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86. 교생 실습-30- >
도훈이 볼링공을 무릎 위에 올렸다. 공은 군데군데 흠집이 가득했다. 도훈이 볼링공에 유난히 애착을 보이자 체육 선생이 조언했다.
"도훈아, 볼링 제대로 배우고 싶음 마이 볼부터 있어야 돼."
"네?"
"아무래도 여럿이서 아무렇게나 돌린 공은 관리상태가 엉망이거든."
"하긴 그렇겠네요."
‘여자도 마찬가지지.’
"구멍도 잘 안 맞지?"
"구멍요?"
"응. 손가락 한 번 끼워봐."
도훈이 씩 웃으며 손가락을 꽂아 넣었다. 그들을 몰랐지만, 화장실로 들어가던 현아는 입구에서부터 다리를 오므리며 주저앉을 뻔했다.
"어때?"
"좀 빡빡한 것 같기도···."
"그렇다니까? 원래 새 공 사면 자기 손가락에 맞게 구멍 크기부터 맞춘단 말이야. 특히 공용 볼은 일부러 구멍을 작게 만들어 더 어색하지."
"그건 왜죠?"
"대부분 무게에 안 맞게 가벼운 공을 들려고 하니까. 원래 볼링은 체중에 맞는 파운드가 정해져 있어. 근데 처음 드는 사람들에겐 그걸 매우 무겁게 느끼거든. 팬들럼을 전혀 활용 못하니까."
"아하!"
도훈은 구멍을 한 번 더 꾹꾹 눌렀다.
"게다가 깊이도 얕아 금방 손에서 빠질 것 같아요. 반창고를 붙였는데도 계속 미끄러진달까요?"
"아깐 미처 말 못했는데 반창고를 안에 붙이는 건 밸런스에 안 좋아. 테이핑 할 거면 손가락에 직접 해야지."
"아, 그래요? 그럼 때 버릴까요?"
"어차피 마지막 프레임 한 번 남았는데 그냥 하는 게 좋을 거야. 갑자기 느낌이 달라지는 것도 별로라."
"조언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반창고가 좀 들뜬 거 같아서 더 밀어 넣어야겠어요."
도훈은 일부러 현아의 질에 해당되는 구멍에 손가락을 넣고 힘차게 찔렀다. 기분 탓인지 몰라도 왠지 직접 질에 넣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하, 하앙, 하아아!"
그 사이 화장실로 들어간 현아는 뚜껑도 안 닫은 좌변기에 걸터앉아 있었다. 계속되는 자극에 완전히 흥분해 버린 그녀는 점점 이성적 판단력이 흐트러졌다.
‘하읏, 도저히 못 참겠어. 차라리 자위를 시원하게 한번 해 버리는 게···.’
바지와 팬티는 발목에 걸쳐진 상태.
발목이 족쇄처럼 작용하여 두 다리가 마름모처럼 벌어졌다.
그리고 마름모의 꼭지점에 해당하는 그녀의 질은 흘러넘친 애액으로 음모가 덕지덕지 달라붙어 있었다. 아무 짓도 안 했음에도 놀랄 만큼 부풀어 오른 음부는 제 눈을 의심케 했다.
‘오, 오늘 대체 왜 이러는 거야? 스키니 진이 이렇게 자극을 심하게 주는 거였나?’
현아는 문득 학창 시절을 떠올렸다.
어렸을 때부터 말괄량이였던 그녀는 우연히 책상 모서리에 주요부위를 부딪친 뒤 강한 자극을 느꼈다. 그 뒤로 남들이 안 보는 곳에서 책상 모서리에 그곳을 비비면서 자위를 깨달았다.
중고등학교 시절에 이르자 자위는 더욱 대담해졌다.
성욕이 폭발하는 날에는 그곳에 뭐라도 집어넣지 않으면 참기 힘들 만큼 강한 충동을 느꼈다.
각종 화장품이며, 길쭉한 채소 혹은 소시지 같은 식용품이 그녀의 비밀스러운 파트너가 되었다.
이토록 자위를 즐기는 그녀였지만, 아무 때나 충동을 느낀 적은 드물었다. 대부분 배란기 즈음하여 생리 직전까지 욕구가 들끓었고, 그 기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것처럼 무감각해졌다.
