏟아진 물기라기엔 너무 뜨겁고 끈끈했다.

‘어떡해. 도훈이랑 한다는 생각에 벌써···.’

그녀는 바디워시를 손바닥에 듬뿍 짜내더니 밑을 유독 빡빡 씻었다. 애무를 즐기는 도훈이 혹시라도 입으로 빨아줄지도 모른다는 걱정에서 였다.

‘냄새나진 않겠지?’

여름철이다보니 조금만 관리가 안되면 안좋은 냄새가 날지도 몰랐다. 미나는 샤워기를 밑에서 쏘아 올리며 질 안까지 물줄기를 쏘아댔다.

하필 물줄기가 예민한 클리토리스를 건드리며 자기도 모르게 허벅지를 오므리며 비틀거렸다.

"하아···."

그때였다. 갑자기 샤워실 문이 벌컥 열리며 도훈이 들어왔다.

"어, 어멋! 도훈아!"

"미안해요. 갑자기 오줌이 마려워서. 계속 씻으세요."

도훈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좌변기 커버를 들어올리더니 대물을 꺼내 소변을 누웠다. 미나가 시선을 힐끔거리며 도훈의 대물을 몰래 훔쳐보았다. 안보려고 해도 자기도 모르게 시선이 끌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쏴아아아아아아!

노발기에도 큼직한 대물에서 소변 줄기가 우렁차게 쏟아져 나왔다. 그 모습을 숨죽이며 쳐다보던 미나가 침을 꿀꺽 삼키며 도훈에게 말했다.

"씻···겨 줄까? 거기?"

< 733. 중수의 자격-62- > 끝

ⓒ 성난불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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