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56.거자필반-16- >
"저기요."
건물 로비에서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돌아보니 아까 담뱃불을 빌리던 여학생이다.
"여기서 수업하세요?"
"아니요.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죠?"
"혹시 저 기억 못 하시겠어요? 아까 담배···."
육감적인 몸매의 여대생이 긴 머리를 뒤로 넘겼다. 허리까지 닿는 긴 생머리가 유난히 찰랑거린다. 뭐지? 예쁜척인가?
"또 라이터 빌리시게요?"
"아니요. 강의동 이동하려다 보니까 아까 뵌 분 같길래 반가워서요."
"아, 네."
손에 든 두툼한 교재 커버엔 학번과 함께 이름이 적혀 있었다.
‘16학번 김주희? 의상디자인 전공이랬던가?’
"그럼 안녕히."
꾸벅 인사하고 발길을 돌리려는데 주희가 다시 말을 걸었다.
"저기···."
"저한테 무슨 할 말 있으세요?"
"시간 되시면 저랑 잠시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흠, 뭐지?’
[왠지 주인님께 관심이 있어 보이는데요?]
‘대놓고 들이대는 여자는 좀 별론데.’
점심시간 짬을 내, 민주를 만날 계획이었기에 주희의 접근이 귀찮게 느껴졌다.
몸매가 좋아 보이긴 하지만, 저런 수준의 여자라면 얼마든지 많았다. 게다가 살짝 못되게 생긴 인상이 내가 좋아하는 타입도 아니었다. 저런 얼굴형을 뭐라더라? 고양이상? 미인이긴 하지만 왠지 성격이 있을 것 같은 인상이다.
나는 시계를 힐끔거리며 중얼거렸다.
"음, 바쁜데···."
"잠시면 돼요."
귀찮은 티를 팍팍 냈지만, 주희는 의외로 끈질겼다.
그 열정에 감복해 결국 승낙했다. 결코 예뻐서 그런건 아니고.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는데요?"
"실은 예전부터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어요."
"저를요?"
"네."
뭐지, 이 당돌함? 살짝 당황스러울 지경이다. 여자가 먼저 대쉬한 경우는 처음이라 나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말이 튀어나와 버렸다.
"왜요?"
"예?"
"아니, 왜 저를···."
"음, 솔직히 말해도 되나요?"
설마 첫눈에 반했다는 식상한 얘기인가?
거참 잘생겨도 피곤하구만.
"저희 과에서 이번에 대학생 창업 지원 프로젝트에 선발되서 인터넷 쇼핑몰을 만들 계획이거든요."
"아···, 네."
"남자 옷을 디피할 피팅 모델을 구하고 있어서요."
"피팅 모델요?"
[큭. 주인님 김칫국 너무 일찍 들이키셨네요.]
‘아 놔. 무슨···.’
"당황스러우시죠? 사실 말할까 말까 되게 망설였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같은 조가 되고 친해지면 여쭤보려고 했는데···."
알고 보니 나를 온라인 쇼핑몰 피팅 모델로 채용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난 또 개인적인 관심인 줄 알았네.
"저 그런 거 한 번도 안 해봤어요. 잘할 자신도 없고요."
"괜찮아요. 초보도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 특히··· 도훈씨는. 도훈씨 맞죠? 출석 부를 때 얼핏 들었는데."
"네."
"도훈 씨는 키가 훤칠하셔서 저희 의상 컨셉이랑 잘 어울릴 것 같아요."
"흐음."
살짝 김빠지긴 했지만, 뜻밖의 제안이라 솔깃한 부분이 있었다. 내가 고민하는 모습이 보이자 주희가 적극적으로 매달렸다.
"물론 갑작스러우실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바로 대답하기 곤란하시면 고민해 보시고 나중에 연락 주세요. 제 핸드폰 번호 알려드릴게요."
"그러죠."
"010···."
주희는 번호를 남긴 채 사라졌다. 정말 나를 뒤따라 온 게 아니라, 수업중에 이동하다 우연히 마주친 모양이었다.
‘나 참, 엄청 들이댄다 싶더니만···. 난 또 고백받는 줄 알고 어떻게 거절할지 한참 고민했잖아.’
