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63. 거자필반-23- >
그 사이 태영은 열심히 인터넷을 뒤지는 중이었다. 그러나 최근 성인물에 대한 검열이 빡빡해진 탓에, 남자 성기 사진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죄다 여자 사진뿐이네. 이 일을 어쩐다?’
태영은 조급해졌다. 남의 사진을 구해 자기 것처럼 속일 작정이었는데, 생각외로 사진을 구하기가 녹록지 않았던 것.
‘맞다. 야동에서 스샷 찍어도 되는 부분이잖아?’
태영은 기지를 발휘해 동영상 일부를 캡쳐하기로 했다. 그가 아는 야동 배우 중 손꼽히는 대물이 마침 떠올랐다.
‘일본 원정남 시리즈!’
대물남의 일본 원정기에는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굉장한 거근이 등장한다. 특유의 사이즈 때문에 유독 성기 클로즈업 하는 장면이 많았던 것을 떠올린 태영은, 즐겨 찾는 폰 야동 싸이트를 뒤져 해당 제목을 검색했다.
인기작답게 스트리밍으로도 바로 볼 수 있도록 영상이 나왔다. 태영이 빠르게 화면을 스킵하는 데 마침 SSG에게서 사진이 도착했다.
-여대딩(SSG1004) : (사진)
-여대딩(SSG1004) : 헤헷. 방금 찍은 거.
사진을 확인한 태영은 코피를 뿜을뻔했다. 버스 좌석으로 추정되는 공간에서 SSG가 다리를 쩍 벌린 채 음부를 드러내고 있는 사진이었다. 과감하고 도발적인 노출에 태영의 물건이 터질 것처럼 부풀었다.
‘크헉, 미쳤네. 역시 SSG 클라스!’
-여대딩(SSG1004) : 좀 꼴렸음? 나 답장 기다리는 중.
보채는 SSG의 요구에 태영이 바로 대답했다.
-부천식구파(majorPE) : 사진보다가 잦이 터질 뻔! 지금 찍어요.
태영의 손이 바빠졌다. 일본 원정기 시리즈는 몇 번이나 반복해서 봤기 때문에 어느 장면에서 대물이 클로즈업 되는 지 어렴풋이 기억이 났다.
‘대략 이쯤이었는데.’
장면을 찾은 태영이 폰 화면을 스크린샷 했다. 테두리를 잘라내고 적당히 필터 효과를 넣자 핸드폰으로 찍은 셀카 느낌이 났다.
‘근데 다시 봐도 진짜 개쩌는 구나.’
대물을 확인한 태영은 숨 막히는 충격을 느꼈다.
핏줄이 불거진 째 우뚝 솟은 대물의 늠름한 자태는 위풍당당하기 짝이 없었다. 어지간한 사이즈면 시기하거나 질투하는 마음이라도 들 텐데, 압도적인 크기 앞에 오히려 존경과 경외심이 절로 생겼다.
‘이 정도면 SSG도 뻑가겠지?’
버스 안에서 태영의 답장을 받은 수지는 주변의 눈치를 살피며 몰래 폰 화면을 확인했다.
‘와! 이거 실화야?’
사진을 확인한 수지는 제 눈을 믿지 못하겠다는 듯 눈을 비볐다.
-여대딩(SSG1004) : 사진 본인 맞아요?
-부천식구파(majorPE) : 당연하죠.
-여대딩(SSG1004) : 와, 엄청 크네.
-부천식구파(majorPE) : 내가 쫌함. 하핫.
태영은 기왕 이렇게 된 거 뻔뻔해지기로 했다. 남의 사진을 도용했지만, 사진의 주인공이 본인이라도 되는 양 허세를 부렸다.
-부천식구파(majorPE) : 조금 만나볼 의향이 생기셨나요?
-여대딩(SSG1004) : 너 어디 사는데?
긍정적인 대답에 태영의 심장이 쿵쾅거렸다.
-부천식구파(majorPE) : 서울요. 누난?
-여대딩(SSG1004) : 난 비밀.
"아-!"
태영이 탄식을 내뱉는데 연이어 문자가 날아왔다.
-여대딩(SSG1004) : 대신 앞으로 친해지면 알려줄게.
-부천식구파(majorPE) : 정말이죠?
-여대딩(SSG1004) : 후후. 당연하지.
-부천식구파(majorPE) : 근데 지금 버스 타고 가는 길? 아까 알바 하신다지 않았어요?