1년 365일, 성욕으로 넘치는 남자들에 비교하면 그녀의 자위는 보통의 건강한 성인 여성이 가질 수 있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뭔가 달랐다.
갑작스레 자극받은 질은 누군가 손가락으로 휘젓기라도 하는 것처럼 강렬한 쾌감을 몰고 왔다.
현아는 쾌락에 젖은 와중에도 그 차이가 무엇일지 골똘히 생각했다.
‘설마, 도훈이 때문인가···?’
따지고 보면 유독 도훈이 레인에 오를 때 자극이 거세졌다. 도훈의 훈훈한 모습에 흑심을 품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렇게 강렬한 충동에 휩싸일 줄은 본인도 놀랐다.
‘아아, 그래. 분명 달라진 것은 도훈이 뿐이야. 나도 모르게 도훈의 모습을 보며 흥분했던 거야.’
볼링공을 뒤로 들어 올릴 때 부풀어 오른 그의 삼두박근을 떠올리며, 현아는 물건을 상상했다.
‘한동안 섹스를 못 했잖아. 그런 와중에 도훈이 처럼 수컷 냄새가 진한 아이를 보니까 몸이 절로 반응해 버린 거야. 아아, 도훈아···.’
현아는 이제 볼링은 뒷전이었다.
어차피 첫 프레임 이후 계속 빵점을 기록했기 때문에, 자신의 점수가 승부에 영향을 미칠 리 없다고 판단했다. 지금 그저 달아오른 몸뚱이를 식히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녀의 손이 밑으로 향할 시점, 도훈도 슬슬 듀얼쇼크를 준비했다.
‘이 스킬을 이런 곳에 사용할지 몰랐군. 어디 한 번 펌프질을 시작해 볼까?’
지이잉-
볼링공 구멍 안에서 그의 손이 미묘한 떨림을 일으켰다.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든 떨림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진동.
때맞춰 자위를 시작한 현아는 평소보다 훨씬 짜릿한 느낌에 벼락을 맞은 것처럼 온몸을 부들거렸다.
"하, 하읏! 하앙!"
‘너, 너무 좋아, 어쩜 이런 느낌이···.’
말도 안 되게 좋았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 최음제를 먹은 게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였다.
"도, 도훈···아, 아앙!"
눈을 감은 현아는 도훈의 묵직한 물건을 떠올렸다.
‘부, 분명 크겠지? 덩치로 봐선 어마어마 할 거야. 아아, 도훈이가 제발 날 좀 어떻게 해줬으면···.’
도훈이 계속 볼링공을 매만지는 사이, 슬슬 자신의 차례가 다가왔다.
‘로시, 여기서 확실히 보내버릴 방법이 없을까?’
[네?]
‘아니 볼링공을 들고 있을 때가 아니면 자극이 전달이 안 되잖아. 여길 확 틀어막아 버렸으면 좋겠는데.’
도훈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물건을 찾았다. 마침 테이블 위에 놓인 술안주가 눈에 들어왔다. 학년 부장이 입이 심심하다며 중간쯤 시켜놓은 것이었다.
락 볼링장이다 보니 캔맥주와 함께 가벼운 안주 따위를 주문할 수 있었고, 때마침 안주는 꼬치에 끼워진 길쭉한 햄 소시지였다.
‘옳지. 저게 좋겠군.’
도훈은 소시지를 한입 베어 무는 척하며 덩어리를 입에 숨겼다. 그리고 사람들이 시선이 흐트러진 사이 빠르게 입에 담았던 소시지 조각을 손에 뱉어냈다.
[주인님, 설마 지금?!]
‘이게 딱 맞아 보여서.’
도훈은 뱉어낸 소시지 조각을 구멍에 꾹 박아 넣었다. 구멍보다 살짝 더 큰 소시지가 뻑뻑하게 박혀 들어갔다.
"헉!"
자위를 즐기던 현아는 자기도 모르게 입을 틀어막았다.
갑자기 느낌이 훅 달라졌다.
‘이, 이게 뭐지? 마, 마치 뭔가 질을 가득 채운 것처럼···.’
이제까지의 자극이 질벽을 손가락을 긁어내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묵직한 무언가가 꽉 들어찬 것 같았다. 그녀는 도무지 신음을 참을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에 제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다른 손님에게 들켰다간 창피도 이런 창피가 없었다.