[크크. 주인님도 은근 자뻑 성향이시군요.]
‘그러게 왜 사람을 오해하게 만들어? 처음부터 용건부터 말할 것이지.’
[생각 있으십니까?]
‘글쎄. 굳이 알바를 해야 할 만큼 절박하진 않은 것 같은데.’
[통장 잔고에 여유가 많이 없습니다. 방학 때 알바해서 번 돈도 거의 다 떨어져 가구요.]
‘어차피 출연료 받을 거 있잖아. 근데 왜 도통 연락이 없지?’
[혹시 사기당한 건 아니겠죠? 정식 계약도 아니었는데.]
‘설마 떼먹기야 하려고? 아마 공식적인 지급이 아니다 보니 회계 절차상 시간이 다소 걸리나 보지.’
[아무튼, 출연료 지급이 늦어질수록 재정 상태가 열악해질 것입니다. 저는 단기 알바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흠.’
그나저나 피팅 모델이라니. 과거 단신 이정우 시절엔 꿈도 못 꿀 일이다. 그런 일은 키 크고 옷 빨 잘 받는 애들이 하는 건 줄 알았다.
문득 로비에 설치된 거울로 내 모습이 비쳤다.
180이 훌쩍 넘는 키.
상대적으로 조그만 얼굴.
몸에 쫙 달라붙은 면티를 입고 서니 옷맵시가 확 살았다.
전형적인 벌크업 체형이라기보단, 흔히 패션 근육이라 불리는 쭉 빠진 몸매.
‘의외로 피팅 모델 알바도 잘 어울릴지도?’
[그렇다니까요. 그리고 혹시 또 압니까? 새로운 인물, 낯선 환경. 미션이 벌어지기 딱 좋은 조건이잖습니까? 간만에 미션도 해치우고요.]
‘하긴. 그점도 고려해 봐야겠군. 일단 연락처는 받았으니 다음에 생각하기로 하고, 우선 민주부터 조지러 가자.’
***
체육과 조교인 민주는 오전부터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지난주 마감된 2학년 실습 학점을 정리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고등학교와 대학 사이엔 온라인 교류 시스템이 없어, 일일이 등기 우편으로 날아온 자료를 수기로 정리해야 하는 상황.
하필 보조마저 병가로 빠지는 바람에 혼자 모든 업무를 감당하는 민주는 월요일 오전부터 죽을 맛이었다.
"으으, 진짜. 정신 하나도 없네."
민주가 아이스 커피로 목을 축이며 일을 하고 있던 그때.
똑똑- 하는 노크 소리와 함께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학생. 나 지금 좀 바쁘니까, 급한 용무 아니면 오후에 올 수 있겠니? 얼른 마무리하고 점심 먹으러 가야 하거든."
서류 더미에 파묻힌 민주는 상대를 쳐다보지도 않고 축객령을 내렸다. 자과 출신의 조교기에 가능한 갑질이었다.
"많이 바쁘신가 보네, 그럼 나중에 올까요?"
"음?"
민주가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드니 문 앞에 도훈이 서 있었다. 도훈을 보고 당황한 민주가 벌떡 일어서며 대답했다.
"도, 도훈···. 아니 주인님!"
도훈은 주인님이란 호칭이 바로 튀어나온 것을 보고 이곳에 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그는 들어올 때 문패를 <외출>로 돌려놓았기 때문에 학과 사무실 문을 닫자마자 잠금장치를 걸어 잠갔다.
"이야, 우리 민주 많이 컸구나?"
"그, 그게 아니라 전 다른 학부생인 줄 알고···."
"학부생이면 그렇게 내쫓아도 돼? 조교가 갑질한다고 인권위에 신고해야겠는걸?"
"죄송해요. 오전까지 급히 마감할 일이 있어서···. 보조도 병가라 혼자서 처리하고 있었거든요."
도훈은 책상에 어지러이 놓인 실습 성적표를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많이 바쁜 것 같은데 다음에 얘기하자, 그럼."
"아, 아니에요. 제가 어찌 감히···. 주인님께서 친히 와주셨는데. 이쪽에 앉으세요."