-여대딩(SSG1004) : 잠깐 파트타임 하는 거야. 이제 끝나고 집에 가는 길.
-부천식구파(majorPE) : 무슨 일 하시는데요?
-여대딩(SSG1004) : 글쎄? 무슨 일할 것 같은데?
-부천식구파(majorPE) : 커피숍?
-여대딩(SSG1004) : 땡! 아 근데 너 때문에 젖어서 팬티 찝찝하잖아. 자위 땡긴다.
두 사람은 밤 늦게까지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
욕조에서 시작된 섹스는 침대에서도 계속되었다.
정음을 침대에 눕히며 위를 덮치자 그녀가 나를 힘껏 껴안았다. 단순히 위에서 누르는 정상위임에도, 느낌이 너무 좋아 미칠 것만 같았다.
‘크흑, 너무 쪼인다.’
[그렇게 느낌이 다른가요?]
‘당연하지. 백녀백보라는 말 몰라?’
[백녀백보요?]
‘백 명의 여자가 있으면 백 가지 봊이가 존재한다는 뜻이야. 여자마다 느낌이 얼마나 다른데?’
얼굴이 아무리 예뻐도 떡감이 별로인 여자가 있다. 반대로 얼굴이 못생겨도 떡감이 좋은 여자도 있다. 놀랍게도 정음은 얼굴도 예쁜데 떡감마저 극상이었다.
속궁합은 따로 있다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다. 정음의 그곳은 나의 대물에 맞춤 제작된 것처럼 최적화되어 있었다. 특히 사랑하는 감정마저 더해지자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충족감이 느껴졌다.
"아아, 너무 좋다 정음아."
"저도요, 오빠."
감정이 고조된 나는 정음에게 키스를 퍼부었다. 정음 역시 익숙한 솜씨로 혀를 밀착시키며 쪼임을 반복했다. 위아래로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자극에 평소보다 훨씬 빨리 사정감이 차올랐다.
‘크헉. 이렇게 빨리!’
[정음양은 아직 멀어 보이는데요?]
‘참아야 해. 내가 먼저 가버릴 순 없지.’
나는 피스톤 운동을 멈추고 가만히 그녀를 껴안았다.
"아···. 안고만 있어도 행복해요."
"정말로?"
"네. 이대로 시간이 멈춰버리면 좋겠어요."
또 한 번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정음과의 섹스가 유독 만족스러운 이유를 깨달았다. 그녀는 육체적 만족뿐 아니라, 나에게 정신적 충족감도 함께 주었다.
그게 다른 파트너들과의 차이였다.
꿈틀-.
‘크흑. 뭐, 뭐지?’
회복을 위해 가만히 넣고만 있는데, 정음의 구멍이 꿈틀댔다.
"저, 정음아."
"오빠 힘드시니 이번엔 제가 해드릴게요."
정음이 본격적으로 쪼아대기 시작하자, 겨우 멈춰놨던 사정감이 급격히 차올랐다. 대물을 손아귀에 쥐고 비틀어 짜는 것처럼 강하게 쪼아대는 기술에 나는 겉잡을 수없이 허물어졌다.
‘아직은 안돼!’
"저, 정음아 자, 잠깐!"
"네?"
"아, 아니 이러면 아··· 아!!!"
순간 등골이 서늘해지며 전립선으로 찌릿한 자극이 밀려왔다. 서둘러 물건을 뽑아보았지만, 이미 귀두에선 걸쭉한 정액이 뿜어져 나온 뒤였다.
찍- 찌익-!
"허으!"
"오, 오빠."
당황하는 나의 모습에 오히려 정음이 더욱 미안해했다.
"아, 아니 이게 그러니까···."
구차하게 변명해보았지만 이미 늦었다.
나는 고개를 푹 떨굴 수밖에 없었다.
"괜찮으세요?"
"···미안."
섹스를 하면서 이토록 창피한 적은 처음이었다. 정음이 오히려 그런 나를 위로했다.
"전 정말 좋았어요, 오빠."
애써 웃어 보이는 정음의 모습에 더욱 자존심이 상했다. 정음은 벌떡 일어나더니 타올을 들어 젖은 시트를 닦았다.
"많이도 나왔네요. 히히."
분명 정음은 고지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
그것이 나를 괴롭게 했다.
[거참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더니···.]