그 순간 도훈의 차례가 되어 도훈이 볼링공을 들고 나왔다.
점수 차가 얼마 나지 않았기 때문인지, 다들 조마조마한 표정으로 그의 뒷모습을 주시했다.
"도훈 오빠 파이팅!"
"이제 거의 따라 잡았어."
"스타라잌 가즈아!"
하지만 사람들이 기대와 달리 도훈은 오늘 처음으로 공을 삐끗했다. 손가락 하나만 걸친 자세로는 도저히 제대로 된 회전을 줄 수가 없었던 것.
"아아···!"
"손에서 공이 빠져버렸네."
"괜찮아. 다음 번에 잘하자!"
힘을 잃은 공이 데굴데굴 레인 위를 굴렀다. 그런데 어딘지 모르게 구르는 느낌이 생소했다. 마치 표면이 울퉁불퉁한 것처럼 퉁퉁 바닥을 튀었다.
도훈의 박아 넣은 소시지가 구멍을 메우고도 밖으로 튀어나와, 표면을 구를 때마다 튕겨 올랐던 것이다.
도훈이 머쓱해 하며 뒤통수를 긁적였다.
"붙여놨던 반창고가 밖으로 밀려 나왔나 봐요."
"그러니까 공에다 붙이면 저리 된다니까."
체육 선생이 쯧쯧 혀를 찼다.
160에 가까운 스코어를 기록한 도훈은 확실히 재능이 뛰어났다. 훅을 처음 배운 사람이라곤 믿기지 않는 자질이었다.
‘볼링이 어려운 건 마지막 순간까지 높은 집중력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지. 프로들도 퍼펙트를 어려워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거든. 자질은 제법 훌륭 하지만 오늘의 승리를 내 것이야.’
하지만 정작 실수한 도훈은 만족스럽게 웃고 있었다.
공이 바닥을 퉁퉁 튕길 때마다 화장실에 있던 현아의 반응이 예상되었기 때문이었다.
"흐읍! 흡! 흡! 흐으으!"
입을 막고 있던 현아는 비명을 지르기 직전이었다. 주기적으로 오던 자극이 미친 듯 강렬해졌다. 묵직한 것이 계속 구멍을 들락거리는 것처럼 끊임없이 질을 압박했다.
눈이 충혈되고 입가에 침이 흘렀다. 이토록 느낌 충만한 자위는 태어나 처음이었다.
남자와 직접 섹스하는 것보다도 훨씬 좋았다.
"하아, 하아···, 어뜩해··· 하아···."
***
"재밌게 잘 쳤습니다."
"아오! 3점 차로 질 줄이야. 이게 다 현아 샘 때문이잖아!"
교사팀은 끝내 현아의 구멍을 메우지 못했다. 게임 내내 현아의 구멍(?)을 메꿔준 도훈이 대신 현아를 위로했다.
"선생님 좀 괜찮으세요? 계속 화장실 가시는 것 같던데."
"아, 으, 응. 속이 좀···. 안 좋아서, 이제 괜찮아."
도훈의 걱정에 얼굴을 붉히던 현아는 구시렁거리는 팀원들을 향해 말했다.
"나 때문에 졌으니까 볼링 비는 제가 낼게요. 됐죠?"
현아가 카운터에서 카드를 내밀자 체육 선생이 나서 만류했다.
"뭔 소리야? 현아샘이 왜 혼자 계산해?"
체육 선생은 비록 승부에서 졌지만, 실력으로 도훈을 눌렀다는 것에 무척 만족해하는 눈치였다. 어차피 그 역시 현아에게 잘 보일 목적뿐이었으므로 승부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현아를 대신해 계산을 하더니 주변 선생들에게 알렸다.
"나중에 정확하게 N분의 1 할게요."
"그래. 그게 공평하지."
"근데 3차는 어디로 갈까요? 내기에 졌으니 우리가 술을 사야 하는데."
"선생님, 전 이제 들어가 봐야 할 것 같은데···."
"저도 애가 갑자기 아프다고 연락 와서···."
볼링이 끝나자 10명의 인원 중 네 사람이 더 빠졌다.
시각은 어느덧 저녁 9시.
학년 부장이 빠르게 판단을 내렸다.