자리에서 일어선 민주가 자기 의자를 양보했다. 도훈은 거들먹거리는 표정으로 의자에 냉큼 앉았다. 대번에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인지가 정해졌다.
"밖에 많이 덥죠? 시원한 아이스티라도 한 잔 내드릴까요?"
"아냐. 괜찮아."
도훈은 차를 사양하며 책상 위에 굴러다니는 실습 성적표 하나를 집어 들었다.
"우현미, 참관 실습. 뭐야? B+이야?"
"네. 마침 대광중 자료 정리 중 이었어요."
"나는 몇 점이지?"
민주가 허겁지겁 서류를 뒤적이더니 도훈의 자료를 찾아냈다.
"주인님은 당연히 A+이죠. 2학년 체육과 학생 중에선 유일하게 실습 만점을 받았어요."
"열심히 한 보람이 있군."
민주는 의자에 앉은 도훈의 뒤에 바짝 붙어 그의 어깨를 주물렀다. 학생과 조교가 아닌, 사장과 비서라도 되는 모습이었다. 좀 더 심하게 말하면 주인과 노예에 가까웠다.
"정말 대단하세요. 주인님은 언제나 열심히 하시는군요."
"아, 조금만 살살. 어제 운동을 많이해서 어깨가 좀 뭉쳤어."
"네, 시원하신가요?"
"그럭저럭? 중간고사 점수는 나왔나?"
"타과 자료는 학기 말에 제공돼요. 알아보려고 했지만 열람권이 없더라고요."
"그럼 아직 성적은 모르겠군."
"네."
도훈은 책상 위로 다리를 쭉 뻗어 올리더니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명령했다.
"다리도 좀 주물러봐."
"네. 주인님."
민주가 재깍 앞으로 자릴 옮겨 도훈의 다리를 주물렀다. 도훈은 의자를 한껏 젖히며 왕처럼 군림했다. 그의 손이 스타킹을 신은 민주의 허벅지 사이를 파고들었다.
"헙!"
"근데 민주야."
놀라는 민주의 반응에도 도훈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계속 다리를 어루만졌다.
"네?"
"내가 물어볼 게 한가지 있는데 솔직히 대답해 줄 수 있어?"
"무, 물론이죠. 저는 주인님의 충실한 종이니까요."
도훈의 손은 어느새 치마 속을 헤집고 들어가 엉덩이를 주물러댓다. 민주는 오랜만에 느끼는 도훈의 손길에 움찔움찔 몸을 떨었다.
"개가 주인을 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네?"
뜬금없는 질문에 민주가 커다란 눈을 껌뻑였다.
"방금 말했잖아. 개가 주인을 물려고 들면 주인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만둬선 안 되죠. 다신 그러지 못하게 따끔하게 혼을 내줘야죠."
민주의 대답에 도훈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따끔히 혼을 내줘야겠지?"
엉덩이를 쓰다듬던 도훈의 손이 이번엔 밑의 골짜기 사이를 파고들었다. 회음부를 찌르듯 들어간 중지 손가락은 뒤에서 앞으로 민주의 민감한 부위를 문질렀다.
"하, 하읏! 주, 주인님."
도훈의 허벅지를 주무르던 민주의 손에 콱 힘이 들어갔다.
이미 다리를 어루만질 때부터 젖어있던 팬티가 피부에 바짝 달라붙었다.
"너 점심 아직 안 먹었댔나?"
"···네."
"그럼 소시지 먹을래?"
"소, 소시지요?"
"응. 지퍼 열어봐. 내가 소시지 숨겨놨어."
도훈이 민주의 치마 속을 마음껏 헤집으며 말했다.
그의 말이라면 죽는시늉이라도 하는 민주는, 살짝 부풀어 오른 도훈의 지퍼를 밑으로 내렸다.
벌어진 지퍼 사이로 돌출된 팬티가 불거져 나왔다.
"아아, 주인님 절 위해 이렇게나···."
민주가 발기된 도훈의 대물에 흥분하며 허리를 구부렸다.
"꺼내봐."
"네."
민주가 들뜬 표정으로 팬티 안에서 대물을 끄집어냈다. 바지를 뚫고 나온 대물이 포신처럼 우뚝 섰다.