‘젠장, 너무 쉽게 생각했어. 상대는 사최보 정음이었는데.’
시트에 가득한 정액을 닦아낸 정음이 쪼그라든 대물을 손으로 툭툭 건드렸다.
"되게 귀여워졌어요, 오빠."
"미안. 컨디션이 안 좋았나 봐."
"전 정말로 괜찮아요. 오빠랑 이렇게 같이 있기만 해도 좋으니까요."
정음은 정액이 묻은 귀두 끝을 손으로 문질문질 만지더니 갑자기 입으로 빨기 시작했다.
"아, 아앗."
"제가 입으로 닦아 드릴게요. 가만히 계세요."
정음이 쪼그라든 물건을 입에 담고 정성스레 핥았다. 섹스가 끝난 후에도 최선을 다하는 정음 앞에서 이대로 주저앉을 순 없었다. 이건 자존심의 문제였다.
‘로시, 아직 한 발 남았지?’
[넵. 이대로 끝내시면 주인님이 아니죠.]
오랜만에 한 발 더 스킬을 발휘하자 사정의 허무감이 급격히 사라지며 성욕이 끌어 올랐다. 말랑거리던 물건이 정음의 입안에서 급격히 부풀었다.
"우읍, 오, 오빠?"
"다행히 바로 회복됐어."
나는 정음을 다시 껴안으며 3차전에 돌입했다.
이번에는 절대 먼저 싸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
모텔 대실 시간 3시간이 끝날 때까지 질펀한 섹스를 마친 두 사람은 아쉬움을 가득 담고 헤어졌다.
"그럼 조심히 들어가세요."
"응, 너도 집에 도착하면 톡 보내."
지하철에 정음을 바래다주고 집으로 향하는데 도훈이 허리를 계속 매만졌다.
‘오랜만에 뻐근하구만.’
[꽤 무리하셨습니다. 마지막은 거의 한 시간을 넘기셨으니까요.]
‘그나저나 보면 볼수록 신기한 아이야.’
[정음양 말이죠?]
‘응. 나를 이만큼이나 몰아붙일 줄이야.’
[타고난 재능 하나는 역대급이죠. 일반인이면서 플레이어인 주인님에 맞먹을 정도니까요.]
‘내 말이.’
집으로 돌아간 도훈은 오랜만에 꿀잠을 잤다.
다음날.
전공 수업을 끝내고 남자 후배들과 점심을 먹는데 도훈 옆에 앉은 태영은 무척 기분이 좋아 보였다. 밥을 먹으면서도 무엇이 그렇게 바쁜지 핸드폰을 손에 놓지 못하는 모습이 누군가와 계속 연락을 주고받는 모습이었다.
"너 여자친구 생겼어?"
"제가요?"
"응. 아까부터 계속 연락하는 거 아냐?"
"하핫, 들켰나? 여자친군 아니고요."
태영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계속 히죽거렸다.
"그럼 썸?"
"뭐, 일종의 썸이라고 할 수 있죠."
"오. 너도 드디어 솔로 탈출하는구나!"
"아직까진 잘 모르겠어요. 폰으로만 연락해서."
맞은편에 앉은 2학년 과대 우선이 태영에게 물었다.
"누군데? 우리 학교야?"
"아뇨. 대학생은 맞는데 우리학굔 아니에요."
"어떻게 알게 됐는데?"
태영은 대답을 머뭇거리다 거짓말을 했다.
"형님들 인스타 아시죠?"
"인스타?"
"네. 요새 핫한 SNS요. 도훈이 형은 하세요?"
"난 그런 거 안 하는데."
도훈은 인스타라는 말에 솔깃했지만, 크게 관심을 보이진 않았다. 남의 연애사에 신경 쓰기엔 본인의 거미줄 같은 애정사를 정리하기도 벅찬 상태였다. 반면 같은 신세인 우선은 여전히 관심을 보였다.
"그럼 거기서 만난 거야? 인스타에서?"
"네. 제가 쪽지 보냈는데 답장이 왔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계속 인스타로 연락하고 있어요."
"얼굴은 이뻐? 사진 있어?"
"사진은···."
태영이 여전히 대답을 얼버무렸다.
"사진이라곤 죄다 음식 사진이랑 고양이 사진뿐이라서요."
"그럼 얼굴도 모른 채 연락하는 거야?"
"그냥 재미 삼아 하는 거죠. 심심풀이로."