"내일 출근일이기도 하니까 오늘은 여기까지만 할까? 대신 오늘 술내기 진 건 다음에 꼭 갚는 걸로. 어때?"
체육 선생이 반발했다.
"부장님, 그러면 남은 학생들이 실망하지 않을까요?"
"아니 안 사겠다는 말이 아니고···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빠져버리면 친목의 의미가 없다는 거지. 중간에 빠진 사람들에게 술값을 내라고 하기도 뭐하잖아."
부장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김봉두가 아쉬운 눈으로 말했다.
"기껏 아홉 시 밖에 안됐는데 이대로 헤어지긴 섭섭한데···. 혹시 3차 생각 있는 사람 있으면 내가 살게."
그는 현아를 주시하고 있었다.
현아는 도훈을 쳐다보았다.
도훈은 그 눈빛을 읽고 생각했다.
‘여러 사람이 같이 있는 자리면 몰라도 체육 선생이 시퍼렇게 눈 뜨고 있는 자리에선 현아를 공략하기 어려워.’
"저도 그럼 들어가 볼게요."
"뭐야. 대학생 체력이 이것밖에 안 돼?"
"죄송해요. 대표 수업 때문에 따로 준비할 것도 있고 해서···."
"나참, 현아 샘은?"
봉두가 넌지시 현아의 참석 여부를 확인했다.
도훈이 불참한다는 선언에 현아도 더는 생각이 없었다.
"저도 그럼 집에 갈래요. 오늘은 컨디션이 안 좋아서."
"허참···. 사람들 체력 하고는."
"김 선생, 오늘만 날도 아닌데 다음 기회를 잡지. 김 선생도 와이프가 집에서 기다리잖아."
학년 부장이 와이프까지 들먹이는 통에 그도 미련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쳇, 기껏 볼링에서 점수 따 놨더니···. 오늘은 여기까진가.’
"자자, 오늘은 이만 해산 하자고. 볼링장에서 한 잔이라도 마신 사람은 객기 부리지 말고 대리 꼭 부르고. 알았지?"
학년 부장의 해산 선언에 다들 뿔뿔이 흩어졌다.
도훈은 오진아와 현아를 번갈아 쳐다보며 생각했다.
‘둘 중 누굴 바래다줘야 하지?’
[업적을 우선시한다면 당연히 오진아 양이 아닐까요?]
‘하지만 진아를 오늘 밤 자빠뜨리는 건 무리야. 대신 현아는 지금 잔뜩 달아 있으니 맘만 먹으면 가능할지도···.’
[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군요.]
‘그러냐?’
도훈이 진아에게 물었다.
"진아는 집이 어느 쪽이야?"
"백석동요. 오빠가 바래다주시게요?"
진아가 눈을 반짝거리며 물었다. 볼링을 통해 부쩍 친해진 모습에 은근히 기대하는 눈빛이었다.
하지만 도훈은 그녀의 기대를 한순간에 꺾었다.
"혹시 백석동 쪽 가시는 선생님 계세요?"
학년 부장이 손을 들었다.
"어, 난데? 아, 너희들 차 없지? 내가 바래다줄게."
"전 반대 방향이라서··· 진아가 그쪽이래요."
"학년 대표? 그래 같이 가자, 2반 선생님도 탈 거야."
진아는 엉겹 결에 학년 부장 선생의 차에 오르게 되었다.
‘칫. 눈치 진짜 없네. 바래다줬으면 가는 길에 얘기나 더 하려고 했는데···.’
진아가 섭섭한 표정으로 물러나자, 현아가 도훈을 향해 물었다.
"도훈 학생은 집에 어디야? 같은 방향이면 내가 바래다 줄까?"
"괜찮아요. 전 그냥 택시 타면 돼요."
"에이, 괜히 택시비 아깝잖아. 말해봐. 가는 방향일지도 모르니."
"전 국성대 근처에요."
"거기서 자취하는 구나."
"네."
"좀 돌아가는 길이긴 한데 내가 바래다 줄게."
그때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체육 선생이 끼어들었다.
"어, 국성대면 우리 집 가는 길이네. 도훈이 내 차 타라."
서로 태워주겠다는 나서는 모습에 도훈이 속으로 생각했다.
‘거참, 체육 선생도 은근히 성가신데? 따돌릴 방법이 없을까?’
< 486. 교생 실습-30-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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