"오는 길에 땀을 좀 흘려서 찝찝한데 입으로 좀 씻겨줄래?"
"당연히 씻겨드려야죠. 저에겐 영광인걸요."
도훈은 치마 속에 손을 빼고 책상에 위에 걸친 다리를 좌우로 쩍 벌렸다. 그러자 민주가 도훈의 다리 사이에 쪼그려 앉았다. 그녀는 얼굴로 알싸한 좆 내가 퍼져 나왔다.
민주는 좆기둥과 불알 사이에 코를 처박고 크게 심호흡했다.
"쓰읍- 하아! 냄새 너무 향긋해요 주인님."
"그렇지. 맛있는 소시지는 냄새도 좋지. 한 번 핥아봐."
"네."
민주가 혀를 쭉 내밀어 불알을 핥았다.
팬티에 짓눌려 소불알처럼 팽창된 도훈의 불알에선 시큼한 냄새와 함께 짭짤한 맛이 느껴졌다.
"맛이 어때?"
"간이 잘 베었어요."
"너 먹기 좋으라고 푹 숙성시켰지."
"감사합니다 주인님."
민주는 대물을 한 손에 쥐고 요리조리 흔들면서 불알 구석구석을 싹싹 핥았다. 불알에 주름을 모두 펴버릴 것처럼 위아래로 혀를 놀리더니, 한알이 씩에 머금고 쪽쪽 빨아들이기도 했다.
도훈은 귀두 끝에 쿠퍼액이 맺히는 걸 느끼며 심문을 준비했다.
‘로시. 마음의 소리 준비하고.’
[네.]
"근데 민주야."
"네?"
"아까 그랬잖아. 주인을 무는 개는 혼이 나야 한다고."
"네."
"너 나한테 잘못한 거 없어?"
"네?"
다리 사이에 쪼그려 앉아있던 민주가 눈을 커다랗게 떴다.
{무, 무슨 소리지? 혹시 내가 뭘 잘못했나?}
도훈의 귓가로 민주의 속마음이 들렸다. 도훈은 좀 더 구체적인 질문에 들어갔다.
"나한테 여자 소개 시켜 주려고 한 거 아니었어?"
"제, 제가요?"
{소개라니? 주인님이 왜 그러시지?}
도훈은 민주의 속마음을 훤히 들여다 보았으나 어떤 혐의점도 찾을 수 없었다. 그녀는 설수지와 전혀 관련이 없어 보였다.
[민주 양은 아닌 것 같군요.]
‘그러게. 전혀 모르는 눈치군. 잘못 짚었나?’
헛다리를 짚은 도훈은 맥이 빠졌다. 흥분했던 대물도 살짝 가라앉았다. 팽팽하게 솟구쳐 있던 대물이 살짝 힘을 잃자, 민주가 안타까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아, 주인님. 죄송해요. 제가 열심히 하지 못해서···."
"아니야. 내가 뭔가 착각했나봐. 미안해."
"주인님. 저같이 천한 것에게 미안해하지 마세요."
"우리 민주가 뭐가 천해. 이렇게 착한데."
도훈이 민주의 머리를 힘껏 쓰다듬었다. 애완견을 다루는 듯한 손길에도 민주는 무척 감격했다.
"아아, 주인님. 제가 잘할게요."
"너는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 말 잘 듣는 강아지에겐 상을 줘야지. 일어서."
쪼그려 있던 민주가 벌떡 일어섰다.
"빤스 내리고."
민주가 곧장 팬티를 내렸다. 판타롱 스타킹 중간에 걸쳐진 그녀의 팬티엔 애액이 흠뻑 묻어 있었다.
"자 그럼, 소시지 먹자."
"머, 먹어요?"
"응, 아랫입으로."
도훈은 민주의 몸을 뒤로 돌렸다.
그리고는 민주의 허리를 끌어안더니 강제로 의자에 앉혔다.
"흑!"
도훈의 굵직한 대물이 촉촉한 민주의 구멍속으로 쑥 밀려들어갔다.
"하아앙, 주, 주인님!"
"어디 한 번, 하고 싶은 데로 날뛰어봐."
< 556.거자필반-16- > 끝
ⓒ 성난불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