어젯밤 이후로 수지와 급격히 친해진 태영은 틈만 나면 문자를 주고받았다. 태영이 알아낸 바에 따르면 SSG는 지독한 변녀였다. 틈만 나면 노출 사진을 보내 그를 자극했다.
덕분에 태영은 온종일 물건이 꼴려 있어야 했다.
지금도 밥 먹기 전에 보낸 사진에 태영의 물건이 잔뜩 부풀어 있었다. 화장실 간 김에 찍었다는 사진은 반팔 셔츠를 들추고 브래지어까지 끌어내려 가슴을 훤히 드러내고 있었다.
옆자리에서 밥을 먹고 있던 도훈은 문득 태영의 바지춤이 부푼 것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얼레? 설마 꼴린 건가?’
얼핏 지나칠 수도 있는 장면이었지만, 도훈의 예리한 눈썰미는 부풀어 오른 지퍼 옆으로 물방울 같은 자국을 놓치지 않았다.
‘어처구니가 없네? 설마 밥 먹다가 꼴리진 않았을 테고. 대체 뭔 내용을 주고받길레 대낮부터 쿠퍼액을 질질 흘리는 거지?’
흥미를 느낀 도훈은 조심스럽게 태영의 속마음을 읽었다.
{으으! 미치겠네. 화장실 가서 한 번 치고 올까?}
‘밥 먹다 말고 딸을 치러 간다고? 이 새끼 대체 뭔 대화를 주고받는 거야?’
도훈이 넌지시 태영을 떠보았다.
"태영아."
"네?"
"SNS로 알게 된 여자라고?"
"네."
"얼굴도 모르는데 여자는 맞는 거지?"
"무슨 말씀이세요?"
"남자가 거짓말로 장난치는 걸 수도 있잖아."
"넷카마 말이에요? 에이, 아니에요."
{크크. 이미 사진으로 다 검증 끝냈다고. SSG가 얼마나 유명한 섹스탄데.}
태영의 속마음을 읽던 도훈이 고개를 갸웃했다.
‘SSG? 무슨 브랜드 이름인가?’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연락처 달라고 해봐. 전화 통화 한 번이면 확인가능하잖아. 나중에 괜히 허탈해 하지 말고."
"어제부터 연락해서 아직 연락처 주고받을 정돈 아니라서요."
{듣고 보니 도훈이 형 말도 맞네. 사는 곳도 모르고 이름조차 모르니···. 근데 SSG가 설마 이니셜은 아니겠지?}
‘이니셜?’
순간 도훈의 뇌리에 번쩍 뭔가가 스치고 지나갔다.
‘그러고 보니 설수지 이니셜도 SSG잖아?’
우연의 일치라기엔 너무도 공교로웠다.
도훈이 계속 물었다.
"대학생이라고 했지?"
"네."
"혹시 어디 사는 줄은 알아?"
"아직 말 안 해줬어요."
"지방 살면 어쩌려고?"
"괜찮아요. 장거리 연애하면 되죠."
"정말 지극 정성이네."
밥을 먹고 후배들과 헤어진 도훈은 재빨리 인스타 아이디 검색 했다.
‘내가 왜 이니셜로 검색할 생각을 못했지?’
검색창에 SSG를 치자 아이디에 SSG가 들어가는 목록이 주르륵 나왔다. 도훈은 상위에 뜬 아이디부터 차근히 검색하다 유난히 팔로워가 많은 한 아이디를 확인했다.
‘SSG1004, 분명 유명한 섹스타라고 했으니 이 아이디가 가장 의심스러운데.’
도훈은 SSG1004의 게시물을 하나씩 확인하다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의 갤러리에는 온갖 노출과 자위 사진으로 가득했던 것. 그러나 교묘하게 얼굴을 가리고 있어 SSG 본인임을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뭔가 단서가 있지 않을까?’
도훈은 설수지와 나눴던 깨톡창에 들어갔다. 그녀가 보냈던 사진 중 유난히 야한 요가복을 입은 사진을 눈여겨본 도훈은 다시 인스타 게시물을 뒤지며 같은 복장을 찾았다.
놀랍게도 깨톡에 올라온 복장과 똑같은 옷을 입은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 깨톡 사진과 다른 점은, 포춘쿠키 자국 위가 촉촉이 젖어 있다는 점이었다.
‘찾았다! 이 변녀!’
< 563. 거자필반-23- > 끝
ⓒ 성난